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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C 본부 총격 계기 ‘백신 음모론’ 다시 부상

Atlanta

2025.08.1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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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범, 우울증을 코로나 뱃신 탓으로 맹신
잘못된 백신 정보 믿는 비율 갈수록 높아져
전문가들은 “백신 위험보다 이점 커” 강조
CDC 본부 인근에서 발생한 총격 현장을 조사하고 있는 GBI(조지아수사국) 요원들. [GBI 제공]

CDC 본부 인근에서 발생한 총격 현장을 조사하고 있는 GBI(조지아수사국) 요원들. [GBI 제공]

지난 8일 애틀랜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본부 건물 총격 사건을 계기로 ‘백신 음모론’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케네소 출신의 패트릭 조셉 화이트(30)는 평소 우울증을 호소하며 그 원인이 백신 접종으로 인한 것이라고 믿었다. 그는 최근 몇 주간 정신건강 치료를 받았고 자살 충동까지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여론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대중의 오해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산하 애낸버그 공공정책센터가 지난해 7월 전국 성인 약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믿는 미국인이 증가했다. ‘백신으로 인해 수천 명이 사망했다’고 생각한 비율은 2021년 6월 22%에서 작년 28%로 늘었으며, 이러한 주장이 거짓임을 알고 있는 응답자의 비율은 같은 기간 66%에서 55%로 줄었다.  
 
또 응답자의 22%가 ‘백신 접종보다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백신이 처음 출시됐을 때의 응답비율 10%보다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아울러 코로나19 백신이 ‘인간 DNA를 변형시킨다’고 믿는 사람도 8%에서 15%로 증가했다.  
 
캐슬린 홀 제이미슨 애낸버그 센터 소장은 “이 세 가지 오해를 믿는 것은 백신 접종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며 “최신 백신이 개발되고 코로나19 감염이 여전히 위험요소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백신 접종의 이점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에 본부를 둔 비영리 의료기관 메이요 클리닉에 따르면 백신이 암 또는 암치료의 어려움을 증가시킨다는 증거는 없으며, 미국에서 사용되는 백신은 뇌졸중이나 혈전 위험을 높이는 것과 관련이 없다. 보건 당국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백신 접종의 이점이 위험보다 크다고 강조한다.  
 
이번 총격사건으로 인해 정치적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CDC 인력을 대량 해고하고 예산도 대폭 삭감했다. 특히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 등 정부 수뇌부가 백신을 불신하는 정책을 추진하며 음모론을 사실상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연방 공중보건국장을 지낸 제롬 애덤스 퍼듀대 교수는 이번 총격 사건을 “잘못된 정보, 정치화, 선동적인 수사로 점점 더 과격해지는 분위기 속에서 공중보건 종사자들이 직면한 위협이 더 심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끔찍한 사례”라고 비난했다.  

윤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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