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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학교 내 기도권 보호 곧 발표" 종교자유위원회 2차 공청회

Los Angeles

2025.09.1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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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교육부 지침 나올 것"
구체적 내용·시기는 안 밝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워싱턴 DC 성경박물관에서 열린 종교자유위원회 2차 공청회에서 교육부가 공립학교 내 기도권을 보호하는 새로운 지침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의 주제는 '공교육에서의 종교 자유'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위대한 국가가 되려면 반드시 종교가 필요하다. 나는 그 점을 강하게 믿는다"며 "우리나라 건국의 유대교?기독교적 가치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이 "반종교적 선전을 주입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새 지침을 예고했다. 하지만 구체적 내용이나 시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학생 개인의 자발적 기도는 현재도 헌법에 의해 보장돼 있다.
 
행사에는 파울라 화이트 백악관 신앙자문위원과 팸 본디 법무장관 등이 배석했으며 스콧 터너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의 기도로 마무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항상 기도의 힘을 믿어온 나라"라며 "자유와 주권, 가치를 끝까지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황금시대의 시작점에 있다"는 말로 연설을 마치고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연주되는 가운데 퇴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워싱턴DC 범죄 억제를 위한 주방위군 투입과 반기독교적 편향 제거 등의 성과를 강조했다.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권리는 신이 아닌 법과 정부로부터 나온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팀 케인 상원의원을 "무능하다"며 "권리를 부정하는 것은 폭군"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프랭클린 그레이엄 복음주의 목사는 교원노조가 "우리 아이들을 장악하는 아주 은밀하고 악마적인 방식을 조장한다"고 규탄했고, 방송인 필 맥그로는 "우리는 모두 종교.문화 전쟁의 전투원"이라며 싸움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회의에서는 '예수님은 나를 사랑해요(Jesus Loves Me)'라고 쓴 마스크 착용을 금지당했다가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미시시피주의 학생 리디아 부스 등 젊은 기독교인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오후 세션에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불거진 반유대주의 문제와 보수적 가치와 종교적 관점이 공교육에서 억압받는다는 주장 등이 제기됐다. 무슬림 활동가 사미라 문시는 LGBTQ+ 도서 수업에서의 학부모 면제권 보장을 요구하며 "무슬림은 종교적으로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외부인 취급을 받는다"고 호소했다.
 
연방대법원은 1960년대 이후 여러 판례를 통해 공립학교 내 기도를 대부분 금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일부 주에서 종교를 교실에 다시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루이지애나주는 전국 최초로 공립학교 교실에 십계명 사본을 비치하도록 의무화했으며 올해는 아칸소와 텍사스도 같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회의는 종교 자유를 보호한다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종교 특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정교분리 원칙을 수호하겠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ACLU 종교자유프로그램의 헤더 위버 선임 변호사는 "주정부가 종교적 교리나 관행을 공립학교에 강제하면 그 믿음을 공유하지 않는 학생들을 소외시키고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로 만든다"고 지적했다. 위버 변호사는 "학교에서 안전과 환영받는다는 느낌이 못 받는 학생은 학업에 집중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행정명령으로 종교자유위원회를 출범했으며, 8월에는 연방 공무원의 종교 표현권을 재확인하는 메모를 발표했다. 위원회의 다음 회의는 29일 다시 한 번 '공교육에서의 종교 자유'를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안유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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