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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메디케이드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Atlanta

2025.09.20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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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감사 보고서, ‘패스웨이즈’ 행정비용 과다 지적
행정비용 5420만불 지출…의료비는 2620만불 그쳐
신청절차 복잡·근로증빙 의무 등이 가입 장벽 높여
조지아 메디케이드 홈페이지.

조지아 메디케이드 홈페이지.

수혜자에게 근로 의무를 부과하는 조지아주의 메디케이드 제도가 행정비용 낭비와 가입자 배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회계감사원(GAO)은 지난 1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조지아주가 시행 중인 메디케이드 근로 요건 프로그램(패스웨이즈)이 실제 의료 제공보다 행정비용에 훨씬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의 이같은 지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법인 ‘OBBBA’ 시행으로 2027년부터 전국적으로 도입되는 메디케이드 근로 요건 제도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 주도로 2023년 도입된 조지아 메디케이드 ‘패스웨이즈’는 대부분의 성인 신청자에게 월 최소 80시간의 근로, 수업 참여, 또는 봉사활동을 증명해야 한다. 또 신청자의 소득은 연방 빈곤선 이하(현재 연 1만5650달러)로 제한된다. 조지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근로요건을 부과하는 메디케이드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저소득 아동, 장애인, 요양시설 거주 노인 등 일부 계층에 국한해 기존 메디케이드 혜책을 제공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 회계연도부터 2025년 2분기까지 조지아는 메디케이드 행정비용으로 5420만 달러를 지출한 반면, 실제 의료 서비스에는 2620만 달러만을 사용했다. 2023 회계연도에는 행정비용이 전체 지출의 96.5%를 차지했으나, 2024년에는 58.8%로 감소했다. 올 회계연도에는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지출의 약 90%는 연방 지원금으로 충당했으며, 주 정부는 추가로 연방 보조금 2000만 달러를 투입해 신청 절차 개선, 홍보, 직원 교육 등을 진행했다.
 
그러나 막대한 행정비용 지출에도 불구, 메디케이드 가입률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시행 1년 후인 2024년 봄, 가입자는 약 6500명에 불과했다. 당초 잠재적 수혜대상자가 24만 6000여명으로 추정되었지만, 복잡한 행정절차와 반복적인 근로증빙 요구 등이 잠재적 수혜자의 가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켐프 주지사는 패스웨이즈 가입률이 저조하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영유아 자녀를 둔 저소득층 부모에게는 근로 요건 없이 메디케이드를 제공하겠다는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트럼프 행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조지타운대학 아동·가족센터의 조앤 알커 연구원은 AP와의 인터뷰에서 “불필요한 관료적 절차와 컨설팅 비용은 납세자의 돈을 가장 비효율적으로 쓰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은 “조지아 패스웨이즈는 근로자들의 건강보험을 차단하고 컨설팅 업체만 배불리는 제도”라고 비판했다.
 
반면 공화당 측은 “민주당의 반대와 소송이 행정비용 증가의 원인”이라며 “조지아 모델은 다른 주들이 채택할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조지아는 메디케이드 확대를 거부한 전국 10개 주 중 하나로, 무보험자 비율이 가장 높은 주 가운데 하나다.

김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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