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하버드, 신입생 인종 자료 미공개… 대학들 다양성 유지 노력에 관심

Los Angeles

2025.09.21 19:01 2025.09.21 00:29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2025년 가을학기 하버드대 신입생 합격자의 85%가 등록을 확정했다.  
 
지난 8월16일 학생들과 회의에서 공개된 이 수치는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 대학 입학 정책의 지각변동 속에서 최고 명문대가 보여주는 첫 번째 대응이자, 앞으로 펼쳐질 변화의 전조이기 때문이다.
 
하버드가 올해 5월 27일 기준으로 공개한 예비 통계에는 흥미로운 사실 한 가지가 있다. 합격률이나 입학생의 인종 구성에 대한 정보가 빠져 있는 것이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2023년 연방대법원이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 대 하버드’ 소송에서 인종을 고려한 입학 사정을 위헌으로 판결한 이후 하버드는 거의 70년간 이어온 관례를 깨고 신입생의 인종 및 민족 정보 공개를 올가을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이런 침묵 자체가 메시지다. 하버드가 흑인과 라티노 학생들을 불법적으로 우대한다며 트럼프 정부로부터 지속해서 공격받는 상황에서 대학 측은 신중한 접근을 택하고 있다. 8월16일 회의에서 공유된 자료에는 ‘기밀/배포 금지’라는 표시까지 붙어 있었다.
 
그럼에도 공개된 수치들은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유학생 비율이다. 트럼프 정부의 외국인 학생에 대한 공격과 연방정부 지원금 삭감(하버드 측은 연간 10억 달러 손실로 추산)에도 불구하고 유학생 비율은 15.8%로 이전 수준(15~18%)을 유지했다.
 
조이 세인트 존 입학사무처장은 유학생들의 비자 취득이나 입국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올해 25~30명을 추가로 합격시켰다고 밝혔다. 또한 유학생들이 여러 대학에 동시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대기자 명단 수락 기한을 기존 6월 30일보다 연장했다. 이는 하버드가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다만 예술과학대학 대변인 제임스 치솜은 통계 발표 후 세인트 존이 제시한 정보가 “2025년 가을학기 신입생들의 정확한 데이터를 반영하지 않는다”며 “공식 통계는 올가을에 발표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엇갈리는 반응 자체가 현재 하버드가 처한 민감한 상황을 방증한다.
 
성별 구성을 보면 여학생이 52%로 여전히 과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2022년 가을학기 이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인다. 사회경제적 다양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들이 보인다.  
 
전체 신입생 중 21%가 가족 중 최초로 대학에 진학하는 퍼스트 제네레이션(FG) 이고, 24%가 연방 펠그랜트 수혜자다. 절반 이상인 54%가 재정보조를 받으며, 24%는 등록금을 전혀 내지 않는다. 하버드가 지난 3월 발표한 ‘가구소득 연 10만 달러 이하 가정 출신 학생 등록금 전액 면제’ 정책의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동부 지역 출신이 여전히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미드 애틀랜틱 20%, 뉴잉글랜드 18%, 남부 16%, 서부 13%, 중서부 12%, 로키산맥 지역 3% 순이다. 이는 기존 패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공 선택에서는 흥미로운 변화가 감지된다. 사회과학 34.6%, 자연과학 26.6%, 공학 25.5%, 인문학 11.7% 순으로, 공학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다. 이는 기술 혁신과 AI 시대를 반영하는 트렌드로 해석된다.  
 
특별히 주목할 점은 17명의 재향군인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육군 출신이지만 공군, 해군, 해병대 출신도 포함돼 있어 하버드가 다양한 배경의 학생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데이터는 하버드뿐만 아니라 미국 고등교육 전반이 직면한 딜레마를 보여준다.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인종을 직접적으로 고려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대학들은 어떻게 다양성을 유지할 것인가?
 
트럼프 정부는 이미 대법원 판결을 확대 해석해 다양성을 위한 모집 활동이나 역경 극복에 관한 지원서 질문마저도 인종 고려를 우회하는 수단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압박 속에서 하버드를 비롯한 명문대들의 대응은 앞으로 미국 사회의 교육 기회 균등과 다양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2025년 가을학기 신입생 합격자 등록률 85%는 하버드의 여전한 매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숨겨진 인종 구성 데이터가 올가을 공개될 때 우리는 진정한 변화의 규모를 알게 될 것이다.  
 
그때까지 침묵은 계속될 것이고, 그 침묵 자체가 가장 큰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문의:(855)466-2783,  
 
www.TheAdmissionMasters.com

빈센트 김 카운슬러 / 어드미션 매스터즈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