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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수수료만 140억불” 기업들 연방정부 소송 검토

New York

2025.09.22 19:17 2025.09.2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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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한국 기업들 “일단 H-1B 소지자 채용 홀드, 관망”
주말새 채용 오퍼 취소·홀드 잇따라…기업 미 진출도 불안
기업들 “국무부 추가 세부설명 일단 대기, 소송도 고려”
 "전문직 취업비자(H-1B)를 이미 받은 우리 직원들은 수수료 폭탄을 피해갈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긴 한데, 문제는 앞으로 신규 직원을 어떻게 뽑느냐입니다.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발표된 내용이라 좀 더 지켜보며 방향성을 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H-1B 수수료 인상 발표 후 사흘째인 22일, 뉴저지주 한 한인 기업은 갑작스러운 수수료 인상 소식에 당황스러움을 나타냈다. 이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반이민 정책 분위기 때문에 유학생 채용에 부담을 느끼던 차였는데, 수수료까지 오르면 스폰서까지 해 가면서 유학생을 채용하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다른 한인 기업 관계자도 "내부적으로 실력이나 경력이 비슷하거나, 살짝 모자란다면 스폰서가 필요 없는 로컬 인재를 채용해 왔다"며 "실제로 H-1B 수수료가 10만 달러로 오른다면 채용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서치 및 헤드헌팅 전문기업 HRCap의 스텔라 김 북미총괄은 "H-1B 수수료 인상 발표 후 주말 사이에 채용 오퍼 8개가 재검토로 바뀌었다"며 "비자 리스크가 커 우선은 채용 단계를 멈추고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국어와 영어 구사가 가능한 졸업후현장실습(OPT) 트랜스퍼 후보자와, 한국어를 잘 못하는 한인 후보자 중 고민하다 기업이 결국 2만5000달러를 더 주고 한인 후보를 채용한 경우도 나왔다. 초기 비용이 더 들더라도 비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서다.
 
H-1B 수수료 인상으로 기업들은 연간 140억 달러 규모의 비용 폭탄을 맞게 됐다. 유학생 채용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이와 같은 과한 수수료는 위법이라며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는 분위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앞으로 미국 고용주들이 숙련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데 매년 140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민서비스국(USCIS)이 추산한 지난해 신규 발급 H-1B 비자는 14만1000건이다. 현재 추세가 유지된다면 매년 140억 달러의 비용이 추가로 든다는 계산이다. 지난해 기준 H-1B 수혜 상위 국가는 인도(71%)와 중국(12%)이 압도적이었다. 대한민국 국적자도 3983명이 H-1B를 받았다.
 
김 북미총괄은 "대기업들은 수수료 자체는 감당할 수 있겠지만 필수 인력만 한국에서 보내고 현지 팀은 현지에서 키운다는 방향"이라며 "특히 중소기업은 수수료가 과도한 부담이 될 텐데 미국 진출을 아예 늦추거나 미국 내 운영을 축소하거나 철수하는 것도 검토하는 곳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기업은 IT업계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해외 엔지니어·과학자·코딩 전문가 등을 채용하기 위해 H-1B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23년 기준 H-1B 비자 소지자의 약 3분의 2가 IT 업계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미국 주요 기업들의 변호사들은 주무 부처인 국무부의 추가 설명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 법적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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