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우리말 바루기] ‘급등’은 가격, ‘급증’은 양

Los Angeles

2025.09.28 18:00 2025.09.28 13:59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미국에 온 손흥민이 펄펄 난다. 지난 7일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과의 경기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더니 10일 열린 멕시코전에서도 골을 이어 갔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복귀한 14일에는 경기 시작 1분도 안 돼 골을 넣었다. 18일 경기에선 3골,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불꽃 같은 기세를 올리고 있다. 유니폼 판매량은 상상을 넘어섰고, 경기의 티켓 가격은 크게 치솟았다. 언론 매체들은 ‘손흥민 열풍’을 ‘급등, 급증, 폭등, 폭증’ 같은 말들로 뜨겁게 전한다.
 
뜨겁게 전해지는 말들이 오락가락이다. ‘등’이어야 하는데 ‘증’이 되고, ‘증’이어야 하는데 ‘등’이 된다. ‘급등’은 ‘오르다’는 뜻이다. 갑자기 물가나 시세가 오른다는 말이다. “주가 급등” “아파트값 급등”처럼 ‘가격’ ‘값’ 같은 말과 이어져야 어색하지 않고 뜻이 잘 통한다. “유니폼 판매량이 급등했다” “티켓 수요가 급등했다”에서 ‘급등’은 ‘급증’이어야 했다. ‘판매량’도, ‘수요’도 많아지는 것이지 오르는 게 아니니까.
 
‘급증’은 ‘늘어나다’는 뜻이다. 갑작스럽게 수량이 늘어나는 걸 말한다. “수출 급증” “재산 급증”과 같이 ‘양’을 뜻하는 말과 어울린다. 시청률은 오르는 것이니 “시청률이 손흥민 효과로 급증하고 있다”에서 ‘급증’은 ‘급등’이어야 했다. “티켓 가격 급증”도 ‘급등’이라야 한다.
 
‘폭등’은 갑자기 크게 물건 값이 오르는 것을, ‘폭증’은 갑자기 큰 폭으로 양이나 수치가 늘어나는 것을 뜻한다.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