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느끼는 성인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퓨리서치센터가 20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종교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답한 성인은 전체의 31%로 지난해의 18% 대비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2024년 2월 조사 당시 20년 만에 최저치였던 18%에서 급반등한 것이다.
이 같은 인식 변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공화당의 집권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퓨리서치센터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공립학교 내 기도 허용 등 종교 관련 정책을 강조해 온 만큼 종교의 사회적 위상이 강화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 발표된 갤럽의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갤럽은 당시 조사에서 "종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34%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 20%에서 1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여전히 다수(68%)는 "종교의 영향력이 줄고 있다"고 답했으나 2024년의 80%에서 크게 감소했다.
퓨리서치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종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도 ▶2022년 9월 49% ▶2024년 57% ▶2025년 59%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종교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은 나쁘다"거나 "종교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이 좋다"고 답한 부정적 응답 비율은 ▶2022년 26% ▶2024년 19% ▶2025년 20%로 감소세를 보였다.
정당별로는 공화당 지지자가 민주당 지지자보다 종교의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확률이 약 2배 높았다. 응답자의 58%는 "자신의 종교적 신념과 주류 문화 사이에 일정 수준의 갈등이 있다"고 답했다.
뉴욕대의 마이크 하우트 사회학과 교수는 "공화당이 전국 선거에서 승리하면 종교가 부상하는 듯한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2004년 조지 W. 부시가 재선됐을 때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공화당 행정부는 복음주의자와 가톨릭이 중시하는 의제에 공개적으로 관심을 두는 반면, 민주당 행정부는 신앙을 가지더라도 이를 세속적 언어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노트르담대 종교사회연구소장 크리스천 스미스 교수는 "이번 상승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종교적 보수 지지층의 결집 인식에서 비롯된 일시적 상승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장기 추세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팬데믹 이후 급격히 약화했던 종교의 사회적 존재감이 정치적 변화와 맞물리며 다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의 이번 조사는 2월 3~9일과 5월 5~11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으며, 9544명이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