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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제로<산불 발화 차단>’ 연내 시행 앞두고 주민 반발 확산

Los Angeles

2025.11.03 19:41 2025.11.03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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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5피트 내 식생 금지 비판
정부의 과도한 개입 지적 많아
당국은 “발화 차단 위해 필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올해 말까지 산불 예방을 위한 주택가 ‘존 제로(Zone Zero)’ 규정 마련을 지시했지만, LA 등 일부 지역 주민들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소방당국이 존 제로 규정을 근거로 주택 주변 5피트 이내를 ‘발화 차단 구역’으로 지정하면, 애써 가꿔온 조경식물을 제거해야 하는 등 비용만 늘고 실질적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목소리다.
 
LA타임스는 캘리포니아 소방국과 산림·소방위원회(BFFP)가 산불 예방 규정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있으나,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고 3일 보도했다.
 
두 기관은 뉴섬 주지사의 행정명령에 따라 연내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월 LA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이후, 주지사는 행정명령을 통해 2020년 제정된 법의 지연된 시행을 올해 안에 완료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두 기관은 LA, 패서디나 등지에서 주민공청회를 열고 존 제로 규정 초안을 설명하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문제는 공청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해당 규정이 지나치게 강제적이고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브렌트우드와 패서디나 등 부유층 거주 지역일수록 주택 소유주들의 정부 간섭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다.
 
존 제로 규정 초안은 주택 인근 사유지의 조경 관리 권한을 대폭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요 내용은 ▶주택 5피트 이내 식물 및 조경 자재 금지 ▶지붕·벽과 최소 5피트, 굴뚝 주변은 10피트 이상 나무 가지치기 ▶불연성 화분에 담긴 소형 식물만 예외 허용 ▶목재 담장·데크는 불연성 자재로 교체 등이다.〈본지 9월 16일자 A4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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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소방위원회와 존 제로 규정을 찬성하는 측은 지난 1월 LA 대형 산불이 주택가로 빠르게 번진 점을 들어, 주택 인접 구역에 ‘발화 차단 구역’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발화 차단 구역을 두면 불씨가 주택으로 옮겨붙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산림·소방위원회 주장과 달리 발화 차단 구역의 실질적 효과나 설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UC샌타바버라에서 산불 발화 및 확산을 연구하는 맥스 모리츠 교수도 “존 제로 설정 과정에서 주택 주변 식생과 화재 피해 간의 연관성을 입증한 연구 논문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주민들은 존 제로 규정을 의무화하기보다 건축물의 내연성 기준을 강화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브렌트우드 주택소유주연합의 델마 왁스맨 회장은 “정부는 집을 화재에 더 강하게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집을 보호한다며 수분을 머금은 식물을 제거하는 데 비용을 들이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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