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천적인 슬라이스로 깊은 러프 속에 볼이 들어가면 골프채라도 꺾어버리겠다는 마음이 앞서기도 하지만 샷을 포기할 수도 없는 페어웨이의 깊은 러프(rough)에 들어간 볼 처리는 더 난감하기 짝이 없다.
슬라이스란 클럽타면이 열린 상태로 볼을 쳐 생겨나는 구질이며 아이언샷 보다는 로프트앵글이 없는, 즉 타면의 각도가 적은 드라이버에서 주로 발생한다.
슬라이스는 불안정한 지형상태에서 스윙궤도나 자세, 볼 위치 등으로 인해 유발되기도 하지만 스윙중 손목의 꺾임상태와 하체(무릎) 동작에서도 생겨난다.
보편적으로 체격이 좋은 골퍼에게는 훅과 슬라이스, 두 가지 유형의 구질이 나오지만 야윈 체형의 골퍼들 대부분은 훅보다는 슬라이스 구질이 주종을 이룬다.
야윈 체형의 골퍼는 체력의 열세를 보강하기 위해 무릎이나 허리를 많이 움직여 볼을 치려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몸의 왼쪽이 빨리 열려 클럽헤드가 열린 상태로 임팩트를 맞게 된다. 바꿔 말해 자신의 몸은 이미 임펙트자세에 도달해 있지만 클럽헤드의 타면은 볼을 치기직전까지 열려 있는 상태를 뜻한다.
또한 임팩트순간 무릎이 펴지거나, 혹은 왼쪽으로 밀려나갈 때 우드샷과 아이언샷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특히 드라이버에서 무릎이 주저앉는 경우 티펙(tee pek) 위에 올려져 있는 볼의 하단부분을 파고들어 클럽헤드의 윗부분에 볼이 맞아 하늘 높이 뜨면서 악성 슬라이스를 유발시킨다.
아이언샷은 무릎이 내려앉은 만큼 뒷땅을 치거나 설상 볼을 맞춘다 해도 임팩트 때 필수적으로 펴져야 할, 양팔이 원형에 가까워 왼쪽 손목이 목표방향으로 꺾이며 45도 좌측으로 휘어지는 훅도 발생한다.
반대로 임팩트순간, 왼쪽무릎이 펴지면 뒷땅을 치거나 때로는 클럽헤드가 볼 밑을 파고드는 현상도 발생하지만, 주종은 탑핑이다.
이같이 우드와 아이언에서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는 만큼 이를 모르고 스윙교정에 들어가면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무릎이 주저앉는 이유는 임팩트 때 체중이 왼쪽발의 바깥쪽으로 지나치게 쏠려 발바닥 안쪽이 들리는 것이 주범이다.
이와 함께 클럽헤드가 볼도 치기 전에 오른발 뒤꿈치를 든 상태로 임팩트가 진행하면 타면이 열리거나 닫혀 샷을 망치고 만다.
따라서 어드레스부터 양 발의 체중배분을 발바닥의 안쪽에 모아야 백스윙시 오른발의 축이 살아있고 다운스윙시 왼쪽 무릎의 무너짐을 방지할 수 있다.
이같이 발바닥 안쪽에 체중을 배분해야, 왼발의 축이 고정되고 따라서 강한 임팩트를 구사하며 팔로스루(follow through)와 의도한 샷을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