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주택시장 장기적 정상화 국면 진입

Los Angeles

2025.12.10 16:23 2025.12.10 17:2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레드핀 내년 주택시장 예측 10]
임금상승률, 집값 상승 앞서
구매력 회복하며 거래 증가
시장 리셋 본격적으로 시작
'주택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
내년 임금 상승률이 집값 상승률을 앞지르며 주택 구매력이 조금씩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LA시 전경.

내년 임금 상승률이 집값 상승률을 앞지르며 주택 구매력이 조금씩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LA시 전경.

"내년은 거대한 주택시장 리셋이 본격화하는 시점이 될 것이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레드핀이 내년부터 급격한 가격 조정이나 경기침체가 아닌 몇 년에 걸친 완만한 거래 증가와 가격 정상화 과정을 거쳐 주택 구매 여력이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레드핀은 특히 주택시장 침체기 이후 처음으로 소득 상승률이 집값 상승률을 추월하고 이 추세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모기지 금리 6% 초반대  
 
레드핀은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내년 한 해 평균 6.3%를 기록해 올해 평균 6.6%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는 노동시장이 약화하면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 보다 중립적인 통화정책으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반영됐다. 다만 인플레이션 위험이 남아 있고 경기침체 가능성이 낮아 시장이 이미 예상한 수준 이상의 추가 인하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집값 1% 상승에 그칠 것  
 
레드핀은 내년 중위 주택 판매가격이 올해와 비교해 1%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높은 금리와 가격, 약한 경제 상황이 수요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금 상승률이 주택가격 상승률을 뛰어넘는 추세가 지속하면서 주택 구매에 따른 부담은 완화할 전망이다. 금리가 올해보다 낮아지고 가격 상승폭이 미미해 월별 주거 비용 증가 속도 역시 임금보다 느려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수많은 잠재 구매자에게 여전히 주택 구매는 벅찬 수준일 것이라고 레드핀은 지적했다.  
 
▶주택 거래량 3% 증가  
 
내년 기존주택 매매는 전년 대비 3% 증가해 연 420만 건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봄철의 모기지 금리가 약 6.8%였던 점과 비교하면 내년 금리하락 효과가 봄 시장을 더 활발하게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거래 증가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구매 여력 개선 폭이 크지 않고 노동시장 둔화와 AI로 인한 화이트칼라 일자리 감소 우려 등이 구매 심리를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 상승률 수준 렌트비 상승  
 
레드핀은 내년 전국 렌트비가 올해 연말 대비 2~3% 상승해 물가상승률과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1~2022년의 대규모 아파트 건설 붐이 꺾이며 신규 공급이 감소했고 높은 다운페이먼트와 모기지 비용 부담으로 큰 상황에서 구매 대신 렌트 선택이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다만 남부 플로리다와 남가주 일부 지역은 이민 단속으로 렌트 수요 증가가 억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집값이 가구 형태 변화 촉발  
 
Z세대와 밀레니엄 세대의 주택 소유율이 정체되며 가구 구성은 핵가족 중심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 부모와 성인이 된 자녀가 함께 살거나 친구끼리 공동구매 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주택 비용은 가족 규모를 작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면서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다세대 거주를 염두에 둔 주택 리모델링이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홈 서비스 마켓플레이스인 텀택이 지난달 전문가 100명을 조사한 결과, 내년에 가장 인기 있을 디자인 트렌드로 뒤채(ADU) 등이 꼽혔다.  
 
▶정치권, 주택 공급 확대 추진
 
많은 유권자, 특히 젊은 층이 주거비 인하를 최우선 과제로 꼽으면서 정치권 전반이 주택문제 해결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레드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택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전국 주택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여야 모두 공급 확대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택 건설 촉진을 주장하는 임비 운동이 세력을 키우며 임비 법안과 대중교통 인접 지역 주택 확대법 등 관련 입법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뒤채와 증축 규제 완화 등의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일부 정치인은 '50년 만기 모기지' 같은 비현실적 대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 레드핀은 "주택을 더 저렴하게 만드는 진짜 해법은 시간뿐"이라고 강조했다.  
 
▶모기지 재융자·리모델링 증가  
 
레드핀은 내년 모기지 재융자 규모가 30% 이상 증가해 67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기지 보유자의 20%가 6% 이상 금리를 부담하고 있어 낮은 금리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집값 상승으로 주택 자산이 크게 늘면서 많은 주택 소유자가 주택담보 신용한도(HELOC)나 현금 인출 재융자를 활용해 리모델링 비용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이사보다 현재 집을 고쳐 쓰는 것이 더 경제적인 선택으로 여겨지면서 리모델링 수요는 더 커질 전망이다.  
 
▶같은 도시 안에서 기후 이주  
 
허리케인과 산불 등 기후 요인이 이주의 주요 이유가 되겠지만 장거리 이동보다는 같은 도시 내에서 위험도가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화될 것이라고 레드핀은 내다봤다.  
 
LA에서는 말리부와 퍼시픽 팰리세이즈 등 산불 취약 지역을 떠나 샌타모니카와 롱비치 같은 비교적 평지인 해안가로 이동하려는 수요가 포착되고 있다.  
 
▶지역 MLS 권한 강화 통합 가속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업계 규정을 마련하는 역할에서 물러나고 각 지역 다중매물서비스(MLS)가 자체 규칙을 만들도록 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지역 MLS의 권한 강화는 소규모 MLS의 대규모 네트워크 합류를 촉진해 대형 지역 MLS로의 통합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은 규정을 더 명확하게 하고 혁신과 정확한 데이터 구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AI '부동산 매칭 서비스' 역할  
 
생성형 인공지능(AI)은 예산과 원하는 생활 기준에 맞는 도시와 동네, 주택을 추천해 이사 결정에 도움을 주는 유용한 도구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검색 방식도 지역 중심에서 구매자의 선호도를 기준으로 하는 대화형 검색으로 바뀌게 된다.  
 
고급 주택 시장에서는 AI가 공기 정화 시스템과 집안 전체 정수 시스템, 명상실 같은 웰니스 특화 기능을 갖춘 주택을 찾아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유회 객원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