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신분 따라 차등 혼란 ‘거주자’ 명확한 해석 없어 관광업계도 규정 파악 나서 연간 패스 가격도 3배 적용
내년부터 이민 신분에 따라 요세미티, 그랜드캐년 등 주요 국립공원의 입장료가 차등 적용되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당국이 신분 확인 방식이나 비자 구분에 따른 입장료 부과 지침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관광 업계의 혼란도 가중되는 상황이다.
연방 내무부에 따르면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를 제외한 외국인 방문객 중 연간 이용권을 소지하지 않은 경우, 국립공원 입장 시 1인당 100달러의 추가 입장료가 부과된다. 단, 연간 이용권을 구입하면 외국인 신분이라도 방문할 때마다 추가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이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유학생이나 비이민 비자 소지자가 연간 이용권 없이 국립공원을 방문하면 4인 가족 기준 400달러 이상의 입장료를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문제는 내무부가 외국인 기준을 ‘비거주자(non-resident)’라고만 명시했을 뿐, 구체적 정의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국세청(IRS)은 세법상 유학 비자 소지자가 국내에 5년 이상 체류했을 경우 ‘거주자(resident)’로 분류한다. IRS 규정대로라면 유학생이라도 5년 이상 체류했다면 추가 입장료가 면제될 수 있지만, 내무부가 이에 대한 명확한 해석을 내놓지 않아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관광업계 역시 입장료 인상과 관련해 공개된 정보가 제한적이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청(NPS)은 상업투어, 상업 이용 허가(CUA), 또는 공원 지정 업체가 운영하는 투어 그룹의 경우에도 인당 100달러 추가 요금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요세미티·옐로스톤 등 국립공원 투어 패키지를 운영하는 삼호관광 신영임 부사장은 “충분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직원 3명이 하루 종일 국립공원 웹사이트를 모니터링하고, 전화·이메일로 확인하며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른투어 박태준 이사는 “버스 한 대에 약 40명이 탑승한다고 가정하면 추가로 4000달러를 부담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국립공원 투어 코스 4개를 2개 또는 1개로 줄여야 할 상황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이사는 “탑승객들의 비자를 어떤 방식으로 확인해 입장료를 부과할지, 또 그 많은 인원을 어떻게 구분할지 기준이 불명확해 답답한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외국인에게는 더 비싼 연간 패스 가격이 적용된다. 기존 80달러인 연간 패스는 시민권자와 영주권자에게는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외국인은 3배 이상 비싼 250달러를 내야 한다.
내무부는 이번 국립공원 추가 입장료 정책을 통해 연간 9000만 달러 이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이번 인상 조치는 모든 비이민 비자 소지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요금 인상 대상은 아카디아, 브라이스 캐년, 에버글레이즈, 글레이셔, 그랜드캐년, 그랜드 티턴, 로키마운틴, 세쿼이아·킹스 캐년, 옐로스톤, 요세미티, 자이언 캐년 등 11개 주요 국립공원이다. 또한 내년부터는 독립기념일, 베테런스 데이 등 공휴일 무료 입장 혜택도 외국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