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S, 살인·아동 성범죄 등 중범죄 불체자 체포 공개 미국인 53% “단속 지나쳐”…절반은 “불체자 추방돼야”
연방정부의 이민단속 칼날이 점차 범죄 이력이 없는 이민자들을 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국토안보부(DHS)가 중범죄 이력이 있는 불법체류자 체포 현황을 공개하며 반박하고 나섰다.
국토안보부는 15일 중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불법 이민자들을 공개하는 ‘최악의 범죄자’ 캠페인의 일환으로 최근 체포한 불체자 명단을 공개했다.
국토안보부는 “시민들이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기고 하누카 첫날을 기념하고 있는 동안, 이민세관단속국(ICE) 영웅들은 최악의 범죄자들을 체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헌신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주말 ICE는 살인범, 소아성애자, 마약 밀매업자 등을 체포했다”며 “연말 휴일 기간 동안 시민들은 이와 같은 이들이 자신의 동네에 거주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기뻐하게 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번에 공개한 명단 중에는 살인 이력이 있는 태국 출신 불법 이민자, 자금 세탁 범죄를 저지른 중국 출신 불법 이민자, 미성년자 성매매와 성착취 등을 알선한 과테말라 출신 불법 이민자 등이 포함됐다.
최근 이민단체들은 국토안보부와 ICE가 갑작스레 공장이나 길거리에서 대규모 급습 작전을 벌이거나, 이민법원 앞에서 법원에 출두한 이들을 무작위로 체포하는 등 이민자 커뮤니티에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비판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만 해도 강력 범죄 경력이 있는 갱단 등을 주로 체포하겠다고 했지만, 일반 이민자들까지 위축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민 당국의 불체자 단속이 점차 강력해지자,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 절반 이상이 불체자 단속이 ‘지나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53%가 불체자 단속이 지나치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 3월 조사에서 지나치다고 응답한 비율(44%)보다 9%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인의 절반 이상(51%)은 불법적으로 체류하는 이민자들은 체포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종별로는 히스패닉 이민자 절반 이상(52%)이 추방될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아시안 중 본인이나 가족, 친구가 추방될까봐 걱정한다고 답한 비율은 29%로 흑인과 같은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