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80만 개 추가…27%↑ 한인 은행들도 예금 매년 증가 금융 소외층 계좌 접근성 확대 "재정 안정·자산 축적 출발점"
경제 불확실성 가운데 국내 은행들의 체킹과 세이빙스 계좌 신규 개설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뱅크 온(Bank On)’ 인증 계좌가 480만 개 새로 개설돼, 전년 대비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 온은 비영리단체 ‘도시 금융역량강화기금(CFE Fund)’이 주도하는 전국적 캠페인으로, 은행·신용조합 등 금융기관이 저렴하고 안전한 계좌 상품을 은행 계좌가 없거나(unbanked), 은행 접근성이 부족한(underbanked) 계층에 제공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2024년 말 기준 활성화된 뱅크 온 계좌는 무려 1400만 개 이상으로 집계됐다.
주요 한인 은행들의 경우도 정확한 신규 계좌 개설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예금 규모는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예금보험공사 자료에 따르면 한미은행의 경우 2023년 4분기에 62억6878만 달러가량의 예금 액수가 1년 후 64억1696만 달러로, 2025년에는 67억7231만 달러로 늘었다. 매년 5~7%의 상승을 보인 것이다.
다른 주요 은행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 트렌드를 보여왔다. PCB 뱅크의 경우도 2023년 4분기 약 22억 달러에 달하던 예금보유가 2024년 약 24억 달러, 2025년 29억 달러를 넘어섰다.
한 한인 은행 관계자는 “계좌 수를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지속해서 계좌를 여는 한인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예금 규모도 커지고 있다고 보면 맞다”며 “아무래도 한인들이 은행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각종 서비스를 활용하려는 의지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신규계좌 및 예금 규모가 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은행 계좌 접근성이 경제적 안정과 장기적 자산 축적의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며 인식 개선 자체를 매우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계좌가 없을 경우 저축과 일상 금융 관리가 어렵고, 합리적인 대출로 이어지는 금융 관계 형성도 제한된다. 은행은 사기·분실 보호 기능도 제공한다.
리버마크 커뮤니티 크레딧 유니언의 세스 셰이퍼 최고임팩트책임자는 “현금 흐름이 가장 중요하다”며 “은행 시스템은 고금리·고수수료 없이 대출, 보조금, 실시간 급여 지급 같은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체킹이나 세이빙스 계좌가 없는 가구 비율은 4.2%(약 560만 가구)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최고치(8.2%)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다. 해당 가구의 약 60%는 현금만 사용, 도난·분실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상대적으로 고령층·히스패닉 비율이 높고 은행에 대한 불신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40%는 선불카드나 벤모(Venmo), 페이팔(PayPal) 등 제2금융권 비은행 결제 앱에 의존하고 있다.
은행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우는 계좌는 있지만, 대다수 금융 활동을 비은행 상품에 의존하는 경우로, 2023년 기준 1900만 가구(14.2%)에 달했다.
은행 서비스 이용이 저조한 가구들은 나름의 이유를 호소했다.
FDIC는 이들이 대부분 최소 잔고 요건, 높고 예측 불가능한 수수료, 은행에 대한 불신 등이라고 지적했다.
저소득층 지원 단체인 유나이티드웨이에 따르면 국내 가구의 42%는 일하고 있음에도 주거·보육·식비·의료·교통 등 기본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데, 종종 고비용 첵캐싱 업체나 월급 담보 대출(payday loan)에 의존해 재정 부담이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뮤니티 은행과 신용조합은 개인뿐 아니라 소상공인과 지역경제 성장에도 기여한다. 최근 연방정부가 예산 문제로 43일간 셧다운 됐을 당시, 일부 신용조합은 현장 재정 상담과 긴급 지원을 통해 212명에게 총 5만3000달러를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