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에서 이민 구금 중 외부 저격수의 총격으로 숨진 남성 앞으로 이민 승인 서한이 사망 두 달 뒤에야 도착하면서, 미망인의 상실감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역 매체 NBC 5에 따르면 멕시코 국적의 미겔 가르시아(31)는 지난 8월 텍사스주 알링턴에서 음주운전(DWI) 혐의로 체포된 뒤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넘겨져 댈러스 ICE 구금시설에 수감됐다. 그러나 지난 9월, 시설 인근 건물 옥상에 숨어 있던 저격범이 총격을 가하면서 가르시아는 다른 수감자 1명과 함께 숨졌다.
가르시아의 아내 스테파니 가우페니는 남편이 숨진 지 두 달이 지난 후 집으로 배달된 이민서비스국(USCIS)의 우편물을 받아 들었다. 봉투에는 이미 세상을 떠난 남편 앞으로 발송된 이민 승인서가 들어 있었다. 서한에는 부부가 합법적인 체류 자격 신청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가우페니는 “봉투를 열자마자 ‘승인됐다’는 문구가 보였고, 그 순간 바로 울었다”며 “우리가 2년 동안 기다려 온 답이었다”고 말했다. 승인으로 가우페니는 비자 또는 영주권 신청을 시작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됐지만, 이를 함께 기뻐할 당사자는 이미 곁에 없었다.
부부는 합법적인 체류 신분을 얻기 위해 수년간 이민 절차를 이어 왔으며, 승인 통지가 오면 더 이상 추방에 대한 두려움 없이 아이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르시아가 숨진 뒤 가우페니는 다섯째 아이를 출산했다. 그는 알링턴의 집 곳곳이 남편의 흔적으로 남아 있다며 “차고도, 크리스마스 트리도 모두 남편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남편이 살아 있었다면, 이 편지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가장 큰 기쁨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USCIS가 가르시아의 사망 이후인 지난해 12월 9일자로 승인 서한을 발송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인 설명이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