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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제 성적 “B학점”…민심은 “C 이하”

Los Angeles

2025.12.25 18:00 2025.12.2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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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회복력 입증” 평가
침체 예고 넘어 성장세 기록
소비자 75% “체감 경기 나빠”
관세 인상과 고물가, 고용 둔화 등 복합 악재 속에서도 2025년 국내 경제는 예상보다 탄탄한 회복력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소비자 체감 경기는 여전히 부진해 경제 지표와 민심 간 괴리가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CBS 뉴스가 최근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다수는 2025년 국내 경제에 ‘B 또는 B-’ 수준의 성적표를 매겼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는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또 한 번의 회복력을 입증했다”면서도 “눈에 띄게 뛰어난 성과는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2025년 초 일부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가능성과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국내 경제는 3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4.3%를 기록하며 2년 만에 가장 빠른 성장을 보였고,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올해 최대의 ‘서프라이즈’로 꼽았다. 다만 AI 투자 과열이 거품으로 전환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평가와 달리, 소비자 인식은 크게 엇갈렸다.  
 
CBS 뉴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75%가 경제 상황에 C 이하(C·D·F)를 줬고, A나 B를 준 응답자는 25%에 그쳤다.
 
이는 전문가들이 GDP·고용·물가 같은 거시 지표를 중시하는 반면, 소비자들은 식료품·의료비·주거비 등 생활비 부담을 기준으로 경제를 평가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물가는 2022년 정점을 찍은 뒤 완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5년 경제를 ‘K자형 경제’로 규정했다.
 
주식시장 호황의 수혜를 입은 고소득층은 소비를 이어간 반면, 중·저소득층은 물가 부담과 고용 불안으로 지출을 줄였다는 것이다.
 
특히 주택 시장은 젊은 세대에게 높은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첫 주택 구매자의 중간 연령은 40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주택 가격 고공 행진과 6%대 모기지 금리가 내 집 마련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노동시장도 부담 요인이다. 11월 실업률은 4.6%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 11월까지 정리해고는 110만 건으로 전년 대비 54% 급증했다. 기업들은 경제 불확실성과 AI 투자 확대를 이유로 고용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연준은 이런 흐름을 반영해 9월 이후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하하며 경기 부양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정책은 발표 당시 시장을 흔들었지만, 인플레이션에 미친 영향은 예상보다 제한적이었다. 기업들이 관세 시행 전 재고를 확보하고 일부 비용을 흡수한 덕분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관세가 올해 물가를 약 0.5%포인트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2025년 국내 경제는 위기를 피해 가며 버틴 해였다”며 “성장과 금융시장은 강했지만, 물가·주거비·고용 둔화로 체감 경기는 여전히 냉각 상태”라고 진단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본격화되면 2026년은 더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전문가들은 불확실성 관리가 여전히 핵심 변수라고 지적했다. 

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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