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운 이사장·박경은 부이사장 기자회견 “불투명한 재정운영 지적했더니 보복·음해” “이 회장, 한인회 공금 활용해 차량도 구매” “회장이 직접 선정한 이사, 상호견제 불가능”
이명석 뉴욕한인회장의 판공비 ‘셀프지급’ 논란 이후 한인회가 내홍을 겪고 있다. 봉사직인 한인회장이 매달 월급을 받아갔다는 사실을 폭로한 이사회에선 적절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반면, 이 회장은 오히려 사실을 폭로한 이사장은 자격이 없으며 불법적으로 정보를 확보했다며 맞서고 있다.
29일 문영운 뉴욕한인회 이사장과 박경은 부이사장은 베이사이드 삼원각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회장의 불투명한 한인회 재정 운영과 이사회 권한 침해를 지적하고 나섰다.
문 이사장은 “본인의 공금횡령과 불법행위가 발각됐으면 잘못을 인정하고 개선하면 끝나는 문제”라며 “적법하고 투명하게 재정을 운영하면 되는데 오히려 이 회장은 잘못을 지적한 용기있는 사람들을 공격하고, 보복하고, 음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가 욕심을 부려 자리를 노리고 계획을 꾸민 것처럼 진실을 호도하며 본인의 불법 행위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한인회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불의를 바로잡으려 용기를 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문 이사장과 박 부이사장은 ▶이 회장의 불투명한 한인회 자금 사용 ▶조직적인 이사회 방해 ▶이 회장이 독단적으로 선정한 이사회 구성원 등을 지적하고 나섰다.
박 부이사장은 “이 회장은 불법 수령한 판공비 일부를 반환하며 사태를 매듭지으려 하지만, 절도가 발각돼 훔친 것을 되돌려준다고 해서 범죄 사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본인 소유 회사로 매달 2000달러씩 지불한 것은 국세청(IRS)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한인회의 면세 자격 박탈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또 “무명의 독지가가 2년간 총 2만4000달러(매달 1000달러)를 기부하기로 해 차량을 구입하게 됐다고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총 구입가 3만4000달러 중 한인회 공금으로 7500달러 다운페이먼트를 지불했고 차량 할부금과 보험료도 한인회 자금으로 충당 중”이라고 밝혔다.
또 “공금으로 구입한 차량을 개인 명의로 등록했는데 이는 명의자와 실사용자가 불일치해 사고라도 발생하면 한인회는 기하급수적인 배상 책임을 떠안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 회장이 이사회의 심의나 정식 계약서 없이 인쇄물 물량을 본인 업체에 배정해 부당 이익을 취해왔다고도 말했다.
또 박 부이사장은 이 회장이 이사회 구성원 중 20명을 직접 선정했다고도 밝혔다. 박 부이사장은 “6월 30일 이사회에서 회장이 추천한 한인회 임원(집행부) 등이 이사 명단에 있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는데 무시했다”며 “이들은 지난 23일 이사회에서도 안건에도 없었던 문 이사장 지위를 부정하고 나서며 이사회를 파행시켰다”고 밝혔다.
문 이사장이 이사장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이 회장의 주장에 대해서는 “회칙위원회가 긴급 유권해석을 통해 문 이사장의 승계가 적법하다고 통보했다”며 “회칙위 결정은 뉴욕한인회의 최종적 법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한인회 내 문제를 내부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오랜 시간 노력했는데, 문제를 제기할 때마다 묵살당해 결국 내용을 밝히게 됐다”며 “이 회장은 자리의 무게를 인식하고 지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한 모습을 보여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회장 측은 문 이사장을 여전히 이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으며, 오히려 내부 재정거래와 체크를 불법적으로 공개한 것이라며 강력한 대처를 예고했다. 이 회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감사위원장 내정자가 인사차 방문한다고 하고선 문 이사가 미리 한인회관에 와 은행 체크 사진을 찍었다”며 법적 조치를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또 문 이사는 부이사장이 될 때 회칙에 명시된 과반수 찬반 인준을 받지 않았다며 이사장이 공석이 되더라도 자동으로 이사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