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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비우고 가벼워지는 새해

Los Angeles

2026.01.01 16:00 2026.01.0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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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현 시인·극작가

장소현 시인·극작가

희망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의 모든 날들이 부디 조용하고 깨끗하고 아름답기를,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고, 사랑, 기쁨, 보람, 자랑스러움, 즐거움으로 가득하기를, 무엇보다도 하늘 우러러 부끄럽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새해를 맞을 때마다 ‘새해 결심’을 합니다. 올해는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지, 한문 공부도 부지런히 하고 싶다, 건강을 위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야지 등등… 야무지게 결심을 하지만 번번이 실패합니다. 작심삼일! 그래도, 또 새해 아침이면 올해는 무슨 일에 집중할까를 궁리하게 되네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뭔가 달라져야겠다는 강박관념이 작용하는 모양입니다.
 
이런저런 궁리 끝에 올해 나의 새해결심은 ‘뺄셈 공부’로 정했습니다. 이어령 선생의 책을 읽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새는 날짐승이잖아. 그런데 무거운 새는 못 날아요. 그때는 날개가 덮개가 되죠(웃음). 인간도 몸이 불으면 못 날아. 늙고 병들면 머리가 빠지고 이빨이 빠지고 어깨에 힘이 빠져요. 비극이지. 그런데 마이너스 셈법으로 몸이 가벼워지면 날아요. 고통을 통과해서 맑고 가벼워진 영혼은 위로 떠요.
 
덩컨 맥두걸이라는 학자가 실험했어요. 죽은 후 위로 떠오르는 영혼의 무게를 쟀더니 21g이었죠. 그러니 죽어갈수록 더 보태지 말고 불순물은 빼야 해요. 21g의 무게로 훨훨 날아야지요.”
 
-이어령 마지막 인터뷰에서
 
이 말씀대로 훨훨 날기 위해서는 빼고, 버리고, 비우고, 정리해서 가벼워져야겠다는 생각…. 그런 눈으로 주위를 보니 웬 쓸데없는 물건이 이리도 많은지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당장 쓰지 않을 물건은 과감하게 버리고, 하는 일에 대한 집착도 줄이고, 몸무게도 줄이고, 똥배도 줄이고…. 온통 버릴 것, 없앨 것, 줄일 것, 뺄 것투성이네요.
 
무엇보다도 먼저 마음의 쓰레기통을 비우는 일이 가장 급하네요. 욕심, 집착, 헛꿈, 지나친 기대 같은 것들 말입니다. 찾아보니, 명상, 종교적 묵상, 좌선, 기도 등등 마음을 비우고 챙기고 다스리기 등 수련방법이 참 많네요. 그만큼 현대인들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는 말이겠지요.
 
최근에 알게 된, ‘호오포노포노(ho-o-pono-pono)’도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네요. 고대 하와이인들의 용서와 화해를 위한 전통적인 문제 해결법입니다. 하와이 말로 ‘호오’는 원인 또는 목표, ‘포노포노’는 완벽함을 의미하므로, 합쳐서 ‘호오포노포노’는 ‘잘못을 바로잡는다’라는 의미를 담는 단어가 된다네요.
 
고대 하와이의 전통적 기법은 종교 지도자가 문제 해결의 중재자 역할을 하지만, 현재의 수행방식은 혼자서 하는 방법으로, 문제 발생의 원인이 되는 기억을 해방시키는 전통적 문제 해결법이 현대판으로 발전한 것이라고 합니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방법은 매우 단순합니다. 먼저 자신이 겪고 있는 신체적 혹은 정서적, 정신적 고민과 고통을 알아채고, 정화를 시작하면 되는데, 정화는 4개 문장을 되뇌는 것이 전부라네요.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이 마법의 네 단어는 마음속에 응어리진 부정적인 에너지들이 정화되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수 있는 근간이 된다는 설명입니다.
 
이렇게 간단한 일이라면, 해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시도 때도 없이 주문처럼 중얼거리면 주위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지도 모르지만, 그러면 어떤가요? 허공에 대고 중얼거리지 말고 나의 내면을 향해 되뇌면 마음 편하겠지요.
 
올해는 버리고 비워, 가벼워진 마음으로 나의 내면과 많은 대화를 나누려 합니다. 부디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기를!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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