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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공격 관련 북 텍사스 주민 엇갈린 반응

Dallas

2026.01.05 06:29 2026.01.05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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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돌아왔다’ vs ‘전쟁 선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군이 기습적인 군사 작전으로 체포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사진을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강습상륙함 이오지마에 탑승한 마두로 대통령 모습이라고 설명했다.사진 SNS 2026.1.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군이 기습적인 군사 작전으로 체포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사진을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강습상륙함 이오지마에 탑승한 마두로 대통령 모습이라고 설명했다.사진 SNS 2026.1.4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과 해당 국가 대통령의 체포 소식에 북 텍사스 지역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일부는 미국의 개입에 반대하는 시위를 준비한 반면, 다른 일부는 권위주의 정권이 막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을 환영했다.
3일 공영라디오(NPR)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새벽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베네수엘라와 그 지도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상대로 대규모 공격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며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남편을 따라 지난 3년간 미국에 거주해온 빅토리아 레예스(Victoria Reyes)는 3일 갈랜드시내 한 베네수엘라 식당에서 뉴스를 지켜보고 있었다. 레예스는 이 소식에 감정이 북받쳤다고 말했다. “2024년 7월 28일 이후로 잃어버렸던 희망이 돌아왔다고 생각한다. 마두로 정권은 사실상 우리의 선거를 훔쳤다”고 말했다.
북 텍사스에 거주하는 많은 베네수엘라인들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미국내 임시보호지위(Temporary Protected Status)가 영구적으로 종료될 수 있고 모국의 향후 행보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레예스는 이미 베네수엘라로 돌아갈 계획을 세워 두었지만 마두로 대통령이 물러난 지금 더 빨리 귀국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막 대통령의 발언을 본 상황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조금 더 지켜보고 싶다. 아직 진행돼야 할 절차들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NPR과 인터뷰한 또 다른 베네수엘라인 곤잘로는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가 안도감을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 전원이 카라카스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어제까지만 해도 우리는 사실상 희망이 없었다. 하지만 어젯밤의 일 이후로 모든 것이 바뀌고 우리가 평화롭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작은 희망과 안도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반면, 달라스 반전위원회(Dallas Antiwar Committee)는 이번 공격을 규탄하며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이를 “전쟁 선동(warmongering)”이라고 규정했다. 이 단체는 3일 오후 6시, 달라스 다운타운 메인 스트리트 가든 파크에서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게시물에서, “미국은 자원을 탈취하기 위한 전쟁의 명분으로 정부와 국가, 공동체를 반복적으로 악마화해 왔다. 이번 베네수엘라에 대한 긴장 고조 역시 수많은 베네수엘라인과 미국인의 생명을 앗아갈 또 하나의 사기극으로, 석유·개스 기업 임원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공원에 모여 “더 이상의 쿠데타는 없다, 더 이상의 전쟁은 없다, 베네수엘라는 너희 것이 아니다!”라고 외쳤고, 마두로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했다. 시위대의 피켓에는 “미국 제국주의를 끝내라(End American Imperialism)”, “마두로 대통령을 석방하라(Free President Maduro)”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고, 일부는 베네수엘라 국기를 들고 있었다. 소수의 인원이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지지하는 구호를 외치며 소란을 빚기도 했다.
DFW 반전위원회(DFW Anti-War Committee)의 지역 조직가인 조 하기스(Jo Hargis)는 “마두로 대통령 체포에 반대한다. 각 국가는 자국 정부에 대한 주권을 가져야 한다. 명분은 늘 국민을 돕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침공하는 나라의 국민들이 그 대가를 치르고, 미국의 이익을 위해 희생된다. 마두로 대통령을 납치해 이 나라로 데려온 것은 국제법에 대한 역겨운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프리덤 로드 사회주의 조직(Freedom Road Socialist Organization)의 릭 마줌다르(Rick Majumdar)는 베네수엘라인들이 자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억압을 겪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의 구금과 추방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베네수엘라인들은 미국에서도, 베네수엘라에서도 존엄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내 일부 베네수엘라인들이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지지하고 있지만, 카라카스에서는 여전히 마두로 대통령과 베네수엘라 통합사회당(United Socialist Party of Venezuela)을 지지하는 이들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마줌다르는 “정치적 입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그들 역시 자기 나라가 폭격당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두로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승리를 둘러싸고 선거 부정 의혹에 직면해 왔다. 미국은 야권 지도자 에드문도 곤잘레스 우루티아를 당선인으로 인정했으며 당시 국무장관이던 앤서니 블링큰(Anthony Blinken)은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지를 반영한 권력 이양을 촉구했다.  
팸 본디(Pam Bondi) 연방법무장관은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부인이 뉴욕 남부연방법원에서 마약, 무기, 공모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그들은 곧 미국 땅, 미국 법정에서 미국 사법 정의의 전면적인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본디 장관은 전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과 플로레스, 그리고 베네수엘라 고위 관리들은 1999년부터 국제 마약 밀매 조직과 협력해 수천톤의 코케인을 미국으로 운반했다. 또한 시날로아 카르텔(Sinaloa Cartel), 제타스(Zetas), 트렌 데 아라과(Tren de Aragua) 등의 갱단과 협력한 혐의도 포함돼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20년 3월 제기된 이전 기소에서는 마두로 대통령이 ‘솔레스 카르텔(Cartel de los Soles)’의 수장으로서 콜롬비아 무장단체 콜롬비아 무장혁명군(Revolutionary Armed Forces of Colombia/FARC)과 마약 테러 공모에 가담했다고 적시됐다.
해당 기소장은 또 마두로 대통령이 온두라스) 등과 외교 관계를 조율해 대규모 마약 밀매를 용이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현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11월 솔레스 카르텔을 외국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번 사태를 “중대한 군사적 침략(grave military aggression)”이라고 비난했다. 텔레그램에 게시된 성명에서 정부는 미군이 카라카스와 인근 미란다, 아라과, 라과이라 주의 민간·군사 시설을 표적으로 삼았다며 이를 유엔 헌장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라고 규정했다.
미국은 이미 올해 마약 밀수 혐의를 받는 선박을 상대로 35차례의 공격을 수행했으며, AP통신에 따르면 최소 115명이 사망했다. NPR 보도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연방국방장관은 불타는 선박에서 생존자 2명이 추가 공격으로 숨졌다는 보도 이후 첫 공격을 옹호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1차 공격을 승인하고 지켜봤지만, 2차 공격은 프랭크 M. 브래들리(Frank M. Bradley) 해군 제독이 승인했다고 밝혔다. 헤그세스는 “몇 시간 뒤 그 지휘관이 전권을 가지고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브래들리 제독은 최종적으로 배를 침몰시키고 위협을 제거한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애덤 스미스(Adam Smith) 의원은 NPR ‘모닝 에디션(Morning Edition)’ 인터뷰에서 “국방부 장관이 매우 의심스러운 명령을 내리고 부하들을 곤경에 빠뜨린 뒤, ‘내가 아니라 저 사람이 했다’고 말하는 것은 리더십도, 정직함도 아니다”라고 잔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이 세계 최대 수준의 베네수엘라 석유 매장량에 접근하기 위해 자신을 축출하려 한다고 주장해 왔다. 달라스 반전위원회는 소셜미디어에서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를 납치라고 규정하며, “끝없는 석유 추구” 속에서 불필요한 긴장 고조라고 비판했다. 페이스북에 게시된 영상에서 신원을 밝히지 않은 한 회원은 “석유를 위한 피는 안 된다. 베네수엘라와의 전쟁은 안 된다. 마두로를 석방하라”고 말했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지지자였다가 비판자로 돌아선 마조리 테일러 그린(Marjorie Taylor Greene) 공화당 하원의원도 베네수엘라 사태와 석유 매장량의 연관성을 우려했다. “마두로를 제거하는 것은 베네수엘라 석유 공급을 통제하기 위한 명백한 움직임이며, 이는 다음 정권 교체 전쟁인 이란(Iran)을 위한 안정을 보장할 것”이라고 그는 X에 썼다.
그는 또 멕시코 마약 카르텔에 대한 조치와, 사면으로 석방된 전 온두라스 대통령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왜 대응하지 않았는지도 문제 삼았다. NPR에 따르면 에르난데스는 미국으로 대량의 코케인을 반입한 혐의로 지난해 미 연방법원에서 징역 45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내 베네수엘라 이주민 처리 문제로도 비판을 받고 있다. NPR 보도에 따르면, 3월 연방대법원은 항소가 진행되는 동안 약 35만명의 베네수엘라인에 대한 임시보호지위를 종료할 수 있도록 허용해, 추방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또 최근 한 연방 판사는 갱단원으로 지목돼 엘살바도르(El Salvador)의 대형 교도소 ‘테러리즘 구금 센터(Terrorism Confinement Center·CECOT)’로 보내진 베네수엘라 이주민들에게 적법 절차를 보장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손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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