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미국 고용 및 금리 관련 지표는 미국 오피스 시장의 방향성을 비교적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11월 미국 고용은 소폭 증가했지만, 실업률은 4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하며 노동시장이 서서히 냉각 국면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다만 이는 경기 붕괴가 아닌 ‘속도 조절’에 가깝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기업들이 대규모 해고를 단행하지도, 공격적으로 채용을 늘리지도 않는 이른바 ‘저채용·저해고(low-hire, low-fire)’ 기조가 뚜렷해졌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인력 확충 대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업무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고용 증가가 오피스 수요로 바로 연결되지 않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최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금리 인하가 일부 비용 부담을 완화해 주는 것은 사실이나, 기업들이 이를 계기로 대규모 이전이나 확장을 결정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오히려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임차인들은 현재 사용 중인 공간에 만족할 경우 계약 갱신을 우선시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피스 시장 전반이 위축 국면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 주요 도시의 대형 임대 사례를 보면, 공통적으로 ‘좋은 오피스’에 대한 선택적 수요가 분명히 존재한다.
글로벌 금융사, 빅테크, 성장 기업들은 직원 유치와 출근 유도를 위해 입지와 품질, 편의시설을 갖춘 클래스 A 및 트로피급 오피스를 선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반면 비용 절감이 핵심인 기업들은 면적을 줄이거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딩으로 이동하는 양극화 현상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2026년을 바라보는 미국 오피스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대규모 확장’이 아닌 ‘선택과 집중’이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를 마냥 기다리기보다, 현재 시장에서 확보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전략적으로 고정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특히 트로피 오피스의 경우, 향후 수요 회복 시 임대료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미국 오피스 시장은 느리지만 분명히 새로운 균형점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지금은 방향성을 읽고, 움직일 때와 지켜볼 때를 구분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