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주 13개 지역 역대 최고 기온 갈아치워, 100년 만의 고온 기후 변화가 부추긴 겨울 실종에 생태계 교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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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전역이 극단적인 기상 이변에 휘말렸다. 동부 광역토론토가 35cm 눈폭탄과 체감 온도 영하 24도의 강추위에 갇혀 도시 기능이 마비된 사이, 서부 BC주는 봄꽃이 피어날 듯한 이상고온 현상 속에 13개 지역의 역대 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환경부는 지난 13일 BC주 전역에 걸쳐 따뜻한 날씨가 이어졌으며, 여러 지역에서 수십 년 혹은 100년 가까운 기록들이 깨졌다고 공식 확인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밴쿠버와 리치몬드 지역이다. 밴쿠버는 낮 최고 기온이 13.8도까지 치솟으며 2014년에 세워진 12.1도 기록을 12년 만에 갈아치웠다. 리치몬드 역시 14.1도를 기록해 1896년 기상 관측 이래 1월 14일 중 가장 따뜻한 날로 남게 됐다.
특히 북부 지역인 테라스와 도슨크릭에서는 1933년에 세워졌던 6.7도의 기록을 무려 93년 만에 경신했다. 테라스는 9.6도, 도슨크릭은 7.9도까지 기온이 오르며 약 한 세기 전의 기록을 가볍게 넘어섰다. 벨라벨라 지역도 12.7도를 기록해 1984년의 기록인 10.8도를 40여 년 만에 새로 썼다. 이 밖에도 번즈레이크 8.5도, 체트윈드 9.2도, 디즈레이크 6.8도, 깁슨스 13.7도, 키티맷 9.3도, 파월리버 12.0도, 샌드스핏 13.6도, 세셸트 13.7도 등이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하거나 타이를 이뤘다.
반면 동부 광역토론토는 같은 날 쏟아진 폭설로 인해 도시가 정지됐다. 환경부는 요크, 더럼, 필 지역에 오렌지색 강설 경보를 발령했으며, 날씨 악화로 대부분의 학교가 문을 닫고 주요 고속도로가 통제됐다. 토론토 경찰은 도로 위 결빙과 잇따른 추돌 사고가 발생하자 돈 밸리 파크웨이의 일부 구간을 전격 폐쇄했다. 현재까지 접수된 충돌 사고 신고만 80건에 육박하며, 항공편 결항과 대중교통 지연이 속출해 주민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기상 분석에 따르면 이 같은 모습은 기후 변화의 흐름 속에서 더욱 자주 나타나고 있다. BC주에서는 한겨울에 찾아온 온화함에 시민들이 야외 활동을 즐기기도 했으나, 한편으로는 생태계 교란과 눈 부족으로 인한 겨울철 레저 산업 위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5cm의 눈 속에 갇힌 동부와 14도의 봄 날씨를 맞이한 서부의 극명한 대비는 캐나다 기상 관측 사상 유례없는 기록으로 남을 전망이다.
[체크포인트 · 이것만은 꼭]
기상 악화로 동서부를 잇는 국내선 항공편의 지연과 결항이 잦아지고 있으므로 여행객들은 공항으로 향하기 전 반드시 운항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토론토와 밴쿠버를 오가는 승객들은 기상 경보를 수시로 살피고 대체 이동 수단을 고려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BC주 산간 지역은 갑작스러운 기온 상승으로 쌓여있던 눈이 녹아 산사태나 홍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등산이나 스키장 방문 시 현지 안전 요원의 안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