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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별빛을 밟으며

Chicago

2026.01.26 12:28 2026.01.2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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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철]

[신호철]

달이 뜰 때 하늘은 숨을 죽였지 / 저만치 아래서 위를 올려다보던 너 때문이었어 / 기계의 톱니바퀴 물리듯 돌아가는 우주 속에 단지 / 너를 닮은 한 그루 나무 때문이었어 // 보름의 힘으론 견딜 수 있는 게 아니었지 / 우리는 가끔 만나 백일을 살았지 // 먹지 않아도 배부르고 / 마시지 않아도 취했어 / 하늘에 가득 박힌 별들을 따 광주리에 담아 / 두 손을 들어 바다에 뿌렸어 바다가 / 밤하늘이 되어갈 때를 기다려 / 별빛을 밟으며 되돌아오곤 하였지 // 활동사진처럼 저물어가는 저녁 / 첫 사진의 마지막이 다음의 첫 장으로 이어지듯 / 곤충의 마디처럼 꿈틀거리며 걸었지 / 소리도 없이 어깨위에 달그림자가 앉았지 // 하루가 지고 늘어진 줄 사이로 그림자도 지고 / 그 사이 너도 밤하늘 따라 저물어갔지 / 달이 질 때 하늘은 마침내 숨을 멈췄어 / 단지 너를 닮은 한 그루 나무 때문이었지 // 잎사귀를 버리고도 뜨거운 숨을 토해내는 / 저만치 아래서 위를 올려다보던 너 때문이었지
 
하늘을 올려다본다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그러나 모두가 바라보는 하늘을 다른 다짐으로 매일 올려다보는 나무 한 그루가 있다면 우린 어떤 마음이 들까? 우리에게 날마다 다가오는 일상의 단면이 아니라 삶의 모든 부분을 일관된 시각으로 바라보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어떻게 평가할까? 뜻은 좋지만,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상주의자라고 손가락질할까? 아니면 그를 이해하고 그와 함께 좁은 길을 함께 걸어갈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떠할까?
 
눈이 펑펑 내려도
지워지지 않는 게 있죠
어떤 거리를 걷다가
풍경을 바라보다가
때론 음식을 먹다가
조용히 마음속에
살아나는 흔적이 있죠
사라진 줄 알았는데
덮어진 줄 알았는데
멀어진 줄 알았는데
살아나는 것들이 있죠
사실 그것들이 살아가는
동력이 되기도 하죠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가 보고 싶었다. 철저히 자기중심적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이렇게 살아가면 어떨까? 질문을 던지고 길을 제시하는 그런 영화가 보고 싶었다. 친구의 추천으로 지난 주간 패치 아담스(Patch Adams)란 영화를 보았다. .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도 일어날 수 있는, 생각의 패러다임을 조금만 바꿀 수 있다면 가능한, 모두가 행복해지는 삶을 보여준 영화였다. 패치 아담스란 한 의사에 관한 실제 이야기를 영화로 각색한 작품이다. 그는 내가 가보지 못한 삶의 길을 걸어갔다. 내가 가고 싶었던 길을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걷고 역경에 맞서며 실행에 옮기면서 그의 꿈을 이루고 있다. 세상이 정해놓은 모범 답안지 같은 삶을 살지 않아도 얼마든지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갈 수 있다. 그 꿈이 자신만을 위한 꿈이 아니라 소외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향하여 뻗어있다면 하늘에 가득 박힌 별들을 모아 뿌려놓은 별빛이 될 것이다. 그 별빛은 메마른 대지를 밝힐 것이고 언덕 위 나무의 뿌리를 뜨겁게 달굴 것이다. 고개 숙인 사람들의 입가에 웃음을 선물할 것이고 포기했던 인생의 남은 시간을 엮어 이웃을 따듯하게 덮어줄 것이다.
 
그는 1945년생이고 이름은 헌터 캠벨 아담스(Hunter Campbell Adams)이다. 후에 패치 아담스(Patch Adam’s)라고 사람들은 그를 불렀다. 그는 아직도 그의 꿈을 향해 걷고 있다. 그는 의사이고 스스로 광대이고 사회 개혁자다. 그는 병원 건물 없이 집을 기지로 사용한 가정 의료원을 열어 15,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치료했다. 의료비 청구도, 의료 사고 보험비도 청구하지 않았다. 그는 웨스트 버지니아에 120,000평의 땅을 사서 병원을 짓고 있다. 현재 1.000명이 넘는 의사들이 패치 아담스의 생각에 동참하여 함께 꿈을 이루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연이어 아름답고 가슴을 울리는 영화 〈패치 아담스〉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시인, 화가)  
 

신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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