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음주 사고 10%가 가주 DUI 무관용으로 법규정 대수술 초범도 ‘시동잠금장치’ 의무화 법망 회피 기록 세탁 원천 차단
LA카운티 세리프(LASD) 요원들이 음주 측정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가주 내 음주운전(DUI) 사고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주의회가 처벌 강화라는 초강수를 뒀다.
새롭게 추진되는 법안들은 초범에게도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재범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데 방점을 뒀다. 이는 기존 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을 종식시키고, “음주운전은 곧 중죄”라는 사회적 경각심을 고취시키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CBS뉴스의 3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번 입법안에는 ▶초범 음주운전자에게도 차량 시동잠금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면허 정지·취소의 적용 시점을 앞당기며 ▶경찰의 DUI 단속 관련 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음주운전 치사 사건에서 가해자가 처벌을 피해 갈 수 있었던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시동잠금장치는 차량에 시동을 걸기 전 운전자의 호흡을 측정해 음주 여부를 가려내는 장치다. 이미 국내 35개 주에서는 초범 음주운전자에게도 이 장치 설치를 의무화해 재범을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가주는 아직 도입하지 않은 소수 주로 남아 있다. 코티 페트리-노리스(민주) 가주 하원의원은 “가주는 국내에서 음주운전 문제가 가장 심각한 지역 중 하나”라며 “다른 주에서 효과가 검증된 제도를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법안은 음주 상태로 사람을 숨지게 한 운전자가 일정 조건을 이행하면 전과는 물론 가주차량국(DMV) 운전 기록에서도 치사에 대한 사건이 남지 않는 이른바 ‘다이버전 프로그램’〈2025년 12월 19일자 A-4면〉의 허점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새 법안은 재판이 기각되더라도 DMV 운전면허에 벌점을 부과하도록 했다.
면허 정지·취소가 실제로 효력을 발휘하도록 제도도 손질된다. 현재는 중범 차량과실치사로 유죄가 확정돼도 최대 3년의 면허 취소 기간이 수감 중에 모두 지나가, 출소하자마자 다시 운전대를 잡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개정안은 이런 허점을 막기 위해, 구금에서 풀려난 시점부터 면허 정지·취소 기간을 새로 적용하도록 했다.
닉 슐츠 가주 하원 공공안전위원장은 “당파를 넘어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 도로를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는 조치들”이라고 밝혔다.
가주 교통안전국(OTS)에 따르면 음주운전 사망 사고는 2022년에서 2023년 사이 4.5% 감소했지만, 2014년 이후 누적으로는 약 55% 급증한 상태다. 또 UC 버클리의 OTS 자료 분석 결과를 보면 2023년 전국 음주운전 사망자 1만2492명 가운데 10% 이상이 가주에서 발생했으며, 이 중 약 49%는 남가주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여름 맨해튼비치에서 음주운전 사고로 아들을 잃은 제니퍼 레비는 “가주의 현행법은 지나치게 관대해 가족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입법이 정치적 사안이 아닌 ‘생명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실제 해당 사고 가해자인 제니아 레샤 벨트(33)는 과거 음주운전과 뺑소니 전력이 있었음에도 사고 발생 수개월 후에야 면허가 정지된 것으로 드러나 법망의 허점이 여실히 증명됐다.
네이선 호크먼 LA 카운티 검사장 역시 “가주의 DUI 관련 법규는 전국에서 가장 느슨한 수준”이라며 제도적 결함을 정면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