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연방 당국의 단속으로 체포된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전과 기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포 인원 약 40만 명 중 전과가 없는 비율은 40%에 달했다.
9일 CBS 뉴스가 단독 입수한 국토안보부(DHS) 통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년간 이민세관단속국(ICE)을 통해 총 39만3000건의 체포를 집행했다.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3~2024회계연도 체포 건수(11만3000건)의 3배를 넘는 수치다.
연방 정부는 중범죄나 폭력 범죄 전력이 있는 불법체류자를 단속의 우선 대상으로 삼겠다고 밝혀왔지만, 실제 통계는 이와 거리가 있었다. 체포 대상자 중 범죄 전력이 있는 비율은 60%였고, 전과자 비중은 2023~2024회계연도 당시 72%에서 오히려 낮아졌다. 특히 폭력 범죄 기록이 있는 이들의 비율은 14%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 1년간 ICE에 체포된 이들 가운데 살인 혐의 또는 유죄 판결을 받은 인원은 2107명으로 전체의 0.5%에 그쳤고, 성폭행 혐의 또는 유죄 판결을 받은 인원은 5365명으로 1.4%였다. 두 범죄를 합쳐도 전체 체포자의 2%를 넘지 못했다.
범죄 경력이 있는 체포 대상자 가운데서는 ‘기타’ 범주가 11만798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폭행 4만2847명, 음주운전 2만9929명, 약물 관련 범죄 2만2555명 순으로 집계됐다.
형사 전과가 없는 상태에서 ICE에 체포된 이들 대부분은 불법 체류나 오버스테이(체류 허가 기간 초과) 등 이민법 위반 혐의만 적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겠다”며 중범죄 전과자를 중심으로 체포와 구금, 추방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해왔지만, 실제 체포 대상자 가운데 중범죄 전과자의 비중은 예상보다 낮았던 셈이다.
CBS 뉴스는 “이번 자료는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 단속이 미국에 거주하는 위험하고 폭력적인 범죄자, 즉 트럼프 대통령이 ‘최악의 범죄자’라고 지칭한 이들을 주로 겨냥하고 있다는 주장을 약화시킨다”고 평가했다.
여론도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CBS 뉴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추방 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지난해 초 59%에서 최근 46%로 하락했다. 공영방송 PBS와 공영 라디오 NPR이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5%가 ICE의 단속 방식이 “과도하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조사 당시 54%보다 1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반면 ICE의 활동이 “적절하다”고 평가한 응답은 22%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