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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세 놓고 민주당 분열…기업은 관망

Los Angeles

2026.02.19 22:08 2026.02.19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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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사회적 책임" vs 뉴섬 "세수 기반 붕괴"
스필버그 뉴욕 이주·저커버그 검토, 젠슨 황 신중
가주에서 억만장자를 대상으로 한 5% 일회성 부유세 도입을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기업계를 동시에 흔들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찬반이 갈리는 가운데, 거물급 기업인들의 엇갈린 행보까지 더해지며 파장이 커지는 모습이다.
 
LA타임스는 19일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최근 뉴욕으로 거주지를 옮기고, 제작사 앰블린 엔터테인먼트 사무실도 뉴욕에 개설했다고 보도했다. 메타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역시 플로리다 남부의 고가 해안 주택 매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유세 추진과 맞물리면서 고소득층의 ‘부의 유출’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반면 엔비디아 공동 창업자 젠슨 황은 가주 사업 환경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산업 인프라와 인재 생태계가 견고한 만큼 단순한 세금 요인만으로 기업 이전을 결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업계 일각에서는 “조세 부담은 변수지만, 가주의 기술 기반은 쉽게 대체할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치권의 입장 차도 분명하다.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은 지난 18일 LA 한인타운 윌턴 극장에서 열린 부유세 찬성 집회에 참석해 “억만장자 계층이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부유세 도입을 강하게 지지했다. 그는 “일부 초부유층이 자신을 사회 위의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개빈 뉴섬 가주 주지사는 부유층 이탈이 세수 기반을 약화시키고 재정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같은 진보 진영 내에서도 조세 형평성과 경제 경쟁력 사이에서 시각 차가 뚜렷하게 드러난 셈이다.
 
이번 주민발의안은 순자산 10억 달러 이상 억만장자와 신탁 자산에 5%의 일회성 세금을 부과해 의료 재원을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비스노조 국제연합(SEIU) 산하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워커스웨스트’가 추진 중이며, 6월 24일까지 약 87만5000명의 서명을 확보해 11월 선거에 상정하는 것이 목표다. 통과될 경우 약 1000억 달러의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단순한 인구 이동을 넘어 민주당의 정치 자금 기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마크 저커버그는 오랜 기간 민주당 후보와 관련 단체를 후원해 온 대표적 기부자들이다.
 
부유세 논쟁은 ‘형평성 강화’와 ‘경제 경쟁력 유지’라는 두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지점에 놓여 있다. 정치권 내부 갈등과 기업인들의 선택이 맞물리면서, 가주의 조세 정책 방향을 가를 중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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