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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전역을 휩쓰는 K-팝 물결…북텍사스서도 존재감 확대

Dallas

2026.02.23 06:49 2026.02.23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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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전문가들, “달라스-포트워스의 교통 인프라와 시장 수요가 성장 견인”
달라스 모닝뉴스 보도.

달라스 모닝뉴스 보도.

 달라스의 유력 일간지 달라스 모닝 뉴스가 지난 20일자 ‘아트 & 엔터테인먼트’ 섹션에 북 텍사스에서의 K-팝(K-pop) 열풍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 다음은 기사 내용을 전재한 것이다.
진한 핫핑크색 트레이닝복에 회색 솜털 재킷을 걸친 프레스턴 솔로몬(Preston Salomon)은 K-팝 걸그룹 트와이스(Twice)의 ‘디스 이즈 포(This Is For)’가 인근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자, 40여명의 다른 댄서들과 거의 완벽한 호흡으로 뛰고, 구르고, 회전했다.
1월 31일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 앞에서 솔로몬과 동료 팬들은 트와이스의 달라스 2회 공연 중 첫날 입장이 시작되기전 ‘랜덤 플레이 댄스(random play dance)’를 선보였다. 빠르게 바뀌는 여러 곡의 안무를 즉석에서 맞춰 추는 챌린지다. 트와이스는 현재 ‘디스 이즈 포’라는 타이틀의 네 번째 월드투어로 북미를 순회 중이다.
솔로몬은 “K-팝 아티스트들이 미국에 오는 건 이제 큰 흐름이다. 방탄소년단(BTS), 트와이스,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처럼 미국 시장을 염두에 둔 대형 그룹들이 나오면, 다른 팀들도 뒤따르기가 쉽다. 특히 지금은 더 그렇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 K-팝은 미국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여름 공개된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디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는 넷플릭스 사상 최다 시청 영화로 기록됐다. 콘서트와 팬 이벤트는 수십개 대도시권에 자리 잡았다.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의 2026년 컴백 투어에는 북미 12개 도시가 포함됐고, 8월 알링턴에서도 두 차례 공연이 예정돼 있다.
이같은 전국적 확산과 함께 콘서트·엔터테인먼트 가격을 추적하는 웹사이트 ‘티켓데이터(TicketData)’의 행사 기록은 북 텍사스 지역에서의 K-팝 존재감도 커졌음을 보여준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달라스-포트워스(D-FW) 지역에서 예정된 연간 K-팝 행사는 33건에서 36건으로 늘었다. 특히 대형 무대 비중이 커졌다. 2023년에는 1만5천명 이상을 수용하는 공연장 이벤트가 2건이었으나 2025년에는 6건으로 증가했다.
전문 댄서를 꿈꾸며 K-팝 아티스트와의 무대를 목표로 하는 솔로몬은 D-FW 지역에서 커지는 K-팝 인기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2월 1일 트와이스의 두 번째 달라스 공연을 관람했다. 2020년 음악을 접한 이후 처음으로 현장에서 본 무대였다.
그는 “음악을 즐기고 K-팝 아이돌을 직접 보는 건 정말 큰 영감이 된다.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바로 그것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 다양한 시장
 
광범위한 교통 인프라에 더해, 다양한 장르와 아티스트를 수용하는 시장 성향이 D-FW를 텍사스의 K-팝 중심지로 만들었다고 팬들과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의 마케팅·이벤트 담당 부사장 데이비드 아일랜드(David Ireland)는 “지난 5년만 봐도 K-팝에 대한 열기와 관심 인구, 그리고 다양성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면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티켓데이터에 따르면, 2023~2025년 D-FW 대도시권에서 열린 K-팝 행사는 100건을 넘었으며, 이는 휴스턴과 샌안토니오를 합친 수치보다 더 많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넓은 지리적 범위의 팬을 끌어들이는 K-팝의 특성이 D-FW에서의 성장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아일랜드는 설명했다. 그는 “원정 관객의 호텔 예약과 지역 식당 이용도 어떤 아티스트를 언제 초청할지 결정할 때 항상 고려 요소”라고 덧붙였다.
오랜 K-팝 팬인 스테이시 엘리스(Staci Ellis)는 트와이스 달라스 공연을 앞두고 휴스턴에서 올라왔다. 그는 각 공연전 로어 그린빌의 펑차(Feng Cha)에서 ‘컵슬리브(cupsleeve)’ 이벤트를 두 차례 열었다. 아티스트나 콘서트에 맞춰 제작한 컵 슬리브를 나누는 K-팝 팬 모임이다.
앨범, 포토카드, 응원봉(lightstick) 같은 수집품은 K-팝 문화의 핵심이지만, 공식 굿즈는 비싸고 디자인도 제한적이어서 팬 제작 컵슬리브가 교환과 소통의 장이 된다고 엘리스는 말했다. 콘서트 외부에서도 팬들이 만나 공동체를 형성하고, 하위 장르와 그룹을 넘어 연결되는 공간이라는 설명이다. 엘리스는 “모두를 위한 무언가가 있다”고 전했다.
트와이스 달라스 공연 주말 동안 D-FW 전역에서는 최소 6건 이상의 팬 이벤트가 열렸다. 엘리스는 “직접 공연을 보지 못하는 팬들도 콘서트 경험에 참여하도록 돕기 위한 모임이 많다”고 했다.
트와이스가 오는 4월 오스틴시내 무디 아레나(Moody Arena)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음에도, 휴스턴에 사는 얼 라가사(Earl Ragasa)는 1월 공연을 찾았다. 그는 “달라스 공연장이 다른 지역보다 더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함께 갈 수 있는 지인이 D-FW에 더 많았다”고 말했다. “K-팝 문화는 텍사스의 다른 곳보다 달라스가 더 큰 것 같다”는 라가사는 친구 5명과 함께 1월 31일 공연을 관람했다.
 
■ 개척지 공략
 
한국 대중문화를 연구하는 텍사스대 오스틴(UT Austin)의 오유정(Youjeong Oh) 교수는 미전역 시장에서의 성공이 D-FW 붐의 핵심 동력이라고 분석했다.  
‘케이팝 디몬 헌터스’가 흥행하기전부터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Blackpink)의 곡들은 빌보드 차트에 꾸준히 진입해 왔다. 트와이스 멤버 지효, 정연, 채영은 이 영화의 수록곡 ‘테이크다운(Takedown)’ 제작에 참여했다. 트와이스는 2021년 10월 ‘더 필즈(The Feels)’로 처음 ‘빌보드 핫 100’에 올랐다. 첫눈에 반한 사랑을 노래한 디스코풍 곡이다.
고등학생 리든 푸엔테스(Rheeden Fuentes)는 ‘더 필즈’를 즐겨 들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지난해 ‘케이팝 디몬 헌터스’를 본 뒤 K-팝을 다시 찾았고 트와이스는 다시 최애 그룹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행복해지는 음악이다. 어떤 기분이든 듣기만 하면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더 필즈’는 전곡 영어 가사로, 오 교수는 이를 K-팝의 서구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설명했다.
최근 K-팝은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스타일과 장르 실험을 확대하고 있다. 트와이스 멤버 정연의 솔로곡 ‘픽스 어 드링크(Fix a Drink)’는 어쿠스틱 기타와 피들(fiddle)을 활용한 컨트리 음악 요소를 담았고, 그는 카우걸 모자와 부츠 차림으로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 무대에 올랐다.
한국 기획사들은 해외 작곡가·안무가·프로듀서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오 교수는 이를 “매우, 매우 글로벌화된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한국내 시장은 한정적인 반면, 미국은 아직 개척 여지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개척지(frontier)와 같다. 아직 완전히 점령되거나 포화되지 않았죠. 미국에는 공연 인프라가 매우 탄탄하다. 그래서 K-팝 기획사들이 콘서트 중심의 수익 모델을 따라가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한국 팬을 소외시키지 않으면서 해외 팬을 키우는 ‘이중 전략(two-tiered)’을 신중히 유지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은퇴한 사무직 관리자 셰리 하인즈먼(Sherri Heinzman)은 딸과 함께 1월 트와이스 공연을 관람했다. 일부 멤버가 부상과 질병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아주 잘 해냈다”고 그는 전했다.
하인즈먼은 2026년 초에야 트와이스에 입문했지만, 2013년부터 K-팝을 들어온 63세의 베테랑 팬이다. 블랙핑크와 세븐틴(Seventeen) 같은 대형 그룹뿐 아니라, 한국 인디 록 밴드 더 로즈(The Rose), 청각장애·난청 멤버로 구성된 K-팝 그룹 빅오션(Big Ocean)도 좋아한다. 그는 미국과 북텍사스에서 K-팝 물결이 더 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집처럼 느껴지는 이곳에서 더 많은 무대를 보고 싶다”고 하인즈먼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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