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를 노린 '주의 분산 절도'가 기승이다. 지난달 이글록 ATM에서 타깃을 물색하는 용의자들(왼쪽)과 25일 발생한 사건의 용의자들. [NBC4·KTLA 캡처]
시니어를 노린 ‘주의 분산 절도(distraction theft)’ 범죄가 가주 전역에서 잇따르며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최근에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한 수법까지 등장하면서 피해 사례가 확산하는 추세다.
NBC 뉴스는 어바인에서 시니어를 상대로 한 주의 분산 절도 사건이 발생해 용의자 1명이 체포됐다고 25일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셰리 푸(75) 씨는 UC어바인 인근 트레이더 조 매장에서 쇼핑하던 중 누군가 어깨를 치고 지나간 직후 어깨에 멘 가방에서 지갑을 도난당했다. 매장 보안카메라에는 한 여성이 푸 씨의 지갑을 들고 빠져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경찰은 수사 끝에 안드레아 파티노(51)를 지난 23일 체포했다.
최근 몇 년 사이 한인 시니어를 노린 주의 분산 절도 사례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한인 시니어가 자택 앞마당에서 작업 중 ‘주의 분산 절도’ 수법에 당해 금품을 도난당했다. 한인 시니어가 오전에 잔디를 정리하던 중 폭스바겐 차량에 탄 남녀가 접근해 길을 묻고 감사 인사를 하며 포옹하는 사이 장갑을 벗기고 금품을 빼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 2025년 7월 23일자 A-1면〉 또 지난해 9월에는 한인 시니어에게 목걸이를 걸어 주겠다며 착용하고 있던 은목걸이를 빼내려 한 사건도 발생했다. 〈본지 2025년 9월 4일자 A-1면〉
이와 관련 제프 이 LA한인회 사무국장은 “주의 분산 절도 피해로 지갑과 함께 ID나 소셜시큐리티카드를 분실했다며 재발급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일주일에 7~8건에 달한다”며 “시니어의 경우 상황 인지와 대응이 늦어 피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ATM을 이용하는 시니어를 노린 주의 분산 절도도 발생하고 있다.
LA경찰국(LAPD)에 따르면 지난 1월 15일 이글록 콜로라도 불러바드 인근 ATM에서 83세 남성이 ATM기를 이용하다 주의 분산 절도를 당했다. 용의자 2명은 피해자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장면을 지켜본 뒤 일부러 20달러 지폐를 떨어뜨리고 어깨를 두드려 주의를 돌렸다. 피해자가 돈을 줍기 위해 몸을 돌리는 순간 공범이 카드 단말기에서 피해자의 카드를 빼내 위조 카드로 바꿔치기했다. 이후 용의자들은 진짜 카드를 이용해 수천 달러를 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LAPD는 ATM을 이용하는 노인들에게 누군가 접근해 돈이 떨어졌다며 알려주더라도 ATM에서 눈을 돌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ATM을 노린 범죄가 갈수록 정교해지면서 악성 소프트웨어로 기기 자체를 해킹하는 이른바 ‘ATM 잭팟팅’ 사건도 전국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FBI는 지난해 전국에서 700건의 ATM 잭팟팅 사건이 발생했으며, 피해액은 2000만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했다. 잭팟팅은 특정 개인 계좌가 아닌 ATM 시스템에 침투해 현금을 강제로 인출, 짧은 시간 안에 거액을 빼돌리는 수법이다.
ATM 잭팟팅 등 신종 범죄가 잇따르자 LA카운티도 은행과 ATM 이용객을 대상으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달 초 네이선 호크먼 LA카운티 검사장과 카운티 사법 당국 관계자들은 연휴 기간 현금 인출 증가를 노린 범죄 가능성을 경고하며, ATM 사용 시 주변을 경계하고 의심스러운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신고해 줄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