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의 나라' 미국이 올해 건국 250주년을 맞았지만, 미국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지난해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인구 순유출이 발생했다는 추산이 나왔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유럽 국가 등 15개국 자료를 분석해 보도한 데 따르면, 지난해 최소 18만명의 미국인이 이들 국가로 이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WSJ 분석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회원국 27개국 중 대다수의 국가에서 거주와 취업 목적으로 입국하는 미국인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포르투갈에 거주하는 미국인 수는 2만6000명으로 2020년 대비 450% 가까이 늘었다. 스페인과 네덜란드에서는 지난 10년간 미국인 거주자 수가 거의 두 배 늘었고, 체코에서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독일로 이주한 미국인이 미국으로 이주한 독일인 수보다 많았고, 아일랜드에서는 지난해 이주해온 미국인 수가 9600명으로 전년(4900명)보다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앞서 브루킹스연구소 분석에서도 지난해 미국의 순이민자 수는 -15만명으로 인구가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올해 순유출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방 의회예산국(CBO)은 인구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인구 증가세가 이민규제 강화와 맞물려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에선 강제 추방이 67만5000건 발생했으며, 불법체류자들이 자발적으로 미국을 떠난 사례도 약 220만건에 달했다.
정부 당국에는 외국 여권을 받기 위해, 또는 해외 소득에 대한 과세를 피하기 위해 시민권 포기를 요청하는 미국인들의 신청도 수개월분 밀려 있는 것으로 나왔다. WSJ가이민관련 업체들을 통해 파악한 결과, 미 시민권 포기 신청 건수는 2024년 기준 전년보다 48% 늘었다.
통계상 마지막으로 미국 인구의 순유출이 일어난 것은 1935년이었다.
미국의 인구 순유출 배경으로는 총기 등 범죄 문제와 생활·의료비 부담, 극단적 정치, 이민정책 등이 다양하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인들 역시 역이민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LA타임스는 지난 2024년, 한국에서 소셜시큐리티를 받은 한인이 2013년 3709명에서 2023년 9379명으로 10년간 2.5배 수준으로 늘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템플 대학의 케이틀린 조이스 연구원은 "최근 추세는 미국이 세계 최고의 나라이며 모두가 이곳으로 이주하고 싶어한다는 '미국 예외주의'가 약화한 모습을 반영한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