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바인 한인 사회에서 가장 화제가 된 뉴스 중 하나는 강석희 전 시장의 정계 복귀 선언이다.
강 전 시장은 최근 11월 열릴 어바인 시의회 1지구 의원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비교적 최근 어바인에 둥지를 튼 한인은 그에 대해 잘 모를 수 있겠지만, 오랜 기간 어바인에 산 이들 중 그를 모르는 이는 매우 드물다.
강 전 시장은 지난 2004년 최석호 현 가주 상원의원과 나란히 당선돼 한인으로선 처음으로 어바인 시의회에 입성했다. 한인 동반 당선이란 낭보는 어바인은 물론 전국의 한인 사회, 한국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강 당시 시의원은 2008년에는 시장 선거에 출마, 전국 최초의 한인 직선 시장 당선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2010년 재선에 성공한 그는 2012년 임기 제한 규정에 따라 시의회를 떠났다.
강 전 시장의 뒤를 이은 이는 최 의원이다. 최 의원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시장을 지냈다. 강, 최 전 시장이 시의원과 시장을 지낸 기간 어바인은 많은 발전을 이뤘고, 한인 사회도 크게 성장했다.
한인 시의원이 없던 시절, 한인들은 시의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이가 없다는 것을 많이 아쉬워했다.
한인 사회의 대표성을 인정받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어바인은 오렌지카운티에서 한인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다. 그런데도 2007년까지 어바인 시내엔 한인 마켓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2003년 문을 연 프레시아마켓이 ‘어바인 첫 한인 마켓’을 표방했지만, 실제 이 마켓은 터스틴에 있었다. 당시 한인 마켓 업계 관계자들은 어바인에 한인 마켓을 내는 것이 너무 어렵다고 푸념했다.
한인 시의원 2명이 배출된 지 3년 뒤인 2007년 11월 마침내 시온마켓이 어바인에 문을 열었다. 이후 H마트를 비롯한 한인 마켓이 잇따라 시내에 매장을 마련했다. 마켓과 함께 다른 한인 업소들도 앞다퉈 어바인에 진출했고, 이와 함께 한인 인구도 늘며 어바인 한인 사회도 팽창했다.
어바인 시가 한국의 서초구와 자매 도시, 노원구와 우정의 도시 결연을 한 것도 강, 최 전 시장 재임 시절의 성과다. 당시엔 한국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의 시청 방문도 잦았고 어바인 한국문화축제도 시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오렌지카운티의 한인 정치사를 논할 때 강, 최 전 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카운티 최초의 한인 시의원은 1992년 당선된 고 정호영 전 가든그로브 부시장이다. 지난 2000년 정 부시장이 퇴임한 뒤 4년 만에 등장한 강, 최 전 시장 이후 한인 사회는 정치력 신장의 필요성을 실감하게 됐다.
2010년 이후 라팔마, 부에나파크, 풀러턴, 라구나우즈에서 한인 시의원이 잇따라 당선된 배경엔 강, 최 전 시장 이후 한인 후보에게 몰표를 주면 한인이 시의원에 당선되고, 한인 사회도 한층 발전할 수 있다는 유권자들의 믿음과 결집이 있었다.
강, 최 전 시장이 시의회를 떠난 후 단절됐던 어바인의 ‘한인 대표성’은 2020년 태미 김씨가 한인 여성 최초로 시의원에 당선되면서 다시 이어졌다.
김 시의원은 동료 시의원들의 투표로 부시장도 지냈지만, 2024년 시장 선거에서 낙선했다. 강 전 시장은 끊어진 한인 시의원 명맥을 2년 만에 다시 잇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어바인의 현직 타인종 시의원이 한인 사회를 외면 또는 홀대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인 사회의 사정은 한인 시의원이 가장 잘 알게 마련이다. 게다가 강 전 시장은 어바인 시 사정에 밝아 시의회 내 복잡한 역학관계를 풀어낼 적임자로 꼽힌다.
시의회를 떠난 지 14년 만에 다시 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강 전 시장이 22년 전의 승리를 재현하려면 1지구 한인 유권자의 결집이 필요하다. 강 전 시장과 어바인 한인들이 ‘어게인 2004’를 이뤄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