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업무를 처리하는 공간이 아니라, 기업의 정체성과 문화를 구현하는 전략적 플랫폼으로 재정의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코어넷(CoreNet) 패널 토론에서 TIAA, 구글, 세일즈포스의 리더들이 제시한 공통된 메시지는 분명했다. “공간은 비용이 아니라 전략이다.”
먼저 강조된 것은 ‘목적 기반(Purpose-Driven) 오피스’다. 기업의 미션이 분명하고 일관되게 실행될 때 직원 몰입도와 성과는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TIAA는 ‘평생 소득 리더십, 고객 만족, 운영 강화’라는 세 가지 미션을 공간 설계에 녹여낸다. 각 지역 사무실에 로컬 아티스트의 작품을 배치해 글로벌 브랜드와 지역 사회를 연결한다. 이는 단순한 인테리어가 아니라 기업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장치다. 방문객은 그 공간에서 기업의 방향성과 철학을 직관적으로 체감하게 된다.
세일즈포스는 오피스를 협업 허브로 정의한다. 재택근무 확산 이후에도 대면 온보딩을 강화해 신입 직원이 첫날부터 기업 문화를 체험하도록 설계했다. 출근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연결과 협업이라는 명확한 이유를 제공하는 것이다. 구글 역시 오피스를 기업 문화의 ‘물리적 구현’으로 본다. 대담함과 책임감, 창의성과 유연성을 상징하는 ‘구글리(Googly)’ 문화가 공간 디자인 전반에 반영된다. 모든 결정은 직원 경험을 중심에 둔다. 사소해 보이는 가구 배치와 휴식 공간 구성까지도 혁신을 촉진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흥미로운 점은 많은 기업에서 인재 전략과 부동산 전략이 여전히 분리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한 조사에서 단 9%만이 두 전략이 잘 정렬돼 있다고 답했다. 이는 기업 부동산 리더에게 기회이자 과제다. HR과 초기 단계부터 협업해 채용·육성 전략을 공간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그래야 오피스 투자가 비용이 아닌 성과 창출의 레버리지로 작동한다.
또한 유연성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다양한 근무 방식과 빠르게 변하는 사업 환경에 대응하려면 공간은 가변적이어야 한다. 세일즈포스는 글로벌 디자인 표준을 도입해 어느 나라에서든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지역 특성을 반영한다. 이는 글로벌 기업이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현지화에 성공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결국 핵심은 다섯 가지다. 첫째, 인재 전략과 오피스 전략을 정렬하라. 둘째, ‘위치 전략 로드맵’을 통해 경영진에 공간 투자의 가치를 설명하라. 셋째, 출근할 이유가 있는 오피스를 만들라. 넷째, 유연하고 사용하기 쉬운 공간을 설계하라. 다섯째, 모든 것을 데이터로 측정하라.
미래의 오피스는 면적이 아니라 정체성으로 평가받는다. 기업의 목적과 문화를 담아내는 공간만이 인재를 끌어들이고 조직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 이제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의 오피스는 ‘어디에서 일하는가’를 넘어 ‘우리가 누구인가’를 말해주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