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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세 인상되면 세입자 부담 폭등할 것”

New York

2026.03.11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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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다니 재산세 인상안 발표에
중산층 부담 증가 우려 커져
“건물주, 세입자에게 부담 전가”
렌트 급등에 첫 주택구매 연령↓
#. 뉴저지주 저지시티 아파트에 세입자로 거주하는 20대 금융계 직장인 A씨는 최근 커네티컷주로의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 맨해튼 미드타운으로의 출근이 불편해 기존에 살던 뉴욕 롱아일랜드시티로 다시 이사가려 했으나, 최근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의 ‘재산세 인상’ 제안 소식을 듣고 뉴욕으로의 복귀를 포기했다. 그는 “롱시티에 살 당시 아파트에서 재산세 인상 등을 이유로 계약 갱신 때마다 렌트를 크게 올려 감당하기 어려웠다”며 “재산세가 실제로 인상되면 그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게 뻔하다. 이제 뉴욕으로 돌아가는 건 어렵고, 집을 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뉴저지도 재산세가 높은 편이라 커네티컷으로 가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 뉴욕 퀸즈 거주 30대 직장인 B씨도 주택 구입을 고려했지만, 재산세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으로 계획을 미루게 됐다. 그는 “렌트가 급등하는 상황이라 조금 무리해서라도 집을 사두려고 한 건데 관리 비용까지 늘면 중산층이 살기 더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맘다니 시장이 추진하는 재산세 인상안이 부각되면서, 젊은 세입자와 자영업자 등 중산층 가구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중순, 맘다니 시장은 뉴욕시 재정 위기를 둘러싼 해법 중 하나로 최대 9.5%의 재산세 인상을 제시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재산세 인상안이 실제로 시행될 경우, 가장 즉각적이고 큰 영향은 렌트 시장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 ‘컴패스(Compass)’의 한인 리얼터 레이 유씨는 “재산세가 오르면 건물주들의 운영 비용이 증가하고, 결국 그 부담은 세입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기존 계약 갱신 때 렌트를 3% 정도 올렸다면, 앞으로는 6% 이상까지 오를 수 있어 세입자 부담이 폭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브로커 피 집주인 부담’ 조례 시행 사례를 들어, 실제로 건물주들이 비용을 렌트에 반영하며 세입자 부담이 늘었던 상황과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뉴욕 주택시장의 구조적 특성도 렌트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현재 뉴욕의 주택 공실률은 약 1.4%로, 1968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는 시장에 나와 있는 집이 거의 없고, 기존 세입자들이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계약을 유지하면서 이사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 신규 렌트 물량이 더욱 줄어든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새로 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는 높은 시세의 렌트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러한 공급 부족 때문에 일부 젊은 세입자들이 뉴저지 등 외곽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가능한 한 빨리 집을 구매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렌트 상승 압력으로 첫 주택 구매자층의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유 리얼터는 “과거에는 렌트가 모기지보다 저렴해 장기간 렌트 생활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렌트 상승폭이 커지면서 두 비용 차이가 줄었다”며 “이에 따라 일부 젊은 세입자들은 뉴욕 내 비교적 가격이 낮은 매물을 찾아 집을 사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한인들은 “불안한 경제 상황 속 집을 사고 싶긴 하지만 이직이나 타주 이동 등으로 집을 팔지 못하고 렌트를 놓아야 하는 경우, 렌트 인상을 억제하는 또 다른 정책을 만들어버리면 소유주가 막대한 재산세와 운영비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될까 우려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상가 임대 시장에서도 부담은 증가할 전망이다. 뉴욕시에서는 세입자가 재산세와 보험료, 유지·보수 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트리플넷 리스(NNN)’ 계약 형태가 많아, 한인 자영업자들을 포함한 업주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재산세 인상안이 시장 전체를 흔드는 변수임은 분명하지만, 중요한 것은 개인별 상황과 재정 능력에 맞춰 대응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유 리얼터는 “오히려 불확실성 속에서 시장을 분석하고 합리적 매물을 선별해 구매하는 사람들은 장기적으로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세입자든 구매자든,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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