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피면 이혼 늘어난다
Los Angeles
2026.03.11 22:59
2026.03.11 23:08
연말 갈등 1월에 상담 급증
새해 결심이 실제 소송으로
‘미혼’ 세금 부담 없는 시기
2~3월 이혼 절차 밟기 시작
3월이 되면 이혼 변호사 사무실이 본격적으로 바빠진다. 연초 이혼 상담 문의가 급증한 뒤 실제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정법 변호사들에 따르면 1~3월은 이른바 ‘이혼의 시기’로 불린다.
리아 최 이혼 전문 변호사는 “1월이 되면 이혼 상담 문의가 급증하는 현상을 매년 체감하고 있다”며 “특히 1월 둘째 주 전후로 상담 문의가 크게 늘어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1월은 이혼 상담이 시작되는 시기일 뿐 실제 소송이 급증하는 달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이혼 신청은 봄과 늦여름에 더 많이 접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대학이 최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이혼 신청은 매년 3월과 8월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다.
온라인 리뷰 플랫폼 옐프(Yelp)에서도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 사이 이혼 전문 변호사 검색량이 전월 대비 33% 이상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연말연시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중요한 시기로 인식되기 때문에 대체로 이혼 결정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휴가 끝난 뒤 미뤄졌던 결심이 상담으로 이어지고, 실제 이혼 신청은 이후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연말은 부부 갈등이 드러나는 시기로도 꼽힌다.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송년 모임 등 가족 모임이 이어지면서 평소 덮어두었던 갈등이 표면화되기 쉽다.
제니 김 변호사는 “연초에는 그동안 이혼을 고민해 왔던 마음을 구체화하는 시기”라며 “이때 법률 상담을 받고 2~3월부터 본격적으로 이혼 절차를 밟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재정적인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 가주에서는 12월 31일을 기준으로 혼인 상태에 따라 세금 보고 신분이 결정된다.
대니얼 김 CPA는 “연말 전에 이혼이 확정돼 ‘미혼(Single)’으로 신고할 경우 세금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새해 이후 절차를 시작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코스모폴리탄 매거진은 최근 보도에서 새해 결심과 함께 찾아오는 자기 성찰이 이혼 결정의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혼 전문 변호사 재키 콤스는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삶의 중요한 변화를 고민하게 된다”며 “금주나 운동 목표를 세우는 것처럼 결혼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부부들도 삶을 재정비하려는 결심을 하게 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한인 사회에서는 전통적 가치관과 세대 변화, 명절 등 문화적 요인도 이혼 상담 시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변호사는 “한국의 전통적 가치관에서는 이혼이 가문의 수치로 여겨지고 참고 견디는 것이 미덕으로 강조돼 왔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1.5세와 2세 한인들은 개인의 행복과 정신 건강을 더 중요하게 여기면서 상담을 더 빠르게 찾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인 사회에서는 설날 등 명절 이후 이혼 상담이 늘어나는 경우도 많다.
최 변호사는 “명절 동안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갈등이 더욱 분명해지고 연휴가 끝난 뒤 이혼을 결심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송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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