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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도 찜통 더위 피할 그늘 없다…USC, LA카운티 주민 설문

Los Angeles

2026.03.17 21:59 2026.03.17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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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타운 98% "그늘 부족해"
"가로수 확대, 차양막 설치해야"
올림픽 불러바드 인근 한 버스정류장에서 한인 시니어가 그늘막이 없어 양산을 쓴 채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김상진 기자

올림픽 불러바드 인근 한 버스정류장에서 한인 시니어가 그늘막이 없어 양산을 쓴 채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김상진 기자

 LA 한인타운 주민들이 폭염 속에서 ‘그늘 부족’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이번 주 내내 LA카운티 최고 기온이 100도에 육박하며 폭염 경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인타운이 포함된 지역의 그늘 부족 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USC가 최근 LA카운티 주민(13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명 중 4명(83.9%)이 나무 그늘이 부족한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반면 나무 그늘이 풍부한 지역에 산다고 답한 주민은 4.6%에 불과했다.
 
지역별로는 한인타운이 포함된 LA카운티 2지구 주민들의 그늘 부족 체감도가 가장 높았다. 2지구 응답자 293명 중 약 98%가 “그늘이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롱비치와 토런스 등이 포함된 4지구도 94%로 뒤를 이었다.
 
김정자(72·LA)씨는 “최근 수년 사이 한인타운 내 무성했던 나무 가지들이 정리되면서 거리가 깔끔해지기는 했지만, 반대로 나무 그늘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며 “특히 지금 같은 폭염에는 잠시 그늘 아래에서 쉴 수 있는 곳을 찾는게 쉽지 않아 대낮에 다니기가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USC는 보고서를 통해 “유색인종과 저소득층 밀집 지역일수록 나무 그늘이 부족해 녹지 공간 확대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본지도 LA 지역 공원 현황 및 실태와 관련해 UCLA-베조스 펠로십에 참여, 한인타운 주민들이 산책하며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을 기획 기사로 보도한 바 있다. 〈본지 2025년 5월 19일자 A-4면〉
 
이 같은 현상은 인구 특성별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저소득층과 유색인종, 고졸 이하 학력 인구가 밀집한 지역에서 그늘 부족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두드러졌다. 특히 아시아계 응답자의 80.3%, 히스패닉 응답자의 91.6%가 나무 그늘 부족을 호소했다.
 
뙤약볕 아래서 버스나 전철을 기다리는 대중교통 이용 환경 역시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LA 메트로 버스 정류장과 전철역에서 ‘그늘이 충분하다’고 답한 비율은 23.3%에 그친 반면, 47.5%는 “매우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한인타운이 포함된 2지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51.7%)이 정류장 그늘막 부족을 지적해 공공 인프라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은 해결책으로 가로수 확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전체 응답자의 77.6%가 가로수 식재 및 관리 예산 확대에 찬성했으며, 그늘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찬성률이 82%까지 높았다. 가로수 확대 효과로는 공기질 개선(약 68%), 체온 감소(약 66%), 도시 미관 개선(55%) 등이 주요 이유로 꼽혔다.
 
한편 폭염이 지속되자 LA시는 긴급 대응에 나섰다. 도서관과 레크리에이션 센터 등 수백 개 공공시설을 냉방 공간으로 개방하고, 일부 시설은 오후 10시까지 연장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폭염에 취약한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지원도 강화된다. LA시 노인국은 65개 이상의 급식소와 19개 다목적 센터를 통해 냉방 공간과 식사, 안부 확인, 교통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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