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소득 가구가 사후 세금 공제 후 5% 저축 시 하염없는 세월 전국서 가장 낮은 구매력 기록, 위니펙 6년 대비 14배 격차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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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의 평범한 직장인이 단독주택 계약금(Down Payment)을 마련하려면 83년이 넘게 걸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실상 대를 잇지 않고서는 자력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로 풀이되어 젊은 층의 절망감이 깊어지고 있다.
밴쿠버 단독주택 다운페이 36만 달러, 저축만으론 '하늘의 별 따기'
부동산 전문업체 주카사(Zoocasa)에 따르면, 밴쿠버의 평균 단독주택 가격인 183만 5,900달러를 기준으로 구매자가 준비해야 할 최소 다운페이는 약 36만 7,180달러에 달한다. 캐나다 금융 규정상 150만 달러 이상의 주택은 집값의 최소 20%를 선불로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소득 대비 저축 속도다. 2023년 기준 밴쿠버 가구의 평균 세후 소득인 8만 7,640달러 중 5%인 4,382달러를 매년 저축한다고 가정할 때, 필요한 다운페이를 모으는 데는 총 83년 10개월이 걸린다. 현재 25세인 청년이 오늘부터 저축을 시작해도 109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집을 살 수 있는 셈이다. 주카사 측은 "경주는 이미 끝났는데 한참 뒤에나 결승선을 통과하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전국 도시별 격차 심화, 토론토 72년 vs 위니펙 6년
캐나다 내 주요 도시 간 주택 구매력 격차는 역대 최대치로 벌어졌다. 밴쿠버에 이어 두 번째로 집을 사기 어려운 도시는 토론토로 나타났다. 토론토의 평균 단독주택 가격은 156만 8,543달러이며, 최소 다운페이인 31만 3,709달러를 모으는 데는 72년 7개월이 소요된다.
반면 캐나다에서 가장 저렴하게 집을 살 수 있는 도시는 매니토바주 위니펙으로 조사됐다. 위니펙의 평균 주택 가격은 45만 6,232달러로, 최소 다운페이인 2만 2,812달러를 마련하는 데 약 6년이면 충분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 역시 평균 주택가 57만 1,372달러에 다운페이 마련 기간이 7년 남짓으로 나타나 밴쿠버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상속과 증여 없인 불가능, '렌트베스팅' 등 대안 부상
현실이 이렇다 보니 자력으로 집을 사는 대신 가족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지배적이다. 캐나다 모기지주택공사(CMHC) 설문 결과에 따르면 캐나다인의 41%가 가족의 증여나 상속을 통해 다운페이를 마련했다. 지난해 캐나다 주택 소유자들이 받은 상속액 중간값은 8만 5,100달러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지 않기 위한 대안으로 연간 8,000달러까지 저축 가능한 생애 첫 주택 저축 계좌(FHSA) 활용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시장으로 눈을 돌리거나, 본인은 임대로 살면서 저렴한 투자용 부동산을 먼저 구입해 자산을 불리는 '렌트베스팅(Rent-vesting)' 전략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