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고급주택 시장에서 외국 구매자의 비중이 18.2%로 높아졌다. 말리부의 고급 주택들.
부유세 논의로 가주 억만장자들이 플로리다와 네바다 등 세율이 낮은 곳으로 이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LA 고급 주택 시장에 오히려 해외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플랫폼 리얼터닷컴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초 남가주를 강타한 대형 산불 이후 LA 고급 주택 시장에 대한 해외 수요는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12월 기준 18.2%까지 상승했다. 이는 고급 주택 구매자 5명 중 1명에 가까운 비율이 해외에서 유입됐음을 의미한다. 이후 올해 초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리얼터닷컴의 앤서니 스미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LA는 거주지나 세컨드 홈, 투자 자산, 자산 보존 수단을 찾는 고액 자산가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해외 투자자 비중이 정점인 5명 중 1명 수준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소더비 인터내셔널 리얼티 소속인 월터스 플랙슨 에스테이츠 팀의 니콜 플랙슨 공동 창립자는 최근 브라질 부유층 가족이 약 8000만 달러 규모의 매물을 찾았으며 일본 투자자는 LA에서 여러 채의 주택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플랙슨 창립자는 "LA는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기술 산업이 결합한 독특한 생태계를 갖고 있으며 바다와 사막, 산이 모두 1시간 거리에 있는 입지적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투자자들은 대체로 5000만 달러 이상의 초고가 주택을 선호하며 상당수가 현금 거래를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외국인 부동산 구매자의 약 절반은 전액 현금으로 거래하는 반면, 국내 구매자의 현금 거래 비율은 28%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캐나다가 LA 고급 주택 조회 건수의 29%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영국 10%, 호주 8%, 독일 6%, 멕시코 3% 순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구매자 증가는 가주 경제의 성장세와도 맞물려 있다. 가주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과 비교해 40%나 증가해 4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4위 경제 규모에 해당한다.
고급 주택 가격도 상승세다. 리얼터닷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LA는 50대 대도시 가운데 코네티컷 브리지포트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싼 고급 주택 시장으로 나타났다. 상위 10% 주택의 시작 가격은 425만 달러로 이는 전국 주택 중간 가격의 3배를 넘는다.
이처럼 높은 진입 장벽에도 불구하고 해외 투자 수요는 줄지 않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LA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며 런던이나 시드니, 홍콩 등 주요 도시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강조한다. 전 세계 부유층 투자자들은 라이프스타일과 기후, 문화, 금융 중심지라는 요소가 결합한 시장을 선호하지만 모든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도시는 많지 않다.
전문가들은 LA 고급 주택 시장은 여전히 국내 구매자가 주도하고 있지만 해외 투자자들도 현금 거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