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이아침에] 어머니, 마지막 순간 함께 할 그 이름

Los Angeles

2026.04.30 18:55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김효남 HCMA 원목 협회 디렉터

김효남 HCMA 원목 협회 디렉터

조건 없는 사랑과 호의를 받아 본 기억이 많다. 그때의 상황도 호의를 베푼 사람도 기록해 두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모습과 친절한 음성은 마음에 새겨져 있다. 수 많은 그들의 존재가 나의 삶을 여기까지 오게 한 힘이 되었다는 것을 느낀다.  
 
이민자로 살면서 인종을 초월해 받았던 호의와 돌봄은 교회와 병원에서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내가 병원 환자와 그 가족들에 최선을 다하는 것도 그동안 받았던 호의를 돌려주기 위함이다.  성서는 십자가 사랑을 통해 영원한 소망이 되게 하신 하나님의 언약을 기록했다. 이 거룩한 돌봄으로 우리가 삶의 도전에 마주하며 갈 수 있게 하신다.    
 
의료계에서 5월은 ‘정신건강인식 의 달(Mental Health Awareness Month)’이다. 의료진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 워크숍도 진행된다. 큰 주제 가운데 하나가 정신건강은 모두의 과제이며, 사랑하는 사람의 돌봄이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치유 방법이라는 것이다. 삶의 환경이 점차 더 거친 광야의 모습으로 변하는 이 시대에 귀 기울일만한 임상 결과다.  
 
농산물 생산 증가와 다양한 교육 기회, 그리고 의학 발전은 인류에게 기여한 바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천히 가는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던 시절의 기억은 그저 지나쳐 온 삶의 모습일 뿐인 것일까. 현대인이 맞이하는 외로움과 정신건강의 도전은 어디에서 오는가.
 
5월은 ‘어머니 날’이 있는 달이다. 이날은 형언하기 어려운 큰 감사와 추억이 동시에 찾아온다. 어머니의 사랑과 돌봄 덕분에 생존할 수 있었지만 이를 일찍 깨닫지 못했고, “어머니의 사랑 고맙습니다”란 표현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제 철이 들어 어머니를 돌봐 드리려 했더니 그분은 벌써 떠나고 창밖의 나뭇가지만 소리 없이 흔들리고 있구나’라는 문구가 아프게 다가온다.
 
어머니의 조건 없는 숭고한 돌봄을 왜 일찍 깨닫지 못하는 것일까. 인생의 철이 드는 것은 이다지도 느린 것인가.  
 
병원 원목의 돌봄 가운데 가장 진지하고 소중한 시간은 임종환자 방문이다. 환자는 병상에서 다 이루지 못해 남기고 가는 다양한 삶의 일들을 회고하게 된다. 그 삶의 못다 한 일 가운데서도 가장 안타까워하는 것이 어머니에게 사랑의 표현을 하지 못하고, 어머니의 돌봄을 일찍 깨닫지 못했다는 것이다. 방문을 마칠 즈음, 주님의 십자가를 통해 약속하신 그 크신 사랑과 생명의 언약을 다시 영혼에 새긴다.  
 
생명의 마지막 순간 함께 할 그 이름 ‘어머니’, 참으로 귀한 이름, 잊지 못할 이름이다. 지금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가정이나, 그리워하는 가정 모두 그 분의 큰 사랑과 돌봄을 깊이 느끼는 5월이 되기를 기원한다. 

김효남 / HCMA 원목 협회 디렉터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