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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번 돈도 과세 … 가주 세금 폭탄 가시화

Los Angeles

2026.05.1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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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삼성·SK 최대 10배
민주당 ‘글로벌 세금’ 추진
이중과세,징세권 침해 소지
가주 의회가 한국 등 다국적 기업을 대상으로 법인세 과세 범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 내 사업 소득에만 적용해온 기존 과세 규정을 폐지하고, 전 세계 계열사 소득을 합산해 과세하는 이른바 ‘글로벌 세금(global tax)’을 매기겠다는 것이다. 대상은 가주 지역에 법인을 두고 있는 모든 다국적 기업으로, 과세 규정 개편이 확정될 경우 가주에 법인을 둔 현대자동차, 삼성,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논란은 지난달 27일 법인세 개편을 골자로 한 AB 1790이 가주 하원 세입·조세위원회를 통과(찬성 4명·반대 2명)하면서 불거졌다.
AB 1790은 미국 내 사업 소득에만 과세 기준을 적용하는 내용의 ‘워터스 엣지(Water’s Edge)’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골자다. 워터스 엣지는 지난 1986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외국 기업 유치를 위해 도입한 세제 혜택으로, 미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시행됐던 규정이었다.
AB 1790은 워터스 엣지를 오는 2028년까지 폐지하고, 다국적 기업의 과세 기준으로 ▶전 세계 계열사의 순이익 ▶이중 가주에서의 매출 비중 ▶가주 법인세율(8.84%) 등을 모두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과세를 위해 다국적 기업에 계열사 소득 등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전 세계 통합보고(WWCR)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존에는 워터스 엣지로 인해 가주 내 다국적 기업들은 전 세계 계열사의 순이익이 아닌 미국 내 법인 순이익을 기준으로, 가주 내 매출 비중과 가주 법인세율을 적용받아 과세가 이뤄졌다.
이 법안은 가주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발의됐다. 세수를 확보해 이를 아동 보육비 등 재원 마련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가주 하원의 데이먼 코널리(샌라파엘), 세이드 앨하와리(사우스LA), 알렉스 리(밀피타스) 의원이 공동 발의했고, 전국 노조 단체인 SEIU, 가주환경유권자연합(CEV), 가정노동자연합(UDW) 등 진보 단체들이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
AB 1790을 발의한 코널리 의원은 “워터스 엣지 제도는 다국적 기업의 해외 조세 회피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며 “법 시행 시 연간 30억~4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LG, 한화 등 한국의 주요 기업들은 가주에 판매법인이나 연구개발(R&D) 법인을 두고 있다. 이들 법인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지만, 한국 본사는 높은 수익을 내는 구조다. 일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가주 법인인 삼성반도체법인(SSI)과 SK하이닉스아메리카의 지난해 순이익률은 각각 0.74%, 0.4% 수준이었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본사의 글로벌 순이익률은 각각 13.5%, 44.2%였다. 과세 기준이 미국 법인에서 본사까지 확대되면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AB 1790이 통과될 경우 일부 글로벌 대기업의 가주 법인세 부담이 최대 10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AB 1790은 앞으로 예산결산위원회와 본회의 표결 등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현재 가주 의회는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고, 개빈 뉴섬 주지사도 민주당 소속이어서 법안 처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강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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