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개월간 국내 부동산 시장은 예상치 못한 지정학적 충격으로 인해 다시 한번 안갯속에 갇혔다. 2026년 초만 해도 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거래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듯했으나, 2월 말 발발한 이란 전쟁은 시장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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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쇼크와 인플레이션
이란 전쟁 직후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되면서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가볍게 돌파했다. 이는 단순히 주유비 상승에 그치지 않고 공급망 전반의 비용 상승을 유발하며 잠잠하던 인플레이션 수치에 다시 불을 붙였다. 지난 3월과 4월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가설은 힘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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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금리: ‘6%대’고착화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 것은 국채 금리의 급등이다. 전쟁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달러로 몰렸고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동반 상승했다. 이에 연동된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다시 6.5% 선을 위협하며 주택 구매 대기 수요자들을 다시 관망세로 돌려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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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부족과 가격의 기현상
거래량은 급감했지만 가격은 쉽게 내려가지 않는 기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기존 주택 소유자들이 저금리 시절에 받아 둔 대출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잠김 효과’가 전쟁 시기 더욱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전쟁이라는 비상사태는 가계로 하여금 “지금 집을 파는 것이 위험하다”라는 심리적 방어 기제를 강화시켰고 이는 매물 부족에 따른 하방 경직성을 형성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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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상관관계 분석
현재 국내 부동산과 이란 전쟁의 상관관계는 ‘지정학적 리스크 → 에너지 가격 폭등 → 끈적한(Sticky) 인플레이션 →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 주택 구매력 저하’라는 악순환의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 특히 최근 2개월은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징후가 부동산 시장의 거래 절벽으로 투영된 시기였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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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인내가 필요한 시점
결국 이란 전쟁의 향방이 유가를 결정하고 유가가 연준의 향후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구조다.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고금리 기조는 2026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국내 부동산은 자산 가치 상승을 기대하기보다 거시경제의 변동성이 잦아들 때까지 유동성을 확보하고 관망하는 전략적 인내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다만 대도시를 약간 벗어난 발렌시아, 팜데일 그리고 랭캐스터 지역은 여전히 40만~50만 달러대의 단독주택을 구입할 수 있어 바이어들에게 매력적인 도시로 보일 수 있다. 타인종 유입이 많아지면서 지역 간 도로 확장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