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시즌이 다가온다. 2002년 월드컵, 대한민국이 월드컵 4강에 진출했던 그해를 기억하는가? 거리에서, 광장에서, 집집이 TV 앞에서, 일터에서 우리는 골이 들어갈 때마다 가슴을 졸이며 함께 숨 쉬고, 환호했던 그 순간들을 기억하는가? 왜 우리는 그렇게 하나가 되었는가?
그리고 지금, 우리는 다시 묻는다. 그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그 답은 단순하다. 우리는 대한인이기 때문이다. 그 해, 한미무용연합 진발레스쿨은 처음으로 응원 무대 단순한 이벤트 참여가 아니라, 우리 팀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깨닫게 한 출발점이었다. 몸으로 외치는 응원,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연대, 그리고 춤을 통해 하나가 되는 경험. 그때 우리는 알았다. 춤은 무대 위의 예술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살아 있는 언어라는 것을….
그 이후로 우리는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 매번 열리는 월드컵마다 커뮤니티의 중심에서 아이들과 어른, 그리고 시니어까지 함께 모여 춤으로 응원해 왔다. 발레, 재즈, 케이팝, 한국무용이 어우러진 움직임 속에서 서로 다른 세대와 시간이 하나의 리듬으로 이어졌다. 그때 무대에 섰던 아이들은 어느덧 성인이 되었고, 우리는 그 시간을 함께 지나왔다. 24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변하지 않은 것은 하나다. 함께 숨 쉬고, 함께 움직이며 하나가 되었던 그 감각이다.
미국에서 이민 생활을 하는 우리에게 월드컵이 갖는 의미는 더 특별하다. 말보다 먼저 몸이 반응하고, 설명보다 먼저 움직임이 이어진다. 같은 음악과 같은 구호 속에서 우리는 개인을 넘어 하나의 흐름 속에 선다. 그 순간, 우리는 이곳에 살지만 분명히 같은 이름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월드컵은 그 정체성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시간이다.
이번 월드컵은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LA 한인 사회의 여러 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함께 응원한다는 점이다. ‘LA Reds 2026’을 중심으로 응원팀과 퍼포먼스 팀이 구성되고, 그 흐름은 이미 시작되었다. 우리는 춤으로 응원한다. 샤우팅 댄스는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움직임이다. 구호와 리듬이 결합한 이 춤은 보는 공연이 아니라 모두가 참여하는 응원이다.
월드컵은 승패를 넘어선다. 골이 들어가는 그 짧은 순간, 우리는 완전히 같은 감정 속에 서게 된다. 그 순간을 기억하기에, 우리는 다시 모인다. 우리 모두 하나 되어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서자. 붉은 물결이 되어 다시 응원하고, 다시 외치자.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다시 확인한다. 우리는 누구인가? 그 답을, 우리는 지금도 춤으로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