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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후회와 고통…자식 지키지 못한 벌”

너무나 허망하게 떠났다. 자식이 곁을 떠난 지 어느덧 1년이다. 단순히 시간만 흘러간 게 아니다. 부모에게는 하루하루가 후회와 고통의 나날이었다.   교육 컨설턴트인 양민(사진) 박사는 지난해 5월 2일 경찰 총격에 둘째 아들 양용(당시 40세)씨를 황망하게 보냈다.   아직도 그날만 생각하면 부모로서 가슴이 먹먹하다. 아직도 그의 쓰라린 심정은 ‘2024년 5월 2일’에 멈춰 있다. 양 박사는 “내가 느끼는 이 모든 슬픔은 자식을 지키지 못한 벌”이라고 자책했다.   만약 그때 정신건강국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더라면, 경찰을 돌려보냈더라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되뇌지만 죽은 아들을 살릴 수는 없다. 진실 규명을 위한 싸움도 외롭고 고단하다.     사람이 죽었는데 그 누구도 책임지는 이가 없다.     지난 2일 양 박사를 그의 자택에서 만났다. 아들이 숨진 곳이다. 아들의 총을 맞고 쓰러졌던 소파도, 손길이 닿았던 가구도 모두 그대로다.     부모는 아직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부모라도 안 싸우면 억울한 죽음 잊혀져”    한인사회의 침묵…너무나 섭섭 무관심 때문에 1주기 행사 안해  보상 바라며 싸우는 게 아냐 LAPD 반성·재발방지 나서길 양민 박사는 아들을 할리우드힐스 포리스트론에 안치했다.   생전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포리스트론 묘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산에서 하이킹을 즐겼다.   양 박사는 “용이가 하이킹을 즐기던 곳이라서 그곳의 풍경이 익숙할 것”이라며 “무덤 옆에 개울이 흐르는데 용이가 그 물소리를 들으면서 편안하게 잘 자면 좋겠다”고 했다.   1년이 지났다.   “아직 죽음에 대한 진상을 못 밝혔다.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렀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지난 1년 동안 매일매일 아들이 죽은 ‘그날’을 살았다. 그동안 LA경찰국은 문제점에 대한 개선 의지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런 현실은 정의를 찾고자 발버둥치는 내게 분노와 절망감을 안겨줬다. 그럴수록 아들을 잃은 슬픔은 더욱 깊어졌다.”   어떠한 문제점인가. “용이가 죽기전에는 몰랐다. 무고한 시민이 경찰에 의해 목숨을 잃는 일이 이 사회에서는 반복되는 일상이라는 것을 절감했다. 당국의 제도 자체는 문제가 없을 수 있다. 단, 이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이 문제다. 검찰은 LAPD의 사건 보고서와 징계 여부 등을 참고해서 기소를 결정한다. 그러나 LAPD와 경찰위원회가 제 식구를 감싸는 구조에서 검찰이 사건을 투명하게 볼 수 있는가. 실제로 지난 2000년부터 2024년 사이 발생한 경관 총격 사건(OIS) 가운데 단 한 건도 경관이 기소된 적은 없다.”     사건 기록물을 아직도 보나. “가슴이 미어지고 속이 쓰라린다. 그러나 아들을 위해, 또 진실과 정의를 위해 억지로 참고 사건 당시 총을 쏜 경관의 보디캠 영상, 관련 문서들을 아직도 매일 보고 있다. 감정이 요동치지 않도록 일부러 아들의 모습보다는 사건 시각, 경과, 연루된 인물의 행동을 집중해서 본다.”     지역 사회의 반응은. “처음에는 많은 사람이 함께 슬퍼해 주고 목소리를 내줘 감사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한인 사회의 침묵이 너무나 섭섭하게 느껴진다. 이런 무관심 때문에 1주기 행사도 하지 않기로 했다. 나 혼자 떠들면 패배감만 더 느낄 것 같았다. 정부 기관도 마찬가지다. 용이는 한국 국적자인데 총영사관에서도 보여주기식 대응만 있었고 실질적인 도움은 하나 없었다.”     왜 무관심한 것 같나. “초기 한인 사회는 삶의 터전이 한인타운에 집중돼 있어서 결속이 강했지만, 지금은 각자의 삶이 다양해지고 거주 지역도 흩어지면서 공동체 의식이 약해졌다. 또한, 이민 1세대, 한국 국적자, 미국 태생 한인 등 서로 다른 정체성이 섞여 있다 보니 힘을 모으기가 어렵다. 특히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들은 ‘제도에 맞서선 안 된다’는 고정관념이 강한 듯하다.”     외로운 싸움에 대한 주변 반응은. “많은 변호사가 경찰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이 싸움은 힘들다고 했다. 오히려 보상을 최대한 받아내는 게 현실적인 목표라는 조언도 들었다.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보상을 바라며 싸운 게 아니다.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참담하고 비참하다.”   비판 여론도 있는데. “아들 관련 기사나 유튜브 영상에 ‘총 맞을 짓 했네’, ‘경찰이 잘 죽였다’ 등의 댓글을 보면 웃어넘기려고 해도 나도 사람인지라 기분이 상한다. 사건의 본질과 제도의 문제를 들여다보지 않고 아들을 비난하는 건 너무나 경솔한 일이다. 누구나 제2의 ‘양용’이 될 수 있다. 남의 일이라고 치부하고 생각을 같이 모아주지 않으면 이런 사건은 계속 발생할 것이다.”     가장 화가 나는 부분은. “시작부터 단추를 잘못 끼웠다.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LA카운티정신건강국의 한인 직원인 윤수태 씨는 상황을 파악하려고 하는 모습이 전혀 없었다. 내게 아들에 관해 어떤 정보도 묻지 않았다. 아들과 대화를 시도하려고 하지 않았다. 집 현관 앞 내 뒤에 숨어 권위적인 태도로 목소리를 높여 자신이 정신건강국 직원이라고만 밝혔다. 매우 비전문적이었다.”   당시 가장 후회되는 순간은. “원래 후회하는 성격이 아닌데 모든 게 후회된다. 사건 전날 아들 집에 간 일, 아들이 지갑을 찾으러 내 집에 왔을 때 집에 있다가 가라고 한 일, 정신건강국 직원을 부른 것까지 전부 다 후회된다. 심지어 ‘LA에 이민을 오지 않았더라면’하는 생각도 자주 한다. 또 사건과 별개로 과거 타인의 아픔에 내가 얼마나 공감했는지도 돌아보게 됐다. 신문에서 볼법한 일을 내가 직접 겪어 보니 그동안 타인의 슬픔이나 힘든 일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제대로 공감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 죽은 집에서 계속 사는데. “슬프다는 이유로 아들이 죽은 현장을 뒤로하고 떠나는 건 용이한테 못 할 짓이다. 자식이 죽어 힘들다고 떠나는 게 부모가 할 도리인가. 지금 사는 집 거실에 아들이 죽었다는 현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며 슬픈 감정이 많이 북받쳐 오르지만, 슬픈 감정을 많이 억누른 채 살고 있다. 아직도 사건이 발생한 집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가 슬퍼하며 사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아들이 주로 언제 생각나나. “매일 생각난다. 아들과 함께 자주 갔던 그리피스 파크 하이킹 코스, 인앤아웃, 한식당 모두 지금은 일부러 피하고 있다. 또 용이가 생전에 LA 하이스쿨 인근에 살았는데 지금은 웨스턴이나 피코 인근을 일부러 안 가려고 한다. 아들과의 추억이 너무 선명해서 마음이 무너질까 봐 그렇다.”     아들 유품은 다 정리했나. “못 볼 것 같아서 거의 다 버렸다. 일부는 쌍둥이 형이 가져갔는데 성경 구절 카드나 일부 옷가지가 전부다. 쌍둥이 형이 동생을 기억하고 싶어서 일부러 용이 모자를 쓰고 다니기도 한다.”     아들 지인들과는 연락하나. “용이에게 친구가 많지 않았다. 그에게 세상은 무서운 존재였다. 그래서 사람들과 관계 맺는 걸 두려워했는데 죽기 얼마 전부터 친구를 많이 사귀려고 노력했다. 한인 테니스 동호회도 가입했었다. 지금은 용이 여자친구만 가끔 만나고 있는데 여전히 슬퍼하고 있다. 그래서 만나면 일부러 다른 대화를 한다.”   언제까지 싸울 것인가. “지금 상황에서는 기한이라는 게 없다. 계속하는 거다. LAPD를 상대로 한 민사 소송의 경우 최소 2~3년은 걸리는데 다른 방식의 행동이 필요하다면 계속 이어갈 것이다. 걱정스럽기도 하다. 내일모레면 일흔인데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도 부모라도 안 싸우면 아들의 억울한 죽음은 잊혀질 수 밖에 없다. 용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언제가 승리인가. “승리는 없다. 용이를 살려낼 수 없지 않은가. 우리 가족이 바라는 건 최소한 LAPD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반성과 결심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당국은 절대 그러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찰은 용이 사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변화를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모습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한인 사회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중의 목소리를 규합하고, 한인 사회를 결속 및 대변할 수 있는 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의 한인 단체들은 충분한 힘이 없는 것 같다. 또 한인 사회에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이 많은데 이를 부끄럽게 여기는 가족이나 사람이 많다. 그들을 돌보기 위한 열린 공간과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     어떤 아들로 기억하고 싶나. “가엾지만 대견한 아들이다. 최선을 다해 자신의 아픔을 극복하려는 마음가짐과 실행력이 있었다. 죽기 전날에도 자신을 걱정하지 말라며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 누구보다 자랑스러운 아이다.”   김경준 기자 [email protected]   양 박사는 지난달 29일 아들 양씨의 사망 1주기를 앞두고 자신의 소회를 작성해 본지에 보내왔다.    다음은 전문.   *아들 양용(Yong Yang)의 죽음과 아버지의 기록   여러분께 드리는 편지   지난 2024년 5월 2일, 제 아들 양용은 LA경찰국(LAPD)의 총격으로 생을 잃었습니다. 당시 용은 평범하지 않은 정신적 상태 속에서 불안을 겪고 부모의 곁에 있고자 저의 집을 방문 중이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최근 몇 년간 용이 기적적으로 회복 중인 과정에서 흔치 않은 증상들을 보며 그의 빠른 회복을 위해 의학의 힘을 빌리고자 했습니다.     마침 정신건강의 달인 5월을 맞아 핫라인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있던 LA카운티정신건강국(DMH)에 전화해 병원이송 지원 서비스를 요청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아들을 혼자 집 안에 남겨두고, 밖에서 DMH팀을 기다렸습니다.     용은 조용히 집 안에 있었고, 전날 저희 부부 집 방문 시부터 당일 사망 시까지 소란을 일으키지도 않았습니다. 단지 혼자 집안에서 무서워하며 있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날 현장에서 우리 가족이 마주한 미국의 경찰 시스템과 공공의료 시스템은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기보다는, 시스템의 무책임과 폭력을 정당화하는 구조 그 자체였습니다.       ▶DMH의 직무유기 DMH 직원 윤수태 씨는 현장에 도착하고 1시간 3분 동안 아들과 의미 있는 대화를 단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습니다. 의료적 개입은 없었고, 불안한 환자가 있는 공간에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진입을 시도해 오히려 환자의 불안을 증폭시켰습니다. 현장 도착 직후, 그가 한 것은 소리 지르며 아들을 불안하게 한 것, 딱 그것뿐이었습니다. 용은 낯선 이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나가라”고 소리치고 몸짓으로 거부 의사를 보인 것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윤씨는 이를 “폭력적이다”라고 단정하며 LAPD에 신고한 것이 이 끔찍한 결과의 시작이었습니다.       ▶LAPD의 과잉무력과 작전 수행  LAPD는 신고를 받은 후 현장에 출동하여 총 47분을 머물렀지만, 아들과의 직접적인 대화는 단 두 차례뿐이었습니다. 35초, 47초 등 총 1분 20여 초에 불과했습니다. 그 외에는 어떠한 설득도, 비폭력적인 중재도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작전 수행을 지휘한 아라셀리 루발카바서전트는 생애 첫 현장 지휘라는 상황 속에서도 상관의 조언 없이, 무력 진입을 즉각 지시했습니다. 현행 범죄가 일어나고 있지도 않았으며, 이전에 범죄가 일어나지도 않아 체포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저와 제 아내가 아이를 체포해 달라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경찰은 아이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환자가 원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무력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 역시 알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환자의 안전과 생명은 무시하고, 무력을 무리하고 신속하게 실행하였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 이후 발생한 살상 무기 사용과 살해조차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이 저는 물론 일반적인 시민들의 생각입니다.   총격을 가한 안드레스 로페즈 경관은 이미 지난 2021년에도 정신질환자에 대한 무리한 대응으로 경관 총격 사건(OIS)을 일으킨 전력이 있으며, 당시에도 처벌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번에도 그는 앞장서 작전을 주도했습니다. 경찰들은 마치 군사작전처럼 움직였으며, 비치명적 무기를 가진 경찰들은 모두 후방에 배치되었습니다.   경찰은 사전에 조율된 작전처럼 단 6초 만에 진입했습니다. 진입 후 단 8초 만에, 그 중 1.19초 사이 3발의 총알을 발사해 용의 심장, 폐, 척추, 위, 췌장, 간, 장 등 주요 장기를 손상시키며 확실한 죽음을 초래했습니다. LAPD가 부른 응급구조대는 전문 응급의료서비스가 아닌 일반 소방관들이었고, 그마저도 총격 발생 8분 30초 후에나 도착했습니다. 현장에서 의료적 응급조치는 전무했고, 생명은 방치된 채 오직 작전 수행 통제만이 우선되었습니다.      ▶구조적 문제 – 헌법과 현실의 괴리 수정헌법 제4조는 모든 시민이 불합리한 수색과 체포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신질환자를 포함한 소수자들은 이러한 권리로부터 철저히 배제되어 있습니다. 미국에서 경찰 총격으로 사망하는 사람 중 약 3분의 1은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실제로 경찰에게 신체적 위협을 가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항상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시민을 무력화하고, 사법체계는 이를 정당방위로 간주하며 거의 기소하지 않습니다.     특히 LAPD는 OECD 국가 중 민간 살상률 1위, 경찰의 치사율 최고 수준, 기소율은 사실상 0에 가까운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총기 소지를 헌법이 보장하고, 시민들도 경찰을 만나면 무서워해야 한다는 인식이 당연시되는 미국 사회에서 경찰은 시민의 생명보다 자신들의 통제를 우선하는 구조에 깊숙이 안주하고 있습니다.     ▶침묵 속에서 이어진 싸움, 그리고 지치고 있는 가족들 아들 용이가 세상을 떠난 직후, 미국과 한국의 주요 언론들은 이 사건을 최소 1회 이상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용의 죽음은 점점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제 가족은 침묵 속에 사라지지 않기 위해, 동문과 한인 사회가 중심이 된 시민 모임 JYYPC (Justice for Yong Yang), 이경원리더십센터, 젊은 NPO 활동가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휴고 소토-마르티네스(13지구) LA시의원도 저희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었고, 함께 집회를 주관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서 앞 시위, LA 시청 광장 집회, 지역 언론 간담회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갔지만 지난해 9월 이후 우리 가족은 극심한 우울증과 무력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무관심, 편견, 그리고 이중의 고통  이 싸움을 이어가는 동안 저희는 또 다른 고통을 마주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정부 기관들, 그리고 수많은 한인 단체들조차도 이 사건에 중심적인 역할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이런 일이 워낙 많아서", "잘했으면 그런 일 없었겠지", "오죽했으면 경찰이 그랬겠어". 심지어는 "죽을 만하니까 죽은 거겠지", "잘 죽었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사건 그 자체로 충분히 고통스러웠던 가족에게 이런 사회적 무감각과 냉소는 또 다른 폭력이었습니다. 한 생명의 죽음 앞에 공감과 질문이 사라지고, 책임과 성찰 대신 침묵과 판단만 남아 있는 이 구조적 현실이 제 가족을 두 번, 세 번 죽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마주한 현실 – 1년이 지나도록 가려진 진실   2025년 4월 29일,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은 아들 용의 사망 1주기(5월 2일)를 3일 앞둔 시점입니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진실은 여전히 가려져 있고, 책임은 철저히 회피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LA카운티 수퍼리어법원은 LAPD에게 사건 연루 경관 전원의 보디캠 전체 영상 공개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LAPD는 이에 응하기는커녕, 4주에 걸쳐 단 몇 개의 보디캠 영상만을 찔끔찔끔 공개해오고 있습니다. 그것도 사건의 진상 파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장면들만 남기고 무음 처리한 것들 뿐이었습니다. 지난 4월 8일 LA시 경찰위원회 회의에서 결정은 또 다른 충격이었습니다.     사건 당시 작전을 지휘한 루발카바 서전트에게는 징계는커녕 다음과 같은 공식 칭찬이 주어졌습니다: "위원회는 루발카바 서전트가 사려 깊고 인내심이 강하며 유연하고 아파트 문을 열기 전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기다렸다는 점을 인정한다". 용이를 사살한 로페즈 경관에게는 총기 사용과 관련해 짐 맥도널 LAPD 국장은 다음과 같은 평가가 내려졌습니다: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로페즈 경관과 비슷한 훈련과 경험을 가진 경관이라면 상황이 치명적 무력이 정당화될 수 있는 상황으로 확대되었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무력사용검토위원회(UOFRB)는 확인했고, 저도 동의합니다. 따라서 로페즈 경관의 치명적 무력 사용은 정책상 더 이상의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보입니다."     이것이 우리 가족이 마주한 현실입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오히려 찬사를 받으며, 당국은 스스로를 보호합니다. 아들의 죽음은 통계로 치부되고, 정의는 조직의 회의록 속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가해자는 마치 피해자마냥 거대한 경찰조직에 의해 보호되고 있습니다. 검찰도, 시 정부도, 카운티 정부도, 주 정부도, 물론 연방정부도 침묵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마치 범죄자처럼 홀로 내동그라져 있습니다.       ▶정의는 무너졌습니다 — 그러나 우리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한 젊은이가 아무런 위협도 하지 않았는데, 1.19초 만에 3발의 총에 맞아 주요 장기가 파열되며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정당하며, 피해자의 죽음은 피해자 탓이라고 주장합니다. 법원은 전체 영상 공개를 명령했지만, 경찰은 진실을 내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은 생명을 지키지 못했을 뿐 아니라, 폭력을 감싸고 정의를 비웃고 있습니다. 저희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제도의 허점을 알리고, 진실을 기록하며, 정의를 위해 싸울 것입니다.     그동안 쉬지 않고 목소리를 내어주시고, 도와주시고 계시는 소수의 지지자 여러분들과, 특히 꾸준히 취재를 멈추지 않고 기사를 써주시고 계신 중앙일보 기자님들이 안 계셨다면 저희도 어쩌면 벌써 나가떨어졌지 싶습니다. 매일매일 용기가 줄어들다가도, 중앙일보 기사를 보게 되면 주먹이 쥐어지고 가슴이 뜁니다.     그러나 이렇게 정의를 위한, 그리고 변화를 위한 저희의 투쟁의 의지가 똘똘 뭉쳐 방패막이로 서로를 보호하는 제도권의 거대한 힘 앞에는 너무나도 나약해 보입니다. 진실과 정의를 위해 존재하는 사법기관의 절차들이 시간도 질질 끌고, 실제로는 편파적이고, 부실하게 처리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계속 발견하며 '이래서 모두 제도권과의 싸움을 끝내고 억울한 가슴을 부여잡고 공공의 시야에서 사라져 가는구나'를 알게 됩니다.     통계를 보면 1000명의 경관이 방아쇠를 당겨도 한 명의 경관도 기소되지 않습니다. 무서운 일입니다. 통계와 사법기관은 경관의 총알이 언제나 정당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LA에서는 범죄의 희생으로 죽을 확률보다는 경관에게 죽을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OECD에서 경관에게 죽을 확률이 가장 높은 곳이 LA입니다. 전 세계에서 경관의 기소율이 압도적으로 최저인 곳이 LA입니다.   그날 저희 부부가 DMH에 전화하지 않았더라면. DMH가 윤수태가 아닌 다른 이를 파송하였다면. DMH가 열심히 노력하였거나, 아니면 차라리 손을 놓고 그냥 돌아갔더라면. "환자가 원하지 않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경찰이 그냥 돌아갔더라면. 로페즈 경관이 아닌 다른 경관들이 왔었더라면. 처음으로 지휘해보는 루발카바서전트가 아닌 다른 지휘관이 왔었더라면. 루발카바 서전트가 통화하려고 전화했던 피터 김 서전트(올림픽경찰서 상황반장)이 좋은 조언을 했더라면. SMART팀이 왔었더라면.     우리가 한인타운에 살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LA에 오지 않았더라면. 김경준 기자후회 고통 큰아들 양용 생전 아들 한인 사회

2025.05.04.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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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죽어야 끝나는 건가요" 2차 가해로 고통받는 쯔양

  AI 생성 기사가해로 고통

2025.02.2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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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슬픔과 고통 속에 빛나는 태양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어떤 것에 몹시 놀란 사람은 비슷한 사물만 보아도 겁을 낸다. 내가 끔찍이 싫어하는 건 지렁이 뱀 등 땅에 기어다니는 환형동물이다. 마른 나무가지나 꾸부정한 실 꽁지만 봐도 기겁하고 놀란다.   현풍 할매 곰탕으로 소문난 읍내에서 한 정거장을 더 가면 초갓집이 버섯처럼 옹기종기 붙은 삼거리동네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좁은 논두렁 따라 갈매기처럼 줄지어 갈 때는 등에 매달린 보자기 속에서 양은 도시락이 달그락 소리를 냈다.   다들 냅다 잘 내빼고 달리기도 잘 하는데 난 왜 항상 꼴찌였을까. 한 여름을 달군 땡볕이 뺨을 빨갛게 달구던 오후, 촐랑촐랑 딴 생각하며 집으로 오는 길에 뭔가 미끄덩하는 순간 나자빠졌는데 논두렁에 똬리 튼 뱀을 밟은 것.   엄마 등에 업혀 집에 왔는데 밤새 “뱀 잡자” 헛소리를 하고 앓았다. 기억은 몽롱 하지만 스르르 몸을 풀며 논으로 들어가는 뱀을 본 것 같다. 지금도 뱀 그림만 봐도 소름이 끼치고 지렁이나 땅에 기는 것들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공포증(Phobia)은 불안장애의 한 요인으로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 공포증을 느껴 오한 발열 경련 어지러움 두근거림 구역질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타나토포비아(Thanatophobia)는 죽음에 대한 공포증, 자신 또는 주변 인물의 죽음과 존재의 상실에 대한 공포를 말한다. 죽음만큼 더 고통스러운 기억은 없다.     ‘그때 갑자기 하늘이 핏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 자리에 멈춰선 나는 죽을 것만 같은 피로감으로 난간에 기댔다. 그리고 핏빛 하늘에 걸친 불타는 듯한 구름과 암청색 도시가 있었다. 그때 자연을 관통하는 그치지 않는 커다란 비명 소리를 들었다.’ 뭉크가 1892년 1월에 남긴 ‘절규’에 관한 글이다. ‘절규’의 배경이 되는 장소는 정신병원 근처 바닷가 길로 정신질환으로 입원해 있던 뭉크의 누이동생 로라 카트린느를 만나기 위해 드나들었던 정신병원으로 가는 길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의 명성에 비해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는 오슬로 시 소재 뭉크 미술관에서 핏빛 하늘과 불타는 구름, ‘절규’ 하는 인간의 모습을 본다. 얼마나 더 큰 고통 속에서 허덕이고 절규하며 공포에 시달려야 생과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를 근심했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국민화가 에드바르 뭉크는 생과 죽음의 근원에 존재하는 고독, 질투, 불안 등을 담은 표현주의 화가의 선구자로 꼽힌다. ‘나는 날마다 죽음과 함께 살았다’고 고백할 만큼 뭉크는 어린 시절부터 죽음에 대한 뿌리 깊은 두려움을 안고 산다. 5살 때 결핵으로 어머니와 사별하고 9년 후 사랑하는 누이 소피가 죽고 뭉크도 결핵에 걸려 죽음의 공포와 망상에 시달린다.   정신병원에서 장기간 치료를 받는 동안 뭉크는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보고 큰 충격과 위로를 받고 노르웨이의 자부심이 된 ‘태양(1911년, 캔버스에 오일, 455x780cm, 오슬로대학교 소장) 시리즈을 제작한다. 오슬로대학 창립 100주년을 맞아 그린 대형 벽화 ‘태양’은 노르웨이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뭉크의 얼굴이 그려진 노르웨이 화폐 1000 크로네의 뒷면을 장식한다.   불안과 우울함이라는 삶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서도 생명과 희망의 빛을 포기하지 않았던 뭉크는 절망보다는 희망을 노래한다. 슬픔과 고통 대신 눈부신 희망을 담아낸 뭉크의 태양처럼 내일은 내일의 찬란한 태양이 또 다시 떠오른다.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고통 태양 공포증 자신 에드바르 뭉크 오슬로대학교 소장

2024.09.2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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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말] 고통과 기쁨

불교에서 깨달음의 길로 ‘사성제(四聖諦)’를 이야기합니다. 고집멸도(苦集滅道)가 바로 그것입니다. 삶에서 고통이 쌓이면 고통을 없애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는 방법을 보이는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요즘 법화경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법화경을 공부하면서 사성제를 다시 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그러하지만 내 상태에 따라 공부의 깨달음은 달리 다가옵니다. 이번에 사정제를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성제의 고(苦)는 다시 사고팔고(四苦八苦)로 나뉩니다. 우리의 고통을 네 가지 혹은 여덟 가지로 나누는 것입니다. 네 가지 고통은 생로병사(生老病死)이고 여덟 가지 고통은 여기에 원증회고(怨憎會苦), 애별리고(愛別離苦), 구불득고(求不得苦), 오온성고(五蘊盛苦)를 듭니다. 팔고에 해당하는 네 가지 고통을 보면서 금방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살면서 우리가 겪는 고통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오늘은 원증회고와 애별리고에 대하여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첫 번째 고통인 원증회고는 원망하고 미워하는 사람과 만나는 고통입니다. 생각만 해도 괴로운 일이나 삶의 대부분의 고통은 여기에서 비롯됩니다. 세상에 만나고 싶은 사람만 있다면 하루하루가 천국입니다. 기독교에서 너희 안에 천국이 있다는 말은 바로 여기에 해당할 겁니다. 우리들 사이에 천국은 있습니다. 그런데 나이를 먹고 지위가 올라가고 세상과 넓게 만나다보면 정도는 다를지 모르나 원증회고의 세상입니다. 괴롭기 짝이 없습니다.   애별리고는 애당초 사랑이 있기 때문에 생기는 고통입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이별의 고통도 없습니다. 반대로 사랑하는 사람이 많으면 이별의 고통은 상존(常存)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늘 함께할 수는 없는 겁니다. 특히 외국에 사는 사람이나 외국에 가족이 있는 사람이라면 애별리고의 고통은 항상 느끼는 일입니다. 또한 애별리고의 가장 큰 고통은 죽음의 이별이니 언젠가는 다가오는 일입니다. 피할 도리가 없습니다.   원증회고와 애별리고의 두 고통을 보면서 저는 회(會)와 별리(別離)를 바꾸면 세상이 완전히 달라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는 기쁨과 싫은 사람과 헤어지는 기쁨으로 말입니다. 물론 싫은 이가 적어서 싫은 이와 헤어지는 기쁨마저 적어진다면 더 좋겠지요. 싫은 이를 줄이는 노력, 사랑하는 사람을 늘리는 노력은 중요한 수행입니다.   옛이야기에 소금장수 아들과 우산장수 아들을 둔 엄마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비 오는 날에는 소금장수 아들을 걱정하고, 햇볕 쨍쨍한 날에는 우산장수 아들을 걱정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게 엄마의 마음일 겁니다. 저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비 오는 날에는 우산장수 아들 때문에 웃음이 나고, 맑은 날에 소금장수 아들 덕분에 기분이 좋아지기 바랍니다. 같은 사건이어도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고통을 줄이고 기쁨이 커지는 겁니다.   허나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만 저는 싫은 사람 만나는 일을 날마다 걱정합니다. 또한 저는 사랑하는 이와 헤어짐에 슬퍼하고, 잘된 자식보다 힘든 아이에 온통 마음이 쓰입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하지만 사실 아픈 손가락에 더 신경이 쓰이는 게 부모입니다. 아픈 아이가 있는데 잘된 아이 때문에 기뻐할 수만은 없겠지요.   고통이 많기는 하지만 그게 사람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고통이 많기 때문에 반대로 기쁨도 많아진다는 생각을 합니다. 고통이 없다면 기쁨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아파하고 기뻐하는 인간이라는 게 싫지만은 않습니다. 고통과 기쁨은 인간의 두 모습입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고통 기쁨 가지 고통 우산장수 아들 소금장수 아들

2024.02.25. 17:41

[음식과 약] 두통, 그 흔하고도 대단한 고통

미국의 세 번째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두통으로 크게 고생했다. 두통이 자주 생기는 편은 아니었고 1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했다. 하지만 두통이 왔다 하면 그 강도가 매우 심했다. 며칠 동안 두통으로 고생하거나 심지어 여러 주에 걸쳐 두통 때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제퍼슨의 두통이 어떤 종류였는가는 분명치 않다. 일부 전문가는 편두통이었을 거라고 추측하지만 두통이 오래간 점을 들어 긴장성 두통이었을 거라고 추측하는 사람들도 있다. 제퍼슨이 두통 증상에 대해 상세한 기록을 남긴 것은 아니어서 확실한 답을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제퍼슨의 시대와 우리 시대가 다른 점은 두통에 대한 사람들의 동정심의 정도이다. 200년 전만 해도 두통이라고 하면 그리 심각하진 않지만 통증 면에서는 정말 괴롭다고 여기고 아픔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렇지 않다.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 가벼운 문제로 생각하거나 심지어 꾀병이 아닌지 의심하기도 한다. 약을 먹으면 쉽게 낫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두통이 매우 흔한 질환이라는 사실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일 수도 있다. 전체 인구의 90% 이상은 살아가면서 때때로 두통을 겪는다. 반면에 평생 두통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도 있다. 2021년 덴마크 연구에 따르면 평생 두통을 경험한 적 없다는 사람이 4%에 이른다. 이들은 어떻게 두통이 없는 삶을 살 수 있는 걸까. 정확한 이유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두통이 없는 사람이라고 하여 통증에 둔감한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18~70세인 99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이 중 47명은 두통 경험한 적 없는 남성, 나머지 52명은 두통을 경험한 적이 있는 남성이었다. 연구진은 이들이 통증에 얼마나 민감한지 보려고 얼음물에 손 담그고 통증을 얼마나 느끼는지 조사했다. 실험 결과, 통증을 느끼는 정도는 두통 없는 사람이나 두통 유경험자나 비슷했다. 두통이 통증에 더 예민해서 생기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모든 두통이 진통제로 완화되는 것도 아니다.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심한 불편감과 통증을 유발하거나 만성적으로 이어져 괴로움을 주는 두통도 있다. 사람에 따라 이전에 경험한 적이 없는 심한 두통, 시각장애나 심한 피로감을 동반하는 두통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럴 때는 병·의원을 방문하여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 한 달에 보름 이상 두통약을 먹는 것도 피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두통약 과복용으로 인한 두통으로 고생할 수 있다. 약을 너무 자주 써서 오히려 두통이 더 자주 생기는 것이다. 약으로 매번 통증을 가라앉히다 보니 통증에 더 민감해지고 약을 안 쓰는 날 두통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는 게 과학자들의 추측이다. 두통이라고 너무 가볍게 여기거나 무턱대고 약을 먹는 건 피해야 한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음식과 약 두통 고통 두통 유경험자 두통약 과복용 두통 시각장애

2023.08.31. 19:11

[영선한의원] 말 못 할 고통, 치질 "여름이 더 괴롭다"

여름은 치질 환자에게는 고역이다. 고온다습한 환경 탓이다. 날씨가 덥고 습도가 높으면 항문 혈관이 확장되고 항문 부위 모세혈관의 혈액 순환도 떨어진다. 이로 인해 치질이 악화되기 쉽다.     치핵 치열 치루 등 항문에 생기는 질환을 통칭하는 치질은 한국인에게 흔한 질환이다. 그러나 예민한 부위에 발생하는 만큼 다른 질환과 달리 곧바로 병원에 가는 것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치질로 인한 말 못 할 고민과 통증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3대째 전해 내려오는 한방 비법으로 맞춤 치료하는 '영선한의원'에 주목하자.     영선한의원 이선례 원장은 각종 만성질환과 통증을 치료하는 한의사로 유명하며 특히 치질에 뚜렷한 치료법을 제시해 환자들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치질은 혈관종으로 어혈 덩어리가 뭉쳐 혹(치핵)이 된 것이다. 외과적인 치질 수술은 원인을 찾아 치료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치핵을 제거하는데 그쳐 재발될 수 있다. 뿌리를 제거하지 않으면 나무를 잘라도 다시 자라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이 원장은 지적했다.   또한 "치질 환자의 80% 정도가 항문소양증을 앓게 된다. 치질 연고제는 대개 스테로이드 진통제 윤활제 등이 주성분인데 이를 장기 사용하면 항문 피부가 얇아지고 피부염 가려움증 등이 생기는 부작용 우려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악화되기 때문에 한방 치료를 통해 원인을 바로잡고 속부터 치료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영선한의원에서는 일단 침만으로 호전 현상을 바로 경험할 수 있으며 침과 약을 꾸준히 병행해 치료할 수 있다. 수술에 비해 통증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없으며 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그 외 탈모와 변실금 갑상선 전립선 비대증 알러지 다이어트도 전문적으로 치료한다.  영선한의원 고통 치질 고통 치질 치질 환자 외과적인 치질

2023.07.25.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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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게시판] 윤동준 척추신경병원 "환자 고통서 해방 큰 보람"

가든그로브의 윤동준 척추신경병원은 올해로 32년째 척추 디스크, 협착증 환자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해왔다.   서울대학교와 UC어바인을 거쳐 가주 척추신경 보드 전문의, 미 척추신경협회 정회원으로 활동하는 윤동준(사진) 원장은 특히 디스크 관련 분야에서 최고 권위의 의료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윤동준 척추신경 병원은 목과 허리 디스크 증상이 동반하는 어깨 통증, 날개뼈 상단 통증, 팔 저림, 손가락 마비 증상, 다리와 엉치 부위의 저린 느낌과 당기는 증상, 발가락까지 이르는 마비 증상 등 고통이 수반되는 여러 통증, 고통을 겪는 환자들에게 정확한 진단을 내린다.   또 첨단 치료기기들을 사용해 각 환자들의 상황에 맞게 성공적으로 치료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원장은 “디스크로 인한 여러 질환과 그에 동반하는 통증은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등에 따라 그 증세가 워낙 다양하다. 보다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선 풍부한 진료 경험, 의학 상식과 실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동준 척추신경병원은 20년 넘게 고가의 디스크 특수 감압치료기(DRX 9000)로 무통 치료를 해왔다.   윤 원장은 “마지막 선택인 수술을 하기 전, 무통 치료를 받은 환자 중 80% 이상에서 증상이 많이 호전됐다. 환자가 고통에서 해방되는 것을 보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DRX 9000은 반드시 제작 회사에서 고도의 교육을 이수하고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지닌 전문의가 다뤄야 최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기기를 다루는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채 환자들을 치료해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례들이 있다며,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환자들이 좋은 결과에 감사하며, 입소문을 내주는 경우가 많다”며 “디스크, 퇴행성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꼭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고했다.   ▶주소: 12620 Brookhurst St, #5, Garden Grove   ▶문의: (714)539-1717환자 고통 환자 고통 통증 고통 윤동준 척추신경병원

2023.05.2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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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지만 이를 극복하는 경우도 많다.”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지만 이를 극복하는 경우도 많다.”   헬렌 켈러·미국 사회사업가  한마디 고통 극복 헬렌 켈러

2022.02.07. 17:58

[오픈 업] 팬데믹에 고통 받는 청소년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13세 소년은 팬데믹 기간 동안 새벽 3~4시까지 잠을 자지 않았다.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누군가와 채팅을 했고 유튜브를 넘나들었다. 다음날 간신히 10시가 넘어 엄마의 성화로 일어나지만 줌으로 하는 학교 공부 시간에 졸기가 일수였다. 그러니 공부가 될 리 없었다.   등교가 가능해졌지만 소년은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는 것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부모와 언쟁을 하다 못해 결국에는 기물을 집어던지거나 방문을 부수었다. 공연히 말 잘 듣는 동생들에게 화풀이를 하며 위협을 일삼았다. 중간 이상을 지켜오던 학과 성적도 떨어졌다.     방과 후에 하던 운동이나 밴드 활동도 팬데믹 때문에 그만둔 뒤로는 컴퓨터 앞에 앉아만 있으니 몸무게가 많이 늘었다.     그러니 밖에 나가는 것을 더욱 꺼린다. 방에만 틀어박혀 있고 가족들과의 식사도 피한다.     지난 2년간 이와 비슷한 행동을 하는 많은 청소년들이 부모에 이끌려 가정상담소로 필자를 찾아 왔다. 이들 중에는 부모로부터 주의 산만 및 행동 항진 증세를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청소년들이 많았다. 부모나 자녀 모두 자신들에게 이런 질병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팬데믹 이전에는 매일의 생활에 규칙이 잘 형성돼 있었다. 등교하면 스케줄에 맞춰 체육, 일반 수업, 점심, 중간 휴식 시간 등이 빽빽하게 짜여져서 그대로 따라가다 보면 별문제가 없었다. 빈틈없는 규범에 맞추어서 몸도 마음도 긴장을 한다. 충분한 양의 뇌전파물질들, 특히 도파민이나 세로토닌 등이 분비된다. 게다가 방과 후에는 수영이나 축구, 오케스트라 연습 등으로 비어 있는 시간이 없다.     여아의 경우 10~12세, 남아는 12~14세에 사춘기를 맞는다. 이때 다른 포유류 동물처럼 인간도 성호르몬과 성장호르몬이 분비된다. 키도 큰다. 개중에는 1년에 4인치 이상 크는 변화로 성장통이 오기도 한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급격한 변화는 극심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휘몰아치게 한다. 예민해진 소녀들은, 쉽게 우울과 불안에 빠뜨리는 여성 호르몬(에스트로젠)의 분비로 월경도 시작한다.     그런데 이런 과도한 감정들을 억제해주며 합리적인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전두엽은 아직도 미숙한 상태다. 25~30세가 돼야 전두엽이 충분히 제구실을 하게 된다.     청소년들은 어정쩡하게 아동기와 성인기 사이에서 우왕좌왕하게 된다. 서구 문화는 청소년들이 독립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한다. 정체성을 찾느라 혼란스러운 청소년들에게 불어 닥친 팬데믹은 이들을 고립과 방황으로 내몰고 있다.     비벡 머티 연방 의무총감은 미국 청소년(젊은 어른들, young adults)의 심각한 정신 상태를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을 강조한다.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가는 자살 미수 소녀의 숫자가 작년 봄에 비해 51%가 늘었다. 이들 4명 중 1명이 우울증상으로 고생하며, 5명 중 1명은 불안 초조를 느낀다고 한다. 머티 의무총감은 또한 주의산만증을 가진 젊은이들이 과도한 충동성과 분노조절 불능의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큰 열쇠는 바로 문제가 무엇인지를 인식하는 데에 있다. 그동안 학교 교장실이나 정신과 의사의 오피스, 한숨 쉬는 엄마들이 있는 부엌에서 보이던 문제들이 이미 국가 전체의 문제가 되어 버렸다. 심리학자나 가정 치료사, 정신 치료 간호사, 정신과 의사, 학교 상담자 등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한인 이민자들을 위해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전문가이면 더욱 좋겠다.     마지막으로,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정신과 약물을 부모들이 덮어 놓고 기피해서 자녀들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차단하는 경우가 없기를 바란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청소년 고통 학교 공부 정신 상태 컴퓨터 게임

2021.12.13. 17:42

[한마디] “고통은 순간이지만 포기는 일생 동안 남는다.”

 “고통은 순간이지만 포기는 일생 동안 남는다.”   파울로 코엘료·브라질 소설가 한마디 고통 일생 일생 동안 브라질 소설가

2021.11.22. 18:21

[한마디] “휴식은 짧아야 한다. 너무 긴 휴식은 고통이 될 수 있다.”

“휴식은 짧아야 한다. 너무 긴 휴식은 고통이 될 수 있다.”   호메로스·그리스 시인한마디 휴식 고통 그리스 시인

2021.10.2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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