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비교적 넓은 마당을 가진 집을 소유하다 보면, 집 안보다 집 밖이 더 마음을 쓰이게 만드는 순간이 있다. 바로 경계 라인이 문제로 떠오를 때다. 지도 위에서는 단순한 선 하나에 지나지 않지만, 일상에서는 그 선이 펜스와 나무, 드라이브웨이의 경계로 구체화된다. 평소에는 눈에 띄지 않던 그 경계가 분쟁이나 매매를 앞두고는 집 전체의 가치를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른다. 퀸즈의 한 주택에서 있었던 일이다. 두 집 사이에는 오래된 펜스가 하나 서 있었다. 누가 언제 설치했는지는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고, 오랜 세월 특별한 문제 없이 유지돼 왔다. 그러던 어느 날 강한 바람이 불었고, 펜스가 이웃 쪽으로 살짝 기울었다. 쓰러진 것은 아니었지만, 책임과 수리를 두고 대화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집주인은 망설였다. 괜히 이야기를 꺼냈다가 관계만 어색해지는 건 아닐지, 공동으로 사용해 온 펜스이니 그냥 고쳐 쓰면 되지 않을지 고민이 됐다. 하지만 그는 먼저 이웃에게 말을 걸었다. 함께 펜스를 확인했고, 예전에 해 두었던 서베이를 다시 찾아 살폈다. 감정적인 판단보다 기록부터 확인하자는 선택이었다. 확인 결과, 펜스는 정확한 경계선이 아닌 자기 집 쪽으로 약 1피트 반가량 들어와 설치돼 있었다. 다행히 감정적인 충돌 없이 차분한 대화가 이어졌고,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펜스를 바로잡고 비용은 합리적으로 분담하기로 했다. 문제는 길어지지 않았고, 이웃과의 관계도 오히려 한결 편안해졌다. 작은 확인 하나가 불필요한 갈등을 막아낸 사례였다. 반면 롱아일랜드의 다른 사례는 조금 달랐다. 펜스가 낡고 일부는 사라졌지만, 서로 거의 사용하지 않는 외진 공간이라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한쪽은 셰드(shed)를 지었고, 다른 한쪽은 나무를 심었다. 일상에서는 별문제가 없어 보였고, 굳이 건드릴 이유도 없어 보였다. 하지만 몇 년 뒤 매매를 준비하며 새로 서베이를 진행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셰드의 일부와 심어 놓은 나무들이 경계선을 넘어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바이어는 즉각 부담을 느꼈고, 타이틀 회사 역시 추가 조치를 요구했다. 거래는 예상보다 복잡해졌고, 결국 크레딧 제공과 가격 조정을 거쳐서야 마무리됐다. 셀러는 계획에 없던 비용과 시간, 그리고 상당한 스트레스를 감수해야 했다. 퀸즈든 롱아일랜드든, 이런 경계 라인 문제는 결코 드문 일이 아니다. 특히 오래된 주택일수록 펜스나 구조물이 현재의 서베이 기준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문제의 출발점은 대개 비슷하다. “지금까지 문제없었으니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매매가 시작되는 순간, 그 ‘지금까지’는 더 이상 기준이 되지 않는다. 리스팅 상담을 하다 보면 “이웃과 잘 지낸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물론 중요한 이야기다. 하지만 매매는 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검증의 과정이다. 바이어, 변호사, 타이틀 회사는 감정이 아니라 서류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애매한 경계는 관계와 상관없이 언제든 리스크가 된다. 집을 잘 관리한다는 것은 내부를 새로 고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경계, 애매한 구조물, 미뤄 둔 불편함까지 정리하는 일이다. 펜스 하나를 미리 바로잡는 결정이, 나중에 거래 전체를 지켜주는 방패가 되기도 한다. 바람에 기울고 망가진 펜스는 다시 세울 수 있다. 하지만 경계 라인을 둘러싼 문제는 미뤄둘수록 비용과 시간, 감정까지 함께 소모된다. 퀸즈든 롱아일랜드든, 집의 가치는 건물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땅 위에 그어진 경계 라인을 어떻게 관리해 왔는지가, 집을 정리하려는 순간 그대로 드러난다. 그리고 보이지 않던 그 차이는 생각보다 훨씬 크게 남는다. Jay Yun (윤지준) / 전 재미부동산협회 회장부동산칼럼 부동산 중요성 경계 라인 부동산 경계 펜스 하나
2026.02.02. 21:48
집을 정리하려는 시점에서 “어디까지 고쳐야 할까요?”라는 질문은 거의 빠지지 않는다. 이 말에는 셀러의 기대와 함께, 괜히 손해 보는 선택을 하지는 않을지에 대한 불안이 섞여 있다. 특히 오랫동안 렌트를 주던 집이라면 고민은 더 깊어진다. 벽에는 군데군데 손때가 남아 있고, 바닥은 닳았으며, 주방과 욕실은 한눈에 봐도 세월이 느껴진다. 막상 마켓에 내놓으려 하면 ‘이 상태로 바이어가 올까’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집을 정리하려는 순간, 그동안 애써 외면하던 시간의 흔적이 한꺼번에 눈에 들어온다. 공사를 해야 하나 고민하는 동안,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 선택이 과연 맞을까’ 하는 의심이 고개를 든다. 뉴욕주 롱아일랜드에서 리스팅을 했던 한 단독주택이 그랬다. 오랫동안 렌트로 사용된 집이었다. 셀러는 이미 공사업체 견적까지 받아둔 상태였다. 주방, 욕실 두 곳 리모델링, 바닥 교체까지 하면 8만 달러가 넘는 비용이 들었다. 셀러는 “이 정도는 해야 제대로 받지 않겠냐”고 했다. 그래서 먼저 최근 인근에서 실제로 팔린 집들을 하나씩 놓고 숫자를 비교했다. 전면 수리를 한 집은 가격을 높게 잡았지만 석 달 넘게 마켓에 남아 있었고, 비슷한 크기의 다른 집은 큰 공사 없이 가격이 낮아 한 달 만에 계약이 됐다. 여기에 공사 기간 동안 렌트를 못 받는 서너 달의 손실을 계산에 넣자, 기대했던 추가 이익은 거의 사라졌다. 결국 셀러는 전면 수리를 포기하고, 간단한 정리와 페인트만 한 뒤 가격 전략으로 마켓에 내놨고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뉴욕시 퀸즈의 렌탈 하우스는 또 다른 경우였다. 이 집은 구조는 괜찮았지만, 전체적으로 낡아 있었다. 셀러는 “바이어들이 싫어하지 않을까요?”라고 걱정했다. 하지만 이 지역의 주요 바이어는 실거주자가 아니라 투자자였다. 투자자들은 이미 공사비를 자기 기준으로 계산하고 들어온다. 실제로 오퍼를 넣은 바이어는 집 상태보다 “이 가격이 수리비를 감안할 만큼 내려와 있는지”를 먼저 봤다. 만약 셀러가 전면 수리를 했다면, 그 바이어는 오히려 관심을 두지 않았을 가능성이 컸다. 결과적으로 큰 손을 대지 않고 거래가 성사됐다. 집을 고치지 않았다는 사실이 단점이 되지 않은 사례였다. 두 사례는 서로 다른 지역, 다른 바이어였지만 결론은 같았다. 마켓은 숫자에 더 민감했다. 현장에서 느끼는 분명한 현실이 있다. 전면 수리는 집을 좋아 보이게 만들 수는 있지만, 항상 수익으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특히 렌트 주택은 공사 기간이 길어질수록 렌트 손실이 바로 숫자로 찍힌다. 공사비, 일정 지연까지 더하면 부담은 생각보다 빠르게 불어난다. 반면 많은 바이어들은 ‘완성된 집’보다 ‘고칠 여지가 있는 집’을 전제로 계산을 한다. 이미 자기만의 기준과 예산표를 들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집이 같은 공식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학군 수요가 강하거나 실수요자가 많은 지역은 접근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원칙은 분명하다. 집을 팔기 전 수리는 지금 마켓에서 가장 손해가 적은 선택이 무엇인지를 따지는 과정이다. 부동산은 결국 숫자로 정리된다. 무엇을 더할지보다, 무엇을 하지 않을지를 결정해야 할 때가 있다. 집을 파는 일은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조건으로 바이어에게 넘기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과하지 않은 선택’이다. 수리를 많이 했다는 사실이 결과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다시 돌아보게 되는 질문은 하나다. 이 공사가 과연 마켓이 원하는 방향인가, 집을 고치는 일은 과거를 복원하는 작업이 아니라, 바이어에게 넘길 현재를 정리하는 일이다. 그 답은 늘 현장에서 더 분명해진다. Jay Yun (윤지준) / 전 재미부동산협회 회장부동산칼럼 마켓 전면 수리 공사비 일정 주요 바이어
2026.01.14. 22:01
앞선 글에서 일반 감가상각이 어떻게 부동산 투자자에게 ‘보이지 않는 수익’을 만들어주는지 살펴보았다. 27.5년에 걸쳐 차근차근 공제를 받는 방식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다. 그런데 시장에는 이보다 훨씬 빠르게 절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제도가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세금 전략의 핵심으로 꼽는 ‘보너스 감가상각(Bonus Depreciation)’이다. 처음에는 생소하지만 구조를 이해하는 순간, 왜 경험 많은 투자자들이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보너스 감가상각의 핵심은 ‘일부 자산을 첫해에 대량으로 공제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 감가상각이 긴 시간에 걸쳐 천천히 혜택을 주는 방식이라면, 보너스 감가상각은 첫해부터 현금흐름을 크게 개선하는 전략이다. 건물 전체가 아닌, 건물 안에 있는 단기 자산을 따로 분리하면 이 제도를 적용할 수 있다. 덕분에 초기 투자부담은 줄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속도는 훨씬 빨라진다. 여기서 중요한 과정이 바로 ‘코스트 세그리게이션(Cost Segregation)’이다. 건물 안에는 5년, 7년, 15년 자산으로 분류되는 항목들이 의외로 많다. 카펫·조명·배선·실외 데크·주차장 포장·조경 설비 등은 건물 구조와 다른 수명을 가진 자산으로 본다. 이를 분리하면 상당 부분이 보너스 감가상각 대상이 된다. 원래는 몇 년에 걸쳐 나누어 감가상각해야 할 항목을 첫해에 공제받을 수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세금이 줄었다”가 아니라 “현금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투자자의 사례를 보자. 150만 달러짜리 다가구 임대주택을 산 뒤 코스트 세그리게이션을 진행했다. 건물 가치 중 약 50만 달러가 단기자산으로 분류되었고, 그중 60%가 첫해 보너스 감가상각 대상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그는 그해에만 30만 달러가 넘는 감가상각 공제를 받았다. 임대수익보다 훨씬 큰 금액이었다. 몇 년 동안 나누어 받을 혜택을 첫해에 확보한 것이다. 그는 “생각보다 훨씬 큰 영향을 받았다. 현금흐름이 좋아지니 다음 투자를 준비하는 속도도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절세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투자의 사이클’을 바꾸어 놓은 셈이다. 보너스 감가상각은 단순히 세금을 줄이는 기술이 아니다. 절세된 금액은 다시 투자로 이어지고, 그 투자가 또 다른 감가상각을 만든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장기적으로 자산 증식 속도가 크게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보너스 감가상각을 “투자의 속도를 높이는 가속페달”이라 부르고 싶다. 같은 자본으로 시작해도 이 제도를 이해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성장 그래프는 몇 년만 지나도 차이가 크다. 물론 주의할 점도 있다. 보너스 감가상각을 많이 받으면 매각 시 ‘감가상각 환수세(Depreciation Recapture)’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그러나 1031 익스체인지를 통해 다음 자산으로 넘어가면 환수세를 뒤로 미루면서 계속 자산을 확대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보유 전략’이다. 어떻게 가져가고, 언제 갈아타느냐에 따라 보너스 감가상각은 누구에게는 최고의 절세 도구가 되고, 또 누구에게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 개념이 되기도 한다. 부동산 투자는 단순히 좋은 건물을 고르는 일이 아니다. 제도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순간, 같은 부동산을 사더라도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리의 투자 여정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기술에 가깝다. 투자자가 원하는 것은 결국 더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더 튼튼한 미래다. 보너스 감가상각은 그 길을 한 걸음 더 빠르게 만들어주는 강력한 동력이다. 제이 윤 / 재미부동산협회 회장부동산칼럼 감가상각 부동산 보너스 감가상각 부동산 투자자 감가상각 공제
2025.12.16. 22:11
주거용 부동산 투자를 이야기하면 대부분 임대 수익과 집값 상승을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로 부동산을 오래 보유해본 분들과 대화를 나눠 보면, 그분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가치는 따로 있다. 바로 눈에 보이지 않는 절세 효과, 감가상각이다.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지지만 구조를 이해하는 순간, 왜 많은 투자자들이 감가상각을 “부동산만의 숨은 혜택”이라고 부르는지 금방 알게 된다. 장기 투자자들이 감가상각을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수익’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감가상각을 이해하는 가장 쉬운 비유는 자동차다. 자동차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가치가 떨어진다. 그래서 세법에서도 ‘차가 낡았다’고 인정하며 비용 처리를 허용한다. 그런데 부동산은 현실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오르는데도, 세법에서는 자동차처럼 ‘낡아서 가치가 떨어졌다’고 간주한다. 현실의 가치와 세법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 차이가 투자자에게 절세 효과로 돌아오고, 그 간극이 감가상각의 힘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보자. 롱아일랜드에서 1패밀리 하우스를 임대하는 A씨는 매년 감가상각으로 약 2만 달러씩 절세 혜택을 받아왔다. 10년 동안 누적된 금액은 총 20만 달러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집을 팔 때 그 금액만큼 다시 세금을 내야 하지 않나요?”라는 질문이 따라온다. 표면적으로는 맞는 말처럼 들리지만, 실제 구조는 그보다 훨씬 더 유리하다. 이 부분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감가상각의 본질을 아는 첫걸음이다. 핵심은 ‘같은 금액이라도 시간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A씨가 지난 10년 동안 감가상각으로 받은 20만 달러는 그 시점의 ‘진짜 20만 달러’다. 하지만 훗날 집을 팔 때 다시 계산되는 20만 달러는 시간이 흐르며 가치가 떨어진 미래의 돈이다. 예를 들어 10년 후 인플레이션으로 달러 가치가 절반이 되었다면, 나중에 부담하는 20만 달러는 지금 기준으로 약 10만 달러의 의미밖에 없다. 결국 투자자는 더 큰 가치를 가진 돈으로 혜택을 받고, 가치가 떨어진 돈으로 정산하는 셈이다. 퀸즈에서 멀티패밀리 하우스를 운영하는 B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B씨는 여러 해 동안 감가상각으로 20만 달러가 넘는 절세 효과를 얻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건물 가치는 훨씬 더 높아졌다. 부동산 가치는 인플레이션을 따라 상승하는데 정산 금액은 과거 기준 그대로이니 실제 부담은 줄고 실익은 더 커지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장기 보유자일수록 이 차이는 훨씬 더 크게 다가온다. 감가상각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매년 세금을 줄여주는 쿠폰을 받고, 나중에는 가치가 떨어진 돈으로 계산을 끝내는 구조.” 오늘 받는 20만 달러 혜택과 미래의 20만 달러는 같은 숫자라도 전혀 다른 가치다. 당장의 혜택은 실질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주고, 나중의 정산은 훨씬 가벼운 부담이 된다. 이러한 차이는 투자자에게 예상보다 큰 안정감을 준다. 감가상각의 또 다른 장점은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금리가 오르거나 시장이 조정되어도 감가상각은 매년 동일하게 적용된다. 잠시 공실이 생기더라도 혜택은 사라지지 않는다. 특히 퀸즈와 롱아일랜드처럼 임대 수요가 꾸준한 지역에서는 감가상각이 현금흐름 안정성을 더욱 높여 준다. 결국 감가상각은 임대 수익과 집값 상승에 더해지는 부동산만의 세 번째 수익원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인플레이션 효과가 누적되기 때문에, 오늘 받는 감가상각 20만 달러의 가치는 미래의 같은 금액보다 훨씬 크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들은 “감가상각은 시간이 지나야 진짜 힘이 보인다”고 말한다. 부동산을 오래 보유할수록 더 유리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제이 윤 / 재미부동산협회 회장부동산칼럼 감가상각 수익 수익 감가상각 동안 감가상각 부동산 가치
2025.12.02. 20:54
최근 집 리스팅 상담을 위해 한 노부부를 만났다. 무려 36년 동안 같은 집에서 살아온 분들이었다. 그들이 사는 집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늘 북적이던 공간이었다. 마당 한켠에는 잘 관리된 수영장이 있었고, 주말이면 지인들이 찾아와 식사를 나누고 담소를 즐기던 따뜻한 집이었다. 가족행사도 자주 열렸고, 아이들의 생일파티와 명절 모임으로 언제나 활기가 넘쳤다. 아이들이 자라 독립하고, 손주들이 찾아오며 그 집은 오랫동안 행복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두 분만 남았다. 커다란 거실과 계단, 손길이 필요한 정원은 점점 버거운 존재가 되었다. 집이 넓다 보니 손이 가는 곳이 많아 예전처럼 쉽게 챙기기 어렵다고만 간단히 말씀하셨다. 특별히 힘들다고 표현하신 건 아니었지만, 그 짧은 말 속에 오래된 집을 지켜오며 감당해야 했던 수고들이 은근히 비쳐 보였다. 들으며 문득, 실제로는 말보다 훨씬 더 많은 부분을 혼자 버텨오셨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하루를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집을 ‘관리하는 일’이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고, 정작 본인들을 위한 시간은 줄어드는 상황. 두 분의 담담한 얼굴 너머로 그 현실이 조용히 전해졌다. 오랜 세월 정들었던 집을 떠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아이들이 모두 독립한 뒤에도 추억이 깃든 공간을 정리한다는 건 마음의 결단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적인 부담은 점점 커진다. 관리비와 세금, 난방비에 더해 보일러와 지붕, 잔디 손질과 눈 치우기까지, 집은 여전히 아름답지만, 이제는 손이 많이 가는 존재가 된다. 그래서 ‘다운사이징’은 단순히 집의 크기를 줄이는 일이 아니라, 삶의 무게를 덜어내고 새로운 균형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누구나 망설인다. 두 분도 오랫동안 고민했지만, 결국 용기 있게 마켓에 집을 내놓기로 했다. 미래의 편안함을 위해 내린 현명한 선택이었다. 그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오랜 세월 가족의 추억이 쌓인 교외의 넓은 집은 좋은 조건으로 매각되었고, 두 분은 시니어 코압으로 이사했다. 더 이상 잔디를 깎을 필요도 없고, 폭설이 내려도 제설기를 꺼낼 일이 없다. 주차장에서 바로 현관으로 들어서면 따뜻한 거실이 맞아준다. 관리비에 포함된 정원 손질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여유가 생겼고, 모든 것이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집에서 두 분은 이전보다 더 행복해졌다. 이웃들과 인사를 나누며 걷는 산책길, 필요한 것이 손 닿는 곳에 있는 편리함, 그리고 조용한 오후의 햇살이 어느새 일상의 행복이 되었다. 예전에는 집을 위해 살았다면, 이제는 집이 두 분의 삶을 품어주는 듯했다. 얼마쯤 지나 전화를 드렸더니 두 분의 목소리에는 여유와 웃음이 묻어났다. “넓은 집을 정리하니, 우리 마음도 정리된 것 같아요.” 그 말은 참 인상적이었다. 작아진 집이 오히려 마음을 넓혔다는 표현처럼 들렸다. 다운사이징은 단순한 부동산 거래가 아니다. 재정적으로는 집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남은 자산으로 여행이나 건강, 자녀 지원 등 ‘살아 있는 돈’을 만들어 쓸 수 있는 결정이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의 여유다. 크고 화려한 집이 주는 만족보다, 관리가 쉽고 생활이 단순한 집에서 느끼는 평온함이 훨씬 크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깨닫고 있다. 두 분의 선택처럼, 공간이 줄어드는 대신 삶의 질은 오히려 확장되는 것이다. 집은 작아졌지만, 그 안의 삶은 오히려 더 풍요로워졌다. 집이란 결국 크기가 아니라 관계의 온도로 완성되는 공간이 아닐까. 다운사이징은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더 깊고 단단해지는 삶의 전환이다. 두 분의 미소가 지금도 내 마음속에 잔잔한 울림으로 남아 있다. 제이 윤 / 재미부동산협회 회장부동산칼럼 정원 손질 우리 마음 지붕 잔디
2025.11.17. 22:05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할 때마다 사람들은 묻는다. “지금 팔아야 할까, 아니면 기다려야 할까?”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바로 '내 집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라는 것이다. 시장의 흐름은 내가 통제할 수 없지만, 내 집의 가치는 내 손끝에서 바꿀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의외로 단순한 것들이다. 집의 가치는 위치나 크기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같은 동네, 같은 구조의 집이라도 관리 상태와 분위기에 따라 수만 달러의 차이가 난다. 첫 번째는 가장 쉬우면서 효과적인 방법인 ‘정리와 관리’다. 깨끗하게 정돈된 집은 단순히 보기 좋을 뿐 아니라, 잠재적 구매자에게 '이 집은 주인이 세심하게 관리해왔다'는 신뢰감을 준다. 냉장고 문, 화장실 실리콘, 현관의 첫인상 같은 작은 디테일이 집 전체의 인상을 좌우한다. 이런 부분들이 모여 결국 가격 차이를 만든다. 두 번째는 조명과 색감이다. 오래된 조명은 공간을 어둡고 지쳐 보이게 만들지만, 밝고 따뜻한 조명으로 교체하면 집 전체가 생기를 얻는다. 특히 쇼잉(Showing) 시 조명의 밝기와 색감은 구매자의 감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벽을 흰색, 베이지, 연회색 같은 중립톤으로 바꾸면 공간이 넓고 세련돼 보인다. 큰 비용이 들지 않지만, 결과는 확실하다. 페인트 한 통의 변화가 수천 달러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세 번째는 주방과 욕실이다. 이 두 공간은 대부분의 구매자가 가장 꼼꼼히 살펴보는 곳이다. 전체 리모델링이 부담된다면 수도꼭지(faucet), 캐비닛 손잡이, 조명만 바꿔도 충분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이렇게 작은 변화만으로도 ‘잘 관리된 집’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남길 수 있다. 집을 당장 팔 계획이 없더라도 이런 세심한 개선은 생활의 만족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 자산 가치를 지켜준다. 네 번째는 외부 관리, 즉 '커브 어필(Curb Appeal)'이다. 미국에서는 ‘집의 가치는 첫 10초에 결정된다’는 말이 있다. 집 앞마당의 잔디를 정리하고, 현관문 손잡이를 닦고, 매트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인상이 달라진다. 특히 현관문 페인트 색상은 집의 첫인상을 크게 좌우한다. 붉은색, 짙은 네이비 같은 포인트 컬러는 집을 더욱 품격 있게 보이게 만든다. 작은 터치 하나가 전체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공간의 활용이다. 비어 있는 방을 그냥 두지 말고, 홈오피스나 게스트룸으로 연출하면 실질적인 생활 가치를 보여줄 수 있다. 요즘은 재택근무와 가족 구조 변화로 인해 다목적 공간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 이런 연출은 실제 면적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낸다. 같은 공간이라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구매자의 인식은 크게 달라진다. 여섯 번째로 놓치기 쉬운 부분이 향기와 분위기다. 집에 들어섰을 때 은은한 향기와 따뜻한 조명이 어우러진 공간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실제로 부동산 쇼잉에서 좋은 향이 구매 결정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지만, 이런 감각적인 포인트가 집의 첫인상을 완성한다. 결국 집의 가치는 크게 바꾸는 것보다 세심하게 다듬는 마음에서 만들어진다. 시장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지만, 집에 대한 주인의 정성과 태도는 변하지 않는다. 집을 단순한 자산이 아닌 '나와 가족의 행복이 자라는 공간'으로 바라보는 순간, 그 가치는 스스로 깊어지고 단단해진다. 오늘의 작은 정리와 손질이 내일의 큰 가치를 만든다. 그것이 내 집의 가치를 높이는 가장 쉽고, 그리고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제이 윤 / 재미부동산협회 회장부동산칼럼 가치 방법 자산 가치 생활 가치 가치 상승
2025.11.03. 2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