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번 프리웨이에서 발생한 분노 운전(road rage) 사건으로 인해 차량 정체가 발생했다. 한 운전자가 상대방 운전자의 자동차 키를 빼앗고 도주한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순찰대(CHP)에 따르면 사건은 7월 7일 오전 7시 직전, 샌버나디노 북쪽 데보어 로드(Devore Rd.) 인근 북행선 도로에서 발생했다. 현장에서 밴과 승용차 운전자 둘 다 차량에서 내려 말다툼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차선 하나가 막혀 심각한 교통 정체가 빚어졌다. CHP는 밴 운전자가 상대 운전자가 끼어들고 급정거(브레이크 체크)를 하자 격분해 다툼이 시작됐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그 과정에서 밴 운전자는 상대방에게 발로 차이고 얼굴에 부상을 입었으며, 결국 차 열쇠까지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상대 운전자는 이후 피해자의 자동차 키를 가지고 현장을 떠났으며, 피해자는 차량을 움직일 수 없어 견인차가 도착할 때까지 현장에 남아 있었다. 현장 영상을 보면 오전 7시 30분경 밴이 견인차에 연결되고 도로가 정리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CHP는 또 사고 이후 밴을 들이받고 도주한 또 다른 트럭도 수색 중이다. 하지만 도주한 운전자나 차량에 대한 구체적인 신원이나 차량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당국은 목격자의 제보를 받고 있으며, 이번 사건을 분노 운전 폭력 사건으로 조사하고 있다. AI 생성 기사프리웨이 분노 상대방 운전자 상대 운전자 분노 운전
2025.07.07. 14:29
영상 분노 폭발 분노 폭발 남성 포착
2025.02.28. 14:52
영상 트럼프 분노 트럼프 분노
2025.01.27. 13:37
올여름,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삐뚤어진다’는 속담이 있건만 9월을 코앞에 둔 지금도 한국은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다. 최악의 더위였지만 그래도 한줄기 기쁨은 ‘2024 파리 올림픽’ 현장에서 들려오는 우리 선수들의 메달 소식이었다. 선수들의 활약 덕분에 올림픽 기간인 2주간 온 국민이 행복했다. 선수들의 땀과 투혼은 국민의 가슴 속에 큰 감동과 시원함을 안겨줬다. 특히 한국 탁구의 12년 묵은 체증을 풀어준 ‘삐약이’ 신유빈 선수는 올림픽 기간 내내 국민에게 많은 기쁨을 선사해 줬고,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반면, 28년 만에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딴 안세영 선수는 다른 이유로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시상식이 끝난 직후 돌연 배드민턴협회를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그녀는 부상과 관련된 협회의 대응 등 그동안 묵혀뒀던 문제점들을 세상에 드러내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다. 안 선수는 인터뷰에서 “꿈을 이루기까지 나의 원동력은 분노였다”며 협회의 부조리를 거침없이 토해냈다. 반응은 다양했다. 안 선수의 용기 있는 발언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성급한 인터뷰로 인해 올림픽에 출전했던 다른 선수들의 선전이 묻혔다고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안 선수는 한국에 돌아와 2차 폭로를 했다.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대표팀에 발탁된 뒤 7년 내내 막내라는 이유로 대표팀에서 선배들의 끊어진 라켓 줄을 갈고, 선배 방의 청소를 해야 하는 것은 물론 빨래까지 도맡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안 선수가 시대착오적 악습에 시달려 왔다는 이야기까지 더해지면서 협회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커졌다. 안 선수가 대표팀 내 위계질서에 시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얼마 전 은퇴를 한 ‘배구 여제’ 김연경의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연경은 지난해 5월 방송된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서 프로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막내 생활이 쉽지 않았다. 선배님도 많고, 규율도 심해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그때는 빨래를 모아서 후배들이 하는 시스템이었다. 빨래도 산더미처럼 많았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아침 식사 전에 청소해야 했다. 늦잠 자면 혼나기도 했다. 1~2년 그렇게 하다가 ‘여기 내가 빨래하러 온 건지 운동하러 온 건지 모르겠다’고 따졌다고 한다. 배구하러 왔는데 배구보다 빨래하고 청소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화를 냈다고 한다. 김연경의 발언으로 지금은 배구협회가 많이 개선되어 선수들이 좀 더 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악습을 관습이라며 무조건 참는 게 능사가 아니다. 사회적 분노가 정의와 결합하면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1960년대 미국에서 일어난 민권 운동은 공정한 분노에서 비롯되었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와 같은 지도자들이 인종 차별에 대한 분노를 평화적인 시위와 연설로 표현하며, 결국 법적 변화와 사회적 인식을 끌어냈다. 로사 팍스라는 흑인 여성은 추운 겨울 재봉사 일을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버스에 올라 버스 중간석에 앉았다. 잠시 후 백인 승객이 버스에 타자 운전사는 피곤함에 지쳐 졸고 있는 팍스에게 자리에서 일어나 뒤로 가라며 호통을 쳤다. 그때 피곤함에 지쳐 있던 팍스는 “노(no)”라고 반발하며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 일로 팍스는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체포까지 됐다.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평소 흑인 차별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던 킹 목사는 지역 흑인 지도자를 규합하여 사건이 발생한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서 시내버스 승차 거부 운동을 벌였다. 이 운동에 많은 사람이 동참하며 버스 대신 걸어서 출근하는 흑인 물결이 거리를 메웠다. 당시 정부는 주동자인 마틴 루터 킹 목사를 회유, 협박도 모자라 투옥까지 했지만 버스 승차거부 운동은 오히려 확대됐다. 여기에 뜻 있는 백인들까지 동참하자 연방대법원은 1956년 11월 몽고메리시의 시내버스 인종 분리 제도는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공정한 분노가 세상을 바꾼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화를 낼 때 4가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첫째는 올바른 대상에게 화를 내는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화의 원인과 아무 상관 없는 사람에게 화풀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둘째로 올바른 시기인가를 따져야 한다. 불의를 당할 때 혹은 화가 날 때마다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장소를 분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올바른 방법으로 화를 내야 한다. 상대방이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했다고 똑같이 대응하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넷째는 올바른 목적으로 화를 내는 것이다. 화를 내는 궁극적인 목적은 관계나 상황의 개선이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또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올바르게 화를 내는 것은 화를 참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라네.” 안세영 선수는 따가운 시선을 의식했는지 SNS를 통해 “많은 분을 놀라게 해 마음이 무겁다. 특히 힘든 노력 끝에 올림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가장 죄송하다. 축하와 영광을 누려야 할 순간들이 해일처럼 모든 것을 덮어 버리게 됐다”며 선수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안 선수가 분노를 표출한 것이 잘못은 아니다. 다만 금메달의 가치와 영광의 여운을 안고 귀국한 다음에 자리를 만들어서 자기 생각을 정리해 전달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여간에 안 선수의 분노가 한국의 배드민턴 환경 개선에 큰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올림픽도 끝났는데, 무덥고 긴 여름은 언제쯤 끝나려나? 배광자 / 수필가문예 마당 변화 분노 안세영 선수 사회적 분노 신유빈 선수
2024.08.29. 18:26
예산 씀씀이를 보면 그 조직을 알 수 있다. 경제·정치블록 유럽연합(EU)은 예산의 70%를 농민과 회원국의 낙후지역 지원에 반반씩 쓴다. 그렇다면 EU는 왜 예산의 3분의 2 이상을 두 곳에 써야 할까? EU 27개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농업의 기여분은 1.4%에 불과한데 말이다. 최초의 공동정책이 농민 지원이었기 때문이다. 1962년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는 회원국 농민을 공동체 예산으로 지원하는 공동농업정책에 합의했다. 1980년대 말까지 EEC 예산의 3분의 2를 농민을 위해 썼다. 이후 30여년간 폴란드와 헝가리와 같은 중동부 유럽 국가들이 EU에 가입하면서 낙후 지역 지원이 늘고 농민 몫은 줄게 됐다. 성난 농부들이 농민의 돈줄을 쥐고 있는 브뤼셀에 집결했다. 지난 1일 벨기에 수도에서 열린 EU 정상회담은 앞으로 4년간 500억 유로(약 70조 원)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회담장 바로 옆 룩셈부르크 광장에서는 수천 명의 농부가 1000대가 넘는 트랙터를 세워두고 경적을 울렸다. 정상들과 EU 집행위원회에 분노를 표출하며 지원을 압박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고, 기후위기로 농산물 수확량이 급감했다. 농산물 가격이 지난 1년간 10% 하락해 농부들은 곤궁해졌다. EU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든다는 그린딜을 위해 농민들에게 각종 규제를 부과했다. 질소 배출량을 줄이겠다며 비료 사용량을 축소하게 했고 가축 사육도 줄이게 했다. 심상치 않은 농심에 화들짝 놀란 EU 집행위는 지원을 늘리겠다며 농민 단체와 대화를 시작했지만, 농민의 분노가 진정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전쟁이나 기후위기가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에 농부들의 요구는 지속될 것이다. 유럽 정치권도 농심을 차지하려고 바쁘다. 오는 6월 6~9일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반이민과 반기후위기를 앞세운 극우 정당의 지지도가 상승세다. 이들은 그린딜에 반대하며 분노한 농민에게 표를 호소한다. EU는 중남미 공동시장 메르코수르(Mercosur)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성사하기 위해 20여년간 공들였고 2019년엔 체결에 원칙상 합의했다. 그러나 최근 농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프랑스의 반대가 거세졌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산 값싼 농산물의 범람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FTA는 유럽 공산물과 메르코수르의 농산물을 맞교환하는 셈이라 유럽의 이익도 크기에 결국 정치적 해법이 필요하다. 정치는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그렇지만 저성장에 신음 중인 유럽에선 이런 정치가 잘 보이지 않는다. 안병억 / 대구대 교수(국제관계)마켓 나우 유럽 분노 정치블록 유럽연합 유럽 정치권 유럽의회 선거
2024.02.11. 17:34
지난해부터 독서모임 커뮤니티 스타트업인 트레바리에서 클럽장을 맡아 두툼한 ‘벽돌책’을 읽는 클럽을 부정기적으로 운영한다. 한 시즌이 4개월인데, 그 기간에 벽돌책 읽기 클럽 회원 10여 명과 한 달에 한 번 만나 내가 고른 벽돌책을 놓고 독서토론도 벌이고 사는 얘기도 한다. 다른 회원들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모임이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고, 배워가는 것도 많다. 벽돌책이라는 말이 공식 용어도 아니고, 그냥 ‘700쪽 이상’을 기준으로 잡았다. 클럽 주제를 벽돌책으로 정한 데에는 이기적인 이유가 있었다. 한 신문 북섹션에 ‘장강명의 벽돌책’이라는 독서 칼럼을 쓰고 있는데 연재를 이어가려면 매달 벽돌책을 한 권씩 읽어야 한다. 기왕 읽는 책, 이걸로 독서토론도 해보자 싶었다. 고로 아직 읽지 않은 책을, 표지와 출판사에서 작성한 소개 자료만 보고 북클럽 주제도서로 고른다. 지난달에는 영국 경제사학자 애덤 투즈의 『붕괴』를 골랐다가 회원들의 원성을 샀다. 964쪽이나 되는데 분명 의미는 있지만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책이다. 낯선 이름과 경제용어도 꽤 나와서 다들 고생하며 읽었다. 한 회원은 독후감 제목을 영화 ‘헤어질 결심’의 유명한 대사,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로 적었다(정작 독후감은 매우 정연했다). 그래서 우리는 독서토론 시간에 ‘헤어질 결심’ 이야기도 조금 나눴다. 책은 쉽지 않았지만 책 얘기는 즐거웠다. 『붕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과 여파를 집중 분석하는 책이다. 저자는 2008년 금융위기가 세계 곳곳의 정치와 사회에 길고 깊은 영향을 미쳤다고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한 것, 유럽에서 온건 좌파 정당들이 몰락한 현상의 뿌리는 모두 2008년 금융위기다. 독후감에서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혹은 2020년대의 팬데믹으로 자기 삶이 어떻게 흔들렸는지를 감동적으로 쓴 회원들도 있었다. 맞아, 그때 세상이 확 바뀌었어,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1990년대에 태어난 회원은 외환위기 이전 한국 사회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궁금해했다. 40대 이상인 회원들이 “어휴, 완전히 달랐죠” 하며 자기 기억들을 이야기했다. 취업이 쉬웠고,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있었고, 회사원들이 낮에 사우나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던 시절을 말하는데 어째 실감이 나지 않았다. 장기 불황이 오면 한국 사회는 또 어떻게 변할 것인가. 독서토론 후반부에는 그 얘기를 했다. 다들 저성장은 이제 필연이라고 여기는 듯했다. 나는 몇 가지를 메모해 갔는데 이런 것들이었다. 일자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젠더 갈등과 세대 갈등이 심해진다, 포퓰리즘이 득세한다, 계층 간 격차가 벌어지고 부가 세습되며 ‘귀족 계급’이 등장한다, 외식이 줄고 홈파티 문화가 뜬다. 한 회원이 “전망이 아닌 것 같다, 이미 현실화된 내용들 아니냐”고 지적했다. 회원들의 의견이 다 일치하지는 않았다. 외적인 성공이나 소비보다 내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분위기 속에서 오프라인 동호회 문화가 뜰까, 아니면 사람들이 온라인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더 늘어날까. 귀족 계급을 바라보는 시선들은 어떨까. ‘내가 질투할 이유가 없다’며 그러려니 여길까, 아니면 ‘나는 왜 저렇게 될 수 없나’ 하고 분노하게 될까. 분노는 중산층에서 나올까, 빈곤층에서 나올까. 고령화는 여기에서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가. 저성장 국면에 들어갈 중국 청년들의 분노야말로 우리가 진짜 두려워해야 할 대상 아닐까. 중국 정부는 그 분노의 화살을 외부로 돌리고 싶다는 유혹을 받을 테니 말이다. 한 회원이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다들 어떤 사회를 원하세요? 차분하게 가라앉는 사회? 아니면 분노하는 사회?” 경제적 불평등은 커지고 단단해질 것이다. 사회에 대한 불만을 먹고 극단주의 세력이 자란다. 그렇게 거대한 폭력의 기운이 스멀스멀 퍼진다 …. 그보다는 사람들이 다들 조금씩 체념하고 내향적이고 소극적으로 사는 평화로운 계급 사회가 나은가? 아니면 때로 갈등과 충돌을 빚더라도 격렬하게 항의하는 정신이 활력과 모색을 낳고 거기에서 희망이 싹틀까? 어렵지만 중요한 질문이고, 집에 돌아와서도 아내와 한참 얘기를 나눴다. 『붕괴』 뒷부분에 이런 문장이 있다. “이른바 ‘정치경제’의 시대에서 정말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정치 부분이다.” 경제가 정치적 문제들을 일으키더라도 공론장이 건강한 사회는 그걸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한국은 어떤가. 정치 리더십은 고사하고 시민들이 진지하게 의견을 나눌 공간조차 잘 보이지 않는 듯해 가슴이 답답해진다.마음읽기 체념 분노 한국 사회 장강명의 벽돌책 클럽 회원
2023.06.11. 17:31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분노의 질주-라이드 오어 다이(Fast X·이하 분노의 질주 10)’ 개봉에 맞춰 남가주 법집행기관들이 불법 레이싱 단속 강화에 나섰다. 18일 캘리포니아고속도로순찰대(CHP), LA경찰국(LAPD), LA카운티 셰리프국(LASD)은 베벌리 그로브 멜로즈 애비뉴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 분노의 질주 10을 모방하는 불법 레이싱 또는 드리프팅은 자칫 시민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화 분노의 질주는 2001년 1편이 개봉한 뒤 20년 넘게 시리즈를 이어오며 다양한 자동차 경주와 액션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오늘(19일) 전국에서 개봉하는 열 번째 작품은 이미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했다. 영화적 설정과 현실은 전혀 다르지만, 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인기를 얻으면서 일반인 사이에서도 위험천만한 자동차 경주 장면을 따라 하는 부작용이 벌어지자 시리즈가 개봉할 때마다 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마이클 무어 LAPD 국장은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영화 속 장면을 흉내 내려는 ‘카피캣’에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영화는 그저 환상일 뿐 주행 장면을 따라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법집행 당국은 불법 레이싱 또는 드리프트 적발 시 운전자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차량을 압류한다고 경고했다. 운전 중 사망 사고를 유발할 경우 형사처벌도 각오해야 한다. 로버트 루나 LASD 국장은 “불법 경주나 드리프팅 시도 자체를 멈춰야 한다. 그런 행위는 사람들의 생명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형재 기자[email protected]사설 분노 람보르기니 스포츠카 불법 레이싱 김상진 기자
2023.05.18. 21:36
최근 감정,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발생하는 사건을 종종 볼 수 있다. 층간소음으로 시작한 이웃 간 갈등이 폭력, 살인사건으로 번지기도 하고, 이 같은 분노조절 실패가 보복운전, 증오범죄, 총기 난사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스티븐 연 주연의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Beef)’도 운전 중 난폭 행동, 로드 레이지(road rage)가 발단돼 남녀 주인공이 서로 복수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리고 있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폭력적, 파괴적인 말과 행동을 보이고 이로 인해 사건·사고에 휘말리게 되면 간헐적 폭발성 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흔히 분노조절 장애라고 하는데 이는 정신의학적 공식 진단명은 아니다. 충동조절 장애(Impulse Control Disorder)라는 용어도 자주 쓰는데 이 역시 공식 진단명은 아니며 간헐적 폭발성 장애의 상위 유형인 파괴적, 충동조절 및 품행장애(Disruptive, Impulsive, Control and Conduct Dysphoria)의 다른 말이다. 간헐적 폭발성 장애(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는 감정조절을 하지 못해 폭력이 동반될 수 있는 분노가 폭발하는 행동 장애로 사소한 일, 일의 중한 정도에 상관없이 상황에 맞지 않게 분노를 폭발하는 증상이 특징이다. 공격적인 충동을 조절, 통제하지 못하고 행동폭발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간헐적 폭발성 장애는 ▶언어적 공격성(비난, 언쟁, 폭언, 분노발작), 재산, 타인, 동물에게 가하는 신체적 공격성이 평균적으로 3개월 동안 일주일에 평균 2회 이상 발생하면 진단하는 기준이 된다. 신체적 공격성이 재산 피해를 초래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나 동물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이어도 해당한다. 또 ▶재산 피해, 타인이나 동물에게 상해를 입힐 수 있는 신체적 공격성, 즉 폭행을 포함한 폭발적 행동이 1년 동안 3회 이상 발생해도 간헐적 폭발성 장애로 진단하는 근거가 된다. ▶행동폭발을 반복적으로 보이는 동안, 공격성의 정도는 사회적, 정신적 스트레스 요인에 의해 촉발, 유발되는 일반적인 반응을 심하게 넘어서며 ▶이런 반복적 행동폭발은 미리 계획한 것이 아니며 돈, 권력 등의 유형적인 대상에 한정하지 않고 뚜렷한 목적 없이 일어나야 한다. 이외 ▶이러한 공격성으로 인해 현저한 심리적 고통을 느끼며 직업, 사회생활,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거나 경제적, 법적 문제를 유발하는 경우도 간헐적 폭발성 장애의 특징 중 하나다. 단, 간헐적 폭발성 장애는 매우 드문 장애로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나타나는 공격성이 다른 어떤 정신질환으로 설명이 되지 않을 때 진단을 내리게 된다. 또 그 원인이 매우 다양하고 행동의 패턴, 자란 환경, 정신질환 히스토리와 가족력, 알코올, 마약, 약 복용 기록 등을 꼼꼼히 살핀 후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하므로 단순히 나타나는 행동만으로 진단할 수 없다. 따라서 분노조절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장애가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원인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지는데 원인을 정확히 파악, 그 요인을 제거하고 분노를 조절할 수 있도록 훈련하면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충동적 욕구가 올라올 때 어떻게 할지 계획을 마련하고, 화가 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파악해 피하며, 화를 내기 전에 심호흡하거나 숫자를 세거나 운동을 하는 등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면 분노를 참고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도라면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받을 것을 권한다. ▶문의:(213)235-1210 문상웅 / 심리상담가(LCSW)·이웃케어클리닉건강 칼럼 분노 폭발 분노조절 실패 간헐적 폭발성 반복적 행동폭발
2023.04.25. 18:54
분노와 증오의 정치 김건흡 MDC시니어센터 회원 분노와 증오는 대중을 열광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1865년 4월 9일 리치먼드가 북군에 함락되면서 4년여에 걸친 전쟁은 북부의 승리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전쟁의 포성은 멎었지만 그 피해는 엄청났다. 북군 36만, 남군 26만의 젊은이들이 전장에서 목숨을 잃었고, 민간의 사망자수는 그저 수백만으로 추정될 뿐이었다. 특히 남부는 전쟁의 여파로 농토와 가옥들이 모조리 파괴되고 말았다. 그러나 전쟁의 더 큰 피해는 다른 데 있었다. 남북간 그리고 인종간 증오와 적대감의 골이 전쟁으로 인해 회복불능으로 깊어져 버린 것이다. 특히 싸움에서 진 남부에서는 사랑하는 가족과 집, 농토를 빼앗아간 '양키놈들'에 대해서는 물론, 신분 해방을 외치며 거들먹거리는 흑인들에 대한 증오감이 폭발적으로 고조되었다. KKK라고 하는 무시무시한 인종 테러단체가 등장한 것도 바로 남북전쟁의 후유증이었다. 이런 사정은 정도는 다르지만 북부도 마찬가지여서, 흑인을 짐승 취급하는 것도 모자라 그것 때문에 전쟁까지 일으킨 남부 '반도들'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하는 극우 강경론자들이 의사당과 정부와 언론에서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요컨대 전쟁 직후 미국의 분위기는 이런 적대감이 극도로 만연되어 과연 미국이 전쟁 이전의 일체감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의심스러웠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에 재선된 링컨은 어깨가 무겁지 않을 수 없었다. 1865년 3월 4일, 두 번째 대통령 취임연설에서 링컨은 관용과 화해로 남북이 다시 하나가 될 것을 국민들에게 간곡히 호소했다. “아무도 미워하지 말고 모두에게 자비로운 마음으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정의의 확고한 신념으로써 우리의 남은 일을 끝마치도록 합시다. 조국의 상처를 치료하고 참전용사와 그들의 유가족을 도와줍시다. 우리 가운데 의롭고 항구적인 평화를 이룩하고 이를 키우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도록 합시다.” 리치먼드 함락 직후인 4월 11일, 링컨은 대국민연설을 통해 남부동맹에 가담했던 주들이 다시 복귀한다면 전쟁에 따른 어떤 보복이나 불이익도 없을 것임을 천명했다. 전쟁의 승리를 위해서는 때로 적에게 가혹할 수밖에 없었지만, 개인적으로 링컨은 미움과 보복을 싫어하는 양심적 기독교인이었다. 조국의 갈가리 찢긴 상처는 오직 용서와 관용으로만 치유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한결같은 믿음이었다. 그러나 어찌 예측했으랴. 자신이 바로 그러한 미움과 보복의 희생양이 될 줄을. 화해를 호소하는 대국민연설을 한 지 불과 사흘 후에 링컨은 한 극렬 남부주의자의 흉탄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날 저녁 링컨은 백악관 부근의 한 극장으로 연극 구경을 갔다. 연극이 한창 진행되는데 돌연 대통령이 앉아있던 귀빈석에서 총성이 울렸다. 권총을 손에 쥔 한 남자가 귀빈석에서 무대로 뛰어내리며 “독재자는 죽었다. 남부 만세!”를 외쳤다. 그가 무대 뒤로 도망쳐 사라졌을 때야 사람들은 대통령이 총에 맞았음을 알았다. 대통령은 치명상을 입었다. 급히 극장 건너편 여인숙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그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이튿날 새벽 숨을 거두고 말았다. “갑작스러운 상실은 뒤를 돌아보게 합니다. 동시에 앞을 보게 합니다. 비극의 재발을 막기 위한 반성·논의라면 우리가 잃은 이들만큼의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충분히 겸손해야 합니다. 정치적 이해나 점수 따기의 수단, 다음 뉴스 시간의 사소한 기삿거리가 되지 않도록 합시다. 누군가를 손가락질하기에 앞서 서로의 말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공감의 본성을 단련해야 합니다.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서로 노력하는 것, 그것이 그들의 희생을 명예롭게 해주는 방식입니다.”우리 누군가의 이태원 희생에 대한 성찰이 아니다. 11년 전 미 투산 총기난사의 희생자 추도식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한 연설이다. 총기 규제와 범행 음모를 놓고 격렬히 싸우던 나라의 앞날과 희생자들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 그의 말은 정략·면피로 날을 세우는 우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향할 곳 없는 분노와 증오가 배회하고 있다. 그 중심에 정치가 있다.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온갖 명분으로 포장을 씌운 증오의 선동에 앞장서고 있다. ‘윗물 탓일까. 모두의 상처 보듬어야 할 성직자들까지 가세한다. 성직자들이 대통령 부부의 죽음을 기도했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 정화수 앞에서 자식의 무사를 비는 어머니 같은 마음이었을까? 타인의 소원 성취를 위해 굿판을 벌이는 무속인 같은 책임감이었을까? 가톨릭 신부는 ‘비나이다 비나이다’란 문구와 함께 비행기가 추락하는 풍자 만화를 인용했고, 성공회 신부는 ‘추락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며 노골적으로 소망을 표현했다.고 한다. 누구든 정치적 의견을 가질 수 있고 자기와 다른 세계관을 가진 사람을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미워도 그 사람이 죽기를 바라는 사제라니. 더구나 그 소망이 너무 간절한 탓에 조종사와 승무원, 기자단 등 많은 사람들이 전용기에 함께 타고 있다는 사실은 깜빡한 모양이다. 파문이 커지자 천주교는 정직 처분을 내렸고 성공회는 사제직을 박탈했다. 인터넷 언론 ‘더 탐사’는 채용공고를 내면서 “윤 ·한이 때려죽여도 싫은 분”을 뽑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장관을 무조건 증오하는 사람과 함께 일하겠다는 뜻이다. 이 조건은 민주당 극렬 지지층 정서와 일치한다. 그들은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을 비난할 수 있는 소재면 무조건 열광한다. 사실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하루라도 화 안 내면 손해 본다. 분노의 금단현상이다. 사회학자들 표현대로 ‘세계 유일의 화병(Hwabyeong)이란 걸 지닌 앵그리 사회’의 민낯이다. 증오의 앙금인 우리의 한 해 고소·고발은 49만 건으로 일본의 50배다. 조국 사태 직후인 2020년 12월엔 정치권의 소송 남발로 월 5만 건을 넘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 최고였다. 이념·지지정당·빈부·남녀·학력·세대·종교 등 7개 항목의 갈등 체감지수가 모두 1위(영국 킹스칼리지, 2021년 조사)인 세계 선두권의 오명으로 이어져 왔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단지 자신의 공허한 삶에 의미와 목적을 줄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묻지마 증오’의 전사가 되기를 자처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설령 정의를 표방한 증오일망정 그들에게 그런 명분은 부차적인 것일 수 있다. 증오를 발산하거나 배설하는 재미없이 정의를 위해 헌신하라고? 견해가 다른 사람들에게 낮은 자세로 설득도 하고 호소도 하라고? 그렇게 할 사람은 거의 없다. 증오의 발산이 우선이다. 증오를 먹고사는 정치인들은 책임을 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인정하지도 않는다. 그들의 사전에 ‘책임’이란 단어는 없다. 그들이 밀어붙인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그건 자기들의 문제가 아니라 반대편의 음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내부의 적을 찾아내 모든 실패의 책임을 떠넘긴다. 품격도 습관이다. 한국 정치 74년, 민주화 35년. 이런 사례를 떠올리기조차 힘들다. 마음속에 믿음이 아로새겨진 공감과 존중, 통합의 기억이 별로 없다. 사람과 사회, 국가의 품격은 결국 자신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부디 후대들이라도 품격 사회의 시민 대접 받도록 해줘야 하지 않겠나. 그러니 나라의 운명 좀 생각하며 사시라. 정치인들이여. 우리 모두를 위한 타협과 협력의 의지가 충만한 사람들을 둘로 쪼개 나라 망치기에 딱 좋은 분노와 증오의 블랙홀만 키워서 좋을 게 무엇이 있겠는가. 우리 모두 각자 가진 소신과 신념을 좀 유예하면서 타협과 협력의 길로 나아가는 대전환을 이루길 소망한다. 김지민 기자분노 증오 대통령 취임연설 정치적 이해 극렬 남부주의자
2022.12.07. 6:49
직업 특성상 댓글을 많이 접하다 보니 어느 정도 악플에 무뎌진 편이다. 논리도 없이 욕설을 배설하는 수준의 댓글을 보면 화가 나기보다 측은했다. 댓글을 다는 약간의 노력으로 타인의 분노를 유발함으로써 싸구려 쾌감을 맛보려 하는, 그래놓고 막상 고소를 당하면 선처를 요구하기 급급한 ‘루저’쯤으로 여겼다. 맹목적인 비난의 대상이 기자 본인이든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이든, 내가 휘둘리지만 않으면 괜찮다며 넘겨왔다. 하지만 유독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성폭력 등 각종 사건·사고에서 명백한 피해자를 조롱하거나 가해자로 둔갑시키려 할 때다.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발생 직후의 뉴스 댓글창은 그야말로 참혹했다. 서울 한복판에서 압사로 추정되는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팩트 외에는 아무것도 확실한 게 없는 상황에서도 악플러들은 관련 기사가 쏟아져나올 때마다 벌떼처럼 달려들었다. “사람 많은 곳 놀러 가서 죽은 걸 어쩌라는 거냐”며 피해자들을 탓하고 모욕했다. 여러 번의 압사 위험 신고가 있었고 경찰의 지휘 체계가 부실했다는 점 등 사건의 전모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허위 주장은 힘을 잃어갔다. 하지만 유가족과 생존자들에겐 이미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을 터다. 어쩌면 생의 가장 밑바닥에서 헤맬 때 무차별적인 언어폭력까지 당했으니 말이다. 악플러들에게 마치 멍석을 깔아 주는 것 같아 기사를 쓰는 것조차 죄책감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우리는 ‘분노 포르노(outrage porn)’에 무방비로 노출된 삶을 살고 있다. 음란물과 마찬가지로 분노 포르노는 철저히 자기만족을 위한 도구다. 분노 수위를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때로는 무고한 사람을 희생양으로 삼는다. 악플러들은 불특정 다수에게 음란물을 유포하듯 분노 포르노를 전파하고 중독시키는 유해 물질이나 다름없다. 가장 우려되는 건 본의 아니게 분노 포르노에 반복적으로 노출돼 진짜 분노해야 할 문제마저 외면하게 되는 일이다. 시 티 응우옌(C. Thi Nguyen) 미 유타밸리대 철학과 교수는 2019년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진정한 분노는 우리가 행동하고 불의에 맞서 싸우도록 동기를 부여한다”며 “분노 포르노는 이런 분노의 순기능을 약화한다는 점에서 매우 골칫거리”라고 분석했다. 지금 이 시각에도 누군가는 비속어와 차별적 언어를 총동원해 분노 포르노를 양산해내고 있다. 그 피해자는 악플의 당사자뿐 아니라 우리 모두다.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이유로 악플에 둔감해지기엔 사회적 폐해가 너무 크다. 김경희 / 한국 EYE팀 기자노트북을 열며 포르노 분노 분노 포르노 분노 수위 뉴스 댓글창
2022.11.25. 21:38
세계 1차대전 당시 미국 농업은 기계화, 대형화되면서 농산물의 유럽 수출로 호황을 누렸다. 전쟁이 끝나 유럽에서 농업이 재개되자 수출길이 막혀 농업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대공항 시기 중부지역에서 몇 년 연이은 자연재해가 발생해 농장이 황폐해졌다. 많은 농민이 땅을 버리고 고향을 떠났다. 소문만 믿고 캘리포니아로. 작가 존 스타인벡은 오클라호마까지 가 이주민들의 힘든 여정에 동행하면서 유명한 소설 ‘분노의 포도’를 구상하고 썼다. 그는 이 소설에서 당시 소작 농민들과 이주 노동자들의 실상을 너무 적나라하게 묘사해 그것을 불편하게 여긴 기득권층으로부터 철저하게 배척되었다. 퓰리처상과 노벨상까지 받은 작품이지만 그의 고향 캘리포니아와 소설 속 주인공 톰 조드가 살았던 오클라호마에서는 판매가 금지되었고 일부 주에서는 책이 불태워지기도 했다. 소설의 주인공 조드는 가족과 케이시 목사와 함께 낡은 트럭을 타고 캘리포니아로 향한다. 이 여행이 얼마나 험난했던지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여행 중 숨지고 형과 여동생의 남편은 일행을 떠나 버린다. 우여곡절 끝에 캘리포니아에 도착했지만 일거리가 충분한 희망의 땅은 아니었다. 판로가 막힌 채 과잉 생산된 농작물, 넘쳐나는 일꾼들로 임금을 깎고 또 깎는 불공정한 현실, 가격 유지를 위해 농작물을 강에 버리는 농장주들, 그것을 비호하는 세력가들, 굶주린 노동자들은 분노의 눈동자가 포도알처럼 커간다. 케이시 목사는 이 비참한 노동자들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노동운동에 뛰어든다. 케이시 목사가 피살되자 조드도 노동운동에 뛰어들기 위해 집을 떠난다. 가족들은 일거리를 찾아 옮겨 다니다 여동생 로즈가 사산하는 아픔을 겪는다. 어머니와 로즈가 그 지역에 닥친 홍수를 피해 언덕에 있는 헛간으로 들어갔다가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노동자와 아이를 만났다. 로즈가 누워있는 노동자의 머리를 않고 자신의 젖을 꺼내 물린다. “ 드세요. 드셔야 살아요.” 코로나 사태 때문에 실시한 비상 경제정책의 후유증, 소련과 우크라이나의 전쟁 장기회가 세계경제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유럽은 경험한 바 없는 혹독한 겨울을 예상하고 아르헨티나 등 여러 나라에서는 물가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상화 되어 있다. 한국도 이 격랑을 피해가기 힘든 모양이다. 노인 복지 예산을 삭감해 하루 11시간 일한 노인 일당이 겨우 만원 남짓이고,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노인들은 점점 더 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다행히 저소득층을 위한 식품 보조비를 상향 조정하는 등 소외 계층을 위한 정책을 유지 강화하고 있다. 경제가 비교적 탄탄한 두 나라의 취약 계층을 위한 정책 차이는, 지향하는 정책의 우선순위에 대한 정부의 입장 차이 때문인 것 같다. 스타인벡이 말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우리는 모두 아픈 사람들이다. 서로 더 이해하고 더 아픈 사람을 안아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 세계인과 스스로를 구원하는 것일 것이다. 최성규 / 베스트 영어 훈련원장열린 광장 분노 고향 캘리포니아 비상 경제정책 케이시 목사
2022.10.27. 19:02
영화 ‘분노의 질주(Fast & Furious)’ 속편 촬영이 진행될 지역 주민들이 영화 촬영을 반대하고 나섰다. 24일 LA타임스는 지난 2001년부터 시리즈로 개봉 중인 영화 ‘분노의 질주’ 촬영지로 수많은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진 앤젤리노하이츠(Angelino Heights) 지역 주민들이 영화 촬영을 반대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최근 영화 속편이 제작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 많은 ‘스트리트 테이크오버(Street Takeover)’, 즉 불법 도로점거가 이뤄지고 있다며 호소했다. 특히 영화에 등장하는 ‘밥스 마켓(Bob’s Market)’ 앞에는 영화처럼 스피닝이나 드리프트 등을 시도하는 차들로 이미 바닥에 타이어 자국이 가득하다. 비영리단체 ‘스트리츠 아 포 에브리원(Streets Are for Everyone)’ 설립자 데미안 케빗은 “불법 레이서들은 정기적으로 와서 바퀴를 끌며 굉음을 내고, 타이어 타는 냄새를 풍긴다”며 “이들은 지역의 운전자들과 보행자들을 모두 위험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오늘(26일) 오전 9시부터 분노의 질주 10번째 작품 ‘패스트 X(Fast X)’ 촬영이 이곳에서 진행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주민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시위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최근 LA에서 불법 도로점거가 급증하면서 LA 경찰국(LAPD)은 단속의 칼을 빼 들었다. LAPD는 지난 19~20일 양일간 남가주 일대에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40명을 체포하고 43대의 차량을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체포된 이들 중에는 무기소지 위반 4명, 살인미수 지명수배 1명, 뺑소니 중범 용의자 1명 등이 포함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경찰은 단속 기간 동안 82건의 티켓을 발부했으며 22건의 도로 점령 불법행위를 방지했다고 전했다. LAPD와 가주고속도로순찰대(CHP) 통계에 따르면 올해 667건의 불법 도로점거가 신고됐으며, 그 가운데 차량 439대가 압수되고 2000건의 티켓이 발부됐다. 또한 600명 가까이가 불법 도로점거와 관련해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온라인상에서 불법 도로점거 혹은 불법 레이싱 등을 조장하는 행위는 1000달러의 벌금 혹은 최대 6개월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경찰은 경고했다. 장수아 기자분노 질주 질주 촬영지 지역 주민들 영화 촬영
2022.08.25. 22:07
신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기사를 읽다가 어머니 생각에 잠시 멍해 있었다. 왜 그러는지 묻는 도반 스님에게 “엄마 생각나서”라고 한마디 꺼냈다가 모친의 비극적 생애 한 조각까지 주절주절 읊고 말았다. 모친에겐 일찍이 전쟁 나간 남편이 있었다. 청상과부로 세월 가는 며느리가 안타까워 시어른이 나서서 내 부친에게 시집 보냈다고 한다. 어머니의 가련한 미소는 슬픔과 그리움에서 비롯되었다. 훗날 전쟁 나간 남편이 북쪽에 살아있다는 소문을 듣고부터는 침묵도 길어졌다. 지나고 보면 대개가 기억에도 남지 않는 역사의 한 페이지에 불과하지만, 전쟁이 낳은 수많은 비극의 주인공들은 지금도 우리 주위에서 생생하게 찾아볼 수 있다. 당장 우크라이나의 전쟁터만 해도 그렇다. 죽은 아이를 안고 우는 어머니, 임산부와 태아의 죽음,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피란 행렬. 죽음의 공포가 따르는 그 피란 행로가 얼마나 기막히고 고단할지 나는 짐작도 안 된다. 물론 세상에는 그들을 바라보는 연민의 눈길도 많고, 전쟁을 그만두라는 외침도 많이 들린다. 그런데도 사람을 해치고 도시를 파괴하는 전쟁은 잔인하게 계속되고 있다. 돌아보면 고작 한 달 사이인데, 세상에는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우크라이나에는 전쟁이 났고, 우리나라는 새 대통령이 선출되었다. 코로나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러한 때, 나 같은 보통의 종교인은 그저 두 손 모아 ‘세계평화, 국태민안’을 기도하며, 코로나에 지쳐 절에 찾아오는 이들을 토닥이는 게 최선이다. 단언컨대, 전쟁은 악업일 뿐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어떤 전쟁도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었다. 수많은 사람이 죽었고, 겨우 살아낸 자에게는 고통만이 남았다. 침략국 군주들은 한결같이 도덕이 없어야 군사전략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민간인 학살을 자행했다. 또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이 어떤 이에게는 부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불교에서는 전쟁과 같은 크고 작은 중생계의 다툼과 갈등의 원인을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에서 찾는다. 즉 ‘탐진치(貪瞋癡)’로 인해 생긴 갈등이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표출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도 탐진치 세 가지 원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물론 구체적인 내용이야 다르겠지만, 탐욕 하나만 하더라도 각자 내 나라를 이롭게 하려던 것이, 다른 한편에서는 갈등과 충돌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인류가 행해온 수많은 전쟁과 다툼, 살육은 벗어나기 힘든 인간의 업보인지도 모르겠다. 유발 하라리에 의하면, 인간은 언어소통을 하고 상상력으로 문명을 개척하며 사회협동을 하고, 그로 인해 많은 것을 극복하며 지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를 증명하듯 우리는 지금 네트워크에 의한 정보량도 충분하고, 서로 소통하며 협력하기도, 멀리서 응원하며 난민지원을 함께하기도 한다. 협력하는 것만이 생존의 길이 된다. 다만 불행하게도 전쟁을 막고 인류공영을 이루기 위해 국제연맹과 국제연합(유엔)까지 만들어 협력해도 여전히 전쟁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다. 어디 그뿐인가. 지역별로 경제블록도 만들고, 방위체제를 만드는 것도 또 다른 분쟁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언론인 크리스 헤지스에 의하면 “각 나라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면 할수록 실제로 최악의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고 한다. 즉 전쟁에 대비하고자 더 좋은 무기를 만들수록 전쟁이 일어날 확률은 더 높아진다는 말이다. 뭔가 깊이 생각해볼 말이다. 아무튼 불교는 “중생의 번뇌가 끝이 없어도 그를 해결하려는 노력 또한 계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평화를 위한 우공이산(愚公移山) 말고 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어리석은 듯 보이더라도 한 삼태기씩 꾸준히 흙을 옮겨야 마침내 태산을 옮기듯, 평화를 위해 무던히 노력해야 한다. 개인과 집단 모두 꾸준히 참고 노력해야만 약소한 나라의 생존을 약탈하면서 욕망을 채우는 일을 막아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원영 스님 / 청룡암 주지기고 탐욕 분노 우크라이나 전쟁 훗날 전쟁 어머니 생각
2022.04.04. 21:40
신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기사를 읽다가 어머니 생각에 잠시 멍해 있었다. 왜 그러는지 묻는 도반 스님에게 “엄마 생각나서”라고 한마디 꺼냈다가 모친의 비극적 생애 한 조각까지 주절주절 읊고 말았다. 모친에겐 일찍이 전쟁 나간 남편이 있었다. 청상과부로 세월 가는 며느리가 안타까워 시어른이 나서서 내 부친에게 시집 보냈다고 한다. 어머니의 가련한 미소는 슬픔과 그리움에서 비롯되었다. 훗날 전쟁 나간 남편이 북쪽에 살아있다는 소문을 듣고부터는 침묵도 길어졌다. 지나고 보면 대개가 기억에도 남지 않는 역사의 한 페이지에 불과하지만, 전쟁이 낳은 수많은 비극의 주인공들은 지금도 우리 주위에서 생생하게 찾아볼 수 있다. 당장 우크라이나의 전쟁터만 해도 그렇다. 죽은 아이를 안고 우는 어머니, 임산부와 태아의 죽음,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피란 행렬. 죽음의 공포가 따르는 그 피란 행로가 얼마나 기막히고 고단할지 나는 짐작도 안 된다. 물론 세상에는 그들을 바라보는 연민의 눈길도 많고, 전쟁을 그만두라는 외침도 많이 들린다. 그런데도 사람을 해치고 도시를 파괴하는 전쟁은 잔인하게 계속되고 있다. 돌아보면 고작 한 달 사이인데, 세상에는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우크라이나에는 전쟁이 났고, 우리나라는 새 대통령이 선출되었다. 코로나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러한 때, 나 같은 보통의 종교인은 그저 두 손 모아 ‘세계평화, 국태민안’을 기도하며, 코로나에 지쳐 절에 찾아오는 이들을 토닥이는 게 최선이다. 단언컨대, 전쟁은 악업일 뿐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어떤 전쟁도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었다. 수많은 사람이 죽었고, 겨우 살아낸 자에게는 고통만이 남았다. 침략국 군주들은 한결같이 도덕이 없어야 군사전략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민간인 학살을 자행했다. 또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이 어떤 이에게는 부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불교에서는 전쟁과 같은 크고 작은 중생계의 다툼과 갈등의 원인을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에서 찾는다. 즉 ‘탐진치(貪瞋癡)’로 인해 생긴 갈등이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표출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도 탐진치 세 가지 원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물론 구체적인 내용이야 다르겠지만, 탐욕 하나만 하더라도 각자 내 나라를 이롭게 하려던 것이, 다른 한편에서는 갈등과 충돌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인류가 행해온 수많은 전쟁과 다툼, 살육은 벗어나기 힘든 인간의 업보인지도 모르겠다. 유발 하라리에 의하면, 인간은 언어소통을 하고 상상력으로 문명을 개척하며 사회협동을 하고, 그로 인해 많은 것을 극복하며 지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를 증명하듯 우리는 지금 네트워크에 의한 정보량도 충분하고, 서로 소통하며 협력하기도, 멀리서 응원하며 난민지원을 함께하기도 한다. 협력하는 것만이 생존의 길이 된다. 다만 불행하게도 전쟁을 막고 인류공영을 이루기 위해 국제연맹과 국제연합(유엔)까지 만들어 협력해도 여전히 전쟁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다. 어디 그뿐인가. 지역별로 경제블록도 만들고, 방위체제를 만드는 것도 또 다른 분쟁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언론인 크리스 헤지스에 의하면 “각 나라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면 할수록 실제로 최악의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고 한다. 즉 전쟁에 대비하고자 더 좋은 무기를 만들수록 전쟁이 일어날 확률은 더 높아진다는 말이다. 뭔가 깊이 생각해볼 말이다. 아무튼 불교는 “중생의 번뇌가 끝이 없어도 그를 해결하려는 노력 또한 계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평화를 위한 우공이산(愚公移山) 말고 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어리석은 듯 보이더라도 한 삼태기씩 꾸준히 흙을 옮겨야 마침내 태산을 옮기듯, 평화를 위해 무던히 노력해야 한다. 개인과 집단 모두 꾸준히 참고 노력해야만 약소한 나라의 생존을 약탈하면서 욕망을 채우는 일을 막아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원영스님 / 청룡암 주지기고 탐욕 분노 우크라이나 전쟁 훗날 전쟁 어머니 생각
2022.04.01. 1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