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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크마, 불교미술로 불교를 비추다

LA카운티 미술관(LACMA)이 불교 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법의 세계: 아시아 전역의 불교 미술(Realms of the Dharma: Buddhist Art Across Asia.아래 사진)' 특별전을 열고 있다. 전시회는 내년 7월까지 계속된다.   라크마는 이번 대규모 전시회를 위해 상설 소장품 가운데 최고의 불교 조각과 회화 작품을 하나로 모았다. 180점에 이르는 전시작은 불교의 발원지인 인도에서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카슈미르, 네팔, 티베트, 중국, 한국, 일본에 이르는 불교의 확산 과정을 따라가면서 불교와 불교 미술의 국제적인 흐름을 조명한다. 또 희귀하고 아름다운 조각과 회화, 의식용품을 통해 불교 사상과 수행의 핵심 개념을 소개한다.   180점의 작품은 미술관 본관 철거와 신축 준비를 위해 약 8년 전부터 별도로 보관됐다. 2018년에는 멕시코시티 국립인류학박물관에서 전시했고 이후 텍사스와 북서부 지역 미술관에서 순회전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취소돼 다시 수장고로 돌아갔다. 이 때문에 LA에서는 오랫동안 불교 미술의 걸작을 접할 수 없었다.   라크마의 영구 소장품과 개인 소장가들이 대여한 작품으로 구성된 전시회는 테라바다(상좌부 불교), 마하야나(대승 불교), 바즈라야나(금강승), 선불교 등 불교 역사의 단계를 관련 미술 작품을 중심으로 쫓아간다. 부처의 생애와 보살의 역할, 불교의 우주관 등을 엿보거나 법(다르마)이나 업(카르마), 열반(니르바나), 진언(만트라), 수인(무드라), 만다라와 같은 핵심 개념도 탐구할 수 있다.     초기 불교 미술에서 부처의 형상은 광선이 솟아나는 것을 형상화한 소용돌이 모양의 성운 같은 추상적인 형태나 깨달음을 얻은 성스러운 장소를 의미하는 보리수, 수행의 길을 암시하는 발자국 등으로 표현된다.   부처의 생애에 대한 기록이 많지 않아 사후 수백 년 동안 전설과 종교적 교리가 뒤섞이고 재구성되면서 동남아시아를 넘어 중국과 한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와 문화에서 불상 형태의 구상적인 표현이 나타난다. 전시회에는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형태의 불상을 볼 수 있다.   전시는 두 섹션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섹션은 석가모니의 삶과 불교의 기본 교리와 함께 불교의 두 주요 형태인 상좌부 불교와 대승불교를 설명한다.     이곳에서는 6세기 후반에 제작된 역사적 부처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부처에 대한 초기 표현은 인간의 형상이 아니라 추상적인 상징 형태였다. 빛의 발산이나 영원한 흐름을 상징하는 나선형 무늬 안의 별 모양, 보리수 나무, 부처의 발자국이 깨달음을 얻은 장소나 수행의 길을 은유적으로 나타냈다.   부처의 인물상은 인도 델리 남쪽 야무나 강 인근의 고대도시 마투라에서 처음 등장했고 현재의 파키스탄 북북와 아프가니스탄 동부에 있던 고대 문화권인 간다라 지역에서 발전했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에서 온 6세기 후반의 서 있는 불상으로 고요한 표정과 우아한 형태, 내면적 영성을 조화롭게 담아낸 굽타 왕조(320년~600년)의 양식을 잘 보여준다.   굽타 왕조의 지배자들은 힌두교도였지만 불교를 적극적으로 후원했다. 이 불상은 불교의 이상인 완벽한 수행자와 보편적 통치자를 동시에 구현하고 있다. 길고 가는 눈은 물고기를, 곱슬머리는 달팽이 껍질을, 왼쪽 어깨와 팔의 윤곽은 코끼리의 코를 닮아 자연과의 연결성을 보여준다. 12세기 아프가니스탄에서 유입된 이슬람 세력의 북인도 침입 이후 불상은 티베트 사원에서 보존됐다.   자비로운 존재를 뜻하는 미륵불(마이트레야 붓다)은 대승불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승불교는 수많은 부처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미륵불은 현 우주의 종말 이후 다음 우주(칼파.겁)에 출현할 부처다. 이번 전시에는 인도 북부 비하르에서 제작된 11세기 미륵상이 전시된다. 미륵불의 가장 큰 특징은 머리장식 속의 작은 탑(스투파)이다.   두 번째 섹션은 상설 전시 방식과 유사하게 제작 시기와 지역에 따라 작품을 배열했다. 이곳에는 17세기 중국에서 제작된 희귀한 비로자나불 그림이 전시된다. 비로자나불은 대승불교에서 우주의 진리를 상징하는 법신 부처로 석가모니는 비로자나불의 화현으로 여긴다. 비로자나불은 당나라에서 폭넓게 숭배를 받았으며 한국과 일본으로 퍼졌다. 이 작품은 보존 상태가 뛰어나며 사천왕과 지장보살을 포함한 수많은 불교와 도교 신상들이 함께 묘사되어 있다.   전시 작품은 불교 예술에서 수인의 역할과 의미도 짜임새 있게 소개한다. 수인은 부처나 보살이 손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동작으로 깨달음의 상태나 설법의 의미를 표현한다. 법륜인은 두 손을 가슴 앞에 대고 원을 그리고 맞대는 것으로 법의 수레를 굴린다는 의미로 첫 설법을 상징한다. 오른손을 땅에 짚는 항마촉지인은 깨달음을 증명한다. 불상에서 자주 보는 선정인은 두 손을 배 앞에서 포개는 자세로 명상과 수행을 상징한다. 손바닥을 아래로 해 손을 펴서 내미는 시여인은 자비와 보시를, 손바닥을 정면으로 들어올리는 무외인은 보호와 평화, 두려움 해소를 표현한다. 붉은색 옷칠을 한 목재로 만든 미얀마의 부처상은 평화를 상징하는 무외인 수인을 하고 있고 왼손은 움직이는 듯 역동적이다.   파키스탄 간다라 지역의 회색 편암으로 제작한 실물 크기 부처상으로 유명한데 이 지역 부처상의 부드러운 옷자락에는 헬레니즘의 영향을 담겨 있다. 현재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일부 지역인 간다라는 고대 실크로드 교역로에 위치해 여러 문화가 교류하던 곳으로 헬레니즘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간다라 불상의 자연스러운 신체 표현과 부드럽고 사실적인 옷 주름은 전통 인도 예술보다는 그리스 조각의 사실적이고 세련된 조형감각에서 온 것이다. 기원전 4세기 알렉산더 대왕이 동방 원정으로 현재의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일대를 정복하면서 그리스 예술과 문화, 기술이 몰려왔고 이후 이 지역은 인도와 페르시아, 그리스 문화가 융합되는 그레코-불교 예술의 중심지가 되었다. 불상에도 당시 그리스와 인도 간의 문화적, 군사적 교류의 흔적이 여실히 남아 있다.   면직물에 그린 15세기 그림은 밀교의 다양한 상징을 통해 성적 에너지와 명상의 일체감을 표현한다. 그림에는 티베트 불교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차크라삼바라와 바즈라바라히가 쌍신의 형태로 묘사된다. 12개의 팔과 4개의 얼굴, 푸른 몸을 가진 남신 차크라삼바라는 자비와 힘을 상징하며 무지와 번뇌를 깨뜨려 깨달음에 이르는 강력한 실천력을 의미한다. 붉은색 몸을 가진 여신 바즈라바라히는 한 손에 해골잔을, 다른 손에 의식용 칼을 들고 있으며 무명을 잘라내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의미한다. 붉은 여신과 푸른 남신이 밀착한 장면은 강렬한 에너지를 담아 묘사된다. 연민의 상징인 남신 차크라삼바라와 붉은 여신 바즈라바라히를 껴안고 있는 모습은 성적 에너지와 명상의 일체감을 표현한 작품으로, 관람자를 깊은 사유로 이끈다. 이들의 결합은 연민과 지혜라는 불교 수행의 본질을 상징한다. 밀교에서는 이러한 합일을 통해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제시하며, 환희와 공성을 결합해 깨달음을 추구한다.   의식에 사용되는 도구인 불구를 감상하는 것도 전시회의 큰 매력 중 하나다. 보석이 박힌 왕관과 의식용 칼, 무서운 악마의 형상으로 장식한 아름다운 공양함 등 다양한 국가와 시대에서 사용된 불구를 한자리에서 비교해 볼 수 있다. 불구는 크게 의식을 진행할 때 사용하는 의식용구와 법당을 꾸미는 데 사용하는 장엄용구로 나뉜다. 불구의 세계는 세밀하고 다양해, 구름 모양의 금속판인 운판과 번뇌를 부순다는 금강저와 목탁, 범종, 법고, 목어, 요령, 촛대, 향로, 정병, 발우 등이 있다. 공양물을 올리는 용도의 공양함만 해도 보시함, 불전함, 복전함, 시주함, 희사함, 공덕함 등으로 세분화된다.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닌 종교가 수많은 장소에서 행해진다면 교리를 형상화한 불상과 회화, 탱화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역과 문화, 시대, 표현법은 달라도 공통되게 흐르는 것이 있다. 깨달음을 향한 치열함과 평온함이다.     이번 전시는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가 실크로드를 따라 아시아 전역으로 퍼지고 현대에 이르는 여정을 예술품을 통해 볼 수 있는 드문 기회다. 다양한 국가의 유물을 통해 불교의 핵심 개념과 미학적 가치, 종교적 상징성도 느낄 수 있다. 안유회 객원기자불교미술 불교 불교 미술 불교 조각 불교 역사

2025.07.2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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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AI와 손잡고 대중에게 더 가까이

지난달 16일, 교토대학교 부설 '인간과 사회의 미래 연구소'(IFoHS)의 쿠마가이 세이지 부소장 겸 교수는 일본 외신기자센터가 주최한 온라인 브리핑에서 'AI와 불교의 미래'를 주제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쿠마가이 교수는 이 자리에서 2040년까지 일본 사찰의 약 30%가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인공지능(AI)이 신자 감소와 불교 전통 단절에 대처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쿠마가이 교수는 불교 철학을 현대 기술과 접목하는 융합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학자다.   쿠마가이 교수는 증강현실(AR)을 활용하여 시청각 등 감각을 사용하는 기술의 프로토타입이 이미 개발됐으며 이를 사회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사이버 피지컬 공간을 구축할 예정이며 불교 데이터 이외의 요소까지 통합하면 이론적으로 하나의 우주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쿠마가이 교수는 아직 높은 단계는 아니지만 기술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이를 사회적으로 적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교를 AI와 융합하는 목표는 전통적인 지혜를 현대 기술로 확장하는 데 있다. 쿠마가이 교수의 AI 도입은 더 많은 사람들이 불교의 가르침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 쿠마가이 교수는 "AI와 불교의 융합은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서 인간의 마음과 정신을 이해하고 치유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쿠마가이 교수는 브리핑 마무리에서도 "AI가 자비와 지혜를 구현해 세상에 필요한 안내와 치유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쿠마가이 박사는 이를 위해 일본어 버전만 있는 불교 AI인 '붓다봇(BuddhaBot)'을 영어 버전으로 개발했다. 영어 버전 개발은 불교국가인 부탄의 요청이 계기가 되었다. 부탄은 초등학교부터 영어교육을 받아 국민 대부분이 영어 사용에 불편함이 없다.     교토대학교가 부탄의 승려 교육용으로 개발하면서 붓다봇은 일본어에 이어 영어 버전을 갖게 되었고 이후 중국어까지 3개 언어가 가능해졌다. 쿠마가이 교수는 "앞으로 다른 언어로 확장하는 것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교토대학교는 붓다봇 이후 바수반두봇과 신란봇에 이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최장봇도 개발했다. 이들 봇은 불교 경전의 문장을 인용하고 현대적인 해석과 설명을 제공하면서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다.   붓다봇은 '숫타니파타'와 '법구경' 등 초기 불교 경전을 바탕으로 2021년에 만들어졌으며2023년에는 붓다봇 플러스가 나왔다. 2023년에 공개된 바수반두봇은 4세기 인도의 대승불교 학자인 바수반두의 유식학파 경전인 '아비달마구사론'을 바탕으로 심리적 분석과 철학적 해석을 곁들여 질문에 답한다. 유식학파는 '세상은 마음이 빚어낸다'는 관점을 갖고 있으며 의식을 중심으로 우주와 존재를 이해하는 불교 철학 체계다. 같은 해 나온 신란봇은 일본 정토진종의 창시자인 신란 등의 경전을 토대로 아미타불 신앙을 중심으로 응답한다.     이들 봇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불교 아바타를 불러 다양한 질문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하면 먼저 경전에서 인용한 구절을 제시하고 챗GPT가 보충 설명을 하는 방식이다.     부탄은 내무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 중앙승가회 세 기관이 AI 도입 논의를 거친 뒤 지난 2월 불교계가 시범 교육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3년 동안 최대 200명의 승려가 AI를 활용한 불교 교육을 받게 된다. 시범 도입이 성공하면 일반 대중에게 확대한다.   AI의 활용에는 윤리적, 법적, 사회적 문제가 따른다. 쿠마가이 교수는 AI가 제공하는 정보의 신뢰성과 정확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붓다봇에는 원전 불교 경전에 기반한 데이터를 활용하고 앞으로 다양한 종교와 철학자의 지혜를 디지털 공간에서 재현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올해 안에 불교계 전용 사용자 가이드라인을 제작한다. 이 가이드라인은 2027년까지 불교계뿐만 아니라 일반 사회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지침으로 개정한다. 이와 함께 태국이나 스리랑카 등 부탄 이외의 불교 국가와도 붓다봇 도입을 논의할 예정이다. 안유회 객원기자불교 대중 불교국가인 부탄 불교 경전 불교 철학

2025.06.0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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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불교에도 신이 있나요

불교에도 신이 있을까. 일반인들이 불교에 대해 흔히 갖는 질문이다. 신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답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신은 전지전능하면서도 자의식과 감정, 의지를 지닌 인격적 존재이며, 인간의 삶에 개입하고 기도에 응답하는 존재라는 기독교의 전통적 해석이 신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이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불교에는 신은 없다고 하는 게 맞다.   그러나 신을 만물의 근원, 궁극적 실재, 곧 진리 자체로 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일부 기독교 전통에서도 이런 해석을 따르긴 하지만, 아직은 소수(10~15%)에 불과하다. 특정한 장소에 따로 계시는 인격신은 인정하지 않지만, 우주를 관통하여 두루 있는 신령한 진리는 인정한다는 불교의 입장과도 유사하다. 신의 개념을 이렇게 본다면 불교에 신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수행 중심의 종교로 알려진 불교에는 신앙이 존재할까? 존재한다면 신앙의 대상은 무엇일까? 부처님이 생존해 계실 때에는 부처님이 수행의 표준이고 신앙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이런 질문 자체가 필요 없었다. 부처님 열반 이후 불자들에게 혼란이 일어났다. 부처님이 돌아가셨으니 불교는 끝인가. 우리가 믿었던 대상은 무엇이었나. 신앙의 대상이 물리적 부처님이 아니라, 부처님의 깨달음이었다는 자각이 생기면서 부처님의 색신을 의미하는 화신불(化身佛)과 별도로 진리 자체인 법신불(法身佛)의 개념이 생겨났고, 이후 불교 신앙의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 부처님이나 진리 자체는 신앙의 대상이긴 하지만, 믿고 의지하는 대상이지, 기도에 응답하는 존재는 아니다. 원불교에서는 법신불 개념을 수용해서 수행의 표준과 신앙의 대상으로 삼기는 하지만, 기도에 응답하는 대상으로도 받아들인다. 즉 존재론적으로 인격신은 아니지만, 관계적으로는 기도에 감응하는 존재로 인정하는 것이다. 불교의 법신불과는 기도에 응답한다는 점에서, 기독교의 하나님과는 인격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하겠다.   원불교에서 신앙은 불공(佛供)을 의미한다. 원래 불공은 부처님께 음식을 바친다는 의미였지만, 부처님께 소원을 비는 일이라는 뜻으로도 발전 되어 자연스럽게 기도의 의미도 갖게 되었다. 대종사께서는 며느리가 불손하여 절에 불공드리러 가는 노부부에게, 부처님에게만 불공을 드릴 것이 아니라, 며느리에게도 함께 불공을 드려야 한다고 조언하였다. 불공은 진리에 하는 불공(기도)과 상대에게 직접 하는 불공 두 가지가 있다. 며느리가 공손하기를 원하거나, 시험에 합격하고 싶거나, 운동 경기에서 승리하고 싶으면 기도만 해서 될 일이 아니라, 며느리에게도 불공하고 시험공부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자는 것이 원불교의 신앙이다. 기도에 응답하는 존재로서 신(법신불)도 인정을 하지만, 동시에 당사자와 그 일 그 일에 대한 불공도 요구한다.   비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든 종교는 신앙과 수행의 요소가 모두 갊아 있다. 신에 대한 관점에서 구분 되듯이, 대체로 기독교는 신앙 중심, 불교는 수행 중심, 원불교는 신앙과 수행의 조화를 지향한다고 볼 수 있다. 단, 원불교의 신앙이 기도만을 의미하지 않는 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email protected] 양은철 / 교무·원불교 미주서부훈련원삶의 향기 불교 이후 불교 표준과 신앙 진리 자체인

2025.05.19. 18:55

[삶의 향기] 불교는 종교일까, 철학일까

불교에 관심 있는 이들이 흔히 던지는 질문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불교 관련 유튜브 채널에서도 자주 등장하며, 인공지능에게 ‘불교와 관련해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은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언제나 상위에 오르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세 단어, 즉 ‘불교’, ‘종교’, ‘철학’에 대한 정의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게 그리 간단치가 않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불교의 핵심은 공(空)일까. 업과 인과의 법칙일까, 윤회일까. 윤회를 불교의 진리로 보는 이도 있지만, 불교와는 관계없는 고대 인도 종교의 가르침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불교는 수행 중심의 종교라고 하지만, 정토종처럼 철저히 신앙 중심의 불교도 있다. “불교에도 신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이르면 어지간한 불교 학자들도 불교를 정의하려는 시도에 진이 빠질지도 모른다.     종교도 마찬가지다. 서구에서 말하는 ‘religion’은 대개 인격적인 신과의 관계, 계시, 구원, 의례 등을 중심으로 한다. 하지만 동양의 ‘종교’는 ‘근본을 가리키는 가르침’을 뜻하며, 반드시 신과의 관계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인간 존재와 세계의 근본을 통찰하고자 하는 수행이나 철학적 가르침도 동양에서는 종교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철학은 더 복잡하다. ‘철학이란 무엇인가’를 정의하는 것 자체가 철학의 한 주제이기도 하다. 철학은 배경과 전통이 매우 다양하며, 존재, 인식, 가치, 마음, 언어, 논리 등 그 범위 또한 광범위하다. 종교나 과학에 대한 철학의 관점도 학자마다, 전통마다 천차만별이다.     이 질문을 단순화하면 이 정도로 정리해 볼 수는 있겠다. 종교를 서구적 개념인 ‘religion’으로 본다면 불교는 종교가 아닐 수도 있다. 반대로, 동양의 ‘宗敎(종교)’ 개념을 적용하면 불교는 철학이라기보다 오히려 종교에 가깝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도 논란은 남는다. 불교의 신앙 대상인 법신불을 우주의 진리이자 깨달음 그 자체로 여기지만, 기독교에서 말하는 인격적인 하나님과는 성격이 다르다. 법신불을 ‘God’에 해당한다고 보느냐, 아니냐에 따라서도 해석은 달라질 수 있다.     20년 넘게 나름 불교를 수행해 온 입장에서 말하자면, 첫째, 이 질문에 대해 명확하게 답을 내리는 것이 현재 인류의 지식수준으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고, 둘째, 실제로 성자의 가르침을 수행하고 삶에 적용하는 데 있어 그리 의미 있는 질문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필자는 종교를 동양적 개념, 즉 인류에게 근본이 되는 가르침(宗敎)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근본을 다루다보니, 자연스럽게 삶과 죽음, 보이지 않는 마음의 움직임, 영성과 같은 주제들이 뒤따르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믿음의 비중이 커지고, 신에 대한 개념도 함께 자리 잡게 되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출발점이 아니라, 깊은 사유와 실천에서 생겨나는 부수적 결과에 가깝다.     학자라면 이러한 개념을 좀 더 분석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수행자의 입장에서는, 성자의 가르침의 본의를 이해하고 그 가르침을 삶 속에서 실천하는 일이 보다 본질적이며 긴요하다고 믿는다.   [email protected]  양은철 / 교무·원불교 미주서부훈련원삶의 향기 불교 종교 철학적 가르침도 불교 학자들 불교 관련

2025.03.31. 18:23

"불교 교리 쉬운 언어로 알릴 터"

가든그로브의 OC법보선원 선원장인 덕일 스님이 최근 UCLA 종교학 박사 학위를 취득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덕일 스님은 지난 2015년 UCLA 박사 과정에 들어간 뒤 9년 동안 꾸준히 노력을 기울인 끝에 불교 형성기의 특징을 밝힌 논문을 완성했다. 덕일 스님은 불교 경전 앗타카박가(Atthakavagga)에서 이상적인 인간상을 표현하는 호칭들을 연구해 불교가 만들어지던 긴 형성기의 특징들을 논문에 밝혔다고 설명했다.   덕일 스님의 논문이 불교학에 기여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중국어 번역본 의족경과 팔리어본 앗타카박가를 상세한 주석과 함께 완역한 것이다. 이 논문에 사용된 단어는 27만2000개에 달한다.   덕일 스님은 "지난 70여 년 동안 불교학에서 풀지 못했던 수수께끼 같은 경전인 의족경의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매 순간 큰 깨달음의 희열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 불교 동아리 '선우회'에서 활동하며 불교에 심취한 덕일 스님은 1996년 김천 수도암 원인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으며, 이후 스리랑카 뻬라데니야 대학에서 불교 고전어를 공부하고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종교학 석사 과정을 마치는 등 불교 역사와 교리 연구에 정진해 왔다.   덕일 스님은 "지난 15년 동안 불교를 연구하면서 더 많은 이가 불교의 교리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할 필요성을 느꼈다. 앞으로도 폭넓게 연구하며 쉬운 언어로 불교를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법보선원 김소연 이사장을 비롯한 신도들은 최근 덕일 스님의 박사 학위 취득을 축하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덕일 스님은 지난 4월부터 OC법보선원(12732 Gilbert St)을 이끌고 있으며 매달 두 번째 일요일 오전 10시30분에 법회를 열고 있다. 문의는 전화(714-583-8737)로 하면 된다.불교 교리 불교 교리 불교 형성기 동안 불교학

2024.07.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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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부처님오신날…불광선원 새 연등 공개

  강민혜 기자 [email protected]부처님 부처 부처님오신날 불교 부다 붇다 뉴욕불광선원 뉴욕 불광선원

2024.05.1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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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타인종에 불교 가르침 전할 터”

가든그로브와 인근 지역 한인 불교 신자들이 마음 수양을 하는 공간 ‘오렌지카운티 법보선원’이 새 선원장을 맞는다.   지난 1997년 법보선원을 설립, 선원장을 맡아온 정정달(86) 법사가 이임하고 오는 6월 UCLA 불교학 박사 과정을 마치는 덕일(56) 스님이 내달 6일 취임하는 것. 선원장 이, 취임식은 이날 오전 11시 법보선원(12732 Gilbert St, Garden Grove)에서 열린다.   덕일 스님은 서울대 재학 시절 불교 동아리 ‘선우회’를 통해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됐고, 지난 1996년 김천 수도암 원인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지난 2009년 스리랑카 뻬라데니야 대학에서 불교 고전어를 공부했다. 이후 버지니아 대학 종교학 석사를 거쳐 현재 UCLA 불교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덕일 스님은 “한국에서 같이 일하자는 제의가 많았지만 이곳 한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여기 남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정 법사는 “오렌지카운티와 LA에서 덕일 스님의 설법을 듣고 인연을 맺은 신도들과 함께 법보선원에 남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동안 타인종 승려, 불교 신자가 찾아와 교류를 청해도 응하지 못했는데 덕일 스님이 선원장을 맡게 돼 법보선원이 한 단계 성장할 것 같다.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   덕일 스님은 “불교에 관심을 갖는 2세와 타인종에게 이해하기 쉽게 교리를 설명하려고 한다. 책을 출간하거나 유튜브 채널을 만드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법보선원 측은 덕일 스님의 선원장 취임과 때를 같이해 건물 리모델링 공사를 벌이고 있다. 덕일 스님은 “40명이 식사할 수 있는 식당 공사는 거의 마쳤고 ‘선열당’이란 이름의 명상을 위한 방 공사가 한창”이라고 설명했다.   덕일 스님은 “법보선원을 세대와 인종을 초월해 불자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덕일 스님은 매달 두 번째 일요일 오전 10시30분 법회를 열고 있다. 문의는 전화(714-583-8737)로 하면 된다. 글·사진=임상환 기자타인종 불교 불교학 박사 불교 신자들 불교 동아리

2024.03.2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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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불교 중앙 박물관장 탄탄 스님

    조계종 불교 중앙 박물관장, 연예인전법단장 등을 역임한 탄탄 스님이 김용하 몽고메리 한인회장과 함께 본보를 찾았다.     탄탄 스님은 "10여년 전 워싱턴에서 살아가며 인연 맺은 지인들과 반가운 만남을 갖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김용하 회장은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찾는 막역한 사이"라며 스님을 소개했다. 이들은  "종교를 초월해 사람과 사람으로서 맺은 인연은 무엇보다 소중하다"라며 "한인사회의 발전을 위해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탄탄 스님은 이번 방문 동안 동포들이 마련한 '삼일절 기념식' 등에 참석하며 "한인사회의 힘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동시에 "예전에 만났던 많은 분들이 이제 '시니어'로 활동하는 데 세월의 격세지감을 느꼈다" 고도 이야기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았던 한인 사회의 발전과 안녕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면서 "워싱턴 지역에 '불교 소사이어티'를 조직해 종교간의 화합과 발전을 이끌고 싶다는 개인적인 소망을 실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탄탄 스님은 '시인'이자 '작가'로 다수의 저서를 발간 했으며, 현재 용인대학교 동양무예학과 객원교수, 동국대 대학원 객원교수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박세용 기자 [email protected]박물관장 불교 탄탄 스님 불교 중앙 박물관장 연예인전법단장

2024.03.0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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