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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타운 맛따라기] 스벅 퇴장, 한인 커피의 전성기

한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로 주저 없이 맥도날드 커피를 꼽던 시절이 있었다. 혀가 데일듯한 뜨거움이 최고의 미덕으로 여겨지던 때였다. 마치 뚝배기에 담겨 펄펄 끓는 국밥처럼, 뜨거워야 제맛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시절의 이야기다.     스타벅스와 커피빈이 태동하기 전, 데니스(Denny’s)나 아이홉(IHOP) 같은 식당들조차 파머스 브라더스에서 납품받은 원두를 드립 머신으로 내려 제공하던 때였다.   한인타운 초창기 ‘커피숍’이라 하면, 사실상 경양식 카페에 가까웠다. ‘두발로’, ‘안전지대’ 같은 곳이 대표적이었다. 젊은이들이  선도 보고 데이트를 즐기던 장소였다. 메뉴는 돈가스, 오므라이스, 그리고 다방식 커피가 전부였다.   1980~90년대에 들어서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옥스포드 카페, 난다랑, 인터크루, 나무하나 같은 카페들이 속속 문을 열면서 젊은 오렌지족들의 아지트가 됐다.     그무렵 주류 사회에 스타벅스가 에스프레소 기반 커피를 유행시키면서 거대한 변화가 시작됐다. 커피 한 잔이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었고, 원두의 원산지와 플레이버가 중요해졌다. 그로서리 마켓 전면에는 소비자가 직접 원두를 갈아갈 수 있는 그라인더가 비치됐다.   한인타운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1만 달러가 넘는 고가의 에스프레소 머신을 갖춘 전문점들이 태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웨스턴 5가에 문을 연 ‘미스터 커피’는 그 신호탄이었다. 쌉쌀하면서도 크리미한 카푸치노 한 잔에 타운은 매료됐다. 곧이어 6가와 켄모어의 ‘몬테칼로’, 윌셔와 알렉산드리아의 ‘카페 홈’이 가세하며 한인타운에도 본격적인 에스프레소 시대가 열렸다.   이 시기, 웨스턴 길의 미국 식당 ‘파이퍼스(Piper’s)’를 한인 사업가가 인수해 24시간 운영하는 커피숍으로 탈바꿈시킨 것은 하나의 사건이었다. 자정 넘어 커피와 함께 라면, 김치볶음밥을 주문할 수 있는 ‘한국식 커피숍’의 등장은 한인들에게 새로운 해방구이자 행복을 선사했다.   이후 한인타운의 커피문화는 다양성과 감성으로 확장됐다. ‘발코니’, ‘맥’, ‘감’, ‘로프트’, ‘헤이리’, ‘노블’, ‘카페 센트’, ‘지베르니’, ‘노란집’ 등은 넓은 공간과 독창적 인테리어, 테라스 문화를 앞세워 새로운 카페 트렌드를 이끌었다.   한편 미국 주류시장에서는 스타벅스와 커피빈을 넘어 피츠, 인텔리젠시아, 블루보틀 등 ‘스페셜티 커피’의 거인들이 경쟁에 나섰다. 한국 브랜드인 할리스커피, 탐앤탐스, 카페베네도 한때 미주 진출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레드오션의 높은 파고를 넘지 못하고 대부분 사라졌다. 그 잔상은 윌셔길의 ‘어바웃타임’, 윌셔와 윌턴의 ‘목우’ 등에 남았다.반면,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같은 베이커리 브랜드와 대만계 ‘85°C’는 베이커리를 중심으로 커피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으며, LA 토종 브랜드인 ‘아만딘’의 선전도 괄목할 만했다.   최근의 흐름은 ‘기계’에서 ‘사람’으로 중심이 옮겨졌다. 커피머신보다 ‘바리스타’가 주목받는다. 알케미스트, 도큐먼트, RnY 커피 스튜디오, 샤프 스페셜티 커피 등은 커피를 예술로 승화시키며 매니아층의 성지를 이루고 있다.   또한, 건물주가 직접 운영하며 넓은 공간과 주차 편의성을 확보한 새로운 모델도 등장했다. 삼호관광 사옥의 ‘엠코 카페(MCO Cafe)’, M플라자의 ‘M Cafe’, 구 대성옥 자리에 들어선 ‘메모리 룩 카페(Memory Look Cafe)’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스타벅스가 미 전역에서 900여 개 매장의 폐쇄를 예고하며 한인타운 내 주요 매장들도 문을 닫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빈자리를 한인 바리스타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강자들이 채우고 있다. ‘스테레오스코프(Stereoscope)’, ‘마루 커피(Maru Coffee)’ 등은 이미 주류 시장에서도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타운 내에서도 ‘다모(Damo)’, ‘록(Rok)’, ‘스태거(Stagger)’ 등은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커피 한 잔은 시대의 온도이며, 공동체의 풍경이다. 다방커피에서 시작된 LA 한인타운의 커피숍은 이제 세계 최고 수준의 바리스타들이 이끄는 스페셜티 커피 문화로 이어지며, 한인 사회의 새로운 연대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 라이언 오 / CBC 윌셔프로퍼티 대표K타운 맛따라기 전성기 퇴장 한국식 커피숍 한인타운 초창기 스페셜티 커피

2025.10.1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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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인기 카페 '더치브로스커피', LA 1호점 연다

서부 인기 커피 체인 더치브로스커피(Dutch Bros Coffee)가 LA 1호점을 연다. 매장은 USC 인근 (3726 S. Figueroa St.)에 들어서며, 워크업 윈도(walk-up window) 형태로 운영된다.   회사 측에 따르면 매장에서는 ▶스페셜티 커피 ▶스무디 ▶프리즈(블렌디드) ▶티(tea) ▶독점 에너지 음료 ‘레벨(Rebel)’ ▶질소를 주입 나이트로 콜드브루 등 수제 음료를 선보인다. 더치브로스는 매장 내 경쾌한 음악, 활기찬 응대의 ‘브로이스타(broista)’, 빠른 속도와 일관된 품질을 핵심 강점으로 내세운다.   브랜드는 1992년 오리건주 그랜츠패스에서 두 형제가 시작했다. 드라이브 스루 중심 모델과 젊은 이미지를 앞세워 성장했으며, 현재 23개 주에서 1000곳 이상을 운영 중이다. 이번 LA 진출은 대학가·도보 상권 특성에 맞춘 매장 형태로, 전국적인 확장 행보의 일환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송영채 기자미국 브랜드 더치 브로스 매장 오픈 스페셜티 커피

2025.09.2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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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서도 풍미 유지 커피…알래스카항공사 등 개발

 알래스카항공이 4만 피트 상공에서도 맛이 변하지 않는 커피를 개발해 화제다.     업체는 스타벅스와의 10년 계약을 종료하고 스페셜티 커피 업체인 스텀프타운과 협력하여 높은 고도에도 맛이 달라지지 않는 맞춤형 블렌드 커피를 개발했다.     이 맞춤형 커피는 12월 1일까지 알래스카항공과 호라이즌항공에서 독점적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높은 고도로 기내 기압이 낮아져 커피를 추출하고 마실 때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로 인해 커피 풍미는 사라지고 쓴맛과 떫은맛만 남게 된다”며 “이를 해결하고자 스텀프타운과 협력을 통해 이 업체의 홀러마운틴미디엄다크블렌드 제품을 토대로 마시멜로, 버터, 토피넛 등의 맛을 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1년에 걸쳐 개발했다”고 전했다. 정하은 기자알래스카항공사 고공 맞춤형 커피 스페셜티 커피 커피 풍미

2023.10.18. 18:48

[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오지커피

젊은이가 많이 몰리는 카페거리에 가보니 ‘오지커피’라는 안내문이 보였다. 한자로 ‘오지(奧地)’는 해안이나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대륙 내부 깊숙한 땅을 말한다. 혹시 오진 산간 마을에서나 마시는 쓰고 혹독한 맛의 커피일까.   영어로 ‘오지(Aussie)’는 오스트레일리아 또는 오스트레일리아인을 가리키는 속어다. 즉, 오지는 호주 또는 호주인을, ‘오지커피’는 호주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스타일의 커피를 말한다.     커피의 역사를 말할 때 흔히 유럽의 에스프레소나 미국의 아메리카노만 떠올리겠지만 커피 전문가들 사이에서 호주는 꽤 중요한 의미가 있다. 플랫화이트, 피콜로, 룽고. 요즘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할 때 많이 보는 메뉴들인데 알고 보면 모두 호주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의 커피다.     카페 ‘프릳츠’의 김병기 대표는 “스페셜티 커피 부문에서 호주 커피는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다”며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가져간 커피 문화가 잘 정착된 곳이고, 특히 호주의 수도 멜번은 스타벅스가 발 못 붙인 곳으로 유명할 만큼 독창적인 커피문화에 자부심이 크다”고 했다.   오지커피의 특징을 한마디로 설명하긴 어렵다. 커피 전문가가 아니라면 플랫화이트와 라테, 룽고와 아메리카노를 구분 못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왜 한국의 젊은이들은 ‘오지커피’에 매력을 느끼는 걸까. 아마도 청정자연을 갖춘 호주의 자연과 목축 환경에 대한 신뢰가 아닐까. 커피 한 잔을 마실 때도 이국적인 이미지에 더 매력을 느끼는 듯싶다.  서정민 / 중앙SUNDAY the S팀장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오지커피 호주 커피 커피 전문가들 스페셜티 커피

2023.01.23. 19:04

"스페셜티 커피점, 매년 200곳 열겠다"

 8월 12일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한인 기업 리본커피(Reborn Coffee, Inc.·대표 제이 김)가 나스닥에 상장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리본커피 설립자이자 2007년 프로즌 요거트 브랜드인 투티프루티 프로즌 요거트의 설립자로 전 세계에서 1200개까지 매장을 늘려 요거트 업계에서 입지적인 인물로 불리는 제이 김 최고경영자(CEO)다.       리본커피를 기업공개(IPO)하기로 한 배경은 “더 많은 자본을 조달해서 리본커피를 매년 200개씩 열겠다는 원대한 꿈"이 있다.   실제로 12일 ‘REBN’ 심볼로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해 주당 5달러(공모가)에 144만4000주를 상장해 총 72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업체는 “공모에서 얻은 순수익을 회사 소유 체인 매장을 개설하고 프랜차이즈 프로그램 개발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5년부터 커피 사업에 흥미를 가진 김 대표는 2017년, 2018년 스페셜티 커피 및 티를 위한 최고 무역 박람회인 커피 페스트에 참가해 콜드브류 엑스트랙으로 1등에 선정됐다.     커피 트렌드의 선두에 서 있는 전문가들의 인정을 받으며 2017년에는 리본커피를 설립해 브레아에 첫 매장을 열고 지난해 총 228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리본커피는 현재 미국에 9개, 한국에 4개의 커피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남가주에 브레아, 라크레센타, 아케이디아, 글렌데일, 라구나 우즈, 맨해튼 빌리지 등 8개 매장이 있고 북가주에 스톤스타운점이 있다. 또 헌팅턴비치, 토런스, 카바존 아울렛 매장이 개장을 준비 중이다.     인하우스 커피는 총 12종으로 게이샤 아메리카노, 게이샤 에스프레소, 글로리 게이샤가 베스트셀러다.   스페셜 커피를 표방하는 리본커피는 로스팅을 거치지 않은 생원두의 소싱, 세척과 발아 및 건조 과정에서 독특한 커피 맛이 날 수 있도록 가공한 것이 특징이다.     김 대표는 “부드럽고 가벼운 신맛의 커피가 요즘 트렌드”라며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다른 커피 로스트와 차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 에스프레소 다크 로스팅이 인기였지만 많이 달라졌다”며 “지금은 라이트해도 거기서 나온 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리본커피는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해 중부, 동부로 프랜차이즈가 아닌 스페셜티 커피 전문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하와이에서 직접 커피 농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새로운 커피 맛을 추구하는 커피매니아의 눈높이에 맞춰 인테리어보다 커피빈과 바리스타 트레이닝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김 대표는 “향후 텍사스, 시애틀, 뉴욕 등 주요 거점 20곳을 정해 20명의 리더를 양성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해마다 200개 매장을 개장해 5년 안에 10억 달러 가치의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은영 기자리본커피 스페셜티 커피 커피 트렌드 커피 페스트

2022.08.2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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