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를 하나 풀어 보자. ① 봄이 되자 제비가 ㉠날아와/㉡날라와 처마 밑에 앉았다. ② 봄이 되자 제비가 기쁜 소식을 ㉠날아왔다/㉡날라왔다 각각 어느 게 맞을까. '날아오다'는 '날다'와 '오다'가 합쳐진 말로 '날아서 온다'는 의미다. "공이 갑자기 나에게 날아와 피하지 못했다"처럼 쓰인다. '날라오다'는 '나르다'와 '오다'가 결합한 말로 소식이나 물건 등을 다른 곳에서 알아(전해) 오거나 옮겨 온다는 의미다. "우편집배원이 합격의 기쁜 소식을 날라 왔다"와 같이 쓰인다. '날라오다'는 한 단어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날라 오다'로 띄어 써야 한다. 따라서 ①번은 "봄이 되자 제비가 ㉠날아와 처마 밑에 앉았다", ②번은 "봄이 되자 제비가 기쁜 소식을 ㉡날라 왔다"고 해야 한다.
2018.08.09. 19:29
아이들에게 무엇을 하지 못하게 할 때 흔히 "그것 먹지 말아." "게임 많이 하지 말아라"처럼 '말아' '말아라' 형태를 쓰는데 이것은 맞춤법에 어긋난다. 한글 맞춤법은 어간이나 어미가 원칙에서 벗어나면 벗어나는 대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어간 끝 받침 ㄹ은 '아' 앞에서 줄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말다'의 경우 명령형 어미인 '-아(라)'가 붙을 때는 ㄹ이 줄어든 형태가 굳어져 쓰인다고 본다. 그래서 "놀지 말아/놀지 말아라"가 아니라 "놀지 마/놀지 마라"로, "하지 말아/하지 말아라"가 아니라 "하지 마/하지 마라"로 적어야 한다. 그러나 '말다'가 '-(으)라'와 결합해 간접인용이나 문어체 명령형에서는 "어머니께서 길거리에서 놀지 말라고 하셨다",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처럼 ㄹ이 줄어들지 않은 형태가 사용된다.
2018.08.08. 19:25
"이 신발은 앞꿈치가 15도가량 들린 유선형 구조로 발을 내디딜 때마다 '발뒤꿈치-발 중심-앞꿈치' 순으로 무게중심이 자연스럽게 이동, 스트레칭 효과가 있다." 이런 문맥에서 많이 쓰이는 '(발)앞꿈치'란 단어는 사전에 올라 있지 않다. '(발)뒤꿈치'와 대조하기 위해 '(발)앞꿈치'란 말을 썼을 것이나, '(발)앞꿈치'란 말은 쓸 수 없다. '발끝'이라고 해야 한다. '발끝'은 '발의 앞 끝'(실제 발의 앞 끝부분)을 뜻한다. 또 비유적으로 '발뒤꿈치'(너는 그 사람의 발끝도 못 따라간다)의 뜻으로 쓰일 때도 있다. 따라서 우리말에서 발의 앞 끝부분을 가리킬 때는 '(발)앞꿈치'가 아니라 '발끝'을 써야 한다. "좋은 약을 먹는 것보다 좋은 음식이 낫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걷기가 더 낫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말이다.
2018.08.07. 19:22
1. ㉠걷잡을 / ㉡겉잡을 수 없는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2. ㉠걷잡아 / ㉡겉잡아 1000만 명 이상이 이 영화를 봤다. '걷잡다'와 '겉잡다'는 각각 다른 뜻을 가진 단어다. '걷잡다'는 '(잘못 치닫거나 기우는 형세 등을) 붙들어 바로잡다' 또는 '(-ㄹ지를) 헤아려 짐작하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너무나 놀라운 일이라 쏟아지는 눈물을 걷잡기 어려웠다" "그는 변덕이 심해 어떤 행동이 나올지를 걷잡을 수가 없다"와 같이 쓰인다. '겉잡다'는 '겉으로 보고 대강 짐작해 헤아리다'는 의미다. "예산을 대충 겉잡아서 말하지 말고 정확하게 뽑아 봐라" "그 사람은 겉잡아 스무 살쯤 돼 보인다"처럼 사용된다. 따라서 1번은 붙들어 바로잡다는 뜻이므로 ㉠, 2번은 겉으로 보고 대강 짐작해 헤아린다는 뜻이므로 ㉡이 답이다.
2018.08.06. 19:20
'깨나'와 '커녕'을 앞 단어와 띄어 쓰기 쉽지만 붙여 써야 한다.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조사는 하나의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독립성이 없기 때문에 항상 앞말에 붙여 쓴다. 조사가 둘 이상 겹치거나, 조사가 어미 뒤에 붙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깨나'는 '어느 정도 이상'의 뜻을 나타내는 조사다. '꽤나'로 바꿔 써도 의미상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조사라는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꽤나'는 '보통보다 조금 더한 정도로, 제법 괜찮을 정도로'를 뜻하는 부사 '꽤'에 조사 '나'가 붙은 형태다. 반면 '(은, 는)커녕'은 조사 '은, 는'에 '어떤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물론 그보다 덜하거나 못한 것까지 부정' '말할 것도 없거니와 도리어'의 뜻을 나타내는 조사 '커녕'이 겹쳐 쓰인 경우다.
2018.08.05. 15:56
'해프닝'이란 말이 많이 쓰이고 있다. "두 사람의 결혼설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등처럼 사용된다. 주로 이치나 도리에 맞지 않는 일, 웃기는 사건 등이 발생했을 때 쓰인다. 다소 비웃는 투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원래의 영어 '해프닝(happening)'과는 거리가 멀다. 영어에서 'happening'은 우연한 일이나 사건을 가리킨다. 결국 사리에 맞지 않거나 웃기는 일 등의 뜻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해프닝'은 소위 콩글리시다. 원래의 영어와 뜻이 맞지 않는다. '웃음거리' '웃기는 일' 등으로 적당히 바꿔 써야 한다. '~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는 그냥 '~하는 일이(사건이) 일어났다'로 해도 의미를 전달하는 데 별문제가 없다. 이제 와서 '해프닝'을 아주 안 쓰기가 뭣하다면 줄여 쓰기라도 해야 한다.
2018.08.03. 19:15
"요즘 저잣거리에서 유행하는 하오체를 아시오?" 사극 열풍을 타고 일부 영화와 방송에서 선보인 옛 말투가 일상어처럼 쓰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익숙지 않은 표현을 하다 보니 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혼동을 일으키는 사람도 많다. "무슨 말씀을 그리 서운하게 하시요?" "목부터 축이시구료"처럼 표기하는 예가 흔하다. 그러나 이는 '하시오' '축이시구려'를 잘못 적은 것이다. '-요'는 종결어미가 아니므로 '하시-'처럼 완전하지 않은 말(어간·선어말어미) 뒤엔 사용할 수 없다. "맘이 없어(요)"와 같이 자립적으로 쓰이는 말(종결어미·체언) 다음에만 붙을 수 있는, 존대의 뜻을 가진 보조사다. '하시-' 뒤엔 종결어미 '-오'가 와야 한다. '축이시구려' 또한 발음에 이끌려 '-구료'로 쓰기 쉽지만 '-구려'를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다.
2018.08.02. 18:51
우리말에서는 '있다'가 '~고 있다' 형태로 쓰여 진행이나 상태를 나타낸다. '가다'의 경우 '가고 있다'가 현재 진행이다. 그러나 요즘은 이런 체계를 무시하고 영어의 '~ing'를 공부하면서 배운 '~중이다'가 마구 쓰이고 있다. 우리말의 '~중'은 '수업 중, 회의 중, 공사 중, 임신 중' 등과 같이 어떤 상태나 '동안'의 뜻으로 쓰일 때 잘 어울린다. 물론 이런 의미에서 "수업 중이다" "회의 중이다" 등의 표현이 가능하기는 하다. 하지만 보통은 '~하고 있다'가 자연스럽다. '계획(검토, 추진) 중이다→계획(검토, 추진)하고 있다'가 정상적인 우리말 표현 방식이다. 영어의 '~ing'를 무턱대고 '~(하는, 하고 있는) 중이다'로 가르치지 말고 우리말 체계에 맞게 '~하고 있다'로도 익히게 해야 한다.
2018.08.01. 18:31
능력이나 배경이 좋아 일을 잘 처리하는 사람 또는 사회적·경제적으로 잘나가는 사람을 보고 흔히 "저 사람은 끝발이 세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여기서 '끝발'은 '끗발'의 잘못된 표현이다. '끗발'은 화투 등 노름에서 '한 끗, 두 끗'과 같이 셈을 치는 점수를 나타내는 단위인 '끗'과 '말발' '서릿발' 등에서 기세나 힘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발'이 합쳐진 단어다. 따라서 '끗발'은 "오늘따라 끗발이 오른다"처럼 노름 등에서 좋은 끗수가 잇따라 나오는 기세를 의미한다. '끗발'은 "그는 재물의 위력으로 권력까지 쥐고 흔들 정도로 끗발이 대단했다"처럼 아주 당당한 권세나 기세를 의미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관용적으로는 "끗발이 나다" "끗발이 오르다" "끗발이 서다" "끗발이 세다" "끗발이 좋다" 등으로 사용된다.
2018.07.31. 19:20
호스나 목재가구, 가스관, 교량 등 어떤 두 물체를 서로 이은 자리(부분)를 '이음매'라고 한다. 이 '이음매'를 '이음새'와 혼동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둘은 뭐가 다를까. "이 다리는 교량 상판 간 이음새가 10cm가량 벌어져 있다" "변기 이음새에서 물이 올라오고 오래된 수도꼭지에서는 물이 샌다"에서 쓰인 '이음새'는 '이음매'라고 해야 옳다. '이음새'는 두 물체를 이은 모양새를 가리킨다. 이 '-새'는 걸음새·생김새·쓰임새·차림새의 '-새'와 같은 것이다. "'한국전통가구' 콘텐트는 전통가구의 제작기법 및 목가구의 다양한 이음새와 짜임새 등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 주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대형 항아리는 가마에서 굽는 과정에서 이음새가 변형되기 쉽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처럼 사용해야 올바르다.
2018.07.30. 17:46
일상에서 검은 빛깔을 얘기할 때 '까망'이라는 단어를 즐겨 쓴다. 그러나 '까망'은 표기법에 어긋난다. '깜장'이라고 해야 옳다. 빛깔을 나타내는 형용사에는 '하얗다, 노랗다, 파랗다, 빨갛다, 까맣다' 등이 있다. 이것을 '그런 빛깔이나 물감'을 뜻하는 명사로 바꾸면 '하양, 노랑, 파랑, 빨강, 까망'이 된다. '하양, 노랑, 파랑, 빨강'은 표준말이지만 '까망'은 표준말이 아니다. 사전에 '깜장의 잘못'이라고 돼 있다. '가망, 거멍, 꺼멍'도 '감장, 검정, 껌정'의 잘못이다. 하지만 '까망'은 '까망 양말/가방/운동화'처럼 널리 쓰이고 있으며, 빛깔을 나타내는 다른 말을 명사로 만드는 방식도 같다. 유독 '까망'만이 표준말이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복수표준어로 해도 문제가 없을 듯하다.
2018.07.29. 16:45
우리말에는 서로 반대되는 뜻의 한자(漢字)가 붙어 이루어진 것이 적지 않다. 이를테면 '강약, 농담, 대소, 명암, 승패, 완급, 진위, 찬반, 희비' 등이 있다. 이와 같은 구조로 된 '정오(正誤)'는 사전에 '잘못된 글자나 문구를 바로잡는 일'이라고만 풀이돼 있었다. 출판물에서 잘못된 글자나 문구를 바로잡아 만든 일람표를 뜻하는 '정오표(正誤表)'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정오'가 이런 뜻으로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진위형 검사문항이란 진술문의 진위 혹은 정오를 판단케 하는 형식으로 흔히 양자택일형이라고도 한다." 여기서 '정오'는 '바른지 그른지, 맞는지 틀리는지'를 뜻한다. 이러한 쓰임새를 인정해 여러 사전에서 '정오'의 뜻풀이에 '맞음과 틀림 또는 옳음과 그름'이란 뜻을 추가했다.
2018.07.27. 18:42
①"잘 연주한 얼후(二胡)는 웬만해선 잊히지 않는 여운을 남긴다." ②"그는 '생각해 본 뒤 연락을 드리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여운을 남기다'는 겹말인데도 너무나 많이 쓰여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여운(餘韻)'은 '일이 끝난 다음에도 가시지 않고 남아 있는 느낌이나 정취' 또는 '말로 직접 표현하지 않은 데서 느껴지는 정취'라고 풀이돼 있다. 따라서 아직 남아 있는 느낌이나 정취를 또 '남긴다'는 것은 어법에 맞지 않는다. '짧은 여행 긴 여운' '여운 있는 말'처럼 쓰일 경우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여운을 남기다'는 ①의 경우 '오랜 여운을 주었다/긴 울림(감동)을 남겼다(주었다)' 등으로, ②의 경우 '뒷맛이 남는 말을 했다/여운 있는 말을 남겼다' 등으로 바꾸면 좋을 듯하다.
2018.07.22. 16:46
'상고대'는 호숫가나 고산지대의 나뭇가지 등에 밤새 내린 서리가 하얗게 얼어붙어 눈꽃처럼 피어 있는 것을 말한다. '서리꽃'은 유리창 따위에 서린 수증기가 얼어서 꽃처럼 무늬를 이룬 것을 말한다. '서리꽃'은 말대로만 보면 서리가 만들어낸 꽃이어서 '상고대'와 들어맞지만 사전의 뜻풀이는 서로 다르다. 즉 서리가 나뭇가지 등에 붙어 있는 것이 상고대이고, 수증기가 얼어 유리창 따위에 붙어 있는 것이 서리꽃이다. '설화(雪花/雪華)'는 눈송이 또는 나뭇가지에 꽃처럼 붙은 눈발을 가리킨다. '눈꽃'은 나뭇가지 따위에 꽃이 핀 것처럼 얹힌 눈이나 서리로 풀이돼 있다. 이에 따르면 '눈꽃'은 '상고대'까지 포괄한다. 낱말의 뜻을 명확하게 한정하는 것도 필요할 듯싶다.
2018.07.20. 19:41
남의 말을 인용하는 경우 직접화법과 간접화법이 있다. 그러나 요즘은 이도 저도 아닌 화법이 쓰이는 경우가 많다. '~다라고'(~다라는) 형태가 그것이다. ①글쓰기는 타고난 사람만 할 수 있다라고 여기던 시대는 지났다→글쓰기는 타고난 사람만 할 수 있다고 여기던 시대는 지났다. ②안다라는 것과 가르친다라는 것은 다르다→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다르다. 앞의 것은 기형적인 말투이고, 뒤의 것이 정상적인 표현이다. 학문적 개념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에서 일부 학자가 사용하는 말이다. 하지만 어법에 어긋나는 표현으로 전혀 본받을 필요가 없다. 참고로 ["~이 힘이다"라고 말했다]처럼 직접화법의 "~다" 다음에 '~라고'를 붙이는 경우가 많으나 '라' 없는 '~고'가 자연스럽다.
2018.07.19. 18:43
부적절한 발언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때 "구설수에 오르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구설에 올랐다"고 해야 바르다. "구설수에 휘말려 왔다"도 "구설에 휘말려 왔다"가 바른 표현이다. 토정비결 등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구설수(口舌數)'는 남과 시비하거나 남에게서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라는 의미다. 구설수는 '있다' '없다' '들다'는 표현과 어울린다. "구설에 오르다" 대신 "입길에 오르다" "말밥에 오르다"로도 표현한다. '입길'은 남의 흉을 보는 입놀림, '말밥'은 좋지 못한 이야기의 대상을 일컫는 말이므로 안 좋은 일로 남의 말거리가 될 때 쓸 수 있다. "입방아에 오르내리다"에서 '입방아'는 나쁜 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어떤 사실을 화제로 삼아 쓸데없이 뒷이야기를 하는 경우에 두루 쓰인다.
2018.07.18. 17:56
더위를 쫓는 시원한 음식으로 인기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메밀국수다. 일반적으로 '모밀국수'라 많이 부르지만 '메밀국수'가 맞는 말이다. '모밀'은 '메밀'의 함경도 사투리이기 때문이다. 메밀·모밀이 헷갈릴 때는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생각하면 된다. 요즘은 소위 '판모밀'이란 것을 즐겨 먹기도 하는데 이 역시 '판메밀'이라 불러야 한다. 작은 대나무 발이나 나무 판 등에 올려놓은 메밀 사리를 장국(소스)에 찍어 먹는 형태다. 이런 방식은 일본식으로, '소바'라고도 많이 부른다. '소바'(そば·蕎麥)는 메밀을 뜻하는 일본말이다. 지금은 '소바키리'(そば切り), 즉 메밀국수를 가리키는 말로 널리 쓰인다. 메밀국수는 회(사시미)와 더불어 일본의 전통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소바 역시 메밀국수 또는 판메밀로 불러야 한다.
2018.07.17. 19:30
'-이에요'는 서술격 조사 '-이다'의 어간 뒤에 어미 '-에요'가 붙은 말로, 체언 뒤에 쓰인다. '붓'처럼 받침이 있으면 '-이에요'를 사용하면 된다. '벼루'처럼 받침이 없는 체언에는 '-예요'로 줄기도 한다. "벼루이에요"가 "벼루예요"로 줄어든다. 문제는 사람의 이름 뒤에 나타나는 '이예요'다. 받침이 있고 없음에 따라 "정우성이에요" "김남주예요"라고 하면 된다. 받침 있는 인명 뒤에 어조를 고르는 접사 '-이'가 덧붙은 "호동이예요"는 헷갈린다. 받침이 없는 체언과 같아져서 '호동+이에요'가 아니라 '호동+이+예요'로 분석할 수 있다. '아니다'는 체언이 아닌 용언이므로 어미 '-에요'만 붙이면 되므로 "아니에요"로 사용한다. "다시 올 거에요"도 받침이 없으므로 '거예요'로 써야 한다.
2018.07.16. 19:37
사람들은 지나간 사실에 대해 뉘우치거나 원망하며 "진작에 어떻게 했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을…" 하며 종종 후회한다. 앞글에서도 '진작에'를 '진작'이라고 쓰지 않은 것을 후회해야 한다. '진작에'가 널리 쓰이고 있기는 하지만 규정에 어긋나는 표기이기 때문이다. '진작'이라고 해야 옳다. '진작에'는 '진작+에'로 분석해 볼 수 있다. '-에'는 "봄에 꽃이 피다/ 너는 거기에 있어라"와 같이 체언(명사·대명사·수사) 뒤에만 붙을 수 있는 조사다. 하지만 '진작'은 '좀 더 일찍이'란 뜻의 부사다. 따라서 '진작'에는 조사 '에'를 붙여 쓸 수 없다. "진작 사랑한다고 말할 것이지/ 진작 널 보러 올걸/ 진작 찾아뵈었어야 했는데 인사가 늦었습니다"처럼 써야 한다. '진즉'도 '진작'과 같은 뜻으로 자주 쓰인다.
2018.07.15. 12:10
토리노 겨울올림픽 스키 모굴에서 동메달을 딴 미국의 토비 도슨 선수는 한국계 입양아 출신이다. 그의 한국 이름이 알려지자 부산에서 도슨이 자신의 아들인 것 같다는 사람이 나왔다. 이들에 관한 기사가 '미 입양아 도슨 그리고 친아버지? 동생? 빼다 박았네'라는 제목으로 신문에 실렸다. 그들의 사진을 보면 정말 얼굴 생김새가 많이 닮았다. 이처럼 누가 가족 중 한 사람을 매우 닮았을 경우에 흔히 '빼다 박았다'고 말한다. '빼다 박다'는 쓸 수 없는 것은 아니나 그리 점잖은 표현은 아닌 것 같다. 비속(卑俗)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빼박다'는 '빼쏘다'의 잘못이다. '빼다 박다' '빼박다'로 쓰기보다는 '빼닮다'(생김새나 성품 따위를 그대로 닮다)나 '빼쏘다'(성격이나 모습이 꼭 닮다)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8.07.13. 1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