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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김은선, SF오페라단과 5년 계약 연장

여성 최초로 샌프란시스코오페라단의 지휘봉을 잡아 ‘금녀의 벽’을 허물었다고 평가받는 지휘자 김은선(사진)이 오는 2031년까지 오페라단을 이끈다.     샌프란시스코오페라단은 지난 17일 김은선 음악감독과의 계약을 5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오페라단에 부임한 김 감독은 당초 계약이 오는 2026년까지였다.     김 감독은 102년의 역사를 지닌 오페라단의 첫 여성 음악 감독이자 미국의 주요 오페라단을 이끄는 유일한 아시아계 여성이다.     매튜실보크 오페라단 단장은 “김은선 음악감독은 모든 악보에 활기, 감수성, 인간미를 불어넣어 작품을 마치 처음 듣는 것처럼 해준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그와 함께 음악을 만들어갈 미래를 바라보는 샌프란시스코오페라에게 오늘은 기쁜 날”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우리가 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 분들을 기리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오페라에 계속해서 헌신하겠다는 마음으로 (재계약) 제안을 수락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고의 예술적 수준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매일이 영광”이라고도 밝혔다.     김 감독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금녀의 벽’을 깬 이력이 있다. 그는 지난 2010년 스페인 마드리드 오페라극장에서 여성으로는 처음 지휘봉을 잡았다. 또 그는 ‘세계 3대 관현악단’ 중 두 곳인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객원 지휘자로 지휘 단상에 서기도 했다.     한편, 그의 부친은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 정책기획수석과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한 김성재 전 장관이다. 김경준 기자샌프란시스코오페라 지휘자 한인 지휘자 지휘자 김은선 김은선 음악감독과

2024.10.2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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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원한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세계적 명성을 얻기까지는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종신 상임 지휘자를 비롯한 거장 지휘자들의 덕이 크다. 그들의 재능과 열정, 그리고 뛰어난 리더십이 청중들을 사로잡아 감히 넘볼 수 없는 베를린 필의 아성을 쌓은 것이다.     오케스트라는 현악기, 목관악기, 금관악기, 타악기 등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유명 오케스트라의 단원은 모두 세계적인 연주자들이다. 그들이 각자의 개성은 죽이고 지휘자의 지휘봉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하모니를 이루며, 연주하는 모습은 예술의 극치다. 한 사람의 지휘에 의해 완벽한 하모니를 이룰 수 있는 것은 지휘자의 뛰어난 곡 이해와 강력한 리더십, 그리고 지휘자의 지시에 따라 절제된 최고 기량을 발휘하는 연주자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정치도 오케스트라가 아닐까. 대통령이 국정철학과 비전을 갖고 청중인 국민을 위한 최고의 연주를 할 수 있다면 위대한 지휘자의 칭호를 받지 않을까. 그러한 지휘자를 갖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모두에게 만족감을 줄 수는 없더라도 애쓴 흔적은 있어야 한다. 지휘자는 한 파트의 음에 오류가 있다면 이에 신속히 대처해 오케스트라 전체가 엉망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할 의무가 있다. 그 책임은 전적으로 지휘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청중들은 완벽하지 못한 연주에 즉각적인 반응을 나타낸다. 왜냐하면 청중들은 온전한 하모니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지휘자나 각 파트의 연주자들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듣는 귀는 그들보다 더 높이 있기에 말이다.   이번 한국 총선 결과를 봐도 그렇다. 집권여당의 대승이 마땅한데 어처구니 없게도 참패를 했으니 막말로 여당은 완전히 스타일 구긴 꼴이 되었다. 결국 지휘자인 대통령에게 책임이 전가되어 버렸다. 지휘자가 청중인 국민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청중은 지휘자를 향해 무엇을 원했을까. 지휘자에 의해 연주자가 하나 된 아름다운 선율의 하모니를 기대했다. 청중이 오케스트라에 동화되어 감동하는 그런 것을 원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왜 그럴까? 보수를 너무 강조하다 보니 얻은 것도 있었지만 잃은 것도 많았다. 그것도 막판에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과연 보수의 가치란 무엇일까? 보수의어학적 의미는 보존, 유지를 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보수주의자는 무엇을 지키고 유지하고 싶어 할까? 그  보존의 대상은 대개 가족, 전통, 신앙, 사유재산, 법, 질서, 도덕 등을 의미한다. 그러니 사상적 이념도 보수의 가치다. 왜냐하면 보존의 대상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남북한이 분단되어 있기에 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이념만을 고집하는 것이 보수라고 생각한다면 그것도 잘못됐다. 진보보다 앞서 국민의 삶을 헤아려야 한다.   한국은 개발도상국 단계를 지났지만 여전히 빈부 격차가 심하다. 그것도 수도권 중심으로 더 심각하다. 그런데 개념에 대한 오해로 보수는 부자들을 위한 것으로 잘못 이해되고 있다.  그래서 서민층에서는 보수에 대한 적대감이 있다고 본다.     선거 때가 되면 진보는 포퓰리즘을 앞세워 표를 모은다. 어떻게 보면 국민이 보는 시각에서 보수는 먹는 문제에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이고, 진보는 이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에 진보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 생활고를 겪게 되면 정부의 정책에 민감해진다. 그런데 서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정부 정책이 미흡하니 어느 누가 여당에 표를 주겠는가.   이번 총선에선 보수가 주장한 범죄자 문제 보다 먹고사는 문제가 표심을 갈랐다고 본다. 특히 수도권은 이런 문제에 민감한 지역이다. 그러니 포플리즘적 공약에 더 관심이 가는 것 아니겠는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어려운 역할이다. 그래도 청중에게 감동을 주는 오케스트라를 만드는 게 임무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기고 오케스트라 지휘자 오케스트라 지휘자 상임 지휘자 거장 지휘자들

2024.04.2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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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 금난새 지휘자와 음악회

지난달 초 지휘자 금난새가 UC어바인(UCI)으로 날아왔다.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안고서. 그는 작곡가 금수현의 둘째 아들이다. 문득, 여학교 때 즐겨 불렀던 아름다운 가곡 ‘그네’가 떠오르며 목청 높여 부르고 싶어진다.   ‘세모시 옥색 치마 금박물린 저 댕기가 창공을 차고 날아 구름 속에 나부낀다.…제비도 놀란 양 나래 쉬고 가더라.’     해방 직후인 1948년 발표된 이 곡은 금수현 작곡, 김말봉(금난새의 외할머니) 작사다. 금난새의 아들도 음악대학 교수라니 3대가 음악가인 집안이다.     연주회 전날 남편과 딸에게 금난새 지휘자 관련 유튜브를 보여줬더니 반응이 매우 좋았다. 대중에게 클래식 음악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훌륭한 지휘자인 그가 미국에 온다는 소식에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이민 올 때  ‘우리 가곡전집’ LP판을 들고 왔지만, 여전히 미국생활은 삭막하다. 그래서인지 이런 음악회가 더욱 고맙다. 샌디에이고에서 두 시간 운전해 처음 가보는 UC어바인은 생각보다 넓었다. 음악회가 열리는 바클레이 (Baclay)극장 주차장에 막 주차를 하려는데 전화가 왔다. 이 행사를 알려주고 내 딸의 이름으로 등록까지 해준 동문이었다. 어디쯤 왔느냐며 묻는 전화였다. 그가 여기서 15년 넘게 살았다는데, 우린 서로 모르고 지냈다. 지난해인가 우연히 연결되어 전화로나마 대화를 자주 나누게 되었다. 지금은 긴 세월의 친구 같은 사이가 되었다. 우리의 삶은 때론 이처럼 경이롭다.   음악회는 성황을 이뤘다. 음악회 안내 인쇄물에는 한글과 영문으로 된 연주자의 경력과 후원자 소개로 빼곡했다. 드디어 무대에 오른 금난새 지휘자가 서곡 음악을 짧게 들려준 후 설명을 해주었다. 그리고는 다시 들어보라며 서곡을 연주했다. 그는 특유의 온화한 미소와 함께 마치 대화를 하듯 악보의 가락을 쉽게 설명해주었다. 그의 유머 있는 말로 우리를 계속 웃게 하였다.   비발디(Vivald)의 사계절 중 ‘겨울’로 음악회를 시작했다. 이어 무디(Moody)의 스페인 환상곡 ‘톨레도’는 하모니카와 협연했다. 작곡과에 진학했지만 하모니카 공부만 했다는 연주자(이윤석명지대 객원교수)와 함께였다. 그는 앙코르곡으로 ‘문 리버(Moon River)’를 들려주었다. 하모니카와 오케스트라, 정말 멋지다. 문득 친정아버지가 긴 호흡으로 멋진 베이스를 붕붕 넣으면서 연주했던 하모니카 소리를 듣던 어린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두 번째 연주자 피아니스트 김기경은 베를린 국립음악대학에서 석사를 마치고 서울대에서 박사과정을 이수한 젊은 연주자다.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재능과 경력으로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덕분에 우린 영화 ‘닥터 지바고’의 주제곡인 ‘섬 웨어 마이 러브(Some where my love)’를 생음악으로 피아노의 연주와 함께 들었다.   그는 또 신청곡인 ‘러브 스토리’를 아름다운 변주곡으로 연주해 우리의 말라붙은 심장을 잠시 사랑에 빠지게도 해주었다.     지휘자는 재치 있는 대화로 연주자와 청중을 웃음 속으로 몰아넣는 마력이 있었다.     다음은 기타리스트와 함께 디앙(Dyens)의 탱고 엔 스카이 연주가 이어졌다. 출연자 중 막내인 지익환도 경력을 보니 대단한 음악가였다. 이들 독주자 모두가 금난새 지휘자의 눈에 발굴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며 연습했을까.   금 지휘자는 병역을 마치고 이십 대 후반에 독일로가 어렵게 공부를 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로벤스타인이라는 교수의 따뜻한 배려로 6년 동안 독일에서 사사했다고 한다. 그는 본인이 받았던 은혜를 고국의 후배들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KBS 교향악단 최연소 지휘자로 부임해 12년간 근무한 후에도 도전을 계속한 지휘자다. 그가 백발의 나이에도 이렇게 건장함을 보여줄 수 있는 저력은 가족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음악회의 마지막은 청중과 함께한 ‘고향의 봄’ 합창이었다. 이날 음악회는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처럼 아름다운 음악회가 자주 열린다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돌아오는 차 안에서 딸은 ‘Moon River’를 들을 때는 무대로 달려가 노래를 부르고 싶은 충동도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작 18명의 단원이 어떻게 대규모 오케스트라처럼 소리를 낼 수 있느냐고! 모처럼의 행복한 시간에 감동의 연속이었노라고 말했다. 올해는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밤길을 달렸다.  최미자 / 수필가문예마당 금난새 지휘자 지휘자 금난새 금난새 지휘자 음악회 안내

2024.02.22. 20:15

[음악으로 읽는 세상] 기회를 잡은 지휘자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오는 법이다. 우리가 잘 아는 음악가 중에는 그 기회를 잘 잡아 성공한 사람들이 있다. 이탈리아 출신 지휘의 거장 토스카니니가 그렇다. 토스카니니는 ‘무대 위의 독재자’로 불렸다. 자신이 원하는 완벽한 소리를 얻기 위해 연주자들을 혹독하게 다루었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전횡도 서슴지 않았다. 불같은 성격을 주체하지 못해 늘 사람들과 마찰을 빚었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스스로도 “나는 노인이다. 그런데 신은 왜 열일곱 소년의 피로 나를 괴롭히는 걸까?”라고 한탄했다고 한다.   토스카니니의 원래 전공은 지휘가 아닌 첼로였다. 이런 그가 지휘자로 데뷔하게 된 데는 재미있는 사연이 숨어 있다. 1886년, 당시 19살이었던 토스카니니는 이탈리아의 흥행사 클라우디오 롯시가 조직한 오페라단의 첼리스트 겸 부합창지휘자로 브라질 공연에 참여했다. 공연작은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였다. 그런데 공연 직전에 오페라단 측과 마찰을 빚은 지휘자가 무책임하게 지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황당한 사태가 발생했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당황한 주최 측은 서둘러 다른 사람을 물색했다.   이때 단원들이 토스카니니를 추천했다. 평소 지휘에 대해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아이다’를 비롯한 여러 편의 오페라를 통째로 외우고 있었다. 리허설도 없이 당장 공연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악보를 모두 외우고 있는 그가 지휘자로 낙점된 것이다. 관객들은 19살짜리 애송이가 지휘대에 오르자 큰 소리로 야유를 퍼붓기 시작했다. 하지만 리허설 한 번 하지 못한 이 젊은 지휘자는 ‘아이다’를 모두 외워서 한 치의 실수도 없이 공연을 이끌어나갔다. 그러는 사이 청중의 웅성거림은 감탄으로 바뀌었다. 공연이 끝났을 때, 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휘의 거장 토스카니니의 신화가 막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지휘자 기회 부합창지휘자로 브라질 거장 토스카니니 이탈리아 출신

2024.02.19. 18:00

김진홍 지휘자, 카네기홀서 공연

젊은 한국인 지휘자 김진홍(사진)이 정명훈도 한때 지휘봉을 잡았던 청소년 교향악단 연주자들을 이끌고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 처음 데뷔했다.   19일 카네기홀과 뉴욕유스심포니(NYYS)에 따르면 NYYS는 이날 오후 뉴욕 카네기홀 아이작 스턴 오디토리움에서 60주년 기념 연주회를 열었다.   1963년 설립된 NYYS는 12∼22세 나이의 재능있는 음악가들이 참여하는 청소년 음악교육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매년 정기적으로 카네기홀 공연을 열어왔다.   팬데믹 기간에는 카네기홀 정기 공연이 중단됐는데, 그 대안으로 제작한 음반이 베를린필 등 세계 유수 교향악단의 앨범을 제치고 지난해 그래미상 ‘클래식 부문상’을 수상해 음악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도 20대 청년 시절인 1976년 NYYS에서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이날 카네기홀 공연의 지휘봉은 최근 NYYS 음악감독으로 임명된 김진홍이 잡았다.   미네소타대, 이타카대 등에서 마크 러셀 스미스, 옥타비오 마스-아로카스 등을 사사(師事)한 김진홍은 매년 세 차례씩 카네기홀에서 NYYS의 공연을 지휘할 예정이다.   이날 공연에선 그의 지휘로 작곡가 크리스티안 키뇨네스의 작품 초연을 비롯해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이 무대에 올랐다.  게시판 지휘자 한인지휘자 김진홍 한인 지휘자 지휘자 정명훈

2023.11.2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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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의 LA 공연, ‘금난새 스타일’ 보여줄 것”

24일 오후 LA한인타운 북쪽 새생명비전교회 본당에서 금난새(75) 지휘자는 60여 명 단원과 함께 리허설을 진행했다.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 클라이맥스를 합주하는 순간 그의 지적이 터져 나왔다. “이 부분은 심장마비, 영어로 거 뭐꼬, ‘하트 어택’에 걸릴 듯이 해야지.”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디렉팅하는 모습이 열정적이었다.   그는 오는 28일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서울대총동창회(회장 김종섭·삼익악기 회장)가 기획해 열리는 ‘마에스트로 금난새와 함께하는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평화음악회’를 위해 이틀 전 LA를 찾았다. 〈4월 12일자 A-4면〉   성남시립교향악단의 예술 감독을 맡은 그는 40여 명의 단원과 함께 도착했고 이곳에서 20여 명의 미국인 연주자를 더해 두 나라 음악인들의 하모니를 끌어내고 있었다. 그는 “모두가 프로들이고 합이 잘 맞는다”며 “개인적으로는 LA에서 10년 만에 공연인데 꼭 히트시키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이번 공연에서는 조르쥬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하이라이트(전주곡, 하바네라, 간주곡, 꽃노래, 집시의 노래, 피날레)와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 그리고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모음곡 2번’ 등 명곡들이 펼쳐진다.   그는 “한미동맹 70주년 기념에 동참하게 돼 기쁘다”며 “행사에서 모금해 장학금도 만드는 등 한국을 사랑하게 만들 것이라고 하는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음악은 서비스업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청중들이 행복하길 바라는 사람이다. 이게 ‘금난새 스타일’”이라며 “공연에 오시는 분들이 ‘아, 잘 왔다’라는 생각이 들고 ‘도네이션도 해야지’라는 마음이 생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류정일 기자 [email protected]금난새 지휘자 금난새 지휘자 성남시향 금난새 금난새 스타일

2023.06.26.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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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필 첫 여성 지휘자의 성공과 몰락

작곡가이며 피아니스트인 리디아 타르(Lydia Tar )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첫 여성 수석 지휘자 자리에 오른다. 타르가 현대 음악사의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주인공의 복잡한 내면세계를 다룬 심리극이다.     가상의 인물 타르의 성공과 몰락을 다룬 영화 ‘타르’는 제95회 아카데미상에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촬영상, 편집상 등 6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있다.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후보에 올랐고 타르 역의 케이트 블란쳇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인 더 베드룸’과 ‘리틀 칠드런’으로 주목받았던 토드 필드 감독의 16년 만의 복귀작으로, 2022년 비평가들에 의해 가장 빈번하게 올해의 최고 영화로 선정된 작품이다.       이미 골든글로브상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블란쳇은 아나 데 아르마스(블론드), 안드레아 라이스보로(투 레슬리), 미셀 윌리엄스(더 파벨만스), 미셀 여(에브리싱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등과 함께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놓고 경합한다. 이변이 없는 한 그녀의 수상이 점쳐진다.     ‘타르’는 철저하게 케이트 블란쳇이라는 당대 최고의 연기파 배우의 존재감에 의존한다. 그 누구보다도 관객 장악력이 높은 배우로 평가받는 그녀가 턱시도를 입고 혼신의 힘을 다해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모습은 관객의 심장을 뛰게 하기에 족하다.     영화는 베를린 필하모닉 최초의 여성 수석 지휘자라는 위치가 얼마나 심리적 압박을 요하는 자리인지에 대한 세밀한 관찰을 이어가는 한편, 레즈비언으로 살아가는 그녀의 혼란스러운 사생활을 쫓아간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권력자의 위치에 오르지만 종국에는 수석 지휘자 자리에서 해고당한다. 타르의 몰락하는 모습을 연기하는 블란쳇의 대체 불가한 마력이 가히 압도적이다.     코로나19 시대에 찾아온 클래식 음악계의 불황과 창작의 고통, 자기 파괴적인 자아와의 끊임없는 대립, 쟁취하기 위해서는 상대를 끊임없이 짓누르는 가학적 성향이 타르의 불타는 예술혼과 사랑, 욕망, 배반, 증오의 감정들로 표출되면서 더욱 그녀를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다. 정점과 바닥을 오르내리며 무너져 내리는 마에스트로 타르의 삶의 과정에서 들려오는 힐뒤르그뒤드나도르(조커)의 음악이 영화의 무게감을 더한다. 그가 음악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은 다소 의외다.  김정 영화평론가 [email protected]베를린 지휘자 수석 지휘자 베를린 필하모닉 인물 타르

2023.02.10.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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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미션대 윤임상 교수 코르도바 교향악단 지휘

월드미션대학교의 윤임상 교수가 아르헨티나 제2 도시 코르도바 주립교향악단의 초청으로 베르디 레퀴엠을 객원 지휘했다. 공연은 지난 30일과 1일 이틀에 걸쳐 코르도바 현지의 131년 리베르타도르 산마르틴 극장에서 열렸다.   이번 이틀간의 공연에서 윤 교수는 올해로 창단 90주년을 맞은 코르도바 주립교향악단 단원 90명과 호흡을 맞췄다. 윤 교수는 “중남미 국가 도시 중 유서 깊은 코르도바 주립교향악단의 초청에 감회가 남다르다”며 “지난달 22일 도착해 5차례 리허설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수준 높은 음악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게시판 지휘자 코르도바 주립교향악단 도시 코르도바 코르도바 현지

2022.11.3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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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회 가는 길] 젊은 지휘자의 빛과 그림자

약관의 핀란드 지휘자가 세계 음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의 이름은 클라우스 메켈레(26). 최근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의 차기 음악감독으로 결정됐다. 2020년부터 오슬로 필하모닉, 2021년부터 파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는 메켈레는 31세가 되는 2027년부터 RCO의 제8대 수석지휘자 임기를 시작한다. 취임 전까지는 ‘아티스틱 파트너’로서 현재 음악감독이 공석 중인 RCO를 지휘하게 된다. RCO는 영국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선정한 세계 오케스트라 순위에서 1위에 올랐던 명문악단이다.     젊은 지휘자가 세계 유수의 악단을 책임진 사례가 드물지는 않다. 당장 RCO의 역사를 살펴봐도 빌럼 멩엘베르흐가 24세 때 수석지휘자로 부임했다. 라파엘 쿠벨릭은 25세 때 체코 필하모닉, 사이먼 래틀도 25세 때 버밍엄 시향, 에사 페카 살로넨은 26세 때 스웨덴방송교향악단, 미르가 그라지니테 틸라는 29세 때 버밍엄 시향을 맡았다. 우리나라 정명훈도 31세 때 자르브뤼켄 방송교향악단 수석지휘자로 커리어를 쌓았다. 그런 정명훈이 “60세 정도 돼야 조금 지휘를 알 것 같다”고 했었다. 그 말대로 지휘는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한 통찰이 필요한 자리다. 젊은 지휘자의 앞에는 숱한 미지의 시간이 놓여 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젊은 시절 없이 곧바로 원숙한 지휘자는 없다. 회사에서 ‘신입’을 뽑을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게 ‘경력’이라는 아이러니는 젊은 지휘자들도 체감하는 현실이다. 청중도 오케스트라 단원도 검증된 지휘자를 원하지만 젊은 지휘자도 지휘대에 서야 한다. 이는 양해와 협력을 통해 가능하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음악감독에 부임한 김은선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음대 재학 시 한 학기에 최소 세 번 프로 오케스트라들을 지휘할 수 있었고, 이때 많이 ‘깨지며’ 배운 경험이 소중한 자양분이 됐다고 했다.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 제도도 경험 많은 지휘자로 성장하는 궤도에 안착시키는 역할을 한다. 김은선 지휘자는 리옹 오페라에서 키릴 페트렌코(현 베를린 필 음악감독)의 부지휘자로 일한 경험이 지금의 성장에 큰 도움과 영감이 됐다고 말했다. 정명훈도 LA필하모닉에서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의 부지휘자로 있으면서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안전한 경험을 담보하는 익숙하고 검증된 무대만 찾는 청중의 보수성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부딪쳐서 깨지며 성장하는 젊은 지휘자들의 무대에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마침 비올리스트 겸 지휘자 이승원(32)이 미국 신시내티 심포니의 부지휘자로 선정돼 오는 9월부터 활동한다는 소식이다. 젊은 지휘자, 부지휘자들의 건투를 빈다. 그들이 향후 좋은 지휘자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점검하고 확충해 나갈 때다. 류태형 / 음악 칼럼니스트음악회 가는 길 지휘자 그림자 부지휘자 제도 수석지휘자 임기 김은선 지휘자

2022.07.31. 18:23

[J네트워크] 젊은 지휘자의 빛과 그림자

약관의 핀란드 지휘자가 세계 음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의 이름은 클라우스 메켈레(26). 최근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의 차기 음악감독으로 결정됐다. 2020년부터 오슬로 필하모닉, 2021년부터 파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는 메켈레는 31세가 되는 2027년부터 RCO의 제8대 수석지휘자 임기를 시작한다. 취임 전까지는 ‘아티스틱 파트너’로서 현재 음악감독이 공석 중인 RCO를 지휘하게 된다. RCO는 영국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선정한 세계 오케스트라 순위에서 1위에 올랐던 명문악단이다.   젊은 지휘자가 세계 유수의 악단을 책임진 사례가 드물지는 않다. 당장 RCO의 역사를 살펴봐도 빌럼 멩엘베르흐가 24세 때 수석지휘자로 부임했다. 라파엘 쿠벨릭은 25세 때 체코 필하모닉, 사이먼 래틀도 25세 때 버밍엄 시향, 에사 페카 살로넨은 26세 때 스웨덴방송교향악단, 미르가 그라지니테 틸라는 29세 때 버밍엄 시향을 맡았다. 우리나라 정명훈도 31세 때 자르브뤼켄 방송교향악단 수석지휘자로 커리어를 쌓았다. 그런 정명훈이 “60세 정도 돼야 조금 지휘를 알 것 같다”고 했었다. 그 말대로 지휘는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한 통찰이 필요한 자리다. 젊은 지휘자의 앞에는 숱한 미지의 시간이 놓여 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젊은 시절 없이 곧바로 원숙한 지휘자는 없다. 회사에서 ‘신입’을 뽑을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게 ‘경력’이라는 아이러니는 젊은 지휘자들도 체감하는 현실이다. 청중도 오케스트라 단원도 검증된 지휘자를 원하지만 젊은 지휘자도 지휘대에 서야 한다. 이는 양해와 협력을 통해 가능하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음악감독에 부임한 김은선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음대 재학 시 한 학기에 최소 세 번 프로 오케스트라들을 지휘할 수 있었고, 이때 많이 ‘깨지며’ 배운 경험이 소중한 자양분이 됐다고 했다.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 제도도 경험 많은 지휘자로 성장하는 궤도에 안착시키는 역할을 한다. 김은선 지휘자는 리옹 오페라에서 키릴 페트렌코(현 베를린 필 음악감독)의 부지휘자로 일한 경험이 지금의 성장에 큰 도움과 영감이 됐다고 말했다. 정명훈도 LA필하모닉에서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의 부지휘자로 있으면서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안전한 경험을 담보하는 익숙하고 검증된 무대만 찾는 청중의 보수성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부딪쳐서 깨지며 성장하는 젊은 지휘자들의 무대에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마침 비올리스트 겸 지휘자 이승원(32)이 미국 신시내티 심포니의 부지휘자로 선정돼 오는 9월부터 활동한다는 소식이다. 젊은 지휘자, 부지휘자들의 건투를 빈다. 그들이 향후 좋은 지휘자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점검하고 확충해 나갈 때다. 류태형 / 음악 칼럼니스트J네트워크 지휘자 그림자 부지휘자 제도 수석지휘자 임기 김은선 지휘자

2022.07.10. 14:00

[왜 음악인가] 공연을 중단한 지휘자

 오케스트라의 지휘대에 선 상상을 해보자. 지휘할 곡은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 1악장은 4분의 4박자다. 첼로와 더블베이스가 첫 음을 시작하면 두 박자 후에 바이올린이 일제히 등장한다.  그런데 만일 바이올린 주자들의 연주가 잘못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더욱 힘껏 박자를 젓는다? 모른 척하고 계속한다?   이달 7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파리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얍 판 츠베덴은 연주를 멈췄다. 그 후 처음부터 다시 했다. 연습도 아니고 청중이 있는 공연에서 음악을 멈추고 다시 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지휘자는 잘못된 지휘를 인정하는 수치를 견뎌야 하는 일이다. 영국의 음악 비평가 노먼 레브레히트는 “1958년 지휘자 아드리안 볼트가 BBC 심포니의 연주를 중지한 후 처음 있었던 일”이라고 했다.   음악 무대에서는 생각보다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순간에 지나간 음(音)은 고치거나 덧칠할 수 없다. 그나마 혼자 연주할 때는 실수의 치명도가 낮다. 잘못했어도 만회할 수가 있다. 하지만 여럿이 연주할 때는 빠르게 판단할 리더가 필요하다. 바이올린 연주자 수십명이 한번 제각각 연주하기 시작하면 다시 맞추기 어려우니까.   리더가 잘못 판단하면 재앙이 된다. 2019년 러시아 모스크바. 세계적 대회인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한 중국인 피아니스트가 결선에 올랐다. 그는 차이콥스키와 라흐마니노프를 연주하기로 돼 있었는데, 지휘자는 순서를 반대로 알고 있었다. 사고가 일어날 조건은 충분했다. 연주 전 곡목을 알리는 방송은 지휘자만 알아들을 수 있는 러시아어로 나왔다. 오케스트라가 라흐마니노프를 시작했을 때 차이콥스키를 준비하던 피아니스트는 제대로 된 음을 연주하지 못했다. 상황 파악을 하고 오케스트라와 맞췄을 때는 첫 6마디쯤 놓치고 난 다음이었다.   당시 콩쿠르 측은 순서를 제대로 전하지 못한 진행 요원을 징계했지만 문제는 지휘자에게도 있었다. 피아니스트가 아무 음도 치지 못하고 당황하며 지휘자를 바라봤지만 지휘는 계속됐다. 지휘자는 사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고 판단도 불가능했다. 콩쿠르 측은 참가자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겠다고 했지만 참가자가 거부했고, 이 장면은 두고두고 콩쿠르의 오점으로 남게 됐다.   1958년에 아드리안 볼트는 BBC 심포니와 마이클 티펫의 교향곡 2번을 지휘하다 첫 2분을 조금 넘기고 연주를 멈췄다. 뒤로 돌아서서 청중에 “모두 나의 잘못”이라 한 후 처음부터 연주했다. 이 연주는 유튜브에서도 들을 수 있다. 이달 초 츠베덴과 파리 오케스트라가 다시 시작한 쇼스타코비치 또한 훌륭했다고 한다. 리더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으면 꼬여버린 연주로 남을뻔한 장면들이다. 김호정 / 한국 문화팀 기자왜 음악인가 지휘자 공연 지휘자 아드리안 바이올린 연주자 차이콥스키 콩쿠르

2022.04.20. 20:02

[J네트워크]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리더십

오케스트라의 지휘대에 선 상상을 해보자. 지휘할 곡은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 1악장은 4분의 4박자다. 첼로와 더블베이스가 첫 음을 시작하면 두 박자 후에 바이올린이 일제히 등장한다. 그런데 만일 바이올린 주자들의 연주가 잘못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달 7일 프랑스에서 파리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얍 판 츠베덴은 연주를 멈췄다. 그 후 처음부터 다시 했다. 연습도 아니고 청중이 있는 공연에서 음악을 멈추고 다시 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지휘자는 잘못된 지휘를 인정하는 수치를 견뎌야 하는 일이다. 영국의 음악 비평가 노먼 레브레히트는 “1958년 지휘자 아드리안 볼트가 BBC 심포니의 연주를 중지한 후 처음 있었던 일”이라고 했다.   음악 무대에서는 생각보다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순간에 지나간 음(音)은 고치거나 덧칠할 수 없다. 그나마 혼자 연주할 때는 실수의 치명도가 낮다. 잘못했어도 만회할 수가 있다. 하지만 여럿이 연주할 때는 빠르게 판단할 리더가 필요하다. 바이올린 연주자 수십명이 한번 제각각 연주하기 시작하면 다시 맞추기 어려우니까.   리더가 잘못 판단하면 재앙이 된다. 2019년 러시아 모스크바. 세계적 대회인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한 중국인 피아니스트가 결선에 올랐다. 그는 차이콥스키와 라흐마니노프를 연주하기로 돼 있었는데, 지휘자는 순서를 반대로 알고 있었다. 사고가 일어날 조건은 충분했다. 연주 전 곡목을 알리는 방송은 지휘자만 알아들을 수 있는 러시아어로 나왔다.     오케스트라가 라흐마니노프를 시작했을 때 차이콥스키를 준비하던 피아니스트는 제대로 된 음을 연주하지 못했다. 상황 파악을 하고 오케스트라와 맞췄을 때는 첫 6마디쯤 놓치고 난 다음이었다.   당시 콩쿠르 측은 순서를 제대로 전하지 못한 진행 요원을 징계했지만 문제는 지휘자에게도 있었다. 피아니스트가 아무 음도 치지 못하고 당황하며 지휘자를 바라봤지만 지휘는 계속됐다. 지휘자는 사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고 판단도 불가능했다. 콩쿠르 측은 참가자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겠다고 했지만 참가자가 거부했고, 이 장면은 두고두고 콩쿠르의 오점으로 남게 됐다.   1958년에 아드리안 볼트는 BBC심포니와 마이클 티펫의 교향곡 2번을 지휘하다 첫 2분을 조금 넘기고 연주를 멈췄다. 뒤로 돌아서서 청중에 “모두 나의 잘못”이라 한 후 처음부터 연주했다. 이 연주는 유튜브에서도 들을 수 있다. 이달 초 츠베덴과 파리 오케스트라가 다시 시작한 쇼스타코비치 또한 훌륭했다고 한다. 리더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으면 꼬여버린 연주로 남을뻔한 장면들이다.  김호정 / 한국 중앙일보 기자J네트워크 오케스트라 지휘자 오케스트라 지휘자 지휘자 아드리안 파리 오케스트라

2022.04.20. 18:48

라루체 오케스트라 전창한 지휘자, 20일 박사 졸업 연주회

뮤지컬 도산과 오페라 윤동주의 음악감독을 맡았던 전창한(사진)씨의 박사학위 졸업 연주회가 지난 20일 LA다운타운 인근의 사랑한인교회에서 열렸다.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전 박사는 월드미션대학에서 합창지휘 석사과정을 전공한 후 교회음악(지휘)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9월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라루체’를 창단하기도 한 전 박사는 현재 LA신포니에타 부지휘자, 가디나성화장로교회 지휘자, 발달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들로 구성된 한미특수교육센터의 연주 그룹 ‘하모니아 앙상블’의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2018년 스모키마운틴국제지휘콩쿠르(SMICI) 파이널 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장연화 기자전창한 지휘자 전창한 지휘자 지휘자 발달 오케스트라 전창한

2021.11.2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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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음악인가] 카리스마를 경계한 지휘자

 무대를 장악하는 지휘자는 분명 아니었다. 베르나르트 하이팅크가 1975년 뉴욕 필하모닉과 데뷔했을 때 뉴욕타임스의 평론가 해럴드 숀버그는 이렇게 썼다. “지휘대 위에서 춤추거나, 가르치려 드는 지휘자가 아니다.”   일단 그는 수십 명에서 백 명까지인 오케스트라 단원을 이끄는 일에 짜릿함을 느끼는 타입은 아니다. 인터뷰에서 스스로 “지휘에 맞지 않는 성격”이라 했고, 젊은 지휘자들에게 “카리스마가 지휘자에게 가장 위험하다”며 “훌륭한 연주자들이 실력을 발휘하도록 믿고 기다려라”고 했다. 오케스트라와 연습 시간에도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정적으로 영국 가디언 인터뷰에서 “지휘가 어떤 일인지 잘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 좋은 지휘자가 되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하이팅크가 82세이던 2011년. 지휘 경험이 50년 넘었을 때였다.   하지만 그의 경력은 겸손하다 못해 소극적인 성격과 정반대로 화려하다. 일류 오케스트라인 네덜란드 로열콘세르트허바우(RCO)를 1963년부터 27년동안 상임 지휘자로 이끌었다. 세계 여러 곳이 동시에 원하는 지휘자였다.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 런던 필하모닉, 미국 보스턴 심포니, 독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상임 지휘자를 지냈다. 명성은 한평생 이어져 77세이던 2006년 시카고 심포니의 상임 지휘자로 임명됐을 정도다.   지휘는 리더십을 설명하기 좋은 직업이고, 하이팅크는 독특한 리더다. 어떤 머리 좋은 지휘자는 오케스트라 악보의 작은 점까지 외워, 연습 시간마다 조금이라도 실수하는 단원들을 공포에 떨게 한다. 하지만 하이팅크는 “연주자들을 질책하지 마라. 지휘자는 더 많이 실수한다”며 후배들을 타일렀다. 또 어떤 지휘자들은 주목받을 기회를 마다하지 않지만 하이팅크는 RCO의 대타 지휘 기회가 있었던 27세에 “준비가 덜 됐다”며 제안을 사양했다.   부드러운 리더십이라 한정하기엔 결기가 매섭다. 네덜란드 정부가 1982년 RCO 단원 일부의 정리해고를 계획하자 “네덜란드에서 다시는 연주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놔 단원 숫자를 유지시켰다.     유튜브에 많이 남은 공개 레슨 영상에는 사랑받는 리더의 모범이 남아있다. 자신의 주특기이자 대표곡인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을 지휘하는 젊은 지휘자에게 하이팅크는 이렇게 말한다. “작곡가 자신이 이 곡을 지휘했을 때 수줍음 많던 작곡가는 곡을 시작하지 못했어요. 단원들이 ‘선생님?’하고 부르자 그가 말했지. ‘먼저 하세요, 먼저.’ 이 곡에서 과시적인 소리를 내서는 안되는 이유예요.” 음악에 헌신했던 하이팅크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런던에서 별세했다. 강력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리더십을 되새겨본다. 김호정 / 한국 문화팀 기자왜 음악인가 카리스마 지휘자 상임 지휘자 오케스트라 단원 오케스트라 악보

2021.10.27. 19:44

“‘여성 지휘자’ 아닌, 지휘자로 불리고 싶어”

 지난 14일 샌프란시스코 전쟁기념오페라하우스. 샌프란시스코오페라(SFO)가 공연한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오페라 ‘피델리오’ 1막이 끝나고 커튼이 내려가자 관객들은 박수를 쏟아냈다. “브라보!” 함성이 공연장을 울릴 때 김은선(사진) SFO 음악감독은 무대 뒤에서 차분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는 절망감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2막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기술적 문제를 어떻게 보완할지 고민했다. 첫 여성이자 아시안 음악감독인 김 감독은 “예술가는 절대 만족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뉴욕타임스(NYT)가 19일 세계적 오페라단인 SFO의 김 감독을 집중 조명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그가 여성, 그리고 아시안 최초로 100년 역사의 이 오페라단 음악감독을 맡으며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다며 “오페라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극찬했다. NYT는 “SFO가 그를 임명한 것은 곧 클래식 음악산업이 변화할 것이란 신호”라고도 전했다.     김 감독은 아버지인 김성재 전 한국 문화부 장관, 교사인 어머니 밑에서 자라며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를 공부했다. 대학에선 작곡으로 전공을 바꿨고, ‘라보엠’을 연출하는 것을 눈여겨 본 교수의 추천으로 지휘를 시작했다. 당시 교수는 “여자이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그는 ‘여성’이라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한국 최초의 산부인과 여의사였던 할머니를 떠올리며 김 감독은 “과거엔 할머니를 모두 ‘여의사’로 불렀지만 이제는 아무도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나도 그저 지휘자로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정식 부임한 김 감독은 갈수록 줄고 있는 오페라 관객 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이미 오페라 관객 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꾸준히 줄었다. SFO의 박스오피스 수입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으며, 관객 평균 나이가 67세에 달하는 관객 고령화도 풀어야 할 숙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유색인종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관련 산업이 어려워진 이유다. 2018년 기준 SFO 관객의 70%는 백인인데, 샌프란시스코 내에서 백인 비중은 53%밖에 되지 않는다. SFO는 김 감독을 선임하면서 유색인종 사이에서도 저변이 넓혀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 감독 역시 도전할 준비가 됐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디지털 세상에서 자란 사람들과 오페라를 연결할 방법을 찾는 게 우선”이라며 “오페라는 지루하거나 늙지 않았다. 2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인간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NYT 지휘자 여성 지휘자 오페라단 음악감독 샌프란시스코 전쟁기념오페라하우스

2021.10.2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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