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 이겨라, 빨리빨리!” 7일 경기도 고양시의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 다목적홀은 힘찬 응원 소리로 가득 찼다. 이날은 ‘삼성 다문화 청소년 스포츠 클래스’ 여름 캠프가 열리는 날. 청소년 170여 명과 삼성 임직원, 스포츠 구단 프로선수 등 약 230여 명이 모였다. 여르미(여름)·모미(몸)·마으미(마음)·튼트니(튼튼) 4팀으로 나뉘어 티셔츠를 맞춰 입은 아이들은 행사 시작 전부터 들뜬 표정으로 클래퍼(박수 응원도구)를 흔들었다. 축구·농구·티볼(야구를 변형한 팀 스포츠)·탁구 등을 즐기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떠나지 않았다. 제일기획이 주관한 이 캠프는 올해가 두 번째다. 삼성의 사회적 책임(CSR)사업으로 지난해 처음 시작됐다. 클래스는 서울·경기·경남 등에서 총 15개가 운영 중이며, 중국·베트남 등 총 15개국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이 참여하고 있다. 전체 참여자 278명 중 180명(65%)이 다문화 가정 청소년이다. 이날도 유창한 한국어 사이로 간간이 외국어가 들렸다. 제일기획 측은 “스포츠 클래스를 통해 다양한 환경의 청소년들이 허물없이 어울리며 협동심과 유대감을 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지난해 1기 클래스를 수료한 청소년 중 일부가 2기 청소년들의 멘토로 재참여하고 있다. 클래스 적응을 돕고 사회성을 북돋워 주는 역할이다. 유다빈(가명·15)양은 “스포츠 클래스에 참여하며 스스로의 성과뿐 아니라, 같이 뛰는 친구들의 감정을 생각하게 됐다”며 “동생들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노력해 심화반에 들어가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클래스는 축구 심화반을 운영해 재능이 있는 학생들에게 수원 삼성 유소년 클럽 입단 테스트 기회도 제공한다. 운영 파트너인 세이브더칠드런의 박미현 서울지부 선임은 “활동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게 도울 뿐 아니라 전문적인 체력, 기술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래스 운영에는 제일기획 외에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호텔신라·에스원·삼성서울병원·강북삼성병원·삼성웰스토리·삼성글로벌리서치 등 8개 삼성 관계사가 참여하고, 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사회복지공동모금회·세이브더칠드런 등 정부부처·시민단체가 협력하고 있다.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 이재웅 여성가족부 다문화가족과장은 이날 캠프 현장을 찾아 청소년들을 응원했다. 노유림([email protected])
2025.08.07. 8:38
“물(물결)이 창창창창할 때(세고 높을 때) 거꾸로 가면(거슬러 헤엄치면) 귀가 팡 터져요(귀먹어요)” 1931년생인 고명효 할머니는 18살때부터 물질을 했다. 80세 조금 넘을 때까지 소라를 땄으니 적어도 62년을 바다에서 일한 셈이다. 물질하며 고막에 무리가 간 탓에 지금은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 95세 해녀 어멍(엄마)의 이야기를 들은 딸 홍길선(60·제주시)씨는 눈물을 글썽였다. 홍씨는 “불과 10여 년 전까지도 ‘어머니 왜 그렇게 살아’ 그랬다. 밭일하다 물질하고 고생만 하시는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했다”며 “지금 와서야 우리 9남매 이렇게 잘 키워주시느라 그랬다는 걸 겨우 알게 됐다”고 울먹였다. 지난달 26일 제주시 한림읍 귀덕 2리 어촌계가 연 해녀은퇴식 ‘해녀 삼춘(어르신), 폭싹 속았수다(정말 수고 많았습니다)’에 참석한 모녀의 이야기다. 은퇴식 이름은 얼마 전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따왔다. 딸 홍씨도 이 드라마 팬이었다고 했다. 그는 “나도 (주인공) 애순이처럼 어머니 고생시키는 해녀 일이 미웠다”며 “드라마를 보며 예전 내 생각이 나 많이 울었다”고 했다. 이날 은퇴식이 열린 한수풀해녀학교에는 아침 일찍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어 북적였다. 최고령인 고명효 할머니 외에 김심영(88)·양정자(83)·이명자(79)·장금자(88)·홍부자(83)·이성화(95)·고순화(88)·조정자(91) 할머니 등 베테랑 해녀 9명과 가족, 현직 해녀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함께 은퇴한 양화자(90) 할머니는 요양원에 입원해 불참했다. 참석자들은 은퇴 해녀들에게 “해녀 삼춘들 복삭 속앗수다(‘폭싹 속았수다’의 제주식 표기)”며 큰 박수를 보냈다. 마을에선 ‘바람 거센 날에도, 파도 높은 날에도 늘 바다를 지켜주신 우리 해녀님’이란 문구가 적힌 감사패를 전달했다. 해녀 학생들의 축하도 이어졌다. 전날 서울에서 내려왔다는 김문주(26)씨는 “해녀 선배님들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시는 자리에 함께해 가슴이 뭉클하다”고 했다. 김성근 한수풀해녀학교장(어촌계장)은 “찬 바닷속에 몸을 던져 가족을 먹이고, 마을을 살피고, 제주를 지켜온 분들의 은퇴를 함께 축하해 영광”이라며 “이제는 두 손 내려놓고, 두 발 편하게 뻗고 건강한 당신의 시간을 누리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은퇴식을 함께한 (사)제주해녀문화협회(이사장 양종훈)는 지난해 5월 첫 해녀 은퇴식을 시작으로 올해 2월 제주시 도두동, 5월 김녕 등에서 해녀 은퇴식을 주관해 왔다. 제주해녀는 2015년 제1호 국가중요어업유산, 이듬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2017년에는 문화재청 국가무형문화재, 2023년에는 세계중요농업유산에도 올랐다. 하지만 제주의 해녀 숫자는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2623명이다. 1970년 1만4143명에서 계속 줄어 2023년 2839명으로 처음 3000명대가 붕괴했다. 한수풀해녀학교는 2008년 제1기 졸업생을 배출한 이래 지난해까지 총 9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올해는 48명이 입학했다. 이달 말까지 안전 교육과 물질 실습, 해녀 문화 이해 등 현장 중심의 교육이 진행된다. 최충일([email protected])
2025.08.07. 8:36
정일우 “데뷔 전 임세미와 소개팅…지금도 친해” 깜짝 고백 [OSEN=김수형 기자]배우 정일우가 데뷔 전 배우 임세미와 소개팅을 했던 과거를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7일 방송된 KBS2TV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2에서는 정일우가 출연해 단체 미팅 일화를 털어놨다. 방송에서 그는 “18년 전, 강남역에서 단체 소개팅을 했다”며 “그때는 데뷔 전이었고, 미팅에서 다른 친구들은 다 커플이 됐다."고 운을 뗐다. 특히 정일우는 "나와 남은 여성 한 명이 친구가 됐는데, 그 배우가 임세미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전해 모두를 놀라게 한 것 . MC들이 “왜 사귀지 않았냐”고 묻자, 정일우는 “왜 그랬는지 나도 모르겠다. 내가 좀 내성적인 스타일이라 어필을 잘 못 한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연애와 결혼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데뷔 후 스캔들이 없었다”며 “여자친구를 만나도 친구들에게 소개 안 한다. 둘만의 만남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하면 소소한 일상 데이트에 대한 로망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연애 중인지 묻자 정일우는 “그런 좋은 사람, 앞으로 만날 것 같다”고 답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email protected] [사진] 'OSEN DB' 김수형([email protected])
2025.08.07. 8:34
[OSEN=서정환 기자] LA를 연고로 하는 모든 스포츠구단이 손흥민(33, LAFC) 영입을 환영했다. LAFC는 7일 공식채널을 통해 손흥민 영입을 발표했다. 손흥민은 MLS 역대최고 이적료 2660만 달러(약 367억 원)를 기록하며 2+1+1 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2027년까지 2년 계약이 보장되고 최대 4년까지 매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구조다. 입단식에서 손흥민은 "꿈이 현실이 됐다. 팬들이 어제 경기에서 보여준 열정적인 응원을 보며 정말 감동했다. 이곳에 온 목적은 '우승'이다. 흥미로운 축구를 보여드리겠다.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포부를 밝혔다. LA는 미국에서도 스포츠천국으로 불린다. 4대 프로스포츠 MLS, NBA, NFL, NHL 구단이 모두 두 개씩 있다. MLS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지만 리오넬 메시의 등장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LA는 북중미 월드컵까지 개최해 한국대표팀이 뛸 가능성도 있는 도시다. LA 램스의 최신식 홈구장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월드컵이 열린다. 2028 올림픽이 열리는 곳도 LA다. 스포츠천국 LA에서도 손흥민의 LAFC 입단은 큰 뉴스였다. EPSN 등 미국 언론이 일제히 가장 큰 뉴스로 다뤘다. ESPN은 “LAFC가 블록버스터 영입을 통해 손흥민을 품었다. 축구에서 월드클래스 선수가 MLS에서 뛰게 됐다”고 전했다. LA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한인들이 거주하는 도시다. 2025년 기준으로 약 35만 명의 한인이 LA 카운티에 거주하며 전체 인구의 40%를 차지한다. LAFC의 홈구장 BMO 스타디움은 코리아타운에서 불과 자동차로 13분 거리에 있다. 손흥민은 “LAFC 입단을 결정한 큰 이유 중 하나가 한인 팬들이다. 한인팬분들을 자랑스럽고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다”며 팬들을 들뜨게 했다. LA를 연고로 하는 다른 스포츠구단도 손흥민 입단을 환영했다. 오타니 쇼헤이와 김혜성이 활약하는 MLB의 다저스는 “웰컴투 LA 쏘니! 화이팅”이라며 한글로 환영인사를 했다. 이미 박찬호, 류현진 등 수많은 한국스타들이 거쳐간 구단 답게 한국팬들의 마음을 얻어 손흥민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한국스타들이 뛰지 않는 LA 구단들도 손흥민을 환영했다. NFL LA 램스와 NBA 클리퍼스도 “웰컴투 LA 쏘니! 화이팅!”이라는 메시지를 달았다. 대한축구협회가 손흥민을 응원하는 메시지도 좋아요를 천개 가까이 받았다. LA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는 야구의 오타니, 클레이튼 커쇼, 농구의 르브론 제임스와 루카 돈치치가 있다. 손흥민은 축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 [email protected] 서정환([email protected])
2025.08.07. 8:34
“(다시) 영(0)에서 시작한다. 이 클럽에서 헤어짐이 있을 땐 ‘레전드’로 불리며 떠나고 싶다.” 손흥민(33)이 7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BMO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LAFC 입단식에서 밝힌 각오다. 이날 전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는 손흥민과의 결별을 발표하며 구단 소셜미디어를 24개의 게시물로 도배했다. 레전드에 대한 각별한 대우였다. LAFC에서도 손흥민은 토트넘 시절 등 번호 7번을 그대로 쓴다. 손흥민은 “우승하기 위해 왔다”고 강조했다. LAFC에 따르면, 손흥민의 계약 기간은 2027년까지다. 다만 두 차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계약에 포함됐다. 2028년까지 한 번, 2029년 6월까지 또 한 번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제, 2025년 595만 달러)과 무관한 ‘지정 선수’인 손흥민의 연봉은 최소 870만 달러(약 120억원)다. 이적료는 2650만 달러(368억원)로 MLS 역대 최고액이다. 존 소링턴 LAFC 회장은 “난 중고차 판매상이 아니다. 2016년 처음 만난 손흥민과 솔직하게 대화했다”고 인연을 소개했다. “(LAFC가) 처음 고려한 선택지는 아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손흥민은 “시즌 후 소링턴 회장의 전화를 받고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가야 할 목적지를 보여줬다. 마음이 공허할 정도로 토트넘에 모든 것을 바쳤기 때문에 새로운 챕터와 도전이 필요했다”고 이적 배경을 설명했다. 손흥민 첫 선택지는 막대한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 클럽이었다. 토트넘에서 함께 뛴 LAFC 골키퍼 위고 요리스의 추천과 32만 명이 넘는 LA 지역 한인사회도 LA 행을 결심하게 된 배경이다. 손흥민은 “교민들을 자랑스럽게 만들어 드리는 게 제 역할”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입단식에는 또 한국계인 데이브 민 미국 연방 하원의원과 캐런 배스 LA 시장, 김영완 주 LA 총영사 등도 참석했다. 배스 시장은 “쏘니를 엔젤리노스(LA 시민 별칭)로 공식 선언한다”며 감사장을 수여했다. 손흥민은 “여기선 (축구를) 풋볼(영국식)이라고 불러야 하나, 사커(미국식)라고 해야 하나. 인상적인 풋볼을 보여드리겠다”는 농담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손흥민의 입단에 미국이 들썩였다. 입단식에는 미국 국내외 취재진 200여명이 몰렸다. CNN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에 이어 또 한 명의 세계적 수퍼스타가 MLS에 입성했다”고 보도했다. LA타임스는 “LA가 ‘한국의 오타니’를 품었다”고 반겼다. MLS LA 갤럭시의 선수를 거쳐 현재 인터 마이애미 구단주인 데이비드 베컴은 LAFC 소셜미디어의 손흥민 영상에 “MLS와 LA에 온 걸 환영해, 친구”라고 댓글을 남겼다. 다저스(프로야구), 클리퍼스(프로농구), 램스와 차저스(이상 미식축구) 등 LA가 연고지인 다른 종목 프로팀도 소셜미디어 댓글로 손흥민의 LA 입성을 환영했다. 손흥민은 “LA는 수많은 챔피언의 역사를 지닌 도시고, 난 그다음 장을 써 내려 가기 위해 왔다”는 각오를 덧붙였다. LA는 ‘세계 스포츠 수도’라고 할 만큼 거의 모든 프로스포츠에 걸쳐 연고 팀을 보유하고 있다. 또 각 팀에는 수퍼스타가 즐비한데, 손흥민까지 가세했다. 손흥민은 “(나이가) 33살이지만 다리는 여전히 괜찮다”며 “프리시즌을 잘 소화해 몸 상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난 축구하러 온 거지, 다른 걸 하러 온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취업(P-1) 비자와 국제이적증명서(ITC) 발급 등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10일 시카고 파이어전보다 17일 뉴잉글랜드 레벌루션전이 MLS 데뷔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박린.피주영([email protected])
2025.08.07. 8:32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또 9회에 불펜이 무너지며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하루 만에 다시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이적생’ 손아섭(37)이 대타로 나와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내며 성공적 신고식을 치렀다. 1위 경쟁팀 LG 트윈스를 상대로 풀가동되는 손아섭 효과를 미리 확인했다. 한화는 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치러진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를 4-5로 역전패했다. 지난 5일 KT전에서 8회 필승조 한승혁과 마무리 김서현이 5실점 빅이닝을 허용하며 시즌 첫 7회 리드시 역전패를 당한 데 이어 이날은 9회에 승부가 뒤집혔다. 선발투수 라이언 와이스가 6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KT 타선을 봉쇄했다. 최고 시속 156km, 평균 152km 직구(53개를) 중심으로 스위퍼(30개), 체인지업(14개), 커브(7개)를 고르게 섞어 던졌다. 주무기 스위퍼뿐만 아니라 좌타자 상대 체인지업도 위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와이스가 내려간 뒤 불펜이 흔들렸다. 7회 김종수가 KT 새 외국인 타자 앤드류 스티븐슨에게 우월 솔로포를 맞아 마수걸이 홈런을 맞은 뒤 8회에는 무사 1,2루에서 나온 박상원이 김상수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아 4-2로 쫓겼다. 중계 플레이로 1루 주자 황재균을 홈에서 잡아낸 뒤 박상원이 추가 실점 없이 8회를 마쳤지만 9회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한승혁과 김서현이 5~6일 KT전을 연투하면서 이날 휴식을 취한 가운데 박상원이 9회 멀티 이닝에 나섰다. 그러나 선두타자 스티븐슨을 7구 승부 끝에 몸에 맞는 볼로 1루에 내보낸 뒤 허경민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며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자 한화는 좌완 조동욱으로 투수를 바꿨지만 통하지 않았다. 안현민에게 던진 2구째 체인지업이 폭투가 되며 무사 2,3루가 됐고,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실점했다. 계속된 1사 2루에서 강백호는 조동욱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초구 시속 146km 직구가 한가운데 높게 들어온 것을 풀스윙으로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 시즌 9호 홈런. 김종수와 박상원이 나란히 1이닝 2실점한 가운데 결승 홈런을 맞은 조동욱이⅔이닝 1실점으로 시즌 2패째. 한화로선 9회말 마지막 공격도 아쉬웠다. 상대 실책과 루이스 리베라토의 우전 안타로 1사 1,2루 찬스를 만들며 KT 마무리투수 박영현을 압박했으나 거기까지였다. 문현빈이 5구째 하이 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노시환은 1~2구 연속 직구에 헛스윙한 뒤 3구째 몸쪽 직구를 파울로 커트했지만 4구째 가운데 낮게 들어온 슬라이더에 루킹 삼진을 당하며 경기가 끝났다. 3~4번 타자들이 찬스에서 연속 삼진으로 기회를 날렸다. 60승40패3무(승률 .600)가 된 한화는 이날 잠실 두산전을 4-3으로 승리한 LG(63승41패2무)에 다시 1위 자리를 내주며 2위로 내려앉았다. 한화는 8일부터 잠실구장에서 LG 상대로 원정 3연전을 갖는다. 류현진이 3연전 첫 머리 선발투수로 나서는 가운데 LG에선 우완 임찬규가 출격한다. 한화는 LG전부터 ‘이적생’ 손아섭을 1번 타자로 본격 가동한다. 지난달 31일 트레이드 마감일에 한화가 우승 승부수로 영입한 손아섭은 우측 옆구리 근육 부상으로 재활 중이었고, 한화에 와서 실전 준비 단계를 거쳤다. 이날 경기 전 라이브 배팅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린 뒤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손아섭에 대해 “팬들한테 마지막에 인사할 시간을 줄 거다. 대타 한 번 나가서 인사할 것이다. 그 다음에 서울 가서 (8일 잠실 LG전부터) 선발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날 8회 2사 3루 안치홍 타석에서 손아섭이 대타로 등장했다. 시즌 46번째로 1만7000석이 가득 들어찬 대전 한화생명볼파크가 크게 들썩였다. 대전 홈에서 대타로 이적 신고식을 치른 손아섭은 좌완 전용주를 상대로 8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초구 볼을 골라낸 뒤 2~3구 연속 슬라이더에 배트가 헛돌았지만 2개의 파울 커트와 3개의 볼을 더 보며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6구째 바깥쪽 낮게 잘 들어온 직구를 파울로 커트한 게 백미였다. 한 타석이었지만 존재감을 보여준 손아섭은 8일 LG전부터 1번 타자로 본격 가동된다. 김경문 감독은 “커리어가 있는 선수다. 컨택이 좋으니까 2000안타 이상 쳤다. 예전에는 발도 빨랐고, 내야 안타도 많았다. 공을 맞힐 줄 아는 좋은 자질을 갖고 있으니까 1번 타자로 시작할 생각이다”고 기대했다. 충격적인 역전패 속에서도 손아섭 효과를 미리 확인한 한화가 LG와의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에서 트레이드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mail protected] 이상학([email protected])
2025.08.07. 8:30
━ 어제 사면심사위 개최, 조국 전 대표도 포함 ━ 이 대통령의 최종 결정은 각별히 신중해야 이재명 정부가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를 추리는 절차에 들어갔다. 법무부는 어제 오후 사면심사위원회를 열고 이 대통령에게 사면·복권을 건의할 대상자 명단을 논의했다. 아직 정부가 명단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 명단은 오는 12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이 대통령이 확정한다. 이번 광복절 특사는 지난 6월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첫 사면이다. 상징적 의미가 크고 정치적으로도 예민한 사안인 만큼 이 대통령의 최종 결정은 각별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 우리 헌법은 사면이나 복권을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규정한다.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 일반사면과 달리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사면은 전적으로 대통령의 판단에 달려 있다. 그렇더라도 사법부의 유죄 판결을 뒤집는 사면권은 국민이 공감할 만한 기준에 따라 제한적으로 행사해야 한다. 특히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소상공인 등 민생사범이 아닌 비리 정치인 등에 대한 사면은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번 광복절 특사에서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는 조국 전 대표의 포함 여부였다. 조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자녀 입시 비리 등으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그는 재판 내내 제대로 반성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공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입시에 대한 신뢰를 뿌리째 흔들었다는 점에서 엄중한 처벌을 받는 게 마땅하다. 그런데도 조 전 대표의 사면 요구에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나선 것은 정파적 이해관계를 넘어 국민 통합에 기여해야 할 전직 대통령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6월 대선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이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이번에 조 전 대표가 광복절 특사 대상자로 최종 결정된다면 ‘보은 사면’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야당의 대응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지난 4일에는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일부 정치인의 사면을 메신저로 요청하는 장면이 언론 카메라에 잡혔다. 앞에선 정치인 사면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내면서 뒤에선 자기 당 정치인의 사면을 청탁한 것이다. 파문이 커지자 송 비대위원장은 입장을 바꿔 사면 요청을 철회한다고 했다. 범여권 인사 중에선 조 전 대표 외에도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등이 사면·복권 대상자로 거론된다. 이렇게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인사 중 상당수는 정치적 탄압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범법 행위에 대해 제대로 된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죄를 뉘우치지 않고 뻔뻔한 태도를 보이는 정치인까지 이번 광복절 특사에 포함한다면 특정 정파에선 환영받을지 몰라도 국민적 공감을 얻진 못할 것이다.
2025.08.07. 8:30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는 손흥민이 이전에 뛴 독일 분데스리가 및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는 여러모로 다르다. MLS에는 전력 평준화를 위해 샐러리캡이 있다. 대신 구단별로 샐러리캡과 무관한 3명의 ‘지정 선수’ 제도를 통해 스타를 영입한다. 손흥민이 로스앤젤레스(LA)FC의 지정 선수다. LAFC는 지정 선수였던 스타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38·프랑스)를 지난달 이적시켰다. 그 덕분에 손흥민을 영입할 공간이 생겼다. 거액을 투자한 지정 선수는 팀 전술의 핵심이다. 인터 마이애미가 리오넬 메시(38·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듯, LAFC는 손흥민이 팀의 중심이다. LAFC의 또 다른 지정 선수는 시즌 21경기에서 13골을 넣은 가봉 국가대표 드니 부앙가(30)다. MLS 서부 콘퍼런스 득점 1위다. 부앙가는 손흥민과 같은 왼쪽 윙 포워드다. 두 선수의 주전 경쟁이 아니라 시너지 극대화가 LAFC 전술 운영의 숙제다. 부앙가가 포지션을 바꾸거나 손흥민이 원톱 내지는 최전방과 중원을 오가는 프리롤을 맡는 방법 등이 있다. 장지현 해설위원은 “미국 축구도 전술적으로는 유럽과 큰 차이가 없다. 손흥민과 부앙가의 적절한 활용 방안을 찾는 게 숙제”라고 전망했다. LAFC 수비진의 주축은 미국 국가대표 센터백 아론 롱(32)이다. 지난달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을 당했다. 올 시즌 복귀는 힘들다. 골키퍼 위고 요리스(38·프랑스)는 2015~23년 손흥민과 함께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었다. LAFC의 스티브 체룬돌로(46) 감독은 2022년 부임해 그해 팀을 MLS 정규리그와 MLS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2024년에는 미국 오픈컵도 품었다. 이번 시즌 뒤에는 유럽에 진출할 계획이다. 미국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인 체룬돌로 감독은 4-3-3포메이션을 주로 쓴다. LAFC는 시즌 10승6무6패로 MLS 서부 콘퍼런스 15개 팀 중 6위다. 9위까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LAFC는 10일부터 3주간 시카고 파이어-뉴잉글랜드-FC댈러스로 이어지는 원정길에 나선다. 이해준([email protected])
2025.08.07. 8:29
━ 진우석의 Wild Korea 〈27〉 여수 손죽도 트레킹 종종 여행은 우연히 본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된다. 전남 여수 앞바다의 작은 섬 손죽도 여행도 그렇게 시작됐다. 거친 해안 절벽 너머로 다소곳하게 안긴 마을 풍경을 보고 여행을 결심했다. 손죽도는 아담하고 예뻤다. 민박집에서 내놓은 백반과 막걸리마저 일품이었다. 이순신 장군이 이름 지은 섬 오후 1시 30분, 여수항을 박차고 떠난 하멜호는 고흥 나로도를 거쳐 1시간 20분 만에 손죽도에 닿았다. 지난해 7월 여수~나로도~손죽도~초도~거문도 노선에 하멜호가 취항했다. 1일 2회 운행하는데, 여수에서 불과 2시간 만에 거문도까지 주파한다. 덕분에 당일 섬 여행이 가능해졌다. 그럼에도 당일 섬 여행은 권하지 않는다. 보물섬에 보물을 그냥 두고 오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섬에서는 하룻밤 묵으며 여유롭게 정취를 즐기고 섬 특유의 맛깔난 백반을 맛봐야 한다. 손죽도에 내리자 앳된 얼굴의 장군 석상이 버티고 있다. 이순신 장군이 총애한 청년 장군 이대원(李大源)의 석상이다. 손죽도의 옛 이름은 손대도(損大島). 이대원이라는 큰 인물을 잃은 섬이라는 뜻에서 이순신 장군이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현재의 손죽도(巽竹島)는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바뀐 이름인데, 대나무가 많은 섬이란 뜻이다. 항구에서 가까운 ‘부두민박’에 여장을 풀었다. 딱히 알아보지 않고 예약했는데, 나중에 보니 손죽도 여행에서 가장 잘한 일이었다. 손죽도는 여의도 면적과 같은 2.92㎢이고, 해안선 길이는 11.6㎞인 아담한 섬이다. 설렁설렁 걸어서 둘러볼 수 있어 좋다. 마을 벽화에는 ‘가가호호 정원’이란 말이 적혀 있다. 집집이 소박한 정원을 꾸미는 주민들의 마음이 담긴 이름이다. 두 산 사이 항구…여우 닮았네 손죽도 지도를 보면, 얼굴이 길쭉한 여우의 얼굴 같다. 왼쪽 귀에 삼각산(142m)이 있고, 오른쪽 귀에 마제봉(173m)이 자리한다. 두 산 사이에 천혜의 손죽도항이 있다. 항구 건너편에 바위 두 개가 우뚝 솟은 산이 보인다. 오늘 오를 삼각산이다. 마을 앞 손죽해수욕장에서 트레킹을 시작했다. 백사장을 지나, 컴컴한 대숲을 통과하자 불쑥 푸른 바다가 나타났다. 수려한 해변 풍경을 옆에 두고 나무 계단을 오르자 곧 삼각산 정상이 나왔다. 정상은 의외로 조망이 없다. 나무가 시야를 가린 까닭이다. 삼각산은 본래 3개의 암봉이었는데, 한 개가 떨어지면서 2개만 남았단다. 떨어진 돌이 삼각산 동쪽 아래 해변에 있다. 정상에서 내려와 호젓한 오솔길을 따르면, 여우 왼쪽 귀의 끝 지점에 이른다. 작은 섬인 무학도 뒤로 뉘엿뉘엿 해가 떨어진다. 노을 속에서 고기잡이 어선 한 척이 미끄러지듯 지나는 풍경이 평화롭다. 민박집으로 돌아와 안주인 최혜경씨가 내온 저녁 밥상을 받고 깜짝 놀랐다. 정갈한 반찬들과 생선구이가 올라왔다. 귀하다는 거북손 무침이 맛깔스럽고, 함께 나온 막걸리도 맛이 좋았다. 다음 날 아침에는 남편이 잡아 왔다면서 농어회를 내왔다. 자연에서 바로 온 맛을 이길 재간은 없다. 불룩한 배를 두들기며 다시 길을 나섰다. 마을 안으로 들어서자 구불구불 이어지는 돌담이 정겹다. 돌담길은 이대원 장군의 사당인 충렬사로 이어진다.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 두 그루가 시원한 그늘을 사당에 드리운다. 장군 영정을 보고 빙그레 웃음이 나왔다. 이대원 장군의 얼굴이 마치 순정 만화 주인공 같았다. 절경 품은 봉화산 둘레길 산책하다 만난 한 주민이 집 구경을 시켜줬다. 제법 널찍한 마당에 흰 참깨꽃이 가득했다. 돌담 아래에 작은 꽃밭이 있었다. 봉화산 둘레길 입구인 지지미재 가는 길에도 주민 할머니를 만났다. 밭의 절반이 백일홍이었다. 지나는 사람이 꽃을 보며 좋아하는 걸 보면, 자신도 기쁘다고 활짝 웃으신다. 섬 최고봉인 깃대봉(237.4m)을 오를까 하다가 볼거리가 많은 봉화산 둘레길을 택했다. 길은 봉화산 아래 해안 쪽으로 이어진다. 해안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섬 북쪽의 해안 절벽이 장관이다. 리아스식 해변처럼 울퉁불퉁한 절벽이 이어졌다. 건너편으로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섬은 소거문도다. 소거문도가 거문도가 아닌 손죽도 옆에 있는 게 특이하다. 드론을 올리니, 해벽 절벽 너머 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거친 해벽을 두르고 산비탈에 편안하게 안긴 모습, 그래! 바로 이 앵글이다. 따뜻하고도 경이로운 이 풍경을 섬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사람이 꽃이고, 섬에서는 마을이 꽃이다. 오른쪽 토끼 귀에 해당하는 마제봉을 거쳐 선착장으로 내려왔다. 민박집에서 짐을 찾아 서둘러 하멜호에 올랐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눈을 감으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린다. 민박집에서 먹었던 백반과 막걸리가 눈에 삼삼하다. ☞여행정보=여수연안여객터미널에서 손죽도행 하멜호가 1일 2회 다닌다. 편도 어른 3만3400원. 이틀이면 초도와 거문도까지 다 둘러볼 수 있다. 배 시간을 잘 맞추면 당일 2개 섬을 돌아보는 것도 가능하다. 손죽도 트레킹은 3시간은 잡아야 한다. 손죽도항~마제봉~봉화산 둘레길~깃대봉~삼각산~손죽도항 코스로 8㎞에 이른다. 글·사진=진우석 여행작가 [email protected]
2025.08.07. 8:28
━ 대선 땐 계엄 사죄하더니 “억울하게 감옥 갔다” 돌변 ━ 컨벤션 효과는커녕 국민의힘 지지율 역대 최저 추락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당대표직에 출마한 김문수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다시 입당을 신청하면 받아줄 것인가”라는 질문에 “당연히 받죠”라고 답했다. 어제(7일) 전한길씨 등 보수 유튜버가 진행하는 토론에서다.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정말 억울하게 감옥에 갔다”는 말도 했다. 심지어 “계엄을 해서 누가 죽거나 다쳤냐”고도 했다. 불과 두 달 전 대선에서 계엄에 대해 거듭 사죄하던 김 후보가 맞나 싶을 정도다. 김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자신의 과거 민주화운동 경력을 여러 차례 내세웠다. 이런 경력의 소유자가 계엄으로 민주주의 가치를 정면으로 위배한 전 집권자를 극력 옹호하고 나선 것이다. 자신의 발언이 건전한 보수 지지자에게 어떤 실망감을 안겨줄지 진짜 모른다는 말인가. 김 후보의 이런 언행은 강성 보수 세력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당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술일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12·3 비상계엄 이후 보여온 김 후보의 일관성 없는 태도는 그를 대선주자로 내세웠던 국민의힘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다. 김 후보의 말이 바뀐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대선후보 경선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에 앞장서겠다며 “김덕수”라는 말까지 스스로 꺼냈다. 그러나 경선에서 승리하자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에 대해 입장을 싹 바꿨다. 더 큰 문제는 그의 퇴행적 인식이다. 대선후보 확정 뒤엔 계엄에 대해 사과하며 지지를 호소하더니,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는 “윤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갇혀 있지만 혼자가 아니다”고 강변했다. 인적 쇄신을 주장한 윤희숙 당 혁신위원장에겐 “정치 현실에 안 맞는 내부 총질”이라고 했고, 심지어 “(탄핵 찬성 의원) 10명을 잘라내면 개헌 저지선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계엄 사태로 촉발된 대선에서 완패하고도 국민 다수가 찬성한 탄핵을 비난한 셈이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당 대표 여론조사에서 가장 강세를 보이는 후보다. 어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예비경선에서 김 후보는 안철수·장동혁·조경태 후보와 함께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런 후보가 당권을 위해 귀를 의심케 하는 퇴행적 발언을 일삼고 있다. 보수 재건을 위해서도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심과 거꾸로 가는 국민의힘 모습은 김 후보뿐 이 아니다. 당대표 및 최고위원 출마자 사이에서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넘쳐나고 있다. 어제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국민의힘 지지도는 16%를 기록해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춘석 의원의 차명 주식 거래 의혹 등 여당에 악재가 적지 않았음에도 컨벤션 효과를 전혀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국민의힘의 미래가 암울하다.
2025.08.07. 8:28
광복 100년이 다가온다. 100년을 바라보며 대한민국의 어제의 성취와 오늘의 위상과 내일의 소망을 생각해 본다. 먼저 어제를 돌아본다. 세계사에 유례없는 장기 주권국가를 지속하던 나라를 잠시 잃었다 다시 찾았을 때 한국의 상황은 희망으로 넘실댔다. 그러나 이어진 세계이념의 침투와 남북분단과 한국전쟁은 모든 것을 파괴하였다. 국제관계, 교육, 경제, 민주주의 등 광복 후 한국, 세계 표상으로 부상 인구·지방·학교 등은 소멸 위기에 상생·평안의 성숙 국가 전환 화급 완전 폐허에서 생에의 의지만이 남았을 때 한국인들의 생존력과 회복력, 창조력과 질주력은 기적을 방불케 했다. 개인과 공동체가 당한 가공할 고난이 연단(鍊鍛)으로, 연단이 눈뜸으로 연결된 결과였다. 한국 전래의 한(恨)이 갖는 두 본질, 즉 수동적 내려놓기와 능동적 튀어 오르기가 결합된 용쓰기였다. 가장 먼저는 안보 강화와 국제연대였다. 국제질서 격변의 와중에 오랜 문약(文弱)으로 주권상실과 공산 침략을 경험한 한국민들은 안보를 위해 자원의 국가방위 집중, 그리고 최강 제국과의 동맹을 결성하였다. 기본 안전장치가 갖춰지자 발전 욕구와 역동성은 폭풍처럼 몰아쳤다. 교육열은 가장 먼저 불을 뿜었다. 학교와 학생의 증가는 폭발적이었다. 한국교육은 세계에 교육 기적으로 불렸다. 경제도 못지않았다. 공장·수출·건설·산업구조의 변화는 20세기 세계 경제발전의 압축판이었다. 빈곤 탈출을 넘어 발전과 혁신의 선두주자로 치고 나갔다. 안보·교육·경제에 이어 민주주의 발전도 눈부셨다. 특히 전쟁 상대와의 대치상태에서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은 안보-경제발전-민주화를 한 세대 만에 성취하도록 촉진하였다. 민주화의 문턱을 넘자마자 대표적 국제기구들은 한국을 ‘제1세계’에 포함했다. 한국전쟁에서 세계 두 진영의 충돌로 인류 최초로 ‘제3세계’라는 용어를 등장하게 했던 나라가 자기를 부정하고 초단기로 제1세계에 진입하였던 것이다. 이제 오늘을 보자. 먼저 오늘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자동차·스마트폰·조선·전자·방산에서 한국의 기술 수준과 시장점유는 세계적이다. 문화예술도 그러하다. 오늘날 한국의 상품과 문화는 어딜 가나 거의 일상적으로 만난다. 온통 세계를 덮고 있다. 하여 오늘의 한국의 종합국력은 제국과 패권 국가 밑의 위치에까지 올라와 있다. 어떤 기술과 산업은 글로벌 패권 수준에 도달해 있다. 중화체제 이래의 장구한 과거와 비교할 때 한국 문명은 오늘날 지구적 절정을 보여주고 있다. 전통적 국력지표를 정밀하게 비교하면 우리는 더욱 놀라운 사실을 접하게 된다. 한때 경쟁하던 아시아의 네 마리 용과의 비교는 이제 무색하다. 셋을 합쳐도 한국에 버겁다. 똑같이 출발했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는 언급 자체가 불능이다. 한국은 이제 중국·일본·인도와 함께 아시아의 네 호랑이로 불린다. 최고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기본 국력총합도, 전통적 스칸디나비아 3국은 물론 4국 전체로도 한국과 비등하거나 부분적으로 한국에 뒤진다. 가장 놀라운 점이다. 심지어 한국은 한 특정 대륙 전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국력지표가 적지 않다. 나아가, 근대 이후 대표적 선진국들인 영국·프랑스·독일·일본과 각각 비교하더라도 특정 시기를 빼면 오늘날 한국의 세계위상에 앞선 시대는 길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휘황한 성취와 함께 세계 최악 수준의 자살률과 출산율이 세계 최장으로 공진하고 있음도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치·사회갈등, 청년자살, 젠더 격차, 노인빈곤, 비정규직 규모도 세계 선두권이다. 인구소멸·지방소멸·학교소멸을 넘어 공동체소멸·국가소멸에 대한 안팎의 경고가 넘치는 현실이 광복 100년을 앞둔 우리의 또 다른 자화상이다. 소멸을 낳은 발전이다. 미래를 보건대 실은 이게 더 무섭다. 끝으로 내일을 말하자. 한마디로 성장에서 성숙으로 대전환이 절실하다. 그래야 빛나는 성장과 끔찍한 소멸의 동시 질주를 극복할 수 있다. 청년들을 향한 기성세대의 엄숙한 의무요 소명이다. 성장이 자라남·커짐·번영을 뜻한다면, 성숙은 익음·좋음·온전함을 뜻한다. 성장은 경쟁과 질주로 가능하나 성숙은 상호 인정과 공존 없이는 불가능하다. 곧 한 사회의 성숙은 안정되고 평안한 삶을 향한 상생과 조화를 말한다. 정녕 한국은 이제 성숙국가, 성숙사회를 꿈꾸고 이룰 때이다. 고속질주가 놓쳐온 안정·포용·복지·행복을 고루 함께 누릴 때다. 광복 100년까지 남은 기간은 꼭 성숙의 시간이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한국은 배우기와 추격하기의 달인인 동시에, 따라잡기와 뒤집기의 명수이고, 나아가 창조하기·앞서가기·모범되기도 두드러진다. 과거의 인쇄술·청자·한글·거북선, 오늘의 반도체·조선·스마트폰·자동차·문화를 보라. 그것들을 넘어 이제 타협과 공존, 상생과 안온의 기예도 앞선 모범이 되어 세계와 공유할 때이다. 그리하여 광복 100년에는 이 부분에서도 “세계에 널리 빛을 퍼뜨리는(lumina pandit)” 나라를 만들자. 박명림 연세대 교수·정치학
2025.08.07. 8:26
케냐 나이로비 인근서 경비행기 추락 6명 사망 중부 나이바샤 마을선 기차-버스 충돌로 6명 숨져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6일(현지시간) 오후 케냐 수도 나이로비 인근에서 경비행기가 추락해 6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다. 케냐민간항공청에 따르면 의료봉사단체 소속 세스나 경비행기가 이날 오후 2시 14분 나이로비 윌슨 공항에서 이륙한 뒤 3분 만에 항공관제센터와 연락이 끊겼다. 의료진 등 4명을 태운 이 비행기는 소말리아의 반자치지역 소말릴란드의 수도 격인 하르게이사로 향하던 중 나이로비 인근 키암부 카운티에서 추락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4명과 지상에 있던 2명이 숨졌다고 키암부 카운티 관계자가 전했다. 케냐에서는 항공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지난해 4월에도 케냐 서부 카번 마을에서 군 헬기가 추락해 케냐군 총사령관을 비롯한 10명이 숨졌다. 같은 해 3월에는 윌슨 공항에서 국내선 여객기와 훈련용 경비행기가 이륙 직후 충돌해 경비행기 탑승자 2명이 사망했다 한편 이날 케냐 중부 나이바샤 마을에서는 기차와 버스가 충돌해 최소 6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현지 경찰이 전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유현민
2025.08.07. 8:25
[속보] 美국무부 "북한 김여정의 최근 對美 담화 관심 갖고 주목해"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현
2025.08.07. 8:25
美국무부 "북한 김여정의 최근 對美 담화 관심 갖고 주목해"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정부는 북한 비핵화가 아닌 다른 주제에 대해서는 미국과 대화 가능성을 시사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최근 담화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국무부 당국자가 밝혔다. 세스 베일리 국무부 동아태국 부차관보 대행은 7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린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연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김여정(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최근 담화를 포함해 북한 지도부에서 나온 고위급 성명들을 봤는데 김여정의 담화를 관심 갖고 주목하고 있다(note with interest)"고 말했다. 베일리 부차관보 대행은 "새로운 한국 정부는 한반도 전역에서 긴장을 줄이기 위해 의미 있는 조치를 하고 북한에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한국 대통령 모두 북한과의 외교와 관여에 대한 헌신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앞서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달 29일 담화에서 미국이 북한의 "불가역적인 핵보유국 지위와 그 능력", 근본적으로 달라진 "지정학적 환경" 등 "변화된 현실"을 인정한다는 전제로 미국에 "그러한 새로운 사고를 바탕으로 다른 접촉 출로를 모색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권했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한 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할 경우 핵 군축이나 군사적 충돌 위험 관리 등 다른 목적의 대화에는 나설 수도 있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현
2025.08.07. 8:25
美 "트럼프, '싱가포르 성명' 목표 달성 위해 협상할 의지 있어"(종합) 국무부 대북부대표 "北 김여정의 최근 對美담화 관심 갖고 주목" "韓美 무역합의, 동맹 현대화·강화에 대한 양국의 공유 보여줘"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정부는 북한 비핵화 이슈가 아닌, 다른 주제에 대한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최근 담화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국무부 당국자가 밝혔다. 세스 베일리 국무부 동아태국 부차관보 대행은 7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린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연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김여정(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최근 담화를 포함해 북한 지도부에서 나온 고위급 성명들을 봤는데 김여정의 담화를 관심 갖고 주목하고 있다(note with interest)"고 말했다. 국무부의 대북특별부대표도 맡고 있는 베일리 부차관보 대행은 "새로운 한국 정부는 한반도 전역에서 긴장을 줄이기 위해 의미 있는 조치를 하고 북한에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한국 대통령 모두 북한과의 외교와 관여에 대한 헌신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앞서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달 29일 담화에서 미국이 북한의 "불가역적인 핵보유국 지위와 그 능력", 근본적으로 달라진 "지정학적 환경" 등 "변화된 현실"을 인정한다는 전제로 미국에 "그러한 새로운 사고를 바탕으로 다른 접촉 출로를 모색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권했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한 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할 경우 핵 군축이나 군사적 충돌 위험 관리 등 다른 목적의 대화에는 나설 수도 있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날 브리핑은 한국전쟁 참전용사 유해 송환 상황을 유가족에게 설명하는 자리였다. 베일리 부차관보 대행은 "미국은 미군 장병 유해 송환이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이자 양자 목표 중 하나로 생각한다는 점을 북한에 분명히 밝혀왔다. 그게 유해 송환이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공동성명에 중요한 항목으로 포함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공동성명에 서술된 원칙들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래 이런 정책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 협상에 관여할 의지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왔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 전쟁포로와 실종자 유해 수습 등 4개 항목을 골자로 한 공동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베일리 부차관보 대행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30일에 발표한 한미 무역 합의는 양국이 한미동맹의 현대화와 강화에 대한 헌신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은 인도태평양 국가로서 이 지역의 경제 및 안보 도전을 해결하는데 항구적인 관심이 있다. 우리는 북한의 불안정한 행동을 포함한 공격 행위를 억제하고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권력 도구를 이용해 동북아시아의 안보를 강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현
2025.08.07. 8:25
"금리인하 의견 낸 월러 이사, 연준 차기 의장 유력후보 부상" 블룸버그 "트럼프 고문들, 전망 기반한 정책 의지에 인상받아"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 뒤를 이을 후임 의장으로 크리스토퍼 월러 현 연준 이사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현재의 경제 데이터보다 전망에 기반해 정책을 추진하려는 월러 이사의 의지와 연준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그의 깊은 지식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이 관계자들은 전했다. 다만, 월러 이사가 아직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면담한 것은 아니며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도 여전히 유력 후보로 남아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미 언론들은 차기 연준 의장직 유력 후보군으로 월러 이사를 비롯해 해싯 국가경제위원장과 워시 전 연준 이사를 꼽아왔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유력 후보로 꼽혀왔으나 재무부 장관직을 계속하고 싶다는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밝히면서 현재는 후보군에서 제외됐다. 월러 이사는 지난달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4.25∼4.50%로 5연속 동결했을 때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과 함께 다수 의견에 반대해 금리 인하 의견을 낸 바 있다. 연준 이사 2명이 동시에 반대 의견을 낸 것은 지난 1993년 이후 3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월러 이사는 FOMC 다음 날 성명에서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노동시장이 악화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금리 인하에 나서선 안 된다"며 "관망하며 기다리는 접근법은 지나치게 신중한 것"이라고 인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월러 이사는 보먼 부의장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 1기 재임 시절에 연준 이사로 임명된 인사다. 월가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을 향해 금리 인하 압박을 지속하는 가운데 월러 이사가 정치적인 고려를 해 이 같은 반대 의견을 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금리 인하 요구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동결해온 파월 현 연준 의장의 사퇴를 지속해서 압박해왔다. 파월 의장의 의장직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지헌
2025.08.07. 8:25
스위스 "39% 美관세 언제까지 갈지 몰라…협상 계속" "미국과 권력관계 명확하지만 우리도 카드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스위스 정부는 7일(현지시간) 발효된 미국의 39% 상호관세를 낮추기 위해 계속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카린 켈러주터 대통령 겸 재무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스위스와 기업, 근로자들에게 어려운 시기를 예상해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이 상태가 언제까지 갈지 말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연방 경제부 무역협상팀이 계속 미국에 머무르고 있다며 수입 물가 상승 등 추가 비용을 유발할 수 있는 보복관세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산 F-35A 전투기 구매계약을 취소해 압박 카드로 써야 한다는 정치권 일각의 강경론에 대해서도 "연방평의회(각료회의체)는 F-35에 대한 입장을 유지한다고 거듭 확인해 왔다"며 선을 그었다. 켈러주터 대통령은 39% 관세가 장기화할 경우 어떤 대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많이 투자했는데도 고율 관세로 징벌을 받으면 그럴 가치가 있는지 스스로 물어야 한다"며 "규칙에 기반한 관계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꼭 그런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켈러주터 대통령은 전날 미국을 찾아가 막판 협상을 시도했으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만 만나고 귀국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으나 2시간 뒤 39% 관세 폭탄을 맞는 바람에 거센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양국 정부 협상단은 지난달 초 무역합의문 초안을 마련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하지 않아 무산됐다. 켈러주터 대통령은 "자국 협상단이 작업한 제안을 수용할지는 최종적으로 미국 대통령에게 달렸다. 우리만 제안을 거절당한 건 아니다"라며 "(스위스와 미국의) 권력관계가 명확하다. 하지만 우리도 몇 가지 카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소위 선진국 가운데 스위스에 가장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면서 경기침체 우려마저 나온다. 그러나 에리크 샤이데거 경제정책국장은 "0.5∼1.0% 성장률에 만족해야 할 것"이라며 국내총생산이 2% 이상 감소하는 심각한 위기와는 거리가 멀다고 반박했다. 스위스 정부는 관세로 인한 민간경제 피해를 단축근로보상 제도로 보전하고 신청 가능한 기간도 현재 최장 18개월에서 24개월로 늘리기로 했다. 단축근로보상은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임금을 대신 지급하는 제도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계연
2025.08.07. 8:25
물리학에서 특이점(singularity)이란 온도·밀도 등의 물리량이 무한대로 발산해 기존 물리 법칙이 붕괴하는 지점을 의미한다. 빛조차 탈출하지 못하는 블랙홀 내부가 특이점의 대표적 사례다. 미래학자 레이먼드 커즈와일은 특이점이란 개념을 사회과학에 응용해 인공지능과 첨단기술이 인간의 지능을 초월해 통제 불가능한 변화가 시작되는 시점이란 의미로 사용했다. 커즈와일은 2045년에 ‘초지능’이 등장하고 인류는 기계와 융합해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가 특이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상계엄 사태가 정치 붕괴 촉발 민주당 일당 국회로 여야관계 파탄 이재명 ‘통합대통령’ 다짐 빛바래 2045년이면 상당수의 독자가 살아생전에 맞이할 미래다. 그때 진짜로 특이점이 발생해 인류가 유토피아(혹은 디스토피아)를 맞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런데 일찌감치 특이점에 도달한 분야가 있으니 바로 한국 정치가 되겠다. 의회민주주의의 선진국에 비하면 한국 정치에 낙후된 측면이 많은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래도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1998년 첫 평화적 정권교체 등을 거치면서 점점 한국도 민주주의의 기반이 단단해지고 있다는 게 합의된 인식이었다. 그러나 최근 벌어진 일들을 돌이켜보면 한국 민주주의는 성장한 게 아니라 급속히 붕괴해 특이점을 만난 듯하다. 잠깐 사이에 기존의 통념과 관례가 모두 무너졌다. 무엇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벌인 비상계엄 사태가 너무 초현실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무차별 탄핵 공세로 정부 기능을 마비시킨 것은 준엄히 비판받을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통령이 군을 동원해 야당을 무력화시키겠다는 발상을 하다니. 그것도 21세기에. 지난해 12월 3일 TV를 통해 야밤에 국회에 무장 병력이 활보하는 모습을 본 국민들은 오랜 믿음이 산산조각 나는 충격을 받았다. 한국 정치에서 앞으로 영원히 군 개입은 없을 것이란 믿음 말이다. 윤 전 대통령의 통치 행태 자체도 전례 없는 비정상이었다. 야당과의 대화는 고사하고 여당 대표들과도 엄청난 갈등을 빚었고, 족보도 애매한 정치 브로커와 공천을 논의했다. 특히 부인을 너무 깊이 국정에 개입시켰다. 부인 문제가 심각하다는 언론의 경고는 철저히 외면했다. 그가 터무니없는 비상계엄을 발동한 것도 궁극적으로 부인을 보호하려는 목적이 가장 컸을 것으로 짐작한다. 지금 부부가 모두 형사처벌을 받게 된 처지는 딱하지만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한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비상계엄 6개월 뒤에 출범한 이재명 정권은 어떤가. 윤석열 정권에 대한 기저효과를 누리며 외형상 순항하지만, 정치만큼은 붕괴의 연속이다. 국회가 완벽한 민주당 일당 체제로 돌아가면서 국민의힘이 설 자리가 없어졌다. 민주당은 국가 기본시스템을 뒤흔드는 중대한 법안들을 국회에서 군사작전 하듯 밀어붙이고 있다. 제대로 된 토론도 없다. 새로 뽑힌 여당 대표는 공공연히 국민의힘을 상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국민의힘 해산까지 거론한다. 예전 같으면 엄포라고 생각했겠지만, 기존 정치 관행이 소멸한 지금은 야당 해산이 진심일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런데 국회에 민주당만 있을 거면 왜 국회가 필요한가. 그냥 국회는 문 닫고 행정부가 다 알아서 하면 될 것 아닌가. 여당이 야당을 외면하는 건 결국 자해행위에 불과한 것을….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은 견제와 균형이며 작동 원리는 대화와 타협이다. 당연히 다수당의 의사가 우선이지만, 다수가 항상 소수를 깔아뭉개는 건 독재이지 민주주의가 아니다. 민주당 일당 국회는 비상계엄 사태가 촉발한 한국 정치의 붕괴가 도달한 특이점이다. 87년 개헌 이후 여야 관계가 이 정도로 파탄 난 적은 여태껏 없었다. 도무지 일당 국회가 어떤 미래를 가져올지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 사회적 갈등과 이념적 충돌이 극도로 증폭될 것이란 점은 확실하게 예견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김정하([email protected])
2025.08.07. 8:24
북한은 아직 개방된 사회를 경험해 보지 못했다. 2020년대 초까지만 해도 평양의 엘리트층은 알음알음 외부의 뉴스와 시각을 접할 수 있었다. 평양 주재 외교관, 유엔 직원이나 비정부기구(NGO) 인사들을 통하는 방법이 그중 하나였다. 하지만 2021년 3월을 기점으로 모든 NGO와 유엔 직원은 평양에서 철수했고, 같은 해 10월 모든 평양 주재 외국 공관 직원들도 떠났다. 외부 세계로부터 철저 차단 북한 효과적 정보 유입의 문은 라디오 방송 중단하면 북한 변화 어려워 그들이 떠난 후에도 사실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면 해외에서 밀반입된 USB 영상이나 해외 방송을 볼 수 있었다. 이마저도 최근엔 두 가지 이유로 정보 접근이 막혔다. 첫째, 북한 당국이 이러한 외국 정보 입수나 공유를 철저하게 통제하기 시작했다. 2020년 11월에 도입된 뒤 2022년 8월에 더 강화된 ‘반동사상 문화 배격법’을 통해 외국 관련 정보나 시각을 들여오거나 공유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특히 일부의 경우 사형도 가능하다. 2006년 도입돼 2015년과 2023년에 강화된 전파관리법은 외국 방송 수신 기기 소지를 금지하고, 모든 무선 설비는 당국의 테스트를 거쳐 소지하되 조선중앙TV만 수신할 수 있다. 구매한 지 10일 이내에 당국에 등록해야 한다. 위반하면 최장 3개월간 강제 노동수용소에 수감된다. 보안 절차도 강화돼 USB 등 외부 정보 밀반입이 더욱 어렵고 위험해졌다. 둘째 이유는 외부 세계의 북한 대상 방송이 대거 중단됐기 때문이다. 지난 3월 1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소리(VOA)와 자유아시아라디오(RFA) 같은 기관의 상위 조직인 미국 국제방송처(AGM)의 예산 지원을 끊으면서 두 방송의 송출이 중단됐다. 7월 초에는 한국 국가정보원이 운영하는 북한 대상 4개 라디오 채널과 1개 TV 채널도 송출을 중단했다. 이런 조치에 따라 북한으로 송출되던 방송의 80%가 사라졌다. 이 방송들은 여러 주파수를 활용해 송출됐기에 북한 당국의 전파 방해가 어려웠다. 이제 북한 주민이 외국 방송을 가장 많이 듣는 시간대인 밤 11시에 북한 당국은 기존 25개 주파수에서 단지 6개 주파수만 차단하면 된다. 여력이 생긴 북한 당국은 그동안 묵인했던 KBS 한민족방송과 한국 통일부의 자유의소리방송 전파 차단에 나섰다. 이제 남은 외국 방송 송출은 BBC코리아의 한국어 방송이다. 미국 민주주의 기금(NED)이나 미국 국무부로부터 대부분의 예산을 지원받아온 한국 민간 라디오 방송국도 대북 방송을 계속 송출하고는 있지만 얼마나 지속할지 의문이다. 일부 기독교 단체도 북한으로 종교·뉴스·음악을 담은 방송을 송출하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북한 주민이 라디오 방송을 통해 북한 당국과 다른 시각이나 정보를 구하기 훨씬 더 어려워졌다. 이는 실로 중대한 문제다. USB 드라이버는 상대적으로 몰래 북한으로 반입하기가 용이하다. 북한으로 정보를 넣기에 이보다 유용한 방법은 없다. TV도 효과적이지만 방송 채널이 제한적이다.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사는 북한 주민이나 TV를 가진 주민만이 한국의 방송을 수신해 시청할 수 있다. 그러나 라디오는 북한 전역에 송출이 가능하고 어떤 방송이든 무제한 청취가 가능하다. 통신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지만, 폐쇄된 북한사회에 가장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하는 방법은 여전히 구식 라디오다. 동유럽의 폐쇄 사회가 문호를 개방했을 때 당시 동유럽 당국은 외부 방송을 시청·청취하는 인구 규모를 과소평가한 것으로 나중에 밝혀졌다. 북한사회에서 외국 라디오 방송을 듣는 인구가 소수일지는 몰라도 그 규모는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클 수 있다는 말이다. 폐쇄된 사회에서 외부 정보에 접근하게 되면 이를 주변과 나누는 승수 효과가 발생한다. 사회를 바꾸는 데 이러한 정보의 전파가 얼마나 중요한지 동독·폴란드·소련의 역사적 경험이 잘 말해준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북한 주민이 제대로 된 외부 정보를 입수하는 것은 북한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제대로 된 정보는 조율의 힘과 비이성을 억제하는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대북 방송 송출 중단 조치는 북한의 개혁·이성·예측 가능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후퇴시키는 조치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존 에버라드 전 평양 주재 영국대사
2025.08.07. 8:22
인기 영화와 TV시리즈의 배경이 된 장소들이 전 세계 시청자의 ‘버킷리스트 여행지’로 떠올랐다. 서울 배경의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는 세계적인 흥행을 이어가며 실제 외국인의 발길까지 이끌고 있다. 디즈니플러스 ‘파인: 촌뜨기들(이하 ‘파인’)’은 전남 목포와 신안, tvN 드라마 ‘서초동’은 홍콩을 매력적인 화면에 담아내며 여행 욕구를 자극한다. 인기 콘텐트 속 화제의 장소를 모았다. 외국인들 때밀이 체험상품 매출 84% 증가 역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시청 1위, 수록곡 ‘골든’ 빌보드 글로벌 차트 1위, 스포티파이 미국 차트 1위…. ‘케데헌’의 기념비적인 흥행 기록이다. ‘케데헌’의 주요 배경으로 등장한 서울도 덩달아 조명 받고 있다. ‘케데헌’은 서울을 무대로 활동하는 K팝 아이돌 ‘헌트릭스’의 활약상을 그리는데, 남산 서울타워, 명동, 북촌한옥마을 등 서울 대표 명소가 쉴 새 없이 등장한다. 신곡 무대가 코엑스 외벽 미디어를 통해 생중계되는가 하면, 청담대교를 무대로 한 액션 장면도 있다. 두 주인공이 데이트를 즐겼던 낙산공원은 요즘 외국인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 인스타그램에서 ‘naksanpark’를 검색하면 수많은 인증 사진을 쏟아져 나온다. BBC는 “성곽 너머의 도심 풍경, 한의원, 대중목욕탕, 남산타워까지 등장한다. 한국 문화에 대한 존경심이 느껴진다”며 감탄했다. 외국인에게는 낯선 ‘때밀이 문화’도 ‘케데헌’에 등장한 이후 관광 상품으로 뜨고 있다. 외국인 타깃의 K관광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에 따르면 ‘케데헌’ 공개 뒤 목욕탕 체험 상품 거래액이 84% 증가했다. 국립중앙박물관도 뜻밖의 특수를 누린다. ‘케데헌’ 캐릭터를 닮은 까치호랑이 배지와 갓 모양 컵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7월 한 달에만 70만명이 박물관을 찾았는데, 지난해 동기간 대비 두 배 이상이 늘었다. 목포항, 신안 염전…‘파인’ 옛 풍경 만끽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과 홍콩에서도 인기 높은 디즈니플러스의 ‘파인’은 생생한 시대 재현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파인’은 신안 앞바다에 묻힌 도자기를 노리는 자들이 한탕을 꿈꾸며 벌이는 이야기다. 1970년대 목포와 신안이 주 무대다. 시대극 특성상 세트 촬영이 많지만, 실제 목포와 신안 촬영분이 적지 않다. 이를테면 주요 사건이 벌어지는 목포 시내 풍경은 목포항 뒤 항동시장 주변에서 촬영했다. 일제 강점기 건축물이 다수 남아 있어 옛날 포구 풍경이 고스란한 지역이다. 유달산(228m) 아랫자락 서산동 시화마을에서는 추격전을 담았다. 미로처럼 얽힌 골목 풍경과 시원한 바다 전망 덕분에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동네다. 영화 ‘1987’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증도 염전과 소금창고, 임자도 전장포 부두 등 신안의 명소도 곳곳에 담겼다. 드라마에서는 뱃멀미를 참아가며 어렵게 섬에 들지만, 지금은 임자도와 증도 모두 다리가 놓여 차로 편하게 오갈 수 있다. 서초동 법조타운 변호사들의 희로애락을 조명하는 ‘서초동(tvN)’에는 의외로 홍콩이 자주 보인다. 두 주인공이 처음 인연을 맺은 추억의 장소가 홍콩이어서다. 홍콩을 상징하는 트램과 지붕 없는 시티투어 버스가 데이트 소재로 등장하고, 서구룡문화지구, 야우마테이, 빅토리아 공원 등 대표 관광지가 두루 지나간다. 여행 가이드로 활용해도 손색 없을 정도다. 드라마의 하이라이트가 된 이종석과 문가영의 키스 장면은 카페와 갤러리가 모인 ‘프린스 테라스’ 골목에서 촬영했다. ‘중경삼림’ 촬영지로 유명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가 바로 골목 앞을 지난다. 백종현([email protected])
2025.08.07. 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