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전화 불통, 웹사이트 다운, 예약도 한달 대기
인력 감축 사회보장국
업무 적체 갈수록 심각
소셜연금 신청 울화통
신규 접수 6개월도 예사

15일 LA한인타운의 연방 사회보장국 사무소 입구에서 민원인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김상진 기자
소셜연금 신청을 위해 이틀에 한 번꼴로 사회보장국(SSA)에 전화를 걸고 있다는 김정곤씨(67·부에나파크)의 하소연이다. SSA 웹사이트에는 통역 서비스가 제공된다고 안내돼 있지만, 고객센터 연결 자체가 어려워 한 달 넘게 문의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1시간 넘게 기다려도 결국 자동응답만 들을 뿐”이라며 “인근 사무실을 찾았지만 예약 없이는 입장 불가였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시민들의 불편은 연방정부의 대규모 인력 감축과 맞물려 있다. 올해 초 트럼프 행정부는 효율화를 이유로 SSA 전체 직원 5만7000명 중 3000여 명을 조기 퇴직시킨 데 이어, 추가로 7000명의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국 사무소는 기본 민원 대응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SSA노조의 제시카 라포인트 위원장은 “사실상 무분별한 감축으로 인해 각 지국은 기본적인 업무도 못 하고 있다”며 “일부 지국은 프린터 용지도 부족해 수혜 지급 결정문조차 출력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3월부터 도입된 본인 인증 규정으로 신청자 수만 명이 SSA 사무실로 몰리면서 대기 시스템은 사실상 마비됐다. ‘My Social Security’ 온라인 계정 접근이 안 되면 반드시 오프라인 방문을 통해 신분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매주 7만5000~8만5000명이 추가로 사무실을 찾고 있으며, 이로 인해 SSA 웹사이트는 2주간 다운되기도 했다.
웹사이트는 폭주로 인해 2주간 다운되거나 수혜자 조회 불가 상태가 반복되었고, 이로 인해 내부 업무 처리도 크게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연방 조달청은 약 800건의 부동산 임대계약을 취소할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중 47곳이 SSA 지역 사무소였다. 공식적으로는 폐쇄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지만, 백악관에 제출된 SSA 문서에는 내년 목표 중 하나로 ‘지국 통폐합’이 명시되어 있어 시니어들의 줄은 더 길어질 전망이다.
실제 SSA는 전국에 개설된 10개 지역 본부를 4곳으로 통폐합한 상태이며, 이로 인해 복잡한 사안이나 재심 요청이 사실상 처리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루가 급한 장애인 수당은 신청 후 7~8개월이 지나도 처리되지 않은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SSA 자동 응답 시스템은 현재 장애인 신규 수당 신청 평균 대기 기간은 200~230일이라고 밝히고 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SSA의 무료전화 대기 시간은 바이든 정부 때 60분이었지만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엔 최대 90분으로 30분이상 늘었다. 매체 측은 직접 걸어 본 결과 90~150분 사이였으며 심지어 수차례 대기 중에 전화가 끊기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SSA 내부에서는 대기 시간이 길어진 원인에 대해 “충분한 준비 없이 추진된 인력 감축과 정책 변경”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성과 경험을 가진 인력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전체 시스템이 붕괴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다.
시니어들의 소셜연금 신청을 돕고 있는 케빈 강 씨는 “인력 감축 초기라서 불편이 가중됐다고 하지만 앞으로 이와같은 적체 상황이 수개월 지속한다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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