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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시카고 파이어 새 구장

박춘호

박춘호

프로스포츠구단이 자체 경기장을 건설하는데 주력하는 것은 독자적인 운영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단순히 경기장 하나만 세우고 마는 것이 아니라 인근 지역과의 복합 문화 센터로 잘 활용하면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프로풋볼(NFL) 시카고 베어스의 경우 시청 공원국이 소유한 솔저필드를 장기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프로야구(MLB) 시카고 화이트삭스 역시 구단이 소유한 경기장이 아니라 임대로 구장을 빌려쓰고 있다.  
 
이렇게 임대를 할 경우 구단은 엄청난 초기 건설 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없지만 구장 운영으로 인한 수익 역시 포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 솔저필드에서 열린 비욘세 콘서트와 같은 대형 이벤트가 열려도 구단에 수익을 가져다주진 않는다.  
 
하지만 리글리필드를 소유한 시카고 컵스 구단은 자신들의 구장에서 K Pop 아이돌 가수들의 콘서트가 열리면 이는 곧 수익 창출로 연결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프로 구단들은 자체 경기장을 소유하고 있다. 경기장에 특정 기업의 이름을 붙여 파는 명명권으로도 큰 광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이를 파는 것으로도 수입을 기대할 수도 있다.  
 
이는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의 프로야구의 경우 대부분의 구단은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한 경기장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그러다가 최근부터는 일부 구단이 자체적으로 경기장을 짓기 시작했다. 대전을 연고로 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가 그렇고 인천 청라 지역에는 쇼핑몰과 결합한 실내 경기장 건설도 SSG 랜더스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시카고 파이어 구단은 프로축구(MLS) 리그 소속으로 시카고를 연고로 하고 있다. 첫번째 홈 구장은 시카고 서부 서버브인 베드포크 파크의 도요타 파크였다. 그러다 현재는 솔저필드와 임대 계약을 맺고 홈 경기를 치르고 있다.  
 
1998년 창단된 파이어는 첫 시즌부터 MLS 리그컵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2019년 현 소유주인 조 만수에토에 인수되면서 2020년 시즌부터 솔저필드로 다시 홈 구장을 옮긴 바 있다. 솔저필드에서는 당시 LA 갤럭시 소속이었던 홍명보 현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이 뛰기도 했으며 도요타파크에서는 이영표 선수도 파이어와의 경기에 출전한 바 있다.  
 
파이어의 구단주인 만수에토는 일리노이와 인디애나주 접경 지역인 먼스터에서 태어난 뒤 시카고대학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4년 시카고에서 자신의 돈 8만달러로 투자 리서치 업체인 모닝스타를 설립했다. 모닝스타는 이후 글로벌 파이낸셜 서비스 회사로 성장해 전세계 2900억달러의 자산에 대한 관리와 자문을 하고 있다. 만수에토 자신은 축구를 하지 않았지만 두 아들이 축구를 하며 자라면서 축구 구단을 소유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어 구단이 시카고 다운타운 남부 재개발 지역인 The 78에 6억5000만달러의 민간 자본을 투자해 축구 전용 구장을 세우기로 한 것은 이런 만수에토의 자본력에서 나올 수 있었다. 이르면 2028년 축구 시즌에 앞서 완공될 수 있는 파이어 구장은 여러 가지 면에서 시카고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베어스와 화이트삭스의 The 78 구장 건설과 다른 점은 순수 민간 자본으로 구장을 건설한다는 것. 물론 연결 도로 건설과 상수도관 연결, The 78과 연결되는 시카고 리버워크 확장 등에 시청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구장 건설 자체에는 주민들의 세금이 들어가지 않는다. 이것이 지금까지 The 78에 시도됐던 구장 건설과 가장 다른 차이다.  
 
또 The 78은 이미 구장 건설에 필요한 시청의 허가가 마련돼 있다. The 78이 시카고에 남은 거의 마지막 대형 재개발 지역이라는 점에서 파이어의 구장 건설지로는 최적인 셈이다. 파이어 구단은 최종 후보지 선정을 두고 시카고 북부 지역의 링컨 야드와 The 78을 두고 마지막까지 저울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링컨 야드의 경우 후보지 소유가 불문명하고 인근 공연장 업주가 콘서트가 열릴 수 있는 구장 건설에 적극 반대하면서 The 78쪽으로 최종 낙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축구 구장은 풋볼 구장만큼 큰 규모가 아니어도 된다. 작년 파이어 구단의 평균 관중은 2만명대. 물론 지난 봄 리오넬 메시가 뛰는 인터 마이애미전에는 파이어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6만명 이상의 관중이 몰렸지만 평소에는 2만명대 규모의 구장이면 충분하다. 10만명대를 육박하는 풋볼 구장에 비해 컴팩트한 파이어 구단이 The 78에는 더 적합한 셈이다. 그리고 구장 주위에는 쇼핑을 비롯해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면 시카고 다운타운 남부지역 재개발은 어느 정도 윤곽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이전까지 The 78에는 구글 시카고 본사, 시카고 다운타운 카지노, 이노베이션 센터 등을 유치하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모두 무산되고 이제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파이어 구장 건설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물론 최종 구장 건설이 확정되기 위해서는 시카고 시청의 승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브랜든 존슨 시장이 파이어 구장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The 78에 적합한 재개발 계획이라며 긍정적인 메시지를 낸 바 있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구장 건설은 곧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를 스포츠의 도시라고 부른다. 역사와 전통이 강한 구단들이 주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어 시카고에서 자라면서 스포츠 관람과 참여로 끈끈한 연대감이 맺어지기 때문이다. 파이어 구장 뿐만 아니라 현재 새로운 홈 구장을 물색하고 있는 시카고 베어스와 화이트삭스도 이런 전통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시카고에 맞는 최선의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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