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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슈토 CNN 안보 분석가] 이재명 정부, 북한에 휘둘릴 가능성

Los Angeles

2025.07.22 21:12 2025.07.2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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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북 정책 계속 흔들려
북러 협력 구도 미국에도 부담
미국의 이란 타격, 북한도 주목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에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반복됐던 북한 눈치 보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 짐 슈토(사진) CNN 앵커 겸 수석 안보 분석가는 지난 16일 애스펀 안보 포럼에서 본지와 단독 인터뷰 중 “이재명 정부가 북한에 휘둘릴 가능성에 대해 한국 정부 내에서도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슈토는 북한 이슈만 20년 넘게 다룬 전문가다. 지난 2022년에는 남북문제와 주변 강대국 간의 관계를 심층적으로 다룬 ‘강대국의 귀환(The Return of Great Powers)’을 출간하기도 했다. 트럼프 1기 정부 시절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 세 차례 모두 현장을 집중 취재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슈토는 이날 급변하는 국제 정세가 미국과 한반도 관계 등에 미칠 영향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북러 관계가 긴밀해졌는데.
“미국에게는 우려스러운 조합이다. 이들 사이에 공식적인 군사 동맹, 상호방위조약은 없지만, 이해관계가 일치하면서 협력 구도가 생겨났다. 둘 다 핵무장을 했다는 점에서 미국의 핵 억지력에도 부담을 준다. 북한은 이 같은 구도 속에서 자신의 전략적 가치를 더 키우려 할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대통령이 문재인 정권처럼 북한에 끌려다닐 가능성은.
“휘둘릴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한국 정부 관계자들도 있다. 미국 내에서도 북한과 관계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는 강경론과 ‘어떤 조건에서도 대화는 필요하다’는 주장이 맞선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북한을 향해 강경책과 유화책을 번갈아 시도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따라서 이재명 정부가 앞으로 어떤 대북 정책을 가지고 나올지는 지켜봐야 한다. 현재로서는 방향이 계속 흔들리고 있는 상태다.”
 
최근 미국의 이란 공습을 북한은 어떻게 볼까.
“미국의 역량과 결단력을 동시에 확인하며 우려했을 것이다. 이란 공습은 미국이 적국 깊은 내륙에 있는 핵시설도 정밀 타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스라엘이 사전에 이란 방공망을 무력화하고, 미군이 전광석화처럼 타격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이런 작전을 지시할 의지가 있다는 점도 북한 입장에선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북한 군사력은 얼마나 위협적인가.
“미국 정보기관, 국방부, 의회 관계자들 모두 북한을 실질적인 위협으로 본다. 중국, 러시아 다음으로 언급되는 게 북한과 이란인데, 북한이 더 위협적이다. 북한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제 보유한 몇 안 되는 국가다. 게다가 이동식 발사체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까지 확보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 본토까지 타격 가능한 능력을 고려했을 때 위협 수준이 높다.”
 
미국이 북한을 타격할 가능성은.
“이란과는 상황이 다르다. 북한은 이미 핵무기 보유국이다.이란처럼 사전에 방공망을 무력화시키는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북한 핵 억제를 위한 타격은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아울러 북한과 한국의 지역적 근접성을 고려하면 더 신중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경고 시간도 없이 한국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들을 남쪽으로 겨냥하고 있다. 미국의 북한 타격은 곧 한국을 향한 보복으로 빠르게 이어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선언을 유지할까.
“아직 모른다. 지금 정부는 군사 배치와 방위 전략 전반을 재검토 중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도 한동안 중단했다가 재개하지 않았는가. 재검토는 한국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주한미군 감축과 더불어 워싱턴 선언의 향방 역시 예의주시해야 한다.”
 
트럼프 2기 정부의 뚜렷한 대북 정책은 언제 나올까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이슈를 동시에 다루고 자주 입장을 바꾸는 스타일이다. 무역전쟁과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사례에서 보듯이, 오늘 발표한 방침이 내일은 바뀔 수 있다. 따라서 트럼프의 대북 정책도 언제든 예고 없이 나올 수 있다. 계속 지켜볼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트럼프 2기 정부의 평가는.
“계속 진화 중이다. 트럼프 1기 때 참모들은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탈퇴, 한일 방위 공약 약화 등을 우려했지만 현재까지 모두 유지되고 있지 않나. 다만 미군 주둔 병력 문제 등 불확실한 변수도 존재한다. 또 중국을 가장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는 트럼프 정부가 한국과 일본에도 충분한 에너지를 쏟을지는 미지수다.”
 
☞ 짐 슈토는
ABC 등 방송 경력 28년 이상의 외교·안보 전문 기자다. 현재는 CNN에서 ‘더 브리프 위드 짐 슈토(The Brief with Jim Sciutto)’를 진행하며 미국의 외교, 안보, 정보 등 이슈를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라크 전쟁을 심층적으로 보도한 공로로 지난 2004년과 2005년 연달아 에미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게리 로크 주중 미국 대사의 비서실장 겸 수석 보좌관도 역임하며 외교 일선에서도 활동했었다. 슈토는 예일대에서 중국사를 전공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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