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 전기요금도 오르고 집 보험도 뛰고

Chicago

2025.07.30 13:3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박춘호

박춘호

물가 인상이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뉴스를 접하면 좀 심한 정도가 아닐까 싶다. 전기 요금과 집 보험료의 인상이 더욱 그렇다.  
 
전기 요금은 아무리 줄이려고 해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일상 생활에 전기가 사용되지 않는 곳을 찾기가 힘든 현대 생활이다. 특히 요즘과 같은 폭염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여름철이라면 에어콘 온도를 더 높게 유지하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 더군다나 지난 6월은 시카고의 최고 기온이 예년에 비해 크게 올라가면서 전기 사용은 급증한 상태다. 이에 맞춰 전기 요금 인상까지 적용됐으니 서민들의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전기 요금 체계는 일반 주민들이 이해하기 어렵게 구성돼 있다. 우선 시카고 지역 각 가정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 컴에드사는 단순히 전기를 배달하는 구조다. 전기를 공급받고 원가에 이윤을 붙이지 않고 이를 배달하는데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전기 요금 청구서를 보면 전기 요금 원가와 이에 따른 사용료, 배달료가 별도로 부과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컴에드는 어디서 전기를 공급받을까. 해답은 전기 공급망 업체에 있다. 시카고를 포함한 13개주에 전기를 공급하는 업체가 있는데 이를 전기 공급망(electric grid) 이라고 부른다. 이 공급망 업체가 전기를 생산하는 전력소 등을 통해 전기를 구입하고 가격을 산정한다. 이 과정은 입찰을 통해 이뤄지는데 내년 전기 요금 구입을 위한 입찰이 최근 완료됐다. 그 결과 올해보다 20% 이상 오른 전기 공급 가격이 확정됐다. 결국 내년에는 전기 요금이 또 두 자릿수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컴에드는 이 가격으로 전기를 받아 각 가정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인상에 큰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전기 공급 시설을 현대화하고 배송 과정에서의 손실을 막기 위한 시스템에 투자하기 위해 요금을 올릴 경우 등은 컴에드가 요금 인상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  
 
이처럼 전기 요금이 급격하게 오르는 것은 비단 시카고만의 상황은 아니다. 전국적인 추세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전기에 대한 수요가 뛰는 반면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있다. 그리고 전기 수요의 대부분은 데이터 센터에서 찾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입장이다. 요즘은 각자가 들고 다니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을 통해 인공지능(AI) 기능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 소모를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나 페이스북은 자체 전력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하고 있다. 즉 기존에 폐쇄된 원자력 발전소를 재가동해 데이터 센터에 안정적인 전기 공급을 확보하거나 이미 운영중인 원자력 발전소와 계약을 맺고 자체 데이터 센터에 필요한 전기를 찾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가 일리노이 원전과 맺은 계약이 대표적이다.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빨라도 7년에서 10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이들 빅테크 입장에서는 이 방안이 보다 현실적인 것이다.  
 
문제는 이로 인한 전기 요금 상승은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재생 에너지로 확보한 전기가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화석 연료를 태워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는 점차 줄어들면서 전기 요금 인상은 어느 정도 피할 수 없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에는 집 보험료 인상 소식도 들려왔다. 일리노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형 보험사 스테이트 팜이 집 보험료를 두 자릿수 이상 올린다는 것이다. 인상 원인은 기존 보험료로는 가입자들이 청구하고 있는 보험 지급액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보험사의 주장이다. 일리노이의 경우에도 지난 15년 중 13년은 보험사가 각 가정에 지급한 금액이 거둔 보험료보다 많아 적자를 봤다는 것이다.  
 
보험 지급액이 높아진 이유로는 극심한 기후 변화가 꼽힌다. 시카고의 경우 폭풍우와 우박, 홍수 등의 피해로 인해 보험 지급액이 크게 뛰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는데에는 동의할 수 있겠으나 월 보험료가 20% 안팎으로 뛴다는 것은 일반 서민들 입장에서는 쉽게 수긍하기 힘들 것이다. 게다가 현재 일리노이주 보험료 인상 과정은 보험사가 해당 기관에 보험료 인상 여부만 고지하면 문제가 없어 이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스테이트팜과 함께 일리노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형 보험사인 올스테이트사 역시 올해 초 집 보험료를 이미 인상한 바 있어 대부분의 주민들은 보험료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지경이다.  
 
집 보험과 함께 자동차 보험 역시 자동차 사고 시 부담해야 하는 수리비 인상과 차량 부품값 상승으로 인해 보험료가 최근 눈에 띄게 오르기도 했다.  
 
물가 인상은 서민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전기 사용량을 줄이고 다른 저렴한 보험으로 갈아탈 수는 있겠지만 삶의 질은 떨어지고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응급 상황에서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영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는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게다가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은 요원하다. 당장 기후 변화를 막을 수 있는 뾰족한 해결방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인공지능 트렌드를 거슬러 살 수는 없지 않는가. 게다가 전국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인 재산세와 판매세의 부담을 항상 지고 있는 시카고 주민들의 입장을 고려하면 이래저래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